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30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30화
“…으음! 그 약점이 뭔지 궁금하군.”
“제가 손을 써놨으니 뭐라도 걸릴 겁니다.”
“아직 뭐가 있다는 말은 아니로군.”
“그렇긴 합니다만 그만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청렴결백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의원님도 아실 겁니다. 아직 수면 아래 잠자고 있을 뿐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물 위로 떠오르지 않겠습니까?”
“허허허! 그건 그렇겠지.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 자네도 조심하게. 그쪽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야.”
“물론입니다. 의원님!”
누가 청원했는지 모르겠으나 청와대 게시판에 무진회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러고 나서 다시 주진일보에 사설이 실렸다.
민중의 지팡이가 사조직을 만들어 공권력을 권력화하고 있다는 논지의 내용이라 사뭇 심각해질 수 있는 지적이었다.
두 번의 사설이 실리자 홍승태 지청장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무진회가 있기는 한 건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청우회를 숨기기 위해서 존재하지도 않는 무진회를 들먹이는 겁니다.”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네만 요즘 걱정하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네.”
“김무학 차장이 제법 묘수를 내긴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뭐하고 가만있기도 뭐하니 말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자넨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뚜렷한 수가 없으니 나에게 연락을 한 거다.
비록 거짓이지만 무진회란 사조직을 들먹인 것으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도 없으니 지금은 누가 나서는 것만으로도 무진회와 연결될 수가 있는 일이라 조심해야 한다.
“전 맞불을 놓고 싶은데 지청장님 의견은 어떠십니까?”
“맞불?”
“네.”
“청우회를 거론하자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같은 방법이면 아니함만 못하네.”
“제게 청우회 리스트가 있습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네. 우연히 입수하게 된 것인데 청우회는 정회원에게 회원 수첩을 발급하더군요.”
“그럼 그 수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네.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무진회가 꽤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청우회가 거론되는 순간 여론은 거꾸로 뒤집힐 것이다.
그것도 실명이 공개되면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이고 말이다.
우리 사회는 군부 독재를 거쳐 오면서 공권력에 존재하는 사조직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존재 유무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은 무진회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실명과 함께 청우회가 공개되면 무진회가 거론됐을 때와는 또 다른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으음! 관심은 돌릴 수 있겠으나 경찰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겠군.”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겁니다. 이 기회에 청우회는 사라져야 하니까요.”
“검찰만 좋아하겠군.”
“속으론 좋아하겠지만 티를 내지는 못할 겁니다. 여차하면 경도회도 까발리면 그만이니까요.”
“함부로 건드려서 좋을 건 없다고 생각하네만.”
“청우회가 사라지면 경도회도 사라져야 합니다.”
“생각처럼 잘되면 좋은데 어떨지 모르겠군.”
청우회 회원 수첩을 까면 김무학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홍승태 지청장에게 까발리겠다고 말은 했어도 한참을 고민했다.
아내에게 고민을 말했더니 고름은 터트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곤 주진일보에 광고부터 끊으라고 조언했다.
청우회를 터트리기 전에 사설을 올린 주진일보부터 겁을 주자는 거였다.
해서 C&U그룹을 필두로 대연그룹과 오성그룹까지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협조를 구했다.
뿐만 아니라 C&U그룹이 영향을 미치는 금융권도 모조리 동참하게 했으니 주진일보는 아닌 밤중에 벼락을 맞은 셈이다.
“국장!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야?”
“지금 광고가 전부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뭐?”
“주요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금융권까지 광고가 전부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게 정말이야?”
“어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후~ 미치겠군.”
주진일보 이병길 국장은 송필선 주필 사설을 실을 때 이런 사태가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었다.
언론이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병길이지만 걱정했던 사설은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국장은 이유를 아시는 눈치군요.”
“기다려 봐.”
이병길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바로 사장실로 올라갔는데 이미 사장실도 초토화 직전이었다.
“이거 그 사설 때문이겠죠?”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C&U라면 모르겠는데 아니 왜 다들 부화뇌동하는 거죠?”
“아무래도 처가가 대연그룹이고 오성그룹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대응할 줄은 진정 몰랐습니다.”
“이 국장 경고를 들었어야 했는데 이번 일은 내 실책입니다.”
사주 일가인 진호태 회장과 이길수 의원 사이에 친분이 그런 사설을 싣도록 만들었는데 사장입장에서 반대하려면 얼마든지 반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반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거였다.
“지금이라도 대응해야 합니다.”
“이미 실려버린 사설을 어쩌잔 말입니까?”
“일단 인터넷판에선 지우고 최무진 국장에게 사과하는 겁니다.”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역시 무진회란 말 자체로 최무진 국장을 언급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꼬리를 말자는 겁니까?”
“어찌됐건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은 저희 잘못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아버님 쪽으로 들어온 청탁이었어요. 이 국장도 회장님 성격 아시잖아요. 죽으면 죽었지 절대 사과하지 말라고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순식간에 자금이 경색될 수 있습니다.”
“일단 버텨보는 건 어떻습니까?”
“신문이 저희만 있는 건 아닙니다. 버티면 버틸수록 손실이 커질 겁니다.”
“그래도 지금은 안돼요. 일단 며칠 두고 보죠. 저보단 아버지가 먼저 절 부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끝까지 버티면 어쩌실 겁니까?”
“두고 봐야죠. 근데 떨어진 광고는 어디서 받아먹는답니까?”
기업은 제품을 판매하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반드시 광고를 해야 한다.
