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31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31화
“약속 지키세요.”
“물론입니다. 아마도 당신이 출소할 때쯤이면 서울 본청에 있을 거 같으니까 그쪽으로 찾아와요.”
“그러죠.”
“그럼 콜 센터가 어딘지 말해 봅시다.”
“가좌 목재단지에 있습니다.”
“여기다 주소 적어요.”
사사삭!
이덕배는 내가 내민 수첩에다 가좌공단 주소 하나를 적었다.
“여깁니다.”
“여기 몇 명이나 있어요?”
“전화 돌리는 사람 30여 명에 조직 간부들 그리고 가드까지 하면 50명은 될 겁니다.”
왕건이가 걸렸다.
재수가 나쁜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이건 정반대의 경우다.
정말 운 좋게 대규모 보이스 피상 조직 범죄단이 걸려든 것이다.
“상선은 누굽니까?”
“김대홍이라고 지금 공장에 있을 겁니다.”
50명이 또아리를 틀고 있으면 우리 특수본 만으론 턱도 없다.
즉시 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다음 기동대에도 협조 요청했다.
다치는 사람 없이 일거에 제압하려면 두 배로도 모자라서 전부 끌어 모았더니 130명이 조금 넘었다.
거기다 지구대까지 출동하게 했으니 느닷없이 엄청난 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본부장이 직접 지청장에게 전화로 구두 보고한 다음 우리는 바로 출동했다.
놈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사이렌을 끄고 접근하도록 했고, 지구대 경찰차는 제일 나중에 접근하도록 시간까지 조절했다.
“재민아!”
“네, 팀장님.”
“기동대 차량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고 한 다음 티 내지 말고 걸어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공단 지도를 토대로 길목을 모두 막기는 했는데 놈들이 지리를 더 잘 아는 곳이라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이덕배 진술로는 비밀통로는 따로 없다고 했는데 혹시 또 모르는 일이다.
백 명이 넘는 기동대가 앞뒤 골목을 모두 틀어막고 차량 통제까지 시작하자 이덕배가 알려준 공장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드나들 수 없게 되었다.
“기동대 준비됐습니다.”
“저항이 심할지도 모르니까 조심하라고 전해 주십시오.”
“네.”
“그럼 진입하시죠.”
“알겠습니다.”
기동대가 방패와 충정봉을 들고 앞장섰고, 우리는 그 뒤를 따랐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우리는 방검복을 입고 바디 캠을 착용하고 나서야 작전에 임했다.
* * *
쿵! 쿵! 꽈앙!
쇠뭉치로 세 번을 두들기자 잠긴 문이 열렸고, 기동대가 우르르 몰려 들어가서 닥치는 대로 체포하기 시작했다.
안에 있는 사람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보이스 피싱 사기 범죄단이기에 주저하지 말라고 미리 교육해 둔 탓에 기동대도 거침없이 움직였다.
기동대가 닥치는 대로 체포하는 사이 나랑 우리 팀은 상선이라고 했던 김대홍을 찾아 움직였다.
전과자가 사진은 확보해 두었는데 사실 나에겐 그런 건 필요 없었다.
전과를 가진 이상 내 눈에 띄기만 하면 김대홍인지 알아볼 수 있으니까.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 때문에 사람들이 그물에 잡힌 생선이 팔딱거리듯이 파다닥거리는 가운데 눈매가 매서운 40대 남자 하나가 작은 금고를 열어서 가방에 내용물을 담는 것이 보였다.
그놈이 바로 김대홍이었다.
“재민아! 저기 금고 앞에 있는 놈이 김대홍이다. 빨리 잡아.”
“넵!”
“강 경사님, 재민이 도와주세요.”
“네. 지금 갑니다.”
“성식이 넌 몇 명 데리고 증거물들 챙겨.”
“네.”
일부 조직원들이 칼을 들고 설치는 바람에 충정봉을 휘두르는 기동대원들이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여기저기서 드잡이질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는 2층으로 향했다.
계단이 보이길래 본능적으로 그리된 것인데 막상 계단을 오르다 보니 한 계단 한 계단 밟을수록 점점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느낌은…….’
