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91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91화
노진구 사장 명함을 진철이한테 건넸다.
투자할 영화를 선택할 때 주연 배우에게 어떤 문제가 없는지 미리 파악하는데 도움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해주었다.
“누군데?”
“그냥 어쩌다 보니까 알게 된 분인데 정보 쪽으로는 꽤 유능한 분이다.”
“이런 분은 또 언제 섭외했어?”
“전부터 내 일 도와주시는 분이야. 현경 누나 일도 돕고.”
“너도 재벌들처럼 따로 정보 조직을 만든 거냐?”
“정보 조직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좀 있어서 도움 받고 있는 분이다.”
진철이가 명함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질문은 있는 대로 퍼부었다.
내가 갑자기 부자가 되었으니 혹시 그런 쪽으로 정보는 주는 사람은 아닌지 궁금한 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일이 뭔데?”
“아버지 죽음이 단순 사고사가 아니라고 해서 자료를 모으는 중이야.”
“아버님 죽음에 무슨 음모라도 있는 거냐?”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 오늘 할 얘기는 아닌 거 같다.”
“그래. 알았다.”
영화 한 작품으로 200억이 넘는 수익이 예상된다니 다시 한번 격세지감을 느낄 뿐이다.
처음부터 돈이 무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이럴 때 보면 돈에 치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술이나 한잔하러 갈까?”
“그렇다면 내가 새로 개발해 놓은 곳으로 가자.”
“어딘데?”
“가보면 알아.”
“그 재즈 바는 아니고?”
“거긴 네가 껄끄러워하는 거 같아서 내가 다른 BAR를 알아봤는데 바텐더 죽이는 곳이 있더라.”
“그러지 말고 차라리 연애를 해라. 새끼야!”
술을 마시러 가는 건지 여자를 보러 가는 건지 애매해서 한 말이다.
나도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이고 여자 직업이 바텐더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낯선 여자는 아무래도 장삿속으로 친절하게 대할 것이 뻔해서 친절한 여자에게 속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누군 안 하고 싶어서 이러냐?”
“뭐가 문젠데?”
“시간이 없잖아. 시간이.”
“맨날 술은 처마시러 다니면서 시간이 없다고? 염병한다. 내가 너라면 술 처먹는 시간 아껴서 연애하겠다.”
내가 잔소리하는 거 같아도 진철이가 술을 많이 마시기는 했다.
인맥 쌓는다고 마시고 영화 잘됐다는 핑계로 또 마시고 자꾸 술 마실 핑계가 늘다 보니까 휩쓸리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러니까.”
“뭐?”
“아직은 일할 때란 얘기다.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뭐가 걱정이냐?”
“하긴 그러네. 그래도 술집에서 만나는 여자가 친절해도 사랑으로 착각하는 일만 없으면 돼.”
“내가 사기라도 당할까 봐?”
“똑똑하다고 자랑하는 사람일수록 사기당할 확률이 높은 거 알지?”
“그냥 술 한잔하자는 건데 무슨 잔소리가 그리도 많냐?”
“아이구야… 가자, 가!”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다.
괜한 오지랖 때문에 잔소리만 늘었다.
진철이도 수년간 영업맨으로 일해서 자기 처신 정도는 할 줄 아는 놈이라 내가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는데…….
@복수는 집요해야 맛이다.
“지방 선거에 출마하신다구요?”
“그래.”
“여당 공천은 받기로 하신 겁니까?”
“공천이 중요하긴 한데 구의원은 공천보다는 돈 좀 뿌리면 되니까 그리 걱정할 거 없어. 그래서 말인데 자네들이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당연히 도와야죠.”
김진택을 필두로 한 3인방이 경찰복을 벗고 나서 한자리에 모였다.
친목이나 도모하자고 모인 자리가 아니라 지방 선거에 출마하는 문제로 두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고자 해서다.
“저희가 뭘 하면 됩니까?”
“김 부장이 장 사장을 좀 만나보면 어떻겠나?”
“선거 자금 때문입니까?”
“물주가 있는데 괜히 우리 돈 들일 필요 없잖아.”
