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45
1144화
150. Unpredictable
□ 경기결과
SPURS 137 : 133 ROCKETS
Min-Hyuk Kim / 43분 39초 출전
: 47PTS / 13AST / 10REB / 1STL / 3BLK / 4TO / 3PF
: 15/28 FG, 10/19 3P, 7/7 FT
: +/- : +3
James Harden / 43분 13초 출전
: 51PTS / 10AST / 11REB / 3STL / 6TO / 2PF
: 16/31 FG, 5/14 3P, 14/15 FT
: +/-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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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MVP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버린 킴. – Yahoo Sports ]
[ 프랜차이즈 최다 승리를 목전에 둔 스퍼스. 그들은 킴과 함께한 지난 3년 동안, 두 차례나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 ESPN ]
* * *
휴스턴 상공(Over Houston).
멀어지는 불빛을 잠깐 바라보던 나는 피 곤으로 감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곤 약간 자세를 고쳐 잡곤, 짧은 비행동안 휴식을 취하고자 수마에 저항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내게 다가온 하든은 [ ” Congratulation. ” ] 이란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가 말한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는, 굳이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아마 도 그는 이제, MVP에 큰 미련을 두지 않을 거다. 그리고 분명,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겠지.
‘진짜 힘든 경기였어.’
제임스 하든의 팀을 상대하는 일이 쉬울 수는 없겠지만, 휴스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다. 현 시점 그 어느 때보다 3위 싸움이 치열한 것도, 1라운드에서 휴스턴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덴버와 OKC 중 하나는 1라운드 업셋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물론 휴스턴 역시 반 게임차로 뒤따르는 포틀랜 드를 견제해야만 하긴 했다. 오늘 경기 전 까진 1경기를 앞섰지만, 이번 패배로 거리가 더욱 좁혀졌다.
반면 유타와 클리퍼스는 조금 재미있다.
휴스턴-포틀랜드와 마찬가지로 그들 또한 1경기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모 양새지만, 최종 순위가 어떻게 되더라도 상 관이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두 팀의 경 쟁대상은 6위인 포틀랜드이며, 아직 3경기 차이를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는, 4월 워리어스 -OKC-스퍼스를 차례대로 만나는 재즈가 조금 불리한 여건이긴 했다. 그래서 클리퍼스의 7위 의견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퀸 스나이더와 닥 리버스가 굳이 7위 싸움에 에너지를 쏟지 않는 이유도 우리나 워리어스나 매한가지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의 모습이야 우리가 압도적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워리어스는 뭔가가 다를 거다.
다가오는 다음 달 2일.
우린 워리어스와 경기를 가지게 된다.
띵-
‘응?’
조금 생각을 이어갔을 뿐인데, 좌석 윗부 분에 설치된 모니터는 어느새 샌안토니오가 가까이 왔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운전으로도 3시간이면 가는 거리이다 보니, 순식 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쪽잠을 들었던 이들과 깊은 숙면에 든 동료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을 보며, 나 역시 도 어느새 곯아떨어진 스마트를 흔들어 깨웠다.
“나 잠 안 잤어.”
“안 잤긴. 1분도 안 되서 잠들더니.”
“응? 나 어디지?”
꿈을 꿨던 것인지, 잠깐 동안 멍하니 주 위를 둘러보던 스마트가 주변을 파악한 듯, 의자에 몸을 묻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하 루 종일 크리스 폴과 제임스 하든을 맡느 라, 평소보다 훨씬 더 피곤한 모습이다.
그런 반면에 난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사무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수많은 보조식품들과 식이요법의 영향인 것 같다. 스태미너가 붙는 음식들을 주기적으로 먹는 것은물론, 꿀을탄우유와함께 간마를 섭취하는 게 시즌 내내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체력수준은 6-7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젠 정규시즌도 거의 끝나가는 단계다.
‘이제 남은 건…’
0이 될 때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을 플레이오프다.
“휴우우우-”
다시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가까이 다가 오는 불빛을 마주한다. 형체가 보이지 않았던 건물들의 생김새와 높이가 천천히 보이 기 시작하고, 그것들이 빠르게 스쳐 지난 뒤에는 간간히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와 넓은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뒤,
끽- 끼기긱-
약간의 흔들림 뒤에 들려오는 마찰음과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기계의 소리들이, 마치 알람처럼 남아있던 잠을 몽땅 쫓아내었다.
