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05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05화
톰슨이 파면 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 없어서 톰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무진입니다. 톰슨 요원!”
―어쩐 일이십니까?
“왜 그랬습니까?”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난 당신을 도왔는데 당신은 왜 나를 죽이려고 했냐는 말입니다.”
―…….
톰슨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 느껴진다.
뭐라고 말할지 생각하느라 그런 것인지 한참이나 말이 없다.
“왜 말이 없습니까? 한국 속담에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톰슨 요원이 나에게 그런 불한당이군요.”
―서, 설마!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최 국장이었습니까?
“이만하면 많이 봐준 겁니다. 당신은 날 죽이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당신을 잡기 위해서 뉴욕 경찰에 1억 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배신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맙소사!
이제야 자신이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 알게 된 톰슨은 망연자실했다.
결국 자신의 욕심 때문에 신의를 저버린 것이 인생을 망가트린 것이다.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야 할 겁니다.”
―무사하면 된 거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습니까?
“두 번이나 죽을 뻔했는데 아직도 반성하지 않았던 겁니까?”
―후~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피곤하니까 이만 끊죠.”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를 받았으니 됐다.
톰슨은 이미 망가졌으니 이것으로 된 거다.
사브리나 로페즈도 체포됐고, 세르게이 자바코프 조직도 많이 위축됐다고 들었다.
더 이상 욕심을 내려면 더 많은 돈을 보내야 하는데 내 목표는 톰슨이었기에 여기서 끝낼 생각이다.
이번 기회에 뉴욕 시장을 알게 되었다.
직접 대면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통화했고, 그를 통해 경찰 서장도 알게 됐으니 의외의 소득도 얻게 되었다.
“뭐래요?”
“미안하다니 됐어.”
“진심이 느껴졌어요?”
“응! 그만하면 됐어.”
“난 생각할수록 열받아요. 신혼여행 때 한 번 뉴욕에서 두 번이나 도와줬는데 그런 식으로 팔아넘기다니…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 거 있죠.”
“그만하면 됐어. FBI에서 파면됐으니 그 사람 인생은 이것으로 끝이야.”
“아무튼 앞으론 조심해야겠어요.”
“걱정 마! 두 번 실수는 안 하니까.”
다시는 외부 일에 개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 내에서라면 몰라도 다른 나라에서 일을 도와봤자 내게 이득 될 것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니 말이다.
애초에 뭘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톰슨의 배신은 나에겐 뼈아픈 교훈이 되었다.
“웬만하면 미국은 가지 말아요.”
“일로는 아니어도 여행은 괜찮잖아.”
“미국 말고도 가볼 나라는 많아요.”
“말 나온 김에 크리스마스에 어디 좀 다녀올까?”
“백화점이랑 호텔은 시즌이라 자리를 비우긴 힘들어요. 그러지 말고 설날 지나고 휴가 며칠 내서 유럽이나 호주는 어때요?”
“어디든 좋아.”
“그럼 아가씨들하고 일정 짜 볼게요.”
“알았어.”
* * *
한동안 이렇다 할 인지 사건이 없어서 우리 특수국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보이스피싱 사례를 수집한다는 소식을 들은 사이버수사국이 반발했다.
“최 국장! 이젠 사이버 범죄까지 넘보는 거야?”
“넘보는 게 아니라 피해 사례를 모아서 제대로 대응할 방법을 찾아보려는 겁니다. 이 국장님.”
“인지 사건도 아닌데 우리 밥그릇까지 넘본다고 우리 애들이 난리도 아니란 말이지. 강력 사건 중에 미제 사건도 많다고 하던데 그거나 파보지 그래.”
“참고하겠습니다.”
“최 국장이 공조하자면 하겠어. 하지만 우리가 맡아야 할 사건까지 가져가면 정말 곤란하다고.”
“알겠습니다.”
이병국 국장 말도 틀린 건 없어서 일단 알았다고 대답했다.
