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56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56화
내가 궁금한 것을 말해 준다고 무작정 도울 순 없는 일이다.
심화수도 나를 처음 보는데 대뜸 도와준다고 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입에 발린 소리 하지 않아서 좋군. 좋아요. 그게 왜 궁금한지 부터 말해봅시다.”
“얼마 전에 기습받은 적이 있었는데 독을 쓰는 놈이었습니다. 청부받았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아까 본 김기훈 씨가 독을 사용하는 청부 조직이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 조직에 대해서 알고 싶었던 겁니다.”
“그럼 확실하진 않다는 거군요.”
“그건 그렇습니다.”
“독이란 걸 알았으면 당신은 죽었어야 하는 건데 왜 살아 있는 거요?”
합리적인 의심이다.
살모사 클럽에서 청부 해결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으니 내가 살아서 독을 사용한 청부 조직을 조사하는 걸 이상하게 여기는 거다.
“제겐 특별히 발달한 육감이 있습니다. 놈은 커피숍 직원으로 위장했지만, 눈빛과 거친 손. 그리고 커피숍 알바에겐 어울리지 않는 워커까지 모든 게 이상했었습니다. 그래서 실수하는 척하고 독이 든 커피잔을 바닥으로 밀어서 깨트려 버렸죠.”
“믿기 힘든 행운이군. 근데 그게 다요?”
“혹시나 해서 놈을 으슥한 곳으로 유인해 봤는데 여지없이 따라오더군요.”
“당신을 얕보고 B군을 보낸 모양이군.”
“B군?”
“실력으로 등급을 나눈 거요. 최고는 A군이고 최고는 아니어도 실력이 좋은 놈들은 B군으로 일합니다. 그 밑으론 교육생으로 C군 또는 신입으로 불리는데 어지간히 출중하지 않고서는 B군으로 올라간 다음부터 일할 수 있습니다.”
얼핏 들어도 체계를 제대로 갖춘 놈들이다.
더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할 조직이기도 했다.
감히 대한민국에서 청부 살인을 감행하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직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그건 A군이 되어도 알 수 없습니다. 운영진만 알 수 있으니까.”
“클럽 위치는 어딥니까?”
“서울역 근처 상업 지구에 살모사 비즈니스 BAR란 간판을 걸고 영업하고 거기 사장은 이호경이란 여자입니다.”
“여자가 보스란 말입니까?”
“보스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원래는 이광철 사장이 상선이었는데 5년 전에 암으로 죽고 그 사람 딸이 물려받은 겁니다.”
특이한 조직이다.
보통 이런 조직은 대물림되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심화수 씨가 말하는 증언을 토대로 왜 그리됐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 또한 A군으로 일했던 청부 해결사로 일했다는 것이다.
‘독한 사람이네.’
아버지가 딸을 청부 해결사로 키웠단 뜻이다.
“그렇게 대놓게 영업할 정도면 회원제고 고객들이 만만치 않겠군요.”
“그렇습니다. 회원제가 맞고 거기 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재벌이거나 유력 정치인도 많고 심지어 법조계 사람들도 많죠.”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데 알면 알수록 복마전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튼 청부가 진행되었는데도 살아 있는 걸 보면 억세게 운이 좋거나 당신 말대로 육감이 대단한 모양이오?”
“큭큭! 운이 좋았던 거겠죠. 눈치 챘겠지만 전 경찰입니다. 거길 일망타진하려면 어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물으나 마나 이런 조직은 점조직이다.
상선이라는 이호경을 체포해도 청부 해결사를 잡아들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때 살모사 조직 청부 해결사로 일했던 심화수 씨에게 의견을 구하는 거였다.
“나도 어떻게 복수할까를 두고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함정수사 말고는 다른 생각이 나질 않았소.”
“함정수사?”
“청부하고 해결사가 제 발로 함정으로 들어오면 그때 체포하는 거죠. 그 조직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해결사들이 체포되고 나면 힘을 발휘하기 힘들지 않겠소?”
“…음!”
돈은 문제가 아니다.
지청장에게 보고하고 함정수사를 펼친다면 얼마든지 해볼 만한 일이긴 했다.
