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Swordsmith RAW novel - Chapter 10
5.
동굴 입구로 기척을 죽이며 다가간 목계백은 접전이 벌어지는 광경을 지켜봤다.
스며들어온 갔던 동굴 말고 운악 등이 걸어 나간 지금 이곳이 이 산에 뚫린 동굴의 가장 큰 중앙통로이자 대문 같은 곳이 분명하다.
그 앞으로 나간 운악과 칠주해룡의 여섯 놈은 명세기 등과 어우러졌다.
‘역시.’
운악과 명세기의 접전은 감탄이 일어나게 했다.
한 자루 커다란 방천극을 회오리처럼 휘돌리는 운악은 그 생김과 체구에서 보이는 것처럼 신력을 발휘했다.
방천극의 날이 스쳐가는 곳은 공기마저도 갈라지는 것 같았다. 그런 패도적인 힘에 치밀하고 기묘한 기격의 수가 들어 있었다.
명세기는 열다섯근짜리 중검인 애병 대호검을 화려하고 무섭게 펼쳐냈다.
운악에 뒤지지 않는 힘으로 검이 극에 부딪쳤다.
그때마다 크고 무거운 타격음과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검은 부러지지 않았고 명세기도 밀리지 않았다. 놀라운 운악의 기격을 맞아서도 대호검의 기예로서 받아쳤다.
양측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무시무시한 생사결을 벌이고 있는 그 옆에서 다른 자들의 목숨 건 접전도 동시에 이뤄졌다.
그 중에 눈을 끄는 것은 은천장주 은발야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은천검이다.
그 검을 맞받지 않으려고 칠주해룡의 셋째는 정신없이 피하고만 있었다.
‘병기의 이점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긴 하지만……’
목계백의 예상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그 순간 칠주해룡의 다섯째가 은발야를 공격했다.
은천장 동원고수들, 정확히 말하면 진정한 고수가 아닌 고수대우인 무림인들 중에 두 명을 번개처럼 칼로 가르고 달려드는 놈의 공격이다.
그 살벌하고 쾌속한 칼날은 은발야의 옆구리를 노렸다.
절체절명의 그 순간에 끼어든 검 한 자루가 있었다.
‘춘추검 오세명?’
흐르는 물결처럼 유려하게 다가온 철검은 기습하던 칠주해룡 다섯째의 칼끝을 쳐서 방향을 바꿔버렸다.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마치 꾸민 것 같았다.
그래선지 칠주해룡의 다섯째도 놀람을 드러내며 물러났다.
‘고수!’
목계백은 진정으로 감탄했다.
춘추검 오세명의 검이 보이는 고절한 기예 때문이다.
그의 철검은 폭포수 같은 검 그림자를 토해내며 칠주해룡의 다섯째를 쫓아갔다.
머리, 인후, 가슴과 배, 낭심, 무릎을 노리는 검의 물결이 다섯째의 균형을 뺏으며 정신없이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과연 절강십검의 한자리를 차지한 인물의 검공이다.
저 상황을 보면 칠주해룡의 다섯째는 곧 목이 잘릴 판이다.
그런데 칠주해룡의 넷째가 대적하던 자의 가슴을 가르고 합세했다.
다섯째도 균형을 찾고 반격했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춘추검 오세명은 수세로 몰리지 않고 둘을 몰아쳤다.
한순간 요란한 타격음이 연속해서 터졌다.
목계백은 오세명의 접전에서 시선을 돌려 소리의 근원을 찾았다.
파랑검 호일도다.
그가 낭창대는 영사의 몸통 같은 연검을 휘둘러 칠주해룡의 첫째를 몰아붙이고 있는 광경이다.
두 사람의 병기는 무수한 불꽃을 피워냈다.
‘저 자의 검도 무섭구나.’
절강십검의 일인답게 파랑검 호일도의 연검은 칠주해룡 첫째의 모든 공세를 차단하며 파고들었다.
첫째는 낭패한 얼굴로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파랑검이 결정적인 우세를 점하지는 못했다.
저대로라면 두 사람의 승부는 수 백합을 넘어가야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동굴 안쪽에서 숨을 죽이며 접전을 바라보던 목계백은 시린 눈빛을 뿜었다.
‘저 자……’
칠주해룡의 여섯째와 둘째를 공격하고 있는 다른 무림인들.
그 중에 한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둘을 포위한 형국으로 공격을 몰아붙이고 있는 십여 명의 뒤에서 서성이다가 순간적으로 파고 들어가 한칼을 먹이는 자다.
그런데 그 칼질이 우연처럼 칠주해룡 여섯째의 팔을 갈랐다.
