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0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10화
이사도 포장이사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우리 가족은 가벼운 정리만 하면 될 정도로 편하게 이사했다.
무작정 돈을 갈망하기만 했지, 이런 편리함에 익숙지 않았던 우리 가족은 오히려 허탈했다.
가구도 가전제품도 모두 새로 사고 방이 세 개라 큰방은 동생들이 사용하고 작은 두 개는 엄마와 내가 사용하기로 했다.
“좋군.”
침대까지 들여놓으니 제법 아늑해서 출근하기 싫을 정도다.
“오빠! 고마워.”
수진이가 나를 살포시 안아주고 신이 나서는 자기들 방에 들어가서는 새로 산 책상을 정리하느라 난리를 피웠다.
그리고 유진이는 나를 더 세게 안아주었다.
“오빠! 잘 버텨볼게.”
유진이 말에 진심으로 울컥했다.
“그, 그래. 고맙다.”
“내가 더 고마워.”
“공부 열심히 해서 가고 싶은 대학에 가면 돼. 알았지?”
“응!”
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엄마랑 같이 지내서 그런지 모두 마음도 건강해진 것 같아서 나도 한시름 놓게 되었다.
특히 새로운 집에 와서는 훨씬 더 활기가 살아난 것 같아서 좋은 집이 주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
“이놈들은 잘 지내나?”
간만에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번개 모임을 가졌다.
나는 형편상 대학을 가지는 못했어도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하다못해 전문대라고 나와도 사회에 적응 중이다.
친하게 지냈던 고등학교 동창 세 명에게 연락해서 주안에서 만났다.
양진철, 문지훈, 박민호.
경찰이 된 뒤에도 사심 없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친구들이다.
진철이는 인호 공전을 졸업하고 자동차 딜러 세상으로 뛰어들었고, 지훈이는 인천대를 나와서 남동공단에 있는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적응 중이다.
그리고 민호는 우리 중에선 가방끈이 제일 길고 인호대 기계공학과를 진학해서 현재 대학원생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특히 민호는 나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다.
무슨 특허를 개발했다고 하더니 이후로는 순탄치 못했고, 가끔 연락만 될 뿐 두문불출하다가 갑자기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우리는 민호가 자살한 이유를 몰랐었는데 장례식을 치른 2016년 겨울이 지나고 2017년 초에 민호 차가 정선 카지노 자동차 전당포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그때서야 민호가 사채를 끌어다 도박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막아야 할 또 하나의 죽음은 바로 소중한 내 친구 민호의 자살이다.
“무진이 네가 웬일로 먼저 연락을 다 했냐?”
“그러게.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거 아니냐?”
“진정들 해라. 무진이도 이제 철들 때가 된 거야. 안 그러냐? 무진아!”
“지랄들 하네. 술이나 마셔. 오늘은 내가 쏜다.”
“진짜?”
“먼저 연락한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돈을 쓴다고? 네가?”
“이것들이 진짜!”
“헤헤헤! 물주님이 조용히 하라신다.”
영업을 하는 진철이가 이방 흉내를 내면서 분위기를 바꾸었다.
“마음껏 마셔. 오늘은 내가 풀코스로 쏜다. 룸싸롱만 빼고.”
경찰이 이런데 드나들다간 티끌이 묻고 사정의 칼바람이 불면 급류에 휩쓸려 갈 수도 있어서 조심하는 편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갈 일도 없었지만…….
“진짜?”
민호가 놀라서 되물었다.
“그렇다니까.”
살아서 내게 말하는 민호가 신기해서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런 눈으로 보냐? 남자끼리 징그럽게.”
“이야~ 오늘 보니까 우리 민호 잘 생겼네.”
“지랄. 똥 싼다. 내가 남자 새끼한테 그런 말 들으면 좋아할 줄 알았냐?”
씨익!
말은 그리 해도 잘생겼다니까 좋다고 웃는다.
‘그래. 그렇게 웃고 살자.’
“어려운 일 있으면 뭐든 좋으니까 이 형님에게 연락해라.”
“너 오늘 뭐 잘 못 먹었냐?”
