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74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74화
혼자서 과거로 왔다느니 하면서 떠들고 다닌다면 정신 이상자로 보이기가 쉽다.
이건 나만 시치미 떼면 그만이다.
“남의 인생을 가로채 놓고 병원에나 가보라고?”
“점점 선을 넘는 거 같은데 누가 누구 인생을 가로챘다는 겁니까?”
“당신! 바로 당신이 내 인생을 가로챘잖아. 그 노트만 있었으면 그 많은 돈은 내 돈이 됐을 거야.”
노트는 이미 사진을 찍어서 디지털 정보로 보관 중이고 이철구가 그렇게 원하는 노트는 이미 태워버렸다.
‘네가 찾는 건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이철구!’
인간적으로 대하고 싶지만, 이철구는 애초에 인간이길 포기한 놈이다.
그러지 않고선 강간 사건을 다섯 번이나 저지르고 감옥을 들락날락하지는 않았을 거다.
‘딱 한 번만 모질어지자.’
이철구가 일으킬 사건을 막아서 애꿎은 피해도 막으려면 이철구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이거 봐요. 이철구 씨! 아까부터 자꾸 돈, 돈 하는데 나 말고도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됩니다. 이래봤자 좋을 거 없어요. 한 번만 더 찾아오면 스토커로 여기고 고발 조치하겠습니다.”
“왜? 체포는 안 하시고?”
“내가 고발하고 직접 체포하는 건 모양이 이상하니까.”
“오늘은 그냥 가지만 당신 정체는 내가 꼭 밝혀낼 거야.”
“그만 가세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젓고는 돌아섰다.
“접니다. 사장님!”
이철구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는 노진구 사장에게 전화했다.
―말해.
“이철구 미행 중입니까?”
―윤성이라고 전에 봤던 내 직원이 미행 중이야.
“기억납니다.”
―왜? 무슨 일 있나?
“개인적인 부탁인데 이철구를 정신병원에 가뒀으면 합니다.”
―가족 동의 없이 그렇게 하는건 불법인데 괜찮겠나?
노진구 사장은 안 된다고는 안 했다.
다만 그는 내 멘탈을 걱정하고 있었다.
평소 경찰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대로 두면 저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위협이 될 겁니다.”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
“다음에 만나면 설명하겠지만, 이대로 두기에 이철구는 너무 위험합니다.”
비밀을 공유하는 건 위험하지만 노진구 사장이라면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 털어놓고 앞으로도 긴밀하게 도움을 받고 싶었다.
―이철구는 내가 처리하지.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 * *
이철구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결정을 내린 후에는 착잡한 기분을 한동안 느껴야 했다.
그런데 정작 정신병원에 갇힌 이철구 정말로 정신 분열 증상을 겪고 있다는 거다.
두 사람이 동시에 과거로 왔지만 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면서 부자가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정신 분열을 일으킨 것이다.
세상일이 참 묘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철구는 과거로 왔으나 자신은 여전히 전과자인 것을 참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결국 상실감을 참지 못하고 정신 분열 증상까지 일으켰으니 그 정신에 나를 추적해 온 것이 오히려 놀라웠다.
기분 전환이 필요해서 친구들을 만났다.
“요즘 어떠냐?”
“말도 마라. 이 바닥이 이렇게 치열한 줄 몰랐다.”
“뭐가?”
“중국 자본이 장난 아니게 밀고 들어와서는 알게 모르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더라고.”
돈을 싸 들고 가서 영화에 투자하겠다는데 쉽지가 않다는 건 의외다.
어느 바닥이나 인맥을 무시할 순 없지만, 한국 영화판에서 중국 자본을 무시하기 어렵다니 이건 무슨 소린가 싶었다.
“중국 자본이 설친다고?”
“그놈들 무서워. 한국말 하는 거 보면 중국인이라고 말하기 전까지 모를 정도야.”
“그래서 어쩌려고?”
“어쩌긴 뭘 어쩌냐? 자본주의 세상인데…….”
“돈이 모자라?”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수익 배분을 내세워서 물을 흐리고 있어. 그래도 우리 같은 자본이 토종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점점 나아지기는 할 거다.”
“영화판에서 토종 생태계란 말을 쓸 줄은 몰랐네.”