팔을 완전히 잘라버릴 만큼의 일격은 아니지만 전력을 깎아내기에 충분한 부상을 입힌 거다.
그런 칼질을 한 사내는 동료들에게 묻히듯이 물러났다.
‘우연이 아니야.’
차가운 눈빛을 내며 목계백은 사내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평범한 청의를 입었고 들고 있는 칼도 흔하디흔한 직도다. 용모도 유별난 곳이 없다.
하지만 눈빛이 가라앉아 있다.
다른 자들처럼 흥분과 전투를 하고 있다는 피 꿇는 기운 같은 것이 없다.
마치 온천 옆의 얼음덩이 같은 눈이다.
‘이 상황과 다른 목적을 가진 자다.’
그렇다는 걸 목계백은 직감했다.
비금도를 치러온 자라면 당연히 다른 자들과 같은 눈을 해야 한다.
함께 온 은천장의 고수들은 십여명이 칠주해룡의 여섯째와 둘째를 연수공격하고 있고 나머지가 산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비금도의 악적들을 막아내고 있다.
그들 모두 피 끓는 결의와 투지로 전투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사내는 그 상황을 냉정히 보고 있다.
한순간 청의사내가 다시 동료들 사이를 파고들더니 칼을 후렸다.
그 일격은 칠주해룡 여섯째의 칼과 부딪쳤다.
그러자 순간 여섯째가 주춤했다.
이미 입은 팔의 부상에다 받아내기 힘겨운 일격임에 분명함을 드러내는 얼굴이다.
바로 그 순간 다른 자의 검의 여섯째의 가슴에 박혔다.
‘노렸구나!’
목계백은 청의사내의 치밀한 한수에 감탄했다.
무작위한 공격 속에서 한칼을 낸 것처럼 해서 여섯째의 칼을 막아냈다.
다른 사람의 공격 같았으면 여섯째는 그 공격을 받아치고 다른 공격도 받아냈을 것이다.
그런데 청의 사내의 공격은 그럴 수가 없었던 거다.
그 순간 다른 검을 맞은 거다.
‘숨은 고수! 혁리세가의 암도(暗刀)!’
이제 알았다.
혁리세가의 숨은 의중은 저것이다.
대동보주 명세기로 하여금 비금도를 치게 한 후에 마무리 지으려는 한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그것이 강호의 진실이다. 혁리세가는 이 섬에서 다 해결하려는 거다.
칠주해룡 둘째의 고함이 터진 것은 그 순간이다.
“막내야!”
자신들 형제의 막내를 처절하게 부르는 그는 가슴에 검을 맞은 여섯째를 부축하며 연신 물러나고 있었다.
그런 그를 은천장초빙고수들이 개떼처럼 공격했다.
그런데도 독을 뿌려야 할 막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목계백은 빠져나온 동굴 위쪽을 힐긋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뿌려버려?”
진심으로 갈등이 일었다.
저들 중에 필요한 것은 칠주해룡과 운악 뿐이다.
아니 칠주해룡은 필요 없다.
막내라는 놈이 알고 있는 게 없으니 저놈들도 마찬가지일 터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비금도주 운악 뿐이다.
칠주해룡을 끌고나와 여기에 정착한 놈이니 다른 놈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을 확률이 제일 크다. 그러나 운악 역시도 도망자에 불과하다.
목응신라의 행방을 모를 확률이 더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엔 은발야의 은천검에 스치며 피를 흘리는 셋째가 소리를 질렀다.
“막내야!”
처절한 그 부름에 답해야 할 시간이 언제일까 가늠하던 목계백은 청의 사내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눈썹을 곤두세웠다.
여섯째를 부축하며 다가오는 칼과 검을 막아내는 둘째,
그에게 다른 이들과 같이 칼을 뻗는 그자의 눈동자가 한순간 시린 빛을 냈다.
그자의 직도는 둘째의 칼과 부딪쳤다. 그러자 둘째가 칼을 떼려고 했지만 그걸 방해했다. 다른 자들이 아무도 모르는 실력으로 칼날을 휘돌려 잡았다.
눈을 부릅뜨는 칠주해룡의 둘째, 그의 몸에 다른 자들의 병기가 박혔다.
한순간 고슴도치처럼 되어 버린 형상의 둘째는 손가락을 뻗어 청의 사내를 가리켰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이어지지 않았다.
병기를 꽂았던 자들이 한꺼번에 뽑아내면서 피분수가 터졌다.
둘째는 그 자리에 허물어졌다.