“친구끼리 의지하고 살자는데 뭐가 어째서 지랄이냐. 지랄이.”
“무진이 너 진짜 좀 이상하다? 득도라도 했냐?”
“뭐? 득도?”
“간만에 봐서 그런지 철이 좀 든 거 같아서.”
“까불지 말고 술이나 마셔. 아 참, 그리고 진철이 넌 이 형님이 타실 적당한 차 좀 추천해봐.”
술잔을 들어서 민호랑 짠하다 말고 진철이한테 약간은 으스대면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부터 차 살 거면 자기에게 사라고 신신당부했었기 때문이다.
“차를 산다고? 네가?”
“그래.”
“너 로또 맞았냐?”
“그래. 맞았다. 어쩔래?”
척!
지훈이가 내 이마에 손을 갖다 댄다.
열이 있는지 보는 건데 아마도 내가 정상인지 체크하려는 행동이었다.
“지랄! 헛소리하지 말고.”
“진짜 맞았어. 그것도 1등!”
말하는 나도 기분이 복잡하기는 했는데 내 말을 들은 친구 셋이 한꺼번에 합죽이가 됐다.
충격 받은 사람들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교보재가 필요하다면 친구들 표정을 박제하면 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놀란 모습이다.
“니들 충격 받았냐?”
“노, 노, 농담 아니고 진짜야?”
“송림동에 있는 30평짜리 아파트로 이사도 했다. 이 정도면 믿겠냐?”
친구들도 내 형편을 잘 알고 있어서 혼자 대학 진학 포기했던 것을 모두 안타까워했었다.
“짜식!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축하한다.”
“나도.”
“그래. 다들 고맙다. 자! 거하게 마셔 볼까?”
내가 친구들에게 밝히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더 이상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순수한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혹시나 내 사정이 나아진 것 때문에 내사과에서 날 조사할까 봐 증인 만드려고 미리 약을 치는 거였다.
아무튼 이날 우리는 1차, 2차, 3차까지 진짜 마음 놓고 취하도록 마셨다.
내가 믿는 친구들이고 우린 서로를 친애하기 때문이다.
인간사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친구들이 먼저 날 배신한다 해도 한 번쯤은 용서할 정도로…….
* * *
“박종문은 아닌 것 같더라. 김병묵은 어떻든?”
“아직은 혐의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맨날 말밥만 주러 다녀서 조금 친해져 보려구요.”
“친해져?”
아니 왜 친해지냐는 표정이다.
내 생각을 알 리가 없으니 당연한 거긴 한데 속으론 내가 뭐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네. 범인 아니면 정보원 삼아도 좋을 것 같아서요.”
“정보원이 있으면 도움이 되긴 해도 조심해야 할 거다. 죄 지은 놈들이 괜히 전과자가 되는 건 아니거든.”
“교활하다는 뜻입니까?”
“이를테면 그런 셈이지. 문제는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누구에게든 자기 죄를 떠넘길 생각만 하거든.”
“명심하겠습니다.”
박 선배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건방 떨지 않고 싶어서 대답만 했다.
“아무튼 조금 더 봐야 한단 말이지?”
“네.”
“이러다 징계 먹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진급 누락은 있어도 대놓고 징계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게 그거지. 임마!”
1회차 인생을 살았던 만큼 박 선배와 내적 친밀감이 형성돼 있었다면 김병묵에 대한 것을 말해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고작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터놓고 공조하기엔 꺼려졌다.
“팀장님은 뭐라고 안 합니까?”
“가만있겠냐? 당연히 난리지. 그런데 이게 또 막 다그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정도는 아니까 생각보다 푸시하지는 않더라.”
“하아~ 이러다 또 털리면 어쩌죠?”
김병묵이 지청장 아파트를 털 때가 된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어쩌면 벌써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어쩌긴. 엿 되는 거지.”
징계까지는 아니어도 지방으로 좌천될 수도 있다.
서울은 아니어도 마계라 불리는 인천 출신이라고 하면 지방 강력계 쪽에서는 먹어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가고 싶다는 뜻은 아니고 지방으로 발령 나면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 가서 살아야 하니 사는 게 고역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나마 도시면 다행인데 강원도 산골 어디쯤으로 가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고행이나 마찬가지다.
