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60
1159화
152. Game, It’s Brutal Sometime (5)
ㅁ 2019 NBA Play-Off 김민혁의 성적
4G/4GS 평균 31.97분 출전
: 28.5PTS / 8.8AST / 8.8REB / 0.5STL
/ 0.8BLK
: 51.4 FG%, 51.7 3P%, 100.0 FT%
: +/- : +21.0
@@
2019년 4월 22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리온 밸리. 포레스트 미도우 스트리트
컨퍼런스 1위로써의 좋은 점은 단순히 시드배정과 홈어드밴티지에만 있지 않다. 일정상으로도 이점을 가지게 되는데, 4번과 5번 시드의 매치업이 Shut Out으로 끝난 다고 하더라도 하루를 더 쉴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2라운드에서 만날 팀들끼리의 시리즈는 최소 5차전까진 진행이 될 예정이고, 만약 OKC가 좀 더 힘을 내준다면 최대 일주일이나 되는 휴식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 Man- 그건 너무 길 것 같아. ”
” 그렇지? 딱 6차전까지가 좋다니까. ”
” 거기!! 고기가 좀 더 필요한 사람?? ”
스마트가 크게 소리치자, 마당 한쪽에 자리를 잡은 이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오늘은 스마트와 티미, 마누, 조지, 머레이, 하트, 노아, 그린의 가족들과 함께 BBQ파 티를 열었다.
물론 한국식으로다.
” 그런데 소고기는 어디에 있는 거야? 이름이 뭐랬지? ”
” { 한우 } Dude. 세계 최고의 소고기라니까. ”
” 지난 번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 것보다도? ”
” 걔네들이 이 정도 레벨이잖아? ”
나는 집게를 눈높이까지 들어올렸다.
” { 한우 }는 이 수준이야. ”
그리고 그것을 손을 뻗을 수 있는 가장 꼭대기까지 옮겨갔다.
아버지의 친구분이 횡성에서 고기가게를 운영하시는데, 우리 가족을 위해 특별히 최 고급 한우를 특급우편으로 보내주셨다.
” 그러니 일단, 삼겹살은 적당히 먹으라고. ”
” 왜 처음부터 안 굽고? ”
” Dude. 그럼 우리가 먹을 몫이 줄어들잖아? ”
오-!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스마트가 주먹을 뻗어온다. 졸지에 작당을 논의 중인 말썽쟁이가 된 기분이었지만, 우리 가족들끼리 먹을 분량을 따로 빼두고 나니 정말로 고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나 는, 삼겹살과 목살 등을 충분히 준비해 둔 상태이다.
샌안토니오에 한인 타운이 조성되면서 한국식으로 손질 된 고기를 파는 정육점도 많이 생겨났고, 오늘은 우리가 이용하는 ‘ Yum’s Butchers ‘에서 먹을 것들을 공수 해왔다.
‘ Yum’s Butchers ‘는 민지의 아이디어 로 붙여진 이름인데, 미국인들이 맛있는 것을 두고 흔히 Yum 혹은 Yummy 라고 하
기 때문에 약간의 언어유희라고 볼 수 있었다. 식당 주인분의 성씨가 염씨였으니까 말이다.
미국에 온 이 후로 친구를 만들기 위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어머니는, 지금은 인 근에서 꽤나 유명인사가 되어있으신 것도 같았다.
” 한우는 아껴두고 있는 거지? ”
” 물론이지, 내 사랑. 그러니