청의사내가 다른 무림인들에게 뭐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이 명세기와 운악의 격전을 향해 이동했다. 조응을 하자고 말했음이 분명하다.
그 의도는 명세기를 돕기 위함이 아니고 제거하기 위함인 것도 분명하다.
목계백은 동굴 안에 웅크리고 앉아 숨을 골랐다.
풍차처럼 휘돌아 오는 방천극의 날을 피해 몸을 띄웠던 명세기는 비틀리는 신형으로부터 대호분격류(大虎奮擊流)를 쏟아냈다.
평생을 연마해온 비기는 구름이 일어나 태풍을 몰아오듯, 대호가 포효하듯 검을 떨쳤다.
무수한 불꽃과 쇠부딪치는 소리를 만들어낸 명세기의 검은 운악의 방천극이 만든 회전의 방벽에 틈을 만들었다.
그 사이로 대호의 걸음을 내딛어 한순간 거리를 좁혔다.
눈을 치뜨는 운악의 인후를 노려 검을 찔러 넣었다.
찰나에 운명을 가를 일검.
운악의 목덜미에서 피가 터졌다. 하지만 인후가 뚫리진 않았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반보를 옮기며 목을 젖힌 운악의 본능이 만든 결과다.
그 순간 운악은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오른손을 뻗었다.
마찬가지로 명세기는 왼손을 뻗어냈다.
두 사람의 손바닥은 중간에서 부딪쳤다.
펑 소리와 함께 명세기와 운악은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비틀비틀 다섯 걸음을 물러난 운악은 방천극으로 땅을 찍으며 균형을 찾았다.
비슷한 모습으로 네 걸음을 물러난 명세기는 빙글 도는 몸짓으로 충돌의 힘을 털어내며 멈춰 섰다.
그 뒤로 은천장 고수들이 다가섰다.
부라린 눈에 분노를 담아 운악이 소리쳤다.
“핫! 떼거리로 해 보겠다는 거냐? 과연 혁리세가의 사주를 받은 놈들답구나!”
느닷없는 운악의 일성은 동굴 앞 격전의 현장을 흔들었다.
칠주해룡의 셋째를 사지로 몰아넣던 은천장주 은발야도 그 소리를 들었고, 첫째를 정신없이 핍박하며 시린 미소를 짓던 파랑검 호일도도 들었으며, 다섯째와 넷째를 공격하던 춘추검 오세명도 들었고, 은천장초빙고수들도 들었다.
“무슨 헛소리냐!”
은천장주 은발야가 격한 호통을 치며 셋째를 밀어냈다.
한순간 격하게 풀어낸 그의 은천검은 가전 비기인 은천삼십육검을 운악에게로 돌렸다.
“원수놈아! 네 목을 갈라버릴 테다!”
장녀 은세희를 잃은 은발야의 공격, 그 원한의 검격은 운악에게로 쏟아졌다.
참고 참았던 포한, 언제나 무산되고만 피맺힌 원통, 그것을 오늘에야 풀게 된 것이다.
비금도에 발을 들였고 비금도주 운악과 마주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다시 올수 없는 기회기에 목숨을 걸었다.
생명을 도외시한 은천장주 은발야의 공격은 운악의 눈을 치뜨게 했다.
“멍청한!”
그자신과 칠주해룡들 밖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욕설을 뱉으며 운악은 방천극을 휘둘렀다.
땅에 꽂았던 자루의 끝이 휘돌아 오르며 흙과 돌가루를 뿌렸다.
그걸 베고 들어오는 은천검을 향해 날이 돌며 반원을 그었다.
사력을 다한 은발야의 공격과 역시 사력을 다한 운악의 한수.
검과 방천극이 부딪쳤다.
불꽃이 튀는 순간 운악의 방천극이 잘렸다.
창날과 그 옆에 붙은 두 개의 초승달 모양 월아(月牙)가 잘려 날아갔다.
은발야의 검은 용틀임 하는 것처럼 방향을 바꾸더니 운악의 가슴으로 들어갔고, 방천극의 자루를 잡고 비튼 은악은 협봉검을 뽑았다.
뒤로 물러나며 찔러내는 운악의 그 협봉검을 은천검이 대나무처럼 가르고 들어갔다.
피가 튀고 운악은 뒤로 나귀처럼 굴렀다.
그 순간 은발야는 멈췄다.
“헉.”
가슴을 부여잡은 은발야는 휘청 하더니 무릎을 꿇었다.
모두가 그 이유를 알았다. 은천검이 협봉검을 가르고 운악의 손목마저 가른 순간, 운악의 다른 손이 암기를 뿌렸다.
