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36
1135화
148. For all or nothing (2)
[ 구단 신기록인 20연승을 달성한 샌안 토니오 스퍼스. – NB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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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NBA Player of the Week(20주 차)
서부 : 니콜라 요키치(덴버/4승 0패) – 두 번째
: 4G/4GS 평균 35.6분 출전
: 22.0PTS / 9.5AST / 12.5REB / 1.0STL / 2.5BLK
: 60.7 FG%, 57.1 3P%, 84.2 FT%
: +/-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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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샌안토니오/2승 1패) – 5회 수상
: 3G/3GS 평균 31.5분 출전
: 32.0PTS / 7.7AST / 6.7REB / 0.3STL / 1.0BLK
: 53.5 FG%, 58.6 3P%, 94.4 FT%
: +/- :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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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9일. 마이애미, 플로리다. 601 비스케인 불러바드. 아메리칸에어라인스 아레나.
□ 경기결과
SPURS 94 : 111 HEAT
Min-Hyuk Kim / 32분 55초 출전
: 33PTS / 6AST / 7REB / 1STL / 1BLK / 2TO / 4PF
: 10/21 FG, 6/13 3P, 7/7 FT
: +/-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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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하리만치 손쉽게 끝난 연승 뒤, 한동안 꼼짝 않고 코트에 서있었던 나는 크게 한 번 내쉰 숨에 아쉬움을 몽땅 실어 보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뭐라고 해야 할까, 도 저히 승리할 것 같지 않았던 경기의 내용이었다.
폽도 일찌감치 패배를 직감했는지, 3쿼터 8분 이 후로는 아예 벤치에 가만히 앉아 경기가 흘러가는 과정을 바라보기만 했다. 당분간은 날 33분미만으로 출전시킬 것이라 공언했던 부분까지도 확실히 지켜가며, 그는 덤덤하게 오늘의 결과를 받아들였다.
한계. 팀 전체가 큰 한계에 부딪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던 하루라고 종합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연이은 부상으로 인한 남은 선수들의 체력고갈. 중요 선수들이 복귀를 했지만, 그들에게도 나름의 해결해야 할 일 들은 남아있다.
문제에 문제가 더해진 상황에서 펼쳐진 원정 백투백. 올스타브레이크 전 워싱턴-뉴욕을 상대로 한 백투브백 후 약 40일 만에 치러진 이번 스케줄은 우리에겐 조금 무리였던 것 같다.
어디까지나, 현재라는 수식어가 달라붙기는 하지만.
“헤이. 아까웠어.”
“사실, 턱없이 부족했죠.”
“…”
참으로 신기한 부분은, 63승 7패의 팀도 패배 뒤에는 마치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하 기라도 할 것만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패배를 겪고 나서 낄낄대거나 가벼운 모습을 보요서도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패배 뒤에는 모두가 살짝 날카로워 진다는 것이다. 라커룸의 입구에서 애써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페데리코의 노력에, 난 쓰게 웃으면서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말을 해주었다.
모처럼의 패배가 어색하기만 하여, 어딘 지 모르게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들어선 라커룸. 그렇지만 내부의 분위기는 생각보 다는 훨씬 더 밝아 보인다.
“휴우- 잠깐 실례.”
한스에게로 걸어간 알드리지는, 심각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녹화된 영상을 돌려보 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일 마이애미의 호텔에서 이뤄질 비디오 세션이 있지만, 화이트 사이드를 상대로 꽁꽁 묶여버린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기 힘든 듯 보였다.
예전부터 상성이 좋지 않은 상대가 늘 있어왔던 알드리지이긴 하지만, 확실히 최근 2년 정도는 경기력의 기복이 더욱 극심해진 느낌이 든다.
오늘도 알드리지의 야투는 20%(3/15)에 머물렀고, 매치업 상대였던 화이트사이드는 23득점과 21리바운드를 거머쥐며 골밑을 완전히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체력적
인 이유로 노아가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우린 화이트사이드를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백투백 내내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준 스마트 역시도, 이번 패배를 가장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먼저 들어갈게.”
” …그래.”