김대홍은 아래층에 있는데 이건 뭐지?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이다.
마치 대어가 걸린 낚싯대를 쥐고 있는 느낌인데 아직 물 밖으로 나오질 않아서 확신이 없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바닥이냐? 대어냐?’
낚시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실순데 바늘이 바닥에 걸린 것도 모르고 대어인 줄 알고 릴을 열심히 감아 재끼는 거다.
지금 내가 딱 그랬다.
바닥인지 대어인지 확신이 없는 느낌.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 여러 개의 문 중 복도 끝 문이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지금 이 상황이라면 닫힌 문보다 열린 문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어서 그런지 나도 그리로 향했다.
쿵쿵쿵쿵.
기동대원들이 2층으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팀장님이 수색하실 겁니까?”
“전 저 끝 방에 가볼 테니까 나머지 수색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문이 조금 열려 있는 방으로 갔더니 지금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자 한 명이 초조한 모습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연파랑의 실크 드레스에 같은 색 하이힐을 싣고 있었는데 그 모습으로는 도망가 봤자 금방 눈에 띄고 달릴 수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대형 금고 하나가 있었는데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현금과 금괴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심지어 이 여자는 전과도 없다.
그래서 당장 신분을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여자가 김대홍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까?
“전 누구 좀 만나러 왔다가 이 방에 갇혔어요. 근데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표정도 말투도 정말 곤란한 일에 빠진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 조직범죄가 이루어지고 있는 콜센터에 누구를 만나러 왔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다.
“여긴 범죄 현장입니다. 따라서 당신도 잠재적으론 용의자에요. 저로선 체포할 수밖에 없겠군요.”
“네?”
“무고하다는 뜻입니까?”
“네. 전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조사해보면 알겠죠. 죄가 없으면 풀려날 것이고 죄가 있다면 벌을 받고. 아시죠? 순리대로 흘러간다는 거. 당신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여자를 체포했다.
어지간하면 믿어주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난 여자에게 흔들리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여자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금고를 확인해 보니 무려 200억이 넘는 돈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특수본으로 돌아갔을 때도 한수민이라고 밝혀진 여자가 제일 압권이었다.
늑대 같은 남자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라 그런지 몸에 딱 달라붙는 드레스를 입은 미인이 수갑까지 차고 나타났으니 모두의 눈에 띈 것이다.
“최 팀장! 그 여자 누구야?”
“죄목이 뭐야?”
“저놈들이랑 한패야?”
“팀장님! 업소 여잡니까?”
다들 한마디씩 하고 여기저기서 난리다.
특수본 사무실에 있는 조사실에 데려다 놓고서야 잠잠해졌다.
그런데 이 여자 지문조회 결과가 나오질 않는다.
“팀장님, 저 여자 우리나라 여자 아닌 것 같은데요?”
“왜?”
“지문이 안 나옵니다.”
“그래?”
발음이나 외모는 한국 사람이라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조선족도 있고 중국인의 경우 한국말을 익히면 감쪽같이 구사하는 사람도 있기에 그쪽을 의심했다.
“아무래도 외국인 같은데 중국 쪽일까요?”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재민에게 지문조회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말을 듣고는 다시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여자 신분에 대해 난항을 겪는 이유는 체포되기 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분증도 없고, 현대인에겐 필수인 핸드폰도 없었다.
현장에 성식이를 보내서 찾아보라곤 했지만 거기서 나온 핸드폰만 수백 개가 넘는 관계로 시간이 필요했다.
“이름부터 시작해 봅시다.”
“리리라고 부르면 돼요. 다들 나를 그렇게 부르니까.”
“중국인?”
“국적은 중국이죠.”
“삼합회 쪽입니까?”
“글쎄요.”
“중국 공안에 당신 마약 했다고 넘기면 어찌 되는지 알죠?”
중국에선 마약 혐의로 잡히면 그야말로 인생 끝장나는 거다.
그래서인지 협박이 살짝 통하는 거 같기도 했다.
“난 마약을 하지 않았어요. 지금 사건을 조작하겠다는 건가요?”
“한국 사람도 아니면서 한국 경찰을 믿는 겁니까?”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난 마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죠.”