“그건 그런데 지금 감옥에 있는데 도움이 되겠습니까?”
“내가 보냈다고 하면 뭐라도 해줄 거야.”
경찰에서 은퇴하기는 했어도 자기 영향력이 살아 있다고 믿는 김진택이다.
그래서 장진수가 절대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알겠습니다. 근데 구의원에 당선되면 뭐가 좋은 겁니까?”
“그렇지 않아도 말하려고 했는데 자네들은 있는 돈 다 때려 박아서 건설 회사를 설립해.”
“건설 회사를 말입니까?”
“일단 당선만 되면 관급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거야. 수주를 못 받아도 관련 시공사를 통해 하청 받으면 되니까 돈을 쓸어 담는 건 시간문제야.”
“그렇겠군요. 하지만 우리가 가진 걸 전부 쏟아 부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김 부장, 크게 생각해야지.”
“크게요?”
“송도가 있잖아. 거긴 지금 전체가 공사판이나 마찬가지야.”
“아!”
김재성이 짧은 감탄사를 뱉어냈다.
김진택이가 노리는 건 건설회사를 만든 다음 구의원의 영향력으로 하청 공사를 맡겨서 리베이트를 챙기겠다는 거였다.
그러다 정 안 되면 건설회사에 합류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밑져봐야 손해란 심정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각자 얼마나 투자할 수 있겠나?”
“전 10억까지는 투자할 수 있습니다.”
“문 과장은?”
“전 5억이 맥스입니다.”
“좋아. 그럼 내가 집사람 동생 이름으로 10억 투자하지. 그 정도는 돼야 시공사에서 하청을 줄 거야.”
세 사람은 자기들이 유비, 관우, 장비나 되는 것처럼 의기투합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하더니 오랫동안 이어져 온 커넥션이 경찰 제복을 벗은 다음에도 이어지고 있는 거다.
* * *
며칠 뒤 김재성이 안양교도소를 찾아가 장진수를 면회했다.
“오랜만입니다.”
“그러게. 이 중요한 시기에 왜 거기 들어가 있나?”
“중요한 시기라고 하셨습니까?”
“진택 형님이 구의원에 출마할 예정이야.”
“그래서요?”
“자네가 도와줄 거라고 하시던데 솔직히 나도 무슨 소린지는 잘 모르겠네.”
“윤철이를 말하는 거군요. 연락처 하나 드릴 테니 월곶으로 가보시죠.”
“월곶?”
“거기 마 사장 아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김재성은 깜짝 놀랐다.
마도진이 죽고 장진수마저 이 모양이 돼서 내내 아쉬웠는데 마도진의 아들이 잠룡이 돼서 월곶에 자리 잡고 있다니 뭔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형님이 그걸 알고 있었던 모양이군.”
“네. 알고 있었습니다.”
“놀랍군.”
“그런데 고작 구의원 정도에 출마해서 뭘 하시겠다는 겁니까?”
“건설 회사를 키울 생각이야. 처음은 구의원이지만 다음엔 구청장 또 그다음엔 시장이 되실 거야.”
“…으음. 송도가 있으니까 당선만 되면 괜찮겠네요. 저도 나가면 돕겠지만 윤철이가 송도로 진출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차차 그리해야지.”
김재성은 장진수에게 마윤철을 소개받았고, 바로 다음 날 월곶으로 가서 마윤철을 만났다.
김재성은 마윤철을 보고 마도진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랑 많이 닮았군.”
“아저씨한테 오신다고 말씀 들었습니다.”
“인천이 아닌 것 같으면서 인천과 가까운 월곶에 자리를 잡다니 절묘하군.”
“진수 아저씨 덕분이죠.”
“내가 도와줄 건 없겠나?”
“염치없지만 도와주실 일이 있습니다.”
“뭔가?”
마도진의 아들이지만 아들 같은 나이의 마윤철이다.
그런데 마윤철은 아버지인 마도진에게선 느껴지지 않던 사악함이 느껴져서 섬뜩했다.
