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45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45화
“없지는 않지만, 총선을 치를 정도로 많지도 않아.”
“연봉에 인센티브까지 매년 200억이 넘는 것으로 아는데 국회의원 선거도 어렵단 말입니까?”
“그렇긴 한데 지금 나한테는 없네.”
“전부 기부라도 하신 겁니까?”
“난 돈이 별로 필요 없는 사람이라 그렇게 버리는 편이야.”
부평 시장에서 변호사로 일할 때도 거의 수임료 없이 시장 상인을 돕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리 많이 놀라진 않았다.
“얼마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전부 맡기세요. 순식간에 불려 드릴 겁니다. 아주 합법적으로다가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어이 나를 끌어들일 셈이군.”
“부대표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요.”
“내가 자네 뜻과 반대로 움직이면 어쩌려고?”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장담한다는 말인가?”
“그럼요. 부대표님이랑 전 닮았거든요.”
“하하하!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그럼 이번 총선에 출마하시는 거죠?”
“생각은 해보겠네.”
“그래도 거절은 안 하시네요?”
“두고 보면 알겠지.”
심사숙고하느라 장고하긴 했으나 이호창 부대표는 나와 최영인 대표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호창은 진보 성향 정당 민국당에 정식으로 가입했고, 소문은 금방 퍼져나갔다.
MJ로펌 부대표 출신이 민국당에 가입했으니 대한민국 최고 부호가 민국당으로 기울었다고 말이다.
그것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가깝게는 대연그룹, C&U그룹 멀게는 오성그룹과 방계 그룹들까지 전부 민국당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대한당에는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리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으나 13만 경찰을 나와 연결할 수 있으니 그들의 가족까지 생각한다면 물경 50만 명에 가까운 지지자가 단숨에 생겨난 것이나 다름없다.
* * *
“의원님! 급한 일이 무엇입니까?”
김무학은 다른 약속이 있었지만, 이길수 의원이 보자는 말에 약속을 취소하고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지금 그에겐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이 바로 이길수 의원이었다.
청우회가 전에 비해 세가 약해지기는 했으나 당으로부터 공천 몇 자리는 받아낼 수 있는 영향력을 잃지는 않았다.
“그게 말이야……”
“저희끼린데 왜 주저하고 그러십니까?”
“내가 며칠 전에 이석준 대표를 만났는데 이상한 소리를 하더란 말일세.”
“어떤 말을 했길래 의원님 표정이 그러십니까?”
“자넬 콕 찍어서 공천 자리를 주지 말라고 하더군.”
“그게 무슨…….”
“나도 영문을 몰라서 이리저리 알아보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최무진 쪽에서 손을 쓴 모양이네.”
“그건 말이 안 되잖습니까?”
“최무진이 이상우 회장을 움직이게 했으면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거 자네도 알잖나.”
김무학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이길수 의원만 믿고 있었는데 당 대표가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찍어서 말했단다.
무소속으로 나가면 된다지만 그건 가시밭길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 대표가 저리 나오니 난들 어쩌겠나. 무소속으로 나가든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시의원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떤가?”
“꽃길을 버리고 가시밭길로 가라는 거군요.”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네. 정 그러면 보궐 선거를 기다려 보세. 그때는 틀림없이 공천받을 수 있도록 책임지겠네.”
“정말 이번엔 안 되는 겁니까?”
“자네도 알겠지만 대연그룹에서 들어오는 정치 자금이 얼만지 몰라서 하는 얘긴가?”
대연그룹쯤 되면 좋으나 싫으나 여당과 야당 모두에 정치 자금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많은 대기업 중 하나 빠진다고 해서 그리 큰 영향을 미칠까 싶지만 대연그룹이 빠지게 되면 분위기가 흐트러진다.
“제가 지금까지 의원님께 드린 돈이 얼만데 이제 와서 이러시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뭐라고?”