톤이 적어도 두 단계는 내려간 스마트의 목소리에는 본인을 향한 분노가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휴우우우-”
쳐진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싶진 않았지만, 절로 나오는 한숨은 마음대로 쉽게 조절이 되지 않는다. 33득점 경기를 했다고 해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닐뿐더러, 특정 상황에서 좀 더 좋은 판단을 했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또 한 번, 아쉬운 감정들을 내쉬는 숨결에 실어 보냈다. 왜냐하면 지금의 이런 분위기를 길게 끌고 가지 않을 거 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보통이라면 연승이 끊인 것에 부담감이 덜어지는 기분을 느꼈겠지만, 덜기 는커녕 더욱 아쉬워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이 팀이 가진 저력을 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린 이 패배를 교훈삼아,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다.
“Alright, Listen Up! 빠르게 짐을 챙기고, 인터뷰도 신속하게 끝내도록 하지. 고생 이 많았고,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다시 이야기를 하지. 그리고 혹시 와인 한 잔을 즐기 고 싶은 녀석이 있다면 내 방문을 찾도록. 난 오늘 한 잔 마실 생각이니까.”
경기 후 라커룸에 들어선 폽의 모습에서 도, 우리가 그러할 것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나의 추측이나 희망찬 바람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일어나게 될 변치 않는 유일한 사실이었다.
연승이 끊긴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 패배에 대한 일언반 구도 없는 폽의 태도는 20연승에 대한 우리들의 노고를 칭찬하는 것이었다.
“다시 우리의 일을 이어나가야만 해.”
“그래. 나도 같은 생각이야.”
조용히 손을 뻗어 주먹을 맞댄 스마트와 나. 빠르게 샤워를 끝마치고 기자들을 맞이 했을 때, 라커룸의 분위기는 처음과는 180 도 달라져 있었다.
“킴, 오늘은…”
다시 또, 평소와 다름없는 시가들의 반복이다.
++++
2019년 3월 21일. 밀워키, 위스콘신. 1111 벨 R. 필립스 애비뉴. 파이저브 포럼.
□ 경기시작 2시간 전
SPURS : BUCKS
모든 NBA 팬들의 관심이 이곳, 파이저브 포럼에 쏟아지고 있다 말을 해도 결코 과언 이 아닐 것이다. NBA 전체 1,2위 팀 간의 대결이자, 동부와 서부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 오른 두 팀의 대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가 이 경기를 놓쳐 크게 안타 까워 한다는 말도 들려왔고, 반면 시즌 전 경기를 할당받은 은 며칠 전부터 오늘의 시합을 대대적으로 광고 중이었다.
“워-우.”
버스에서 내려서 라커룸으로 들어서는 길, 입구의 옆에 붙여진 대형 브로마이드가 날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시합이 시합이니 만큼, 은 사전에 양 팀에 양해를 구하여 평소보다 더 밀착한 취재를 허락받은 상황이다.
흡족해하는 카메라맨이 나의 리액션에 만족감을 표현하는 것과는 별개로, 난 정말 지금의 이 대형브로마이드에 놀라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나와 야니스의 얼굴 옆면을 큼지막하게 양 쪽에 박아 넣었고, 그 아래에는 Greatest Players of the World 라는 글 자가 새겨져 있다. 내가 놀란 부분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니. 비 (非)미국인을 향한, 이 업계 최고의 포상이다.
시합 당일에 공개할 브로마이드가 따로 있단 소리는 들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었던 난 얼른 휴대폰을 꺼내들어 사진 몇 장을 찰칵 찍었다.
“Greatest Player래요. 하하.”
철두철미한 직업정신을 잃지 않았던 내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를 싱긋 지어보 이고, 다소 뒤늦게 들어선 복도의 앞에서 의 남자들과 헤어졌다. 그렇게 몇 발을 채 내딛기도 전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달 쏜 메이커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밀워키로 팀을 옮긴 트레본 듀발. 여전히 출 전에는 애를 먹고 있는 그이지만, 표정이 밝아 보여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트레이드 뒤로는 따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반가운 마음 이었다. 악수와 함께 포옹을 나누며, 각자의 안부를 주고받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 한다.
“좋아 보이는데? 벌써 우릴 완전히 잊은 것 같잖아.”
“하하. 설마요. 그냥 열심히 적응 중인 거죠.”
“넌 좋은 녀석이잖아. 이곳의 사람들도 그걸 알아챘을 거야.”
“훗.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트레본 듀발에겐 다소 운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 만약 그가 계속 팀에 남았더라면 이번 선수들의 부상을 틈타 NBA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거다.