수사국과 형사국도 우리랑 감정이 좋질 않은데 사이버수사국까지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럼 수고하고.”
“네. 이 국장님!”
사이버수사국 역시 신다현 경사 때문에라도 우리 특수국이랑 날을 세워선 곤란하다.
그녀에게 도움 받을 일이 많아서다.
“최 국장, 정말 양보할 거야?”
이 국장과 헤어진 후에 박 선배랑 옥상 정원에 올라와 있었다.
“양보해야죠. 사이버수사국은 보이스 피싱 제외하면 자질구레한 사건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럼 뭘 하지? 당장 우리가 맡을 만한 사건도 없는데.”
“이 국장 말대로 장기 미제 사건이나 발굴해 보죠.”
“진심이냐?”
“당연하죠.”
“갑자기 왜?”
“미국에서 죽을 고비 넘기다 보니 우리 팀 말고도 살피긴 해야겠어서요.”
“아이구야~”
박 선배 리액션이 좀 과하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그동안 아주 가까운 사람만 챙겼던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딱히 미워한 건 아니지만…….
“이제부턴 다른 팀도 좀 챙겨볼 생각입니다.”
“우리 특수국이 그동안 좀 빨리 달리긴 했지만, 아직 걸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 국장도 알고 있겠지만 최 국장이 승진해서 빠지면 특수국은 자연스럽게 걷게 될 거야. 그러니까 그동안에는 나랑 우리 팀원들 위해서라도 양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누가 뭐라 해도 특수국의 핵심은 바로 나 최무진이다.
내가 빠지면 사건 해결률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니 총경으로 승진해서 다른 부서로 가게 되면 자연히 다른 팀과 사정이 같아질 거란 뜻이다.
“지금까지 너무 빨리 뛰었어요. 이젠 좀 천천히 뛰어도 될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승진해도 총경이고 총경이 된 뒤에도 한동안은 특수국을 맡아야 합니다. 그게 한 5년은 되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네. 하지만 그래도 봐줄 필요는 없어. 아까 말한 대로 각자도생이니까.”
“에이~ 너무 빡빡한 거 아니에요?”
“빡빡은 무슨. 그놈들이 우리 생각해줄 것 같냐? 조금만 실수해도 잡아먹으려고 난리가 날 거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려구요.”
“넌 소문에 신경 안 쓰지만, 나랑 우리 팀원들은 입장이 또 달라.”
“무슨 입장이요?”
“잘 생각해 봐라. 누구나 욕망의 나무가 있는 법이고 그 나무가 적당히 자라다가 말 거라고 생각하냐?”
박 선배 말은 지금보다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가고 싶다는 거다.
누군가는 그것을 두고 야망이라고도 하고 욕심이라고도 하겠지만 박 선배와 팀원들 역시 그것을 바라는 거다.
‘맞아. 꿈꾸는 세상이 나만 있는 건 아니겠지.’
솔직히 조금 쉬어가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 선배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다.
“제가 총경 되면 존댓말 한다는 거나 잊지 마세요. 큭큭!”
“응? 뭐 큰 사건 냄새라도 맡았냐?”
“아직은요. 이제 다시 시작해봐야죠.”
회귀 전에도 쉴 새 없이 달리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생각할 시간을 없애기 위해 몸을 혹사하는 것에 불과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내가 쉬어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톰슨 때문에 죽을 뻔한 위기를 연달아 겪다 보니 심신이 피로해져서다.
‘하긴. 마음먹기 나름이겠지.’
약해지면 안 되는 거다.
며칠 후 장인어른이 대연 사옥으로 오라고 해서 세미 정장 차림으로 회장실을 방문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일이 아니라 며칠 시간 좀 낼 수 있겠나?”
“어디 가시게요?”
“나랑 미국 좀 다녀오세.”
“갑자기 미국은 왜 가자고 하십니까?”
“이참에 통화만 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미국 주류 사회에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가보자는 거네.”
“선화가 못 가게 할 거 같은데 아버님은 이길 자신 있으세요?”