“그래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
“묵비권을 행사하겠어요.”
“좋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이상 어차피 풀려나긴 힘들 겁니다.”
“구속을 하든 추방을 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두려운 뭔가가 있다는 거다.
이런 경우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얼마나 무서운지 체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차라리 감옥에 갇히더라도 의리를 지키는 것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 * *
“뭐래?”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네요.”
“한국인이 아니라면서?”
“네. 중국 국적이고 리리라고 부른답니다. 여권도 없고 자신에 대해서 말한 것은 그게 다에요.”
“상선도 나온 마당에 왜 저 여자한테 집착해?”
“저 여자가 잡힌 장소가 금고가 있는 방이었어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데 거기에 혼자 있을 정도라면 김대홍이 상선이 맞는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김대홍을 더 파보자는 거야?”
“너무 쉽지 않아요?”
“하긴. 상선이란 놈이 너무 쉽게 자백하기는 했지.”
김대홍은 잡혀 오고 한 시간 정도만 버텼을 뿐 너무 쉽게 자기 조직을 팔아넘겼다.
심지어 이번 작전으로 피해자에게 되돌려 줄 돈이 150억이 넘고 국고에 환수될 돈만 해도 100억 넘었다.
한마디로 10년에 한 건 있을까 말까 한 사건인데 김대홍은 너무 쉽게 나불댄다는 거다.
그리고 김대홍도 그 여자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만 했다.
다른 걸 물으면 재깍 대답하는 통에 그 여자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으니 우리 특수본 형사들도 그런가보다 하는 거다.
“제가 볼 땐 이 조직은 중국에서 출발한 거예요. 저 여자가 상선 대리인이고.”
“상선도 아니고 대리인이라고?”
“꼬리 잘라내기 쉽게 김대홍을 엮은 거죠. 잡히더라도 혼자 뒤집어쓰면 다음에도 기회를 준다고 했을 가능성도 높고.”
“그럴 듯한 가설이긴 한데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중국 쪽에 알려봐야 다 빠져나가기만 할 거야.”
“공안에 정식으로 요청해야죠. 아직은 중국과 사이가 나쁘지 않으니까.”
“아직은?”
“네. 아직은.”
“그럼 사이가 나빠진다는 거냐?”
“애매해지겠죠. 선배님은 신문도 안 보세요?”
“신문에 그런 게 나와?”
괜한 말을 해서 그냥 억지를 부리는 거다.
아직 중국과 사이가 틀어질 만한 전조증상이 나온 건 아니니까.
“현 정부가 워낙 무능하잖아요.”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그럼 선배님은 지금 나라꼴이 정상으로 보이세요?”
이 정부는 무능했다.
탄핵된다는 걸 몰랐을 때는 정치인들 하는 일이 다 그렇고 그렇지 뭐, 하는 심정으로 욕하고 넘어갔겠지만 현 정부가 어떻게 된다는 걸 알고 생각해 보면 지금 정치인들 하는 행태가 정말 끔찍하다.
하나같이 탄핵으로 귀결이 될 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기 잇속 챙기기에만 바빴던 것이다.
누구 하나만 나서서 진심 어린 충고만 해줬어도 지금 정권이 그리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화가 나서 뜬금없이 화를 냈다.
“갑자기 왜 정치까지 들먹이고 난리야?”
“그냥 짜증나서요.”
“환장하겠네. 왕건이 해결해 놓고 짜증 부리는 놈은 또 뭐냐?”
“찝찝하잖아요.”
“리리라는 여자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조사해보면 되는데 뭐가 그리 조급해?”
“그러니까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아서 기분이 나빠서 그래요. 왜 그런 기분 있잖아요. 누가 문제를 냈는데 알 듯 말 듯 간질간질한 기분.”
“넌 다 좋은데 너무 급해.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도 있는 법이야. 그리고 이번에 체포한 놈들 조사하는 것만 해도 일이 산더미다. 일단 더 벌리지 말고 정리나 좀 해.”
“네.”
“그리고 너한테 걸린 이상 그 여자도 보통 일은 아니라는 걸 지금쯤 느끼고 있을 거다.”
“일단 핸드폰부터 찾아내야겠어요.”
“수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