잉여자원으로 분류되어 팀을 옮기게 되었기는 하지만, 2016 드래프트 로터리인 쏜 메이커의 트레이드 칩에 포함되었다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기대치를 짐작하도록 만든다. 다만 올 시즌의 밀워키 백코트는, NBA에서도 가장 뎊스가 두텁기로 유명하다.
마이크 부덴홀저가 탈바꿈시켜 놓은 밀워키 벅스. 이런 변신의 가장 대표적인 사 례가 에릭 블래드소의 재발견과 말콤 브로
그던의 과감한 포지션 전환이다.
여기에 조지 힐과 돈테 디 빈첸조, 토니 스넬. 스털링 브라운이 백업으로 활약을 했다. 최근에는 말콤이 부상으로 정규시즌 아웃이 되는 일이 있기도 했지만, 밀워키는 듀 발을 중용하는 대신 팀 프레이저와 잔여시즌 계약을 맺는 모습을 보여줬다.
충분히 실망스러울 법도 하건만, 듀발은 서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샌안토니오와 오스틴에서 경험한 것들이, 자신에게 인내 심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을 했다.
“말콤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 안 그래도 경기를 마치고 연락을 하려고 했어.”
말콤의 복귀시점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 끝자락 혹은 2라운드 시작 무렵이다. 현재 까지의 성적만으로 180 클럽 가입이 확정 된 말콤은, 올 시즌 사람들을 가장 깜짝 놀 라게 한 이름 중에 하나다. 특히나 작년의 부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마이크는 좋은 분이야. 너도 알지?”
“네. 아무튼 이젠, 저도 그만 가봐야겠어요.”
“그래야지. 다른 친구들이랑은 인사했고?”
“네. 당신이 마지막이었어요. See Ya.”
등을 돌려 걸어가는 듀발을 한동안 바라 보다, 나도 등을 돌려 바로 근처의 원정 팀
라커룸 입구로 향했다. 안에는 벌써 웜-업을 할 준비를 마친 동료들로 가득했고, 이 례적으로. 늦장을 부린 셈이 된 나는 잔뜩 구박을 들어야만 했다.
비디오 세션을 가진 것 외엔, 어제는 하 루 종일 마이애미의 해변에서 근사한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이 거기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그래도 덕분인지,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겪은 기억들이 말끔히 리프레쉬 되어 있었다. 매너가 부족한 몇몇 이들이 우릴 긁어 대긴 했지만, 그 정도야 늘 겪는 일이다.
“너네들 오늘 철저하게 발리고 돌아갈 거야!!”
“헤이!! Watch your mouth, Lady!!”
보았지? 원정 때면 하루에 열 번도 넘게 겪는 일이래도.
일찌감치부터 경기장에 입기는 열정을 보인 한 중년의 여성 팬이 우리를 보며 목소리를 높이자, 곧장 반응한 제임스 딜런이 험상궂은 얼굴로 그녀를 위협했다.
위협이란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심한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엔 유타의 한 관중이 러스를 향해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다 경기장에 영구히 출 입을 금지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타는 내가 사랑하는 곳이지만, 한편으론 그곳이 백인들의 주(州)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개중에는 무례하거나 멍청한 사람
도 있기 마련이고, 내가 오그던과 솔트레이 크에서 겪은 인종차별의 기억은 지금도 안 좋은 기분이 들도록 만든다.
“뭐요? 전 그냥…”
“당장 물러서요. 그리고 순순히 저 친구 들을 따라 가시라고요. 알겠죠?”
파이저브 포럼의 스태프로 보이는 이들이 황급히 여성을 코트의 바깥으로 쫓아버 리고, 폽에게 다가가 사과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의 시합은 을 통해 전국중계가 되는 만큼, NBA 사무 국에서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다.
괜한 문제가 발생하여 카메라를 타보았자, NBA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일 밖에는 되지 않는다. 특히나 그것이 인종차별이
나 관중과의 다툼과 같은 민감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예민하게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분명 이러한 사항들이 사무국을 통해 밀워키의 프런트에 전달이 되었을 거다. 그리고 그건 다시 프런트를 거쳐, 현장에서 일 하는 이들에게로 이어지는 법이다.
“Dude. 지난달에 그거 뭐였지?”