그나저나 누가 청부를 했을까?
판은 작전세력이 깔았고, 수익을 가로챘으니 내가 먼저 시비를 걸기는 한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죽이라고 그런 조직에 청부할 수 있는 사람은 작전세력 말고는 없었다.
“청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거기 유료 회원이 돼야 합니다. 연간 회원비는 1억 원이고 의뢰비는 별도지만 어떻게 회원이 되기 위해선 다른 회원의 추천을 받아야 합니다.”
“회원 중에 아는 사람도 있습니까?”
“전 모릅니다.”
“이해합니다.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이 다리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겠습니까? 제 몰골을 보면 알겠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뭘 하실 수 있으십니까?”
“다른 건 몰라도 정보 사냥꾼이 될 수는 있습니다.”
나를 만나기 전에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연구를 했던 모양이다.
내가 자신을 만나자고 한 이유도 그거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내가 원하던 대답이기도 했다.
“10분 정도 나갔다 올 테니까 우선 좀 씻고 기다리세요.”
지금 몰골로 보자면 노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아까부터 냄새가 많이 났었다.
“설마 나를 체포하려는 건 아니겠죠?”
“제가 심화수 씨 체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겠습니까? 그런 거 아니니까 일단 좀 씻으세요.”
그가 씻을 수 있게 룸을 비워주고 나는 밖으로 나와서 로또 복권 판매점을 찾았다.
‘우선 3등짜리 한 장이면 의지 확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3등이면 당첨금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2백만 원 안팎이다.
집이 없다면 모텔에서 한 달은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이니 딱 적당했다.
핸드폰 갤러리를 뒤져서 이번 주 로또 복권 3등 번호를 기입해서 복권을 구입했다.
“이걸로 한 장만 주세요.”
“네. 손님!”
드르륵!
금방 한 장이 출력되는 걸 보고 천 원짜리 한 장 내밀었다.
그런데 천 원짜리를 든 내 손이 조금 민망하게 느껴져서 이리저리 조합해서 4등짜리 10장을 더 구입했다.
이건 기분 내킬 때 만나는 경찰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다.
4등이면 5만 원이니까 소주 한잔할 수 있는 정도라 기분 전환하는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심화수 씨가 갈아입을 옷도 구하면 좋은데 월미도에선 의류매장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김기훈에게 전화해서 그가 입을 수 있는 옷과 양말, 그리고 신발까지 대충 구해서 다시 오라고 했다.
“여기 있습니다.”
“빠르기도 하네요.”
“동인천에 있다가 연락받고 지하상가에서 대충 샀습니다.”
김기훈은 지하상가에서 후다닥 구입해서는 30분 만에 월미도에 다시 온 거였다.
“이거 받아요.”
“이번 주 로또 복권이잖아요.”
“수고비로 드리는 거니까 잘 맞춰 보세요.”
김기훈에게 3등 복권 한 장을 내밀고는 이번 주에 잘 확인해 보라고 했다.
얼마 안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를 신비한 인물이라고 여기기엔 충분하다.
피식!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제 깊은 뜻을 알게 될 겁니다.”
“그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뵙죠.”
김기훈을 보내고 종이 가방을 들고 룸으로 돌아갔더니 불안해하고 있었다.
금방 온다고 하던 사람이 30분 넘게 나타나질 않으니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서다.
그만큼 그의 멘탈이 불안정했다.
“이거 좀 구해오느라 늦었습니다. 입고 있는 건 버리고 갈아입으세요.”
“고, 고맙소.”
“그리고 이거.”
그에게 3등짜리 복권 한 장을 내밀었다.
“복권?”
“네. 이번 주 로또 복권입니다. 잘 확인해 보시고 다음에 만날 때는 증권가에 작전 실패로 망가진 펀드매니저가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
“그런 사람이야 한둘이 아닐 텐데 범위가 너무 넓지 않겠습니까?”
“가장 최근입니다. 그리고 어떤 정보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저랑 인연을 이어갈지 말지 그때 결정하죠.”
“알겠소.”