Home Sweet Home.
전용기에서 내려서 맡은 샌안토니오의 공기는 익숙하면서도 조금 습했다.
음. 네가 오려나?
++++
나는 늘 비가 오는 날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운전을 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신발이 젖는 것이 몹시도 싫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가 내리는 날 밖에서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고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난 비가 오는 날이면 잔 뜩 게으름을 피우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나 합법적으로(?) 집에 머무는 것이 가능하다면, 절대로 밖으로 나가려도 하지 않았다.
앞뒤로 움직이는 요람에서 곤히 잠든 애나.
그리고 아내 역시,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이거 정말 좋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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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30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리온 밸리. 포레스트 미도우 스트리트.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난 따뜻한 코 코아 한 잔을 따라 방으로 돌아온 상태다. 처음에는 침대로 다시 올라가는 걸 고려해 보았지만, 모처럼의 여유와 감성을 즐기자 싶어서 창문을 조금 열어두곤 비 내리는 날의 공기를 음미하고 있다.
행여 애나가 감기라도 걸릴까봐 모포를 덖어준 것은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은 살짝 차가웠다. 그래서 창 문을 다시 닫을까도 생각을 했는데, 나의 선택은 요람의 위치를 살짝 뒤로 바꾸는 것 이었다.
아이가 깨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우-웅. 여보? 거기에서 뭐해?”
“안녕, 잠꾸러기 씨. 그냥 쉬고 있었어.”
“거기에서? 어서 이리로 와.”
아무래도, 혼자만의 여유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 손에 쥐었던 코코아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곤, 창문을 닫은 뒤에 침대로 가 아내의 옆에 자리를 잡는다. 익숙하게 내 겨드랑이 한쪽을 차지하는 스테이시는 아 직, 잠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민지도 요즘 정신없이 바빠 보였는데, 두 사람은 최근 벌어들인 수익으로 활동할 첫 번째 사회기여로 반려동물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클래스에 참여중인 미혼모들과 동료들의 여자친구, 부인들이 이를 돕고 있다.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 마련 된 뒤에는 펀 드를 조성하고 재단을 만들어, 가장먼저 독 립하게 될 미혼모들에게 새로운 직장을 줄 생각인 듯 했다.
“여보? 자?”
“…왜?”
“난 그냥 이해가 안 되어서. 어떻게 베이 킹과 반려동물 사업이 이어질 수 있는 거야?”
“걔네들도 빵을 먹어.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위한 케이크도 있다고.”
“설마 우리 애들도 먹고 있는 거야?”
“물론. 메리가 당근케이크를 얼마나 좋아 하는데.”
“…”
대강 그렇게 되는 거다.
“크리스는 유기농만 먹어. 걔가 입맛이 가장 고급스럽다니까. 마스는 어떤지 알아?”
“보나마나 입맛이 확고하겠지. 안 그래?”
“바로 맞췄어. 음- 지금 너무 좋다.”
품으로 더욱 파고드는 아내가 사랑스러 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문득, 우리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해?”
“그럼, 당연하지. 문학 수업을 들으러 가던 복도였었지?”
“맞아. 내가 걸어가는 데, 당신이 날 보며 웃고 있었지.”
사실 난 그 때, 스테이시가 우리 팀의 치어리더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왜 이것이 멍청했느냐면, 당시 그녀가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 눈에 반했다고 하기보단, 그 땐 누군가의 시선을 받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웠던 상태였던 것 같다.
WSU 최초의 동양인 농구선수로 꽤나 주목을 받았었고, 연습경기에서의 좋은 활약 이 대학의 트윗에 오르면서 너나할 것 없이 아는 척을 하려던 사람이 제법 있었다.
내가 아내에게 반한 건, 처음 대화를 나누고 나서이다.
“당신 그 때 정말로 예뻤어. 물론 지금도 이쁘지만. 혹시나 해서.”
“후훗. 용서해 줄게. 그리고 누가 알았겠어? 내 남편이 슈퍼-스타가 되다니.”
“아, 제발. 내가 그 단어에 면역이 안됐다는 걸 알잖아?”
“정말? 요즘은 아무렇지 않게 듣는 것 같더니?”
그야 스테이시와 대화를 나눌 때처럼 집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종 인터뷰에서 슈퍼-스타란 소리를 들을 때면, 괜히 닭살이 돋는 느낌에 팔을 쓰다듬었던 기억도 있다.