“뭐? 원숭이라 제대로 못 알아듣겠다고, 그거?”
“그래, 바로 그거. 난 뭐였더라?”
“너무 까매서 까만 유니폼을 입으면…”
“그만. 방금 떠올랐어. 쳇.”
워낙에 익숙해 별 말을 하진 않고 있지
만, 우린 대중에 많이 노출 된 만큼 차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노출이 되어 있다. 만약 백인이었더라면 듣지 않아도 되는 말들 중에 99%가 은근한 차별과 무시가 담긴 것 이라면, 과연 당신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우리의 직업 중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이러한 것들을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직접 대응을 하는 것은 좋지 않은 부분이기에, 우리를 보호하는 스태프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만 한다.
볼 일을 보고 뒤를 닦지 않은 것만 같은 찝찝한 일이었지만, 그런 말들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 또한 NBA 선수로써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시시껄렁한 말들과 농담으로 시간을 채 우며, 몸을 푸는 과정이 모두 끝이 났다. 이젠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가 경기를 치르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해야만 할 때다.
“킴, 킴, 킴!!”
“인기인이 또 나서야 되겠네. 어서 가 봐.”
“하하. 지금 질투해?”
피식하며 날 밀치는 스마트에게서 멀어 지며, 난 내 이름을 열렬하게 불렀던 한 소녀의 앞에 섰다. 핑크색의 스퍼스 유니폼을 입고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눌러쓴 모자가 귀엽게만 느껴졌는데, 놀랍게도 캐나다에서 엄마와 함께 밀워키를 찾았다고 한다.
몬트리올 서쪽의 오타와(Ottawa)에서 출 발하여 꼬박 하루를 운전해 밀워키에 도착을 했다고 하는데, 그 목적이 고작 나와 스퍼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날 감동시켰다.
“헤이! 윌!!”
그래서 난, 윌 하디의 이름을 목청 높여 불렀다.
“잠깐, 이름이 뭐지? 클로이? 예쁜 이름 이네. 윌!! 여기의 이 모녀에게 안쪽을 출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데요!!”
“Ohmygod!”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은 쪽은 클로이 (Chloe)의 어머니 쪽이었고, 난 소녀에게 사인을 건넨 뒤에 금방 스태프가 올 것이라 며 꼼짝 말고 이곳에 있으라고 말을 해주었다.
흔치는 않아도 가끔 있는 일로, 두 사람은 약 15분여 동안 보다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상기되어 있던 볼이 이제는 거의 터져버릴 것처럼 빨갛게 바뀐 클로이를 향해, 난 잠 시 뒤에 보자고 말하며 먼저 걸음을 옮겼다.
복도로 들어서자, 날 기다리던 윌이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아빠가 되더니, 여자애들에게 너무 약해진 거 아냐?”
“하하. 저 두 사람은 우리의 경기를 보려고 로드-트립을 했어요, 윌. 그것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여기까지요. 그런 열정에 어떻게 보답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와-우. 아주 특별한 손님이네.”
“그렇게 해주면 고마울 거예요.”
방금 전에 말한 인종차별이나 비아냥. 조 롱 등이 우리의 직업의 가장 힘든 부분이라면, 클로이와 같은 팬을 만나는 경험은 힘든 것들을 전부 잊어버리도록 만드는 뿌듯 한 순간이었다.
마치 승리를 위해 48분이란 힘든 과정을 견디는 것처럼.
“네가 틀림없이 클로이겠구나.”
“…”
모자를 벗은 클로이는 더욱 귀여웠고, 소 녀는 자신의 눈앞으로 다가와 손을 내미는 이의 등장에 눈을 크게 뜬 채로 고개를 연신 끄덕이고 있었다.
“난 그렉 포포비치란다. 폽이라고 부르 렴. 그리고 이건…”
“엄마, 엄마!!”
“훗. 이건, 네가 명예 스퍼(Spur)가 되었다는 증거란다.”
말발굽과 박차를 멋지게 이어붙인 스퍼스의 로고모양으로 제작된 뱃지. 그것을 전달받은 클로이는 마치 보물을 손에 넣기라 도 한 것처럼 소중히 그것을 양 손에 쥐고 제 자리에서 폴짝 폴짝 뛰어 다녔다.
그리고 이 모습을 바라보던 클로이의 어 머니는 내게 다가와, 자신과 딸아이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다줘서 고맙다고 말을 했다.