은발야의 가슴에 박힌 것은 삼살비(三殺匕)다.
당문의 이차암기계보도에 들어 있는 비수.
그것이 삼살비다.
종이장처럼 얇고 깃털처럼 가벼워 하수들은 오히려 쓰지 못하는 암기다.
저것을 지근거리에서 피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목표를 맞추는 순간 그 결을 가르고 들어가 사라진 다는 암기다.
그 흔적은 오직 꼬리 같은 수실뿐이다.
붉은 피처럼 매달린 한 가닥 수실이 암기의 정체를 알려준다.
“장주!”
“장주!”
춘추검 오세명과 파랑검 호일도가 소리치며 은발야에게 다가갔다.
“크흑, 저 악적을!”
가슴을 부여잡고 입가로 피를 흘리는 은발야, 그의 처절한 모습은 군웅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은천장초빙 고수들은 분노하며 은발야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욕을 하는 동안 칠주해룡도 운악의 곁으로 모였다.
칠주해룡의 셋째는 피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욕을 했다.
“비루하고 멍청한 개자식들이!”
다섯째와 넷째도 피 흘리는 모습으로 여섯째와 둘째의 죽음을 돌아봤다.
호일도에게서 벗어난 첫째는 동굴을 돌아보고는 다시 고함을 질렀다.
“막내야! 이 빌어먹을 놈아!”
그 순간 대동보주 명세기가 운악에게로 걸음을 내딛었다.
“이젠 네 목을 바칠 때가 됐다.”
갈라진 손목을 부여잡고 험악하게 인상을 쓴 운악은 악에 바친 고함을 질렀다.
“멍청한 개자식아! 네놈도 결국 혁리세가의 칼에 뒈지고 말 것이다!”
명세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너무 작아 아무도 듣지 못한 그 소리를 흘려내고 명세기는 대호검을 앞세워 운악에게로 쇄도했다.
같은 순간 춘추검 오세명과 파랑검 호일도도 튀어나갔다.
은천장 초빙고수들은 청의를 입은 자가 ‘가자!’ 라고 외치자 십여 명이 공격을 펼쳤다. 그와 같이 둘째와 여섯째를 죽인 자들이다.
피투성이 다섯만이 남은 운악과 칠주해룡들을 공격하는 대동보측의 공격,
파도에 쓸리는 모래집 같은 그 형상을 보면서 목계백은 굽혔던 무릎을 펴고 일어섰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격전이 다시 시작된 현장으로 다가갔다.
그런 목계백을 은천장주 주변에 남은 무인들이 보고 흠칫했다가 같이 배를 타고 왔던 일행이라는 것을 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관심을 접었다.
그들이 시선을 집중하는 곳, 운악형제와 명세기 일행의 격전 속으로 목계백은 물결처럼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청의사내를 찾아냈다.
칠주해룡의 셋째에게 역시 우연처럼 한칼을 먹인 청의사내는 비틀거리며 옆으로 이동했다.
그건 마치 셋째의 반격에 밀려 그러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가 움직이는 방향에 명세기가 있었다.
운악과 그 앞을 막은 첫째를 향해 대호검을 맹렬히 풀어내고 있는 옆이다.
그 몸이 갑자기 돌았다.
청의사내의 직도가 명세기의 목을 노리고 섬전의 선을 그었다.
목계백은 그 순간 튀어나가며 장도를 올려쳤다.
타격음과 불꽃.
직도는 잘려 날아갔다.
청의 사내는 놀란 얼굴로 새처럼 도약해 물러났고 명세기는 눈을 치떴다.
그 눈은 혁리세가의 칼을 찾아낸 눈이었다.
“네놈!”
명세기가 소리치는 순간 청의 사내는 떨어진 자의 검을 발로 차 올려 잡았다.
잡은 순간 명세기를 향해 바람처럼 다가가며 무서운 검공을 펼쳤다.
하지만 그 공격은 목계백의 장도가 일으키는 칼바람을 넘지 못했다.
분섬보를 밟아 나간 목계백은 청의사내의 검을 받아치고 이격을 후렸다.
청의사내가 갈라졌다.
왼쪽 목 어림부터 오른쪽 옆구리까지 갈라진 청의 사내가 허물어졌다.
열려버린 내부로부터 안에 있어야 할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후의 경련을 보이는 몸 아래서 그것들이 물결치듯 흔들리며 피와 함께 퍼졌다.
춘추검 오세명이 신음 같은 중얼거림을 흘려냈다.
“일격탄 이격살(一擊彈 二擊殺).”
목계백은 피 묻은 장도를 뿌리며 돌아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