“포구 앞에 모텔이 하나 있는데 저희가 들어오기 전에 자리 잡고 있던 놈들이 버티고 있어서요.”
“대치중인가?”
“네. 피를 흘리긴 좀 그렇고 가급적 조용히 처리하려니까 시간이 너무 걸려서요.”
“중요한 시긴데 잘 생각했어. 지역 조직이니까 적당히 핑계 대면 될 것 같으니 자료를 모아서 정리해 놓게. 시흥 시경에 동기들이 있으니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규모가 작은 조직은 대가리 한두 놈만 잡아넣어도 쉽게 와해되기 마련이라 충돌보다는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온 이유는 말이야. 형님이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는데 선거 자금이 필요해서인데 가능하겠나?”
“선거 자금이요?”
“그게 그러니까…….”
김재성은 자기들이 가진 돈은 건설 회사를 만들 예정이고 김진택이 구의원에 당선만 되면 월곶이 아니라 송도에 진출이 가능할 거라고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렇다면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와야죠.”
“그런데 모텔은 왜 접수하려는 건가?”
“몇 안 남은 놈들이 거슬리기도 하고 거기 지하에 단란주점이 하나 있어서 이리저리 이용해 먹기 딱 좋아서 욕심나는 물건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군.”
“다음에 오시면 제 건물이 되어 있을 테니까 제가 화끈하게 모시겠습니다.”
“흐흐흐! 그럼 나야 좋지.”
악인들은 언제나 빠르고 부지런하다.
김재성과 문상진은 김진택의 지시 하에 발 빠르게 움직였고, 마윤철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건설회사 설립도 후딱 해치웠다.
* * *
김진택이 구의원 출마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시에 김재성과 문상진이 김진택과 자주 어울리면서 월곶을 드나들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마도진에게 빨대를 꽂아 배를 불리더니 이젠 그의 아들에게 빨대를 꽂아 보겠다는 거다.
정말이지 너무 부지런한 인간들이다.
“김진택이 마윤철이랑 손을 잡았다네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김진택이 지방 선거에 출마하려고 마윤철에게 선거 자금을 요청한 모양입니다. 김재성과 문상진이 건설회사를 설립하고 마윤철이랑 접촉했다는 정보가 들어왔어요.”
“경찰 망신은 그 양반이 다 시키는구나. 어지간히 살면서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경찰 조직을 떠났으니 이젠 다른 방법으로 높이 올라가 보려는 거겠죠.”
“당선될까?”
“당선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윤철을 송도로 끌어들이려는 것을 막아야죠. 자칫하면 피바다가 될 겁니다.”
박 선배는 김진택이 당선돼는 가를 궁금해 하는데 나는 그 사람이 이런 시도를 하는 거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윤철이 자기 아버지 복수를 하겠다고 설치기라도 한다는 거야?”
“광수대도 마윤철을 놓치고 있어서 부지불식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결국 발등에 불 떨어지는 건 우리 경찰이 될 거예요.”
“백상철이 그걸 모르고 있을까?”
“마윤철을 제게 알려준 사람이 백상철이니까 아마도 눈여겨보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마윤철에게 송도를 내주진 않겠지. 안 그러냐?”
“그건 또 모르죠. 옷을 벗기는 했어도 그 양반들 동기들이 아직 여기저기 실세로 남아 있으니까.”
“전직 경찰이 조폭이랑 아삼륙이라니… 어디 가서 말도 못하겠고, 씨X 열라 쪽팔리네.”
그 사람들 평판이 어떻든 간에 경찰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라 조폭 아들이랑 어울리는 거 자체가 우리에겐 수치스러웠다.
“그러지 말고 우리도 작전을 좀 짜 볼까요?”
“어떻게?”
“마윤철에게 경찰이 주시하고 있다는 인식만 심어주어도 함부로 까불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이 나이 먹도록 경찰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뭔 줄 아냐?”
“뭔데요?”
“그런 놈들은 누가 본다고 해서 멈추지 않아. 오히려 그걸 즐기지.”
“소용없단 말을 하고 싶으세요?”
박 선배 말도 이해는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고 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어서 뭐라도 하겠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