“잡기는 잡아야겠네요.”
“배우를 섭외할 수도 없고 죽겠다.”
“그럼 안 되죠.”
“최소한 용의자 특정이라도 해야 하는데…….”
“선배님! 일단 시간을 벌어보죠.”
“어떻게?”
“블랙문하고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보고하는 겁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인천에는 전국구 조직인 블랙문이 있는데 누가 감히 블랙문 모르게 경찰 고위 간부 집을 털겠습니까?”
실제로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듯한 가설인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사실이니 양심의 가책도 없어서 떳떳하게 말했다.
“음… 말은 되는데 일이 커지는 느낌이잖아.”
“커지면 더 다행이죠. 어쩔 수 없이 광수대가 사건을 도로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이다.
그래서인지 박 선배도 내 말에 솔깃해하는 듯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자고 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까지 되진 않을 거다.
그 전에 김병묵을 체포할 생각이니까.
“좋아. 며칠 더 탐문해보고 그래도 소득이 없으면 그렇게 하자.”
“알겠습니다.”
탐문할 때는 따로 움직이는 편이라 개인적인 일도 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으나 강력계가 힘들어도 자기 할 일만 딱딱 해내면 지구대 근무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박 선배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절친 진철이가 근무하는 구월동 대연 자동차 대리점으로 향했다.
“진짜 왔네?”
진철이가 날 보더니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장난하는 줄 알았냐?”
“우와~ 진짜구나?”
“뭐가?”
“로또!”
“그럼 진짜지. 내가 그런 걸로 니들한테 거짓말하겠냐?”
“헐~”
술 마시면서 그렇게 흥분해 놓고도 설마설마했던 모양이다.
그날 내가 쓴 돈이 100만 원이 넘는데 말이다.
참나! 술은 그렇게 처먹어 놓고 저런 표정이라니……
“튼튼하고 실용적인 놈으로 추천해봐. 주로 업무용으로 써야 하니까.”
“오케이! 그렇다면 신형 SUV가 좋겠다.”
“잠복할 때는 차에서 자는 경우도 있으니까 이왕이면 실내가 넓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SUV가 딱이야.”
“알았다. 그걸로 계약할 테니까 빨리 나오게나 해봐.”
“당연히 그래야지.”
“지인 할인 그런 거 하지 말고 네 수당 제대로 챙기고.”
“그래도 되냐?”
속물!
얼굴이 환해진다.
여유가 생긴 이상 친구 등 처먹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한 대 더 팔아준다는 생각으로 할인해 달라고 할 거면 진철이가 아니라 다른 매장을 찾아갔어야 했다.
“당근이지. 내가 형편 어려우면 할인해 달라고 하겠지만 네 수당 깎아 먹을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아.”
“그럼 나야 땡큐지. 고맙다. 친구!”
“지랄!”
산다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서 두 달은 기다려야 하는데 진철이가 한 달 안쪽으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했다.
‘엄마도 운전하면 좋은데…… 아니다. 수진이가 빠르려나?’
엄마도 운전을 배우면 좋은데 겁이 많은 스타일이라 운전면허를 따도 도로 주행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수진이 수능 보고 나면 한가해지니까 운전면허나 따라고 하면 될 것 같기는 했다.
그럼 내가 차를 가지고 다녀도 집에 쓸 수 있는 차가 있으니 마음이 불편할 것 같지는 않았다.
“차 나오면 연락할게.”
“알았다. 나중에 우리 수진이 수능보고 나면 또 올게.”
“언제나 환영이지. 하하하!”
“좋냐?”
“그럼 안 좋냐?”
계약서 작성하고 계약금까지 해결하고 대리점을 나섰다.
‘짜식! 잘 어울리네.’
진철이가 영업맨으로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는데 매장에 와보고 나니 마치 한 몸처럼 느껴지는 것이 친구의 새로운 면모를 보는 듯했다.
‘사업을 해도 잘하겠어.’
문득 든 생각인데 나중에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