“아니 그렇잖습니까? 제가 얼마나 의원님을 위해서 노력했습니까? 전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자네 이제 보니 나에게 억하심정이 많았던 모양이군.”
“그게 아니라 이번 공천만 눈이 빠져라 하고 기다렸는데 다른 말씀을 하시니 그런 거 아닙니까.”
“당 대표가 자넬 거부하는데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다시 한번만 말씀드려 주십시오.”
“미안하게 됐네.”
“정말 이러실 겁니까?”
“허허~ 어찌 말귀를 못 알아듣나.”
이길수 의원은 김무학이 측근이긴 하나 자기 자리까지 위태롭게 하면서 힘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적당히 달래서 보내려고 했는데 김무학이 진드기처럼 달라붙으려고 했다.
“자꾸 이러시면 저도 가만있을 수 없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군. 어디 마음대로 해보게.”
“좋습니다. 죽어도 절대 저 혼자 죽진 않을 겁니다.”
“미친…….”
“네에! 제가 미친놈이란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가 의원님은 확실하게 보내버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건가?”
“이리된 마당에 제가 못 할 것이 있겠습니까?”
“자네도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란 것만 명심하게.”
거의 20년 가까운 두 사람 사이가 순식간에 틀어졌다.
지금까지는 서로 가는 길이 같았으나 김무학이 정치판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하고 나서는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김무학을 비롯해서 청우회 출신 정치인들 설 자리가 녹록지 않게 되었다.
‘내 코가 석 자다. 이놈아.’
이길수는 이제 곧 팔순이 되는 사람이다.
당장 은퇴해도 좋을 나이인데 정치판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고 보기도 어려워서 이번 총선까지는 기어이 국회에 남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분위기는 결코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전 포기 못 합니다.”
“나도 자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판국에 자넨 정말 어렵네. 조금만 더 참게. 그럼 난 은퇴하고 그 자리를 내어주겠네.”
“전 이번 총선에 출마해야겠습니다.”
“왜 이리 막무가내야. 정치 경력도 없는 자네가 공천 없이 될 거 같은가?”
“절 무시하는 겁니까?”
“허허~ 정말 이러긴가?”
“전 무소속이라도 나가야겠습니다.”
“정말 말이 통하질 않는군. 이젠 끝일세. 다시는 날 찾지 말게.”
오랫동안 같은 길을 걸어왔던 이길수와 김무학은 그렇게 갈라졌다.
그렇게 의리를 부르짖더니 이해관계가 맞질 않으니 한순간에 갈라진 것이다.
김무학은 이길수 의원과 사이가 틀어지자 현직에 남아 있는 청우회 회원들을 불러 모았다.
“오셨습니까?”
“다들 왔나?”
박성우 정책지원 담당관이 약속 장소에 먼저 와 있다가 주차장에 도착하는 김무학을 맞이했다.
“그게 저…….”
“왜 그러는가?”
“무슨 일인지 저 말고는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농담할 기분 아니네.”
“죄송합니다. 선배님!”
“저… 정말 아무도 안 왔다는 말인가?”
“회주께서 선배님을 제명하셨습니다.”
“제, 제명?”
“네. 선배님!”
으득!
김무학은 이길수 얼굴을 떠올리면서 입을 앙다물었다.
20년 넘게 충성한 대가가 겨우 아침에 날아가 버리다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말 해보자는 거지?”
“네?”
“자네에게 하는 말이 아닐세.”
“저도 그 정도는 압니다. 선배님,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쩌긴. 이리됐으니 발악이라도 해야지.”
“그러지 마시고 의원님께 사과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사과는 무슨. 무소속이라도 출마할 생각이네.”
“무소속이요?”
“그래. 무소속! 그것도 이길수 그 영감탱이 지역구로 출마할 생각이네.”
김무학은 이길수에게 앙심을 제대로 품었다.