그러니 주진일보에서 광고를 받아먹지 못한다면 반드시 수혜를 입는 신문사가 나오기 마련이다.
“평소 성향으로 봐서는 문민일보 정도가 아니겠습니까?”
“가양이나 동영은 어떤지 알아보세요.”
“네. 사장님!”
주진일보에 불똥이 떨어지고 나서 이병길 국장은 문민일보가 혜택 볼 것이라 생각했으나 정작 광고를 넙죽넙죽 받아먹은 곳은 같은 보수 계열 언론사인 가양일보였다.
이것도 우리 측 작전이었는데 보수 언론끼리 뭉치지 못하도록 가양일보에 광고를 몰아준 것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진영호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무진입니다.”
―네?
“놀라신 모양이군요.”
―직접 연락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쯤에서 협상할 마음이 있으신지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진영호는 협상이란 말에 솔깃했다.
평소 36면으로 인쇄되던 신문이 며칠째 22면으로 찍혀 나올 정도로 광고가 줄어서 속앓이를 하던 중이다.
―말씀하시죠.
“펙트 체크를 못 하신 거 같은데 경찰 내부에 무신회란 사조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포돌이 재단에서 하는 일이 많아 제가 인기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만 그걸 빌미로 사조직을 만들진 않았거든요. 다만 제가 알아보니 청우회란 사조직이 존재하기는 하더군요. 말이 길었습니다만 무진회가 아니라 청우회라고 정정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청우회 역시 제겐 생소합니다만……..
진영호는 말해 놓고 후회했다. 역시란 말을 쓴다는 건 무진회에 대해서도 몰랐다는 걸 시인하는 꼴이니 그렇다는 거다.
“청우회 회원 수첩이 존재합니다. 그 수첩엔 정회원 리스트가 첨부돼 있죠.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는 선에서 수첩 사본을 공개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답변을 드려야 합니까?
“기회가 늘 오는 건 아닙니다. 한 시간 드리죠. 시간을 넘기시면 제가 말한 인터뷰는 가양일보와 하게 될 겁니다.”
광고도 광고지만 특종을 놓치기 싫으면 빨리 결정하라는 거다.
이걸 거절한다면 언론으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알겠습니다.
“딱 한 시간입니다.”
―네.
전화는 진영호가 먼저 끊었고, 나는 한 시간을 기다렸다.
주진일보를 통해 김무학이 먼저 걸어온 싸움이다.
잠깐 주저하기는 했지만, 반격을 마음먹은 이상 파상공격은 당연한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자본가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장인어른은 대연에서 대한당으로 들어가는 정치자금을 막아 버렸다.
장인어른도 실행하기까지는 고민하지만 내가 요청한 이상 전력을 다해 도운 것이다.
주진일보가 정정 기사를 싣고 청우회 회원 명단이 올라가자 이번엔 김무학과 이길수에게 불똥이 튀었다.
시작은 대한당 대표에서부터였고, 몇 단계를 거쳐 이길수 의원에게 당차원에서 경고가 주어졌다.
더 심하면 탈당 권고까지 이루어지겠지만 당장은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않는 듯했다.
“우리가 제대로 한 방 먹었군.”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왜 그 작자가 회원 수첩을 가지고 있는 건가?”
“저도 그런 모르겠습니다.”
“허허~ 그것참. 우리가 몰라도 너무 몰랐군.”
“다 제 불찰입니다. 죄송합니다. 의원님!”
“죄송은 됐고, 대책은 있는가?”
“의원님께서 진 회장을 만나 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이미 전화해 봤는데 받지도 않더군. 주진일보에서 정정 기사를 냈다는 건 이미 나를 손절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니 기대하지 말게.”
이길수나 김무학도 언론사에 광고가 어떤 의민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포기가 안 돼서 전화 통화를 시도하기는 했으나 받아 줄 리가 만무한 것이다.
“최무진이 아니라 홍승태를 겨냥했어야 했는데 제 불찰입니다.”
“지금에 와서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겠나.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뾰족한 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이번 임기는 포기해야 할 것 같네.”
“…….”
“자네가 실망이 크겠지만 차기를 노려봄세.”
“차라리 청장은 건너뛰고 총선에 출마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청우회가 벗겨진 것 때문에 무리라고 생각하는 건가?”
“비장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공천만 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것도 생각해 봄세. 하지만 홍승태 다음 청장은 우리 청우회에서 나와야 하네. 자네가 정치판으로 뛰어드는 건 좋은데 후계 작업은 확실하게 해놓고 나오시게.”
이들은 아직도 청우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사조직을 구성했다고 해서 법을 어긴 건 하지만 국민 정서에 반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까닭이다.
그래서 청우회 회원은 아니지만 말을 잘 들을 만한 후배를 선택해서 정지작업을 하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그리하겠습니다. 의원님!”
“그리고 말이야. 배신한 진 회장을 그대로 넘길 수는 없지 않겠나?”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김무학에겐 보이지 않는 목줄이 달려 있었다.
그 목줄을 쥔 사람은 이길수 의원이고 말이다.
그래서 그가 하라면 해야 한다.
그래야 공천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 * *
며칠 뒤 청장실 앞 복도에서 김무학 차장과 마주쳤다.
“멋지게 한 방 먹었네.”
“먼저 움직이시니 저도 가만있을 수가 없었을 뿐입니다.”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 말게.”
어금니를 꽉 깨물었는지 볼이 실룩거리는 것이 보였다.
이젠 주먹 날릴 나이는 아니라 그런지 억지로 참는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