“암튼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자금 더 필요하면 말해. 아직 자금 여유 있으니까.”
빌딩을 사고도 아직 3천억 이상이 현금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여유가 좀 생겨서 그 돈을 어떻게 활용할지 유현경 대표와 의논할 생각이었는데 일부는 프렌즈 스튜디오에 투자해야 할 것 같다.
“자금이야 많으면 좋지. 투자할 영화는 많으니까.”
“프렌즈 스튜디오가 투자한 첫 영화는 언제 개봉하냐?”
“제일 빠른 게 11월쯤 개봉하는 변호인이야.”
“그런가?”
“네가 정해 준 세 작품을 제일 먼저 컨택했는데 변호인이 제일 빠르더라.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내년 봄은 돼야 할 거야.”
“그렇구나.”
“일 얘긴 그만하고 그 여자랑은 어떻게 됐어?”
“그 여자? 누구?”
“그 경찰 출신 재즈 가수 말이야.”
“뜬금없다는 생각 안 드냐?”
워낙 바쁜 일들이 많아서 강나경 경위는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진철이가 갑자기 강나경을 언급했다.
“아니라고?”
“그 여자는 그냥 아는 경찰일 뿐이야. 그 뒤로 연락 한 번 안 했는데 무슨.”
“그래? 아님 말고.”
“넌 만나는 여자 없어?”
“허구헌날 일인데 누굴 만나겠냐?”
엄살 같아도 진철이는 영업맨답게 프렌즈 스튜디오를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지훈이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일이 그렇게 많냐?”
“생각보다 만날 사람도 많더라. 인맥을 뚫어 놓아야 시나리오도 들어오니까.”
“하긴 그렇겠네.”
“그래도 이젠 명함 좀 뿌려둬서 그런지 드라마 쪽에서 연락도 오고 점점 나아지는 중이다.”
“드라마는 돈이 좀 더 들어가지?”
“아무래도 회차가 있다 보니까 대작은 200억에서 300억까지도 투자하더라.”
“엄청나네. 다 성공하는 건 아닐 텐데.”
“그래도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시장에서 먹히는 편이라 망작이라도 어지간하면 수익분기점은 넘기는 모양이더라.”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한류는 시들고 있다고 떠들어 대지만 그럴 때마다 한류는 새로운 웨이브를 만들어냈다.
걔네들이 인정하기 싫어도 한류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였고, 내가 살다 왔던 2022년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세계적인 현상으로 두드러지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진호 형님에게 투자하고 지니유가 있는 기획사랑 합병하는 제안도 했던 거다.
“자금 지원 충분히 해줄 테니까 마음껏 해봐.”
“부담스럽게 왜 이래?”
“하지 마?”
“헤헤헤! 그건 아니고 좋아서 그런다, 좋아서.”
“뭐가 좋은데?”
“내가 네 덕에 이렇게 사업가 노릇도 하고 어디 가서 무시 받지도 않잖아. 전에는 몰랐는데 돈이란 것이 자존심이 되는 세상도 있더라고.”
“그걸 이제 알았냐?”
“그러게 말이다. 그나저나 SS엔터는 어때?”
세계적인 스타가 돼줄 STS가 이제 막 데뷔했다.
진호 형님이 연락해줘서 알고는 있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없었다.
“바쁠 거야. 지니유도 그렇고 신인 아이돌 그룹이 두 팀이나 되니까. 그리고 최근엔 학폭 논란까지 정신없었잖아.”
“하긴 그렇겠네.”
“그래도 잘 정리됐으니 다행이지.”
“그럼 이제 5인조로 다시 컴백하는 건가?”
“그렇게 될 거야.”
* * *
은행에 3,700억이 잠자고 있어서 2천억은 C&U 홀딩스에 투자하고 천억은 프렌즈 스튜디오에 추가 투자했다.
그러고도 700억이 남았는데 이건 만약을 위해 현금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유 대표는 추가로 투입된 2천억을 모두 활용하기엔 아직 C&U홀딩스 역량이 그에 모자란다고 판단해서 여의도에 천억 원 상당의 빌딩 하나를 더 구매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임대 수익이 매달 20억에서 25억까지로 불어 날 것이니 그 돈으로 차근차근 C&U홀딩스를 키워나가겠다고 해서 나도 동의했다.
