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7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17화
@모든 것이 연결돼 있었다.
차가 나왔다고 연락이 와서 진철이 근무하는 대리점으로 향했다.
“어때? 잘 빠졌지?”
“그러게. 마음에 든다. 근데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점장님한테 부탁드렸더니 잡고 있던 것 중에 한 대 내주시더라.”
유능한 딜러는 다른 사람에게 배정된 차도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법이다.
진철이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점장이 조금 하는 모양이다.
“고맙다고 전해드려.”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지.”
“지금 내가 몰고 가도 되는 거냐?”
“너 초보잖아. 괜찮겠어?”
“괜찮아. 내가 생각보다 운전에 소질이 있거든.”
“그래도 당분간 조심해서 운전해라. 새 차 뽑았는데 긁히기라도 하면 생각보다 기분 더럽거든.”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전에도 차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새 차를 뽑자마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어휴~ 그걸 어찌 말로 다 할까 싶다.
“조심해야지.”
“등록이랑 전부 끝났으니까 몰고 가면 돼. 참, 보험은 들었지?”
“당연하지. 그만 가봐야겠다. 또 연락하자.”
“알았어. 조만간 한 번 모이자. 한잔해야지.”
“나야 좋지. 언제든 연락만 해.”
“그래.”
차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듣고 나서는 키를 받아서 곧장 도로로 몰고 나왔다.
진철이는 불안해하면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었지만 나는 이미 베테랑 기사였다.
집으로 가서 가족들이랑 드라이브라도 할 생각으로 신나게 몰고 가는데 신호 대기 중에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내 몸이 앞으로 쏠렸다.
“뭐야?”
진철이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어째 이런 일이…….’
차를 소모품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첫날에 사고를 당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젠장할…….”
급하게 내려서 뒤쪽 범퍼를 확인해 보니 파편이 떨어질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그런데 사고 차량 운전자가 내리질 않는다.
아직 초저녁이라 어둑어둑하기는 해도 어둠이 짙게 깔리진 않았다.
그리고 시내라서 주변이 밝은 탓에 주위 사람들 시선도 사고 현장으로 몰린 상태다.
똑똑똑!
“이봐요. 사고를 냈으면 내려서 사과도 하고 사고처리도 해야죠. 왜 가만있는 겁니까?”
닫혀 있어도 들릴 만큼 크게 말했는데도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다.
불금이긴 해도 초저녁이라 아직 술에 취했을 시간도 아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수상한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음주 운전인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도 어려 보이는 운전자였다.
사고 차량은 벤츠 S 클래스로 꽤나 비싸 보이는 차였다.
아마도 아버지 차를 몰고 나온 듯싶었다.
쿵쿵쿵!
“빨리 내리세요.”
그래도 버티더니 잠시 후 윈도우가 살짝 내려갔다.
“보험 처리하면 되잖아. 연락처나 내놓고 꺼져.”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지가 사고를 내놓고도 되레 큰 소리다.
이런 걸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하나 보다.
근데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모습이다.
‘어디서 봤더라?’
기억이 날 듯 말 듯 했다.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너 이러다 후회한다.”
“지랄 말고 내리기나 해. 이거 오늘 뽑은 새 차거든?”
새 차란 소리를 듣고서야 차에서 내리는데 비로소 온전히 보게 된 얼굴은 놀랍게도 정말로 내가 아는 얼굴이었다.
“김준호?”
이철구와 대치중인 나를 뒤에서 칼로 찌른 바로 그 김준호 경위였다.
그런데 이 자식 뭔가 이상하다.
‘눈이 풀렸는데?’
이런 모습은 술에 취했거나 약에 취했거나 둘 중 하나다.
초저녁인 걸 봐서는 술이 아니라 약이 유력하다.
“뭐야? 날 알아?”
날 찔렀건 그날보다 10년이 어려진 김준호가 새로 뽑은 내 차를 들이박은 거다.
“정말 김준호?”
“난 너 모르는데 너 누구야?”
“뭐?”
“누구냐고, 등신 새끼야!”
이 새끼는 어렸을 때부터 안하무인에 밥맛이었던 거다.