“당신은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야. 그거 알지?”
“그보단 최고의 남편과 최고의 아빠가 되고 싶은데?”
“이미 그렇잖아. 안 그래?”
겨드랑이에서 얼굴을 들어 올리는 스테이시. 난 그런 그녀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고, 곧 고개를 숙여 가벼운 입맞춤을 가져갔다. 그리곤 다시 이전의 자세로 돌아 가, 모처럼의 뒹굴거림을 즐기기 시작했다.
WSU를 떠올려서 그럴까? 나는 문득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스탠리야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고, 애나(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친구들과도 자주 연 락을 취해왔다.
내가 궁금한 것은 오그던을 떠났거나 연 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인데, 가장먼저 얼굴이 떠오른 것은 콜린 레스터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WSU를 떠나 미드-메이저의 감독직에 지원했고, 듣기론 꽤나 많은 팀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단다.
그리고 WSU시절 나의 가장 큰 팬이었던 대니와 제인 보넘 부녀의 안부도 궁금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내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스퍼스에 지명된 뒤, 나는 데이비드에게 부탁하여 내 이름이 인쇄 된 스퍼스 유 니폼을 두 부녀에게 선물했었다.
항상 오고갔던 길이나, 지금도 그 공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은 디 이벤츠 센터의 정겨운 풍경도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이에 있다.
“무슨 생각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분명,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하지만 아내는 귀신같이 나를 읽어내곤 했다. 누군가와의 미래를 그리게 되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에 최선을 다 했던 지난날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스테이시와 난 지금도 서로를 운명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주위에서는 가끔 별 것 아닌 일로도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우리를 보며 신기해했다.
“글쎄, 가끔은 실감이 나지 않아.”
“뭐가?”
“거의 대부분.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이 모든 것이 꿈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게 돼. 그러다 당신을 보면 안도하게 되는 거지.
이런 예쁜 여자가, 내 곁에 있다면서 말이야.”
몸을 들어 올려 날 바라보기 시작하는 스테이시. 그녀는 이런 내가 걱정이 되는 듯 했지만, 표정이 온화하다는 것을 확인하곤 다시 자세를 취해보였다.
불안함.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추락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가고 있다.
“전부 현실이니까 걱정하지 말아. 그리고 코트에 관한 거라면? 그것 역시도 마찬가 지야. 모든 것이 현실이지. 당신이 잘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난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어.”
“…듣고 있어.”
“당신은 내가 아는 한 가장 똑똑한 사람이야.”
“훗.”
지난 번 밀워키전에 이어, 어제 휴스턴과의 경기에서도 나는 45+ 트리플-더블 경기를 펼쳤다. 올 시즌에만 벌써 5번째였고, 단 일 시즌에서 이러한 기록을 만들어낸 사람은 NBA 역사에서도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 수많은 괴수들의 틈으로, 내 이름이 또 한 번 올라가게 된 거다. 분명 나의 꿈은 NBA에서 단 한 경기라도 뛰어보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내가 너무 분에 넘치는 사치를 누리는 것은 아닐까?
“가끔은 나도 내가 어떻게 그런 일들을 해내는지 모르겠어. 오해는 하지 마. 잘난 척을 하려는 건 아니니까. 난 정말, 순수하게 그것이 궁금할 뿐이야.”
“거기에 관한 답을 찾고 싶어?”
“…아니. 그렇지는 않아.”
가끔은 모르는 것을 길게 이어가는 편이 더 낫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답을 찾게 된 순간, 더 이상 그것에 관해 고민 하지 않게 되니까. 고민이란 항상 나쁜 것 만은 아니어서, 그것이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만들어 준다.
아프고 상처받고 고민하고.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통해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삶이 가져다주는 묘하 재미중에 하나일 것이다.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기에, 그래서 재미있다.
“난 오늘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어.”
“왜?”
“그럼 좀 더 당신이랑 이렇게 늦장을 부려도 되니까.”
“후훗. 비가 오지 않더라도, 언제든 이럴 수 있어.”
“오우 ”
자세를 바꾸며 내게 온전히 안기는 아내. 그녀는 내 위에서 날 똑바로 쳐다보았고,
난 그녀의 시선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우리의 삶이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은, 들려오는 소리에서 잘 드러나게 된다.