선화 얘기에 장인어른도 멈칫한다.
딸을 둔 아버지들을 딸바보라고들 말하지만, 이상우 회장 역시 딸바보다.
가족의 화목 때문에 욕심을 안 내서 그렇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대연그룹 후계 싸움에 한 자리를 차지했을 거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딸이 주는 살가움 때문에 어지간한 일에는 양보를 하는 편이다.
“글쎄…….”
“차라리 초대하는 건 어떨까요?”
“초대?”
“네. 크리스마스 지나고 적당한 이벤트를 만들어서 그 사람들을 초대하면 오히려 더 큰 이슈가될 겁니다.”
“그럼 이슈를 만들어야겠군.”
“저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래. 조만간 다시 얘기하세.”
“그럴게요.”
저녁에 집에서 얘기해도 되는데 나를 사옥으로 부르는 이유는 나를 노출하기 위해서다.
본사 사옥을 드나들다 보면 이사들이 내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고 목격담이 떠돌기 때문이다.
내가 대연그룹에 들어와서 일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C&U그룹과의 연계된 사업에 군소리하지 말라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지는 거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의도가 있는지 몰랐고, 나중에 아내가 말해줘서 알았다.
나야 대연그룹 깊숙한 속사정까지는 몰랐는데 아내가 호텔과 백화점을 계열 분리하려고 하는 일에 반대하는 이사진이 적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여전히 추진 중이고 선화가 호텔과 백화점을 완전히 소유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
“참! 지난번 생참치 해체했던 주방장 좀 소개받고 싶은데 어디 주방장이던가?”
“삼성동에 있는 작은 참치집 사장님이세요.”
“솜씨가 보통이 아니던데 작은 참치집이라고?”
“네. 우연히 알게 된 건데 사장님이 친절해서 그때 일을 부탁했던 겁니다.”
“놀랍군. 그만한 식당하기엔 아까운 솜씬데.”
“큰 식당에서 일하다가 편하게 일하려고 개인 식당을 차린 거 아닐까요?”
“그렇겠군. 하지만 지금까지 본 솜씨 중에 제일 깔끔하고 참치도 맛있더군. 그래서 가보려고 한 거야.”
“도심공항터미널 맞은편 식당 골목 초입에 있는 참치집인데 제가 모실까요?”
“시간 되겠어?”
“오늘은 괜찮습니다.”
“그럼 지금 가보세.”
“네.”
지금 나가면 조금 일찍이긴 해도 문제 될 건 없다.
오히려 일찍이라 식당이 한갓질 것이니 방해받지 않고 식사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 회, 회장님!”
“반갑네.”
“사장님! 스페셜로 주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자주 오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감칠맛이 탁월하다.
같은 재료를 다루는데 어떻게 이리 다를 수가 있을까?
아마도 그래서 장인어른도 솜씨가 제일 좋다고 했던 모양이다.
“자네 어디서 일했었나?”
“일본에도 좀 있었고, 5성급 호텔에서도 몇 년간 있었습니다.”
“어쩐지 솜씨가 예사롭지 않더니만…….”
“부족한 솜씬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는 내가 본 솜씨 중 최고일세. 이렇게 작은 식당을 운영하기엔 아까운 솜씨야.”
“작아도 제 식당이라 마음이 편합니다.”
“돈 욕심이 없는 모양이군.”
“욕심의 크기가 다 다른 법 아니겠습니까? 전 이만한 식당이면 족합니다.”
“하하하! 자네가 부럽구만.”
주변에선 나보고 돈 욕심이 없다곤 하지만 난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했다.
그런데 여기 사장은 마음의 그릇이 나랑은 차원이 달랐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 욕심을 채울 방법이 없으니 마음 다스리는 법을 터득했을 뿐입니다.”
“오! 득도한 스님 같은 말인데 어디서 도라고 닦았나?”
“세상에서 구르다 보니 둥글둥글해진 거죠. 뭐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