설명이 복잡한 거 같아도 내가 한 일은 변호사 도움 받아서 계좌이체 한 거 말고는 없었다.
여전히 경찰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 네모해운 사월호에 대한 찌라시 기사가 재계와 정치계를 관통했다.
하지만 유력 언론에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 무시했고, 일부 인터넷 언론에서만 사월호의 위험성을 알리려고 노력할 뿐이었다.
결국, 해양 경찰이 나서서 사월호가 불법 개조됐다는 걸 밝혀내야 하는데 딱히 핑계거리가 없었다.
“선배님! 해양 경찰에 아는 분 계세요?”
이럴 땐 인맥을 동원하는 것이 최선이다.
혼자 고민해봐서 답이 안 나올 때는 동료를 활용해야 하는 거다.
“해양 경찰은 왜?”
“제 정보원한테 제보 받을 것이 있는데 우선 이것 좀 보실래요?”
박 선배에게 찌라시 기사를 보여주었더니 도대체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손으로 턱을 문지른다.
“찌라시도 구독하냐?”
“참고만 하는 정돈데 이거 보고, 제가 좀 알아보기는 했거든요.”
“그래서?”
“사월호라는 여객 화물선이 엄청 오래되고 불법 개조해서 운항하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하더라구요.”
“지금도 운항 중이라고?”
“네.”
“네가 관심을 가졌을 때는 뭔가 있다는 건데…….”
박 선배도 눈치가 빤해서 내가 괜히 말을 꺼낸 건 아니라는 걸 아는 거다.
그리고 이런 일은 조심해서 나쁠 거 없는 일이라 모른 척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걸 느낀 거다.
“그래서 해양 경찰에 부탁해서 단속해보는 건 어떤가 해서요.”
“몰라서 그냥 두는 건 아닐 거야. 여객선이 큰가?”
“네. 제주도로 가는 여객 화물선이라 6천 톤이 넘고 승객 정원도 9백 명이 넘는 큰 선박입니다.”
“아이구야. 그런 배가 사고 나면 난리가 나긴 하겠네.”
“그래서 단속이 필요한 거죠.”
“음… 아! 본부장님이 아는 분이 있다는 거 같기는 했는데.”
“그래요?”
“가보자.”
“같이 가시게요?”
“혼자보단 둘이 낫잖아.”
“그럼 저야 감사하죠.”
박 선배랑 둘이 본부장을 찾아가서 해양 경찰에 아는 분이 있냐고 물었더니 친구 중에 해양 경찰 경정이 있다고 했다.
“내 친구가 있긴 한데, 왜? 뭔데 그래?”
“그게 그러니까…….”
“음… 무슨 소린지는 알겠는데 그 친구 계급으로 될지는 모르겠네.”
“걱정돼서 그럽니다.”
“무진아, 좀 뜬금없지 않냐?”
“제가 원래 한 번 꽂히면 해결될 때까지 신경이 곤두서서요. 그 배가 운항 정지라도 당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 그럽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나가 봐.”
“부탁드립니다. 본부장님!”
내가 생각해도 억지스럽긴 한데 사월호 사고를 막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게 통하지 않는다면 유현경 대표를 통해 네모해운을 인수하는 최후의 방법이 남아 있었다.
솔직히 그런 쓰레기 회사는 인수하고 싶지 않아서 어지간하면 본부장 인맥으로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며칠 뒤 본부장이 찾아서 본부장실로 갔더니 이게 또 보통 일이 아니란다.
“그쪽도 불법 개조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는데 당장 운항 정시시키기엔 어려움이 있는 모양이더라.”
“경제적 문제입니까?”
“그렇겠지. 그리고 사월호가 실어 나르는 화물이랑 차량이 적지 않아서 민원이 장난 아닐 거래.”
“지레 겁먹은 거네요?”
“어쩌겠냐? 우리 경찰 조직이 여론에 민감한 거 알잖아. 위험해서라고 설명해도 당장 일이 막히면 난리를 피워대니 지금은 어쩔 수 없을 거야.”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네모해운을 인수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러자면 네모해운을 소유한 유재연 회장의 비리부터 밝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