“천만에요. 오히려 제가 더 기쁜걸요.”
진심으로. 난 지금, 매우 행복한 기분을 맛보는 중이었다.
* * *
ㅁ 1쿼터 0 : 00
SPURS : BU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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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파이저브 포럼에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 합니다. 양 팀의 스타팅 라인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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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덴홀저는 오늘, 브로그던의 공백을 토니 스넬로 채우려고 했다. 스마트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길쭉한 라인업을 갖춘 우리 이니만큼, 전문 3&D 자원인 스넬을 투입하여 매치업의 밸런스를 맞추려는 생각인 것으로 보였다.
수동적으로 끼워 맞춘 판단이라고 말하기엔, 시즌 내내 부덴홀저가 보여준 전술적 인 역량이 너무나도 높았다. 지난 12월과 비교했을 때, 밀워키는 최소 한 단계 이상 성숙해진 팀이다.
“헤이.”
그렇지만 포포비치 역시도, 옛 제자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작은 변화를 끼워 넣었다. 마이애미전에서의 패배가 계기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본래부터 생각해 둔 선택일 수도 있다.
“전부 기억하고 있지?”
“물론.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J-Bull 이지 누구긴 누구겠어.”
로데오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올스타 브레이크 후, 빌 랜드가 줄리어스 랜들을 J-Bull 이란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올 시즌의 활약만으로 본다면, 충분히 황소가 연상 될 만큼 저돌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랜들이다.
본인 역시도 마음에 들었는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었고, 심지어 그는 자신의 SNS 계정명을 J_Bull_Randle 로 바꾸는 열정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빌 랜드가 기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크리스든 야니스든, 난 신경 안 써.”
“바로 그거지, Bro. 준비 됐어?”
“물론. 한 번 세게 두들겨 줘.”
랜들이 선발로 나설 때면, 나는 어김없이 그와 마주서서 일종의 의식을 치렀다. 서로의 가슴팍을 강하게 밀치면서 소리를 지르고, 누가 최고의 선수냐며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일이다.
그렇다. 바로 이 친구가, 폽이 선택한 변화의 카드다. 지금까진 줄곧 제프 그린이 잉그램의 공백을 채우고 있었지만, 오늘은 랜들이 투입되어 전술적으로 대단히 중요 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바로 미들턴과 야니스에게, 끊임없는 수비부담을 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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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밴 건디)
“랜들의 선발출전이 특이할 만한 사항입니다. 폴 조지와 킴, 줄리어스 랜들로 구성 된 라인업은 공격력의 측면에서 굉장히 폭 발적이죠. 이를 NBA 전체 수비 1위 팀인 밀워키 벅스가 어떻게 다룰 지가 관건입니다.”
(마크 잭슨)
“전 포포비치의 결정이 마음에 들어요. 지난 마이애미 경기에서는 제프 그린이 많이 지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최고의 벤치 플레이어를 선발로 당겨쓰는 일은 망설여 지는 것이지만, 오늘은 조아킴 노아도 복귀 했고 벤치엔 여전히 마누와 D.J 어거스틴도 있습니다. 빈스 카터도 물론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고요
(마이크 브린)
“두 분의 말씀처럼, 오늘 경기의 키-포인 트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랜들의 선발로 인한 변수가 얼마나 과연 있겠는가?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죠. 킴과 야니스. 둘 중 누가 팀을 승리로 이끌 것인가? 마지막으로, 벤치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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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코트에서 만난 토니 브라더스의 등을 슬쩍 두드린 뒤에, 나는 차례대로 밀워키의 선수들과도 가벼운 포옹을 나누었다. 어디까지나 페어플레이와 선전을 위한제스처이고, 팁-오프가 끝나고 나면 이런 자상한 모습은 오늘 더 이상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목표로 한 시즌 8패까진 고작 한 경기의 여유밖에 남지 않았고, 무엇보다 연 패를 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느 때보다도 더 진지했다.
토니 브라더스의 손에서 위로 솟아올라 가는 농구공. 그것을 향해 달려드는 두 개의 길쭉한 손과 곧바로 튀어나간 주홍빛의 구체를 보며, 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수비!! 조지!! 왼쪽이에요!!”
* * *
ㅁ 1쿼터 종료
SPURS 25 : 32 BU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