‘틀림없어. 마약이야.’
이놈은 언젠간 나와 만나기로 돼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선 이렇게 마주칠 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건 알 거 없고 이거 어떡할 거야?”
“보험 처리한다고 말했잖아.”
“연락처.”
“보험사에 연락하면 되지. 내 연락처는 뭐하게.”
“까불지 말고 연락처나 내놔.”
“너 우리 아버지가 누군 줄 알고 까부는 거냐?”
“네 아버지가 누군지 내가 알아야 되냐? 건방진 새끼야?”
이건 화가 나기도 했고, 김준호 아버지가 누군지 궁금하기도 해서 일부러 자극해 본 거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우리 아버지 인천경찰청 지청장이거든?”
“뭐?”
“킥킥!! 열라 후달리지?”
“후달린 게 아니라 놀란 거야. 약 쟁이 새끼야. 근데 네 아버지가 정말 김진택 지청장이야?”
“뭐야 이 새끼? 우리 아빠 이름도 알아? 아하! 너 경찰이구나? 멎지?”
이건 뭐지 싶다.
‘지랄 맞게 모두 연결돼 있었던 건가?’
김준호가 지청장 김진택의 아들이었다니…….
나는 진심으로 충격 받았다.
그리고 김준호가 나를 찌르면서 했던 말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죽어서 아버지에게 왜 죽는지 물어보라고 했던 그 말 말이다.
당황하면 안 된다.
우선은 순서대로 처리하고 이놈은 나중에 응징해주면 되는 거니까.
“됐고. 연락처나 내놔. 안 그럼 뺑소니로 신고할 테니까.”
피식!
“지금 뺑소니라고 했냐? 인천에서 그게 가능할 거 같아?”
“지금 사람들이 동영상 찍고 있는 거 안 보이냐? 지청장 아들이 사고 내고 적반하장으로 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참 좋아라 하겠다.”
“뭐?”
“이제 좀 정신이 드냐?”
“지랄…….”
“좀 억울하기는 해도 수리하면 되니까 연락처나 내놓고 사라져.”
“너 이름 뭐야? 아니야. 됐어. 보험회사 통해서 알아보면 되니까. 너 경찰이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아무래도 그냥 보내면 안 될 모양이다.
지금의 김준호라면 경찰대학생이 분명하다.
학교가 아산인데 지금 이 시간에 인천에 있다는 것은 학교를 빼먹었거나 무슨 일이 있다는 거다.
“너. 경찰 대학생이지?”
이번엔 김준호가 화들짝 놀랐다.
“뭐?”
“경찰 대학생 맞잖아. 이 시간에 여기 있는 거 보면 땡땡이 친 거 같은데 너희 아버지한테 연락해서 알려줄까?”
“우와! 이 새끼 이거 이제 보니까 전문가네. 너 자해 공갈단이야, 뭐야?”
“머리가 모자란 거냐? 아니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거냐?”
“알아듣게 말해.”
“새 차 뽑아서 일부러 받히는 자해 공갈단도 있냐? 그리고 보아하니 술이나 약에 취한 거 같은데 너 정말 이러고도 괜찮겠어?”
주춤!
김준호는 겁이 나는지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놀라는 모습을 보니 음주는 아닌 듯하고 약에 취한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이런 새끼가 경찰 대학생이 됐는지 모르겠다.
“도…돈 줄게. 얼마면 돼.”
마약이란 말에 갑자기 꼬리를 내리는 거 보면 김진택이 아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됐고. 연락처나 내놓으라고. 뒤에 차 막히는 거 안 보여? 아니다. 됐다.”
됐다고 말한 뒤에 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망가진 부분과 사고 현장을 찍고 김준호도 찍었다.
“지…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알아서 하면 되니까 넌 그만 가봐.”
“이렇게 가라고?”
“아까 큰소리칠 때는 언제고 이젠 가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거냐?”
“너 누군지 말하고 가.”
여기서 이럴 일이 아니다.
김준호가 내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김진택 지청장이 아버지 죽음에 대해서 뭘 아는지 차근차근 알아볼 참이니까.