* * *
다음 날 아침 지청으로 옮겨와서 특수본 팀원이 된 이후로 첫 번째 인지 사건이 결정되고 있었다.
30분에 걸친 브리핑이 끝나고 모두의 의견이 모아졌다.
“확실히 하나로 모으니 공통점들이 보이네. 오 경위 생각은 어때?”
“제가 봐도 연쇄사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봅니다.”
김 팀장은 막내들 의견은 묻지 않았다.
지구대에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강력 사건 경험이 없으니 무시하는 거다.
“정식으로 사건 인계받으려면 지청장님 허락받고 공문부터 돌려야 합니다.”
박 선배가 절차에 대해서 거론했다.
“박 경위! 이거 공문 돌리게 되면 기자들 알게 되는 거 시간문제라는 거 알지?”
“그렇겠죠?”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괜히 긁어 부스럼이란 얘기야. 최 경위, 내 말이 맞지?”
“네. 팀장님. 하지만 사건 이첩이 먼저긴 합니다.”
“나도 알아. 근데 첫 사건부터 어그러지면 우리 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도 명심했으면 한다.”
“걱정 마세요. 빨리 해결될 겁니다.”
“그래?”
걱정 말라니까 김 팀장 얼굴이 환해졌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틀림없다는 뜻이니까 나를 믿는 거다.
“네.”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오강석에게 어떻게 도달하느냐가 문제인데 공식적으로 사건을 인계받으면 답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에 한 말이다.
회의 분위기가 좀 이상했는지 고희진 경장과 조재민 경장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반면 나머지는 익숙해서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박 경위는 나랑 같이 지청장실에 다녀오자.”
“네. 팀장님!”
특수본이 차려진 이후 첫 사건이다.
인지 사건 위주로 수사하라고 편성된 팀이고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라고 야심차게 출발하긴 했지만, 시작부터 연쇄 살인 사건을 찾아냈으니 지청장도 깜짝 놀랐다.
“확실히 공통점이 많긴 한데 이거 연쇄라고 했다가 아니면 개망신인 거 알지?”
“연쇄 살인 사건 확실합니다. 이미 놈이 어떻게 사냥하는지도 파악해둔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건 이첩을 받아야 정식으로 수사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합니다.”
“지금 특수본을 고깝게 보는 눈이 많다는 거 알지?”
“네. 지청장님!”
“이번 사건이 기준이 될 거 같으니까 잘들 해봐. 그리고 시작해놓고 미적거리게 되면 나도 쉴드칠 수 없다는 거 명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지청장 허락하에 즉시 해당 관할서로 공문이 보내졌고, 금세 소문이 났는지 광역수사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광역수사대는 문학동에 있지만, 수사대장은 인천경찰청에 사무실을 두고 있어서 특수본이 연쇄 살인 사건을 찾아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광수대 난리 났단다.”
“왜요?”
“자기들 사건 가로챘다고 그러는 거겠지.”
“이 사건은 우리가 찾아낸 거잖아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잖아. 해결 못 한 사건들로 정신없으면서 알지도 못한 사건까지 욕심을 내다니 참, 어이가 없어서 우습지도 않다니까.”
광수대장이 얼마나 지랄을 해댔는지 선배들도 화가 많이 났다.
밥그릇 싸움이 될 수도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찾아낸 인지 사건이라 명분은 우리에게 있었다.
“찍소리도 못하게 빨리 해결해야겠네요.”
3일 만에 사건 관련 자료가 모두 특수본으로 모였다.
이 자료 안에서 어떻게든 오강석의 흔적을 찾아내야 한다.
1년에 한 건씩 다섯 건의 살인 사건이 벌어졌으니 오강석은 대단한 인내심을 지닌 놈이다.
게다가 버젓이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으니 사이코패스는 아니고 소시오패스 쪽에 가깝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다.
“선배님!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자료를 보다가 찰나의 포인트를 찾아냈다.
“그래?”
“빨리 말해봐.”
박 선배와 오 선배가 자료를 뒤적이다가 귀가 번쩍했는지 똘망똘망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지칠 시간이라 선배들 반응도 당연한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