울음을 터뜨린 애나는 아무래도 배가 고 픈 듯 했고, 금세 분위기가 깨져버린 우리 부부는 서로를 허탈하게 바라보다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좋은 아침, 아가야. 기저귀를 좀 볼까요?”
“휴우- 내가 분유를 타올게.”
“부탁해, 여보.”
어떠한 방식으로건 삶은 변화한다. 스스로와 주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상은.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어떻게 보 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거다. 평범한 삶이 어렵다는 의미와 어떻게 보면 비슷할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다. 세상의 그 누구도, 처음 계획대로 삶을 진행시킬 수 없다. 그것이 처음보다 못한 것 이든 혹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든 간에 말이다.
만약 현재의 자신이 10년 전에 바라던 모습대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그를 인생의 스승으로 삼을 생각도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현재의 삶이 바라던 모습 같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오히려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아, 더욱 힘차게 살아 가란 것도.
그리고 만약 바라던 모습 그 이상이라면?
‘Be nice.’
주위에 친절하게 굴고 항상 솔직하며, 거 짓말을 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또한 올 바른 선택지를 알고 있다면, 절대로 그것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도. 나를 포함해 사람 모두는 이기적인 존재여서, 올바른 선택지 도 외면하고픈 충동을 느끼곤 한다.
올바른 선택지.
매순간 그것을 탐색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다.
“헤이, 애나. 아빠가 좀 안아줄까?”
“Du-!!”
최근 제법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 애나의 목소리를, 우리 부부는 늘 열심히 들어주려 고 노력 중이다. 애나의 입에 젖병을 물리 곤 다시 의자로 돌아와 앉자, 화장실에 다 녀온 아내가 머리를 묶으면서 아침을 준비 하겠다고 말한다.
오전 9시. 우리의 늦장은 오늘은 여기까지다.
* * *
샌안토니오, 텍사스. 3714 브로드웨이 스트리트. 스모크 섁 베비큐(San Antinio, TX. 3714 Broadway St. Smoke Shack BBQ).
내가 데이비드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아침을 막 먹으려던 순간이었다. 그는 오늘 점심 손님이 방문할 예정이며, 그 손님이 텍 사스의 BBQ를 좋아한단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난 그를 조세핀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리모델링 기간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못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도시에는 몇몇 근사한 BBQ 레스토랑이 있었다. 그 중 스모크 섁은 저렴하면서도 제대로 된 구운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음-! 제가 얼마나 텍사스의 음식을 그리워 했는지 아세요?”
“하하. 조지아의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뇨. 거기도 좋지만, 알잖아요? 고향만 한 곳은 없는 법이죠.”
“훗.”
확실히 많이 다르다. 플레이오프에 함께 오를 팀들과 내년을 준비하는 팀들의 분위 기는 하늘과 땅이라고 할 만큼 다르다.
그래서 지금의 이런 자리도 마련 될 수 있었던 거다.
“재미있네요. 당신은 우리 둘 모두와 공감대가 있어요.”
“하하. 그러게. 이봐 존. 어때? 입맛에 맞아?”
“음-! 이 양지있죠? 완전 촉촉해요.”
“많이들 먹으라고. 내가 전부 내는 거니까.”
“환상적이네요!”
장담하는데, 만약 올 여름을 제대로 보낸다면 애틀란타는 내년 시즌 동부의 가장 큰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올 시즌의 클리퍼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처럼, 혹스 또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봐도 된 다는 의미였다.
후반기 리그 최고의 신인인 트래 영과 괄목상대할만한 성장을 보여주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젊은 빅맨이 된 존 콜린스. 이 두 사내가 날 만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이었다.
“아무튼, 내년에 너도 합류한다고?”
“네. 애초에 2년 계약이었으니까요.”
텍사스 러벅(Lubbock, TX) 출신의 트래 영과 유타 레이튼(Layton, UT)에서 태어난 존 콜린스는 나의 과거와 현재에 공통점이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우리의 사적인 첫 만남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었고, 지금은 거의 형제처럼 편히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첫 2년 동안 와 신발계약을 체결했던 존 콜린스. 얼마 전 25-25를 기록 하며, 괴물 같은 모습을 보였던 이 젊은 빅 맨은 내년 우리 에 합류를 한다.
이미 의 N3XT L3V3L과 KIM n를 번갈아가며 신고 있는 트래도 나와 같은 ‘ Calling Creators ’의 일원이었고, 이르면 올 여름 트래는 자신의 시그니처를 가지게 된다.