인생 2회차의 새로운 삶은 놀라움의 연속이란 생각만 들었다.
* * *
차는 인도 받은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공업사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서 김준호가 경찰 대학생이 맞는지부터 확인했다.
건너건너 확인해 보니 김준호는 인천경찰청 지청장 김진택의 아들이었고, 경찰 대학생으로 재학 중인 것도 맞았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악연으로 엮인 거냐?’
억울하고 분한 마음보다 호기심이 더 강렬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서 차를 공업사에 맡긴 뒤에 택시를 타고 월미도로 향했다.
‘김준호가 김진택 지청장 아들이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김준호 아버지인 김진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야 한다.
도대체 순직인 줄만 알았던 아버지 죽음에 어떤 비밀이 존재하는 걸까?
김준호가 내지른 칼에 찔리고 죽어가기 전까진 아버지 죽음에 흑막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해본 적이 없었다.
유진이를 잃고 그저 사는 것이 힘들고 바빠서 일에 매몰된 탓에 의심 한 자락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혼란스럽기만 하고 당최 생각이 정리되질 않는다.
‘가만. 김진택 집을 털었다면 김병묵이 다른 걸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순간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김진택이 뭔가를 알고 있고, 흔적을 남겨 놓았다면 백상철이 경찰이란 증거를 놓아둔 곳에 미지의 물건도 같이 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병묵을 만나봐야겠어.’
그를 만나려면 구치소로 가야 한다.
영치금 넣어 줄 사람도 없으니 얼마 정도 넣어주고 살살 구슬러 보면 뭐라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일단 김병묵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핑계를 대고 구치소로 향했다.
“동생!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
“경마장에 갔더니 소문이 돌더라구요. 그래서 알았습니다.”
“진짜야?”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내가 경찰이란 것을 숨기기 위해 적당히 핑계를 댔더니 살짝 의심하는 것 같기는 해도 결국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근데 어쩐 일이야?”
“어쩐 일이긴요. 영치금 좀 넣었으니까 필요하신 데에 쓰세요.”
“동생이 이렇게까지 신경 써줄 줄 몰랐구만. 고맙네.”
“경찰 간부 집을 털었다는 형님 말을 듣고 위험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결국엔 이렇게 됐네요.”
지금 나는 김병묵이 물건을 숨겨둔 장소가 필요했다.
지청장 집에 있는 금고 안에서 빼낸 돈과 물건 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실형을 살아야 하는 김병묵이 나중에 쓰려고 끝까지 말하지 않을 것이기에 내게 말하게 할 방법이 필요했다.
“꽁꽁 숨었다고 생각했는데 경찰이 어떻게 알았을지 궁금하기는 해.”
“백상철이가 형님을 추적하고 있었으니 김진택과 협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난 동생도 의심했었어.”
“저요?”
“이 안에 있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서 말이야.”
자유를 속박 당한다는 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백상철에게 거래를 요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겠습니까?”
“그게…….”
“편하게 말씀하세요. 뭐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내가 동생을 믿어도 될까?”
“믿지 못하겠다면 어쩔 수 없죠. 영치금으로 3백 넣었으니까 편하게 쓰세요. 나중에 교도소로 넘어가시면 면회 한 번 가겠습니다. 그럼!”
내가 먼저 매달리면 그림이 좀 이상하니까 김병묵이 먼저 말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치금을 조금 과하게 넣긴 했는데 이게 통할지 모르겠다.
‘안 되는 건가?’
조급하기는 했으나 오늘은 참아야 한다.
“잠깐!”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김병묵이 날 불렀다.
“뭐 필요하신 거라도?”
“부…부탁이 있어.”
“말씀하세요. 뭐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변호사가 필요하네. 그것도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변호사로.”
“전관예우를 받으려면 못해도 억 단위로 필요할 겁니다.”
나와 인연이 있다 치더라도 억 단위가 넘는 돈을 지원해달라는 말은 하기 어렵다.
그럼 자기가 숨겨둔 돈이 어디 있는지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돈은 있으니까 동생이 밖에서 날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돈은 부평역에 가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