이왕 무소속으로 나가는 거 자기 고향이나 거주지에서 나가도 될 일인데 하필 이길수 의원 지역구인 구로에서 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다.
“선배님!”
“왜?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물론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길수 의원조차 이번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공천 못 받을지도 모른다고 들었는데 괜찮겠습니까?”
“그 소리는 어디서 들었는가?”
“이미 소문이 쫙 돌아서 청우회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동요할 거 없어. 내일 집으로 오게.”
“어쩌시려고?”
“어쩌긴. 이참에 이길수 그 영감탱이를 몰아내야지.”
청우회는 오랫동안 이길수 의원이 이끌어 왔다.
정상적으로 흘러갔다면 김무학이 차기 회주 자리를 꿰찰 수 있었겠지만 그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우선 청우회가 예전만 못했고, 떨어져 나간 후배들 또한 많아서 한참 때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배님!”
“쉽지 않다는 거 나도 알아. 내가 가진 전부를 풀어서라도 후배들 다독이면 돼. 솔직히 그동안 청우회 유지돼 온 거 다 나랑 자네가 자금조달을 했기 때문이잖아.”
“그래도 칼자루를 회주가 쥐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니 자네 결정만 하게. 나랑 함께 할 텐가, 아니면 회주 곁에 남을 생각인가.”
“저야 선배님이랑 한 몸이나 마찬가진데 섭섭하게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그래, 난 자네만 있으면 돼.”
“정말 해보실 요량이시군요.”
“회주 나이가 곧 팔순이야. 이젠 은퇴할 때가 됐어.”
“하지만 문제가 또 있습니다.”
박성우는 이길수를 제낀다 해도 회주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전현직 선후배들이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 청우회를 장악한들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싶은 거다.
“문제? 무슨 문제?”
“최근 최무진 국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 자식이 뭘 어쨌는데?”
“어쩌긴요. 요즘 들어 부쩍 만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쳇! 그 자식이 청우회를 장악하기라도 할 생각인가?”
“그게 아닙니다.”
“그럼 뭔데?”
“저도 친한 후배에게 들은 이야긴데 새로운 모임을 만든다는 소식입니다.”
“청우회 말고?”
“네. 아직 확실한 건 아닌데 은연중에 무진회란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청장 홍승태를 비롯해서 경찰 조직 실세들이 무진회에 속속 가입할 의사를 밝혀오고 있었고 심지어 박성우에게도 초대장이 날아들었지만,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
“그놈이 가진 건 돈뿐이야. 당장은 혹해서 모여들겠지만, 그놈이 청장이 되겠다고 설치는 한 그 모임을 절대 이어질 수 없을 거야.”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두고 봐. 내 말이 맞을 테니까.”
박성우는 김무학이 시선을 멀리 보내는 사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 대세는 이미 기울었습니다.’
김무학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최무진 국장은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 고위 간부들이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거다.
하지만 박무성이 느끼는 경찰 조직 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지금으로선 최무진 국장이 후원하는 포돌이 재단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자네가 최무진 그 자식 약점을 찾아보게.”
“약점이요?”
“그래. 약점! 놈도 인간인데 실수 정도는 하고 살겠지.”
“하는 데까진 해보겠습니다만 쉽진 않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후배들 사이에서 최 국장 인기가 상당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싫다는 건가?”
김무학이 눈을 치켜떴다.
이미 평상심을 잃은 탓에 박무성의 충고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아서다.
“그게 아니라 쉽지는 않을 거란 뜻입니다.”
“자네는 내가 하란 대로만 하면 돼.”
“선배님! 지금은 맞서 싸울 때가 아니라 피해 갈 때입니다.”
“자넨 내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나?”
“그게 아니라 때를 기다려 달라는 말입니다.”
“난 한 시도 허송세월하기 싫으니 내 뜻을 따라줬으면 좋겠군. 난 이제 자네밖에 없어.”
“선배님!”
“부탁하네.”
끄응!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