“아디다스 안에서 온통 당신의 이야기뿐 인 거 알아요?”
“하하. 잘 팔리고 있으니까. 그것도 은근 스트레스야.”
“Gee기 전 그런 스트레스라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당연하지 않느냐며 고개를 끄덕이는 존 콜린스. 최초에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은 는 헐값의 2년 계약을 제안했고, 신인 시즌이 끝난 뒤에 부랴부랴 계약의 기간과 규모를 늘리려고 했으나, 이 친구는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어 했다.
덕분에 당장 내년부터, 총 8년 1,600만 달러 + @ 라는 거액을 손에 넣게 되었다. 기본보장금액은 적지만, 올 시즌만큼만 뛰 어도 총 수령금액이 족히 세 배는 증가한단다.
“그래서? 어떤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린 음식이 나오기 직전까지, 트래 영의 새로운 시그니처 슈즈 이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와 트래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그의 이름 그대로인 TRAE. 흔치 않은데다가 꽤 근사하기까지 했던지라, 나는 그것이 매우 좋은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별명보다는 실명을 가져가는 편 이, 더 스웨거하다는 말과 함께.
“그럼 그렇게 해야겠어요.”
“하하. 정말? 고작 내 허락 한마디에?”
“Dude. 우린 가족이잖아요.”
사탕발림이긴 했지만, 난 꽤나 듣기 좋은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후로도 우린 제법 많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으며, 식 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최근 고민 중인 여름 트레이닝캠프에 관한 말도 들려왔다.
트래와 존 콜린스도, 내가 캠프를 차리면 참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을 했다. 등 떠밀린다는 인상이 강하긴 하지만, 이래서야 캠프를 열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 이 든다.
“그래서? 남은 팀은 언제 오는데?”
“오늘 저녁에요. 다 같이 밥을 먹기로 했죠. 작년에 제가 그 아이디어를 냈어요. 전 평생 스퍼스를 보며 자라왔고, 원정 날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문화가 멋지다고 생각 하거든요.”
“팀이 그 이야기를 통과시켰고?”
“뭐 잘 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노력 중이죠.”
생각보다 더 빠르게 리빌딩을 완성 중인 애틀란타의 농구는 이 두 젊은 코어들의 성 장과 함께 매우 흥미롭게 변한 상태다. 현 재의 순위라면 이들은 2019 드래프트에서 5,6번 픽을 동시에 손에 쥐게 된다.
그리고 계속해서 매물로 나오고 있는 벰 브리를 적당히 처분해 유능한 베테랑을 추 가하게 되면, 이 팀은 분명 더 매력적으로 바뀌게 될 거다. 설령 벰브리를 남겨둔다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을 것이고 말이다.
식사를 끝마치고 계산하는 자리. 직접 우리를 담당하겠다고 말한 지배인이 식사가 어땠는지를 묻는다.
“오, 완전히 끝내줬죠.”
“하하. 이거 영광이군요. 최고의 젊은 선수들을 모실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저희들이 드리는 선물입니다. 세 분 모두에게요.”
“와-우. 이거 보여?”
소스가 듬뿍 뿌려진 립(Rib)이 포장 된 상자가 각자의 품에 하나씩 돌아간다. 뜻밖의 서비스에 우리 모두는 기분이 좋아졌고, 주차장으로 향한 나는 둘에게 다음 일정을 물었다.
“뭐, 시내에서 쇼핑이라도 하려고요.”
“그래? 특별한 일이 없다면, 너희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말이야.”
“…쇼핑이야 언제든 할 수 있죠. 안 그래, 존?”
“난 처음부터 갈 생각이 없었어. 뭐해요?
어서 운전하지 않고.”
“하-!”
운전석에 올라타며, 난 두 사람에게 벨트를 채우라고 말을 했다.
“참고로 말하는데, 집에 식구가 좀 많아.”
“Big Family. 전 마음에 들어요.”
“아, 그리고.”
“??”, “??”
내가 반드시 전달해야하는 사항 하나.
“동생한테 찝적거리지 마.”
멍하니 날 바라보는 두 사람을 보면서,
난 미소를 얼굴가득 지어 보였다.
“좋아, 그럼. Let’s go.”
여전히 비가 내리는 중인 샌안토니오.
오늘만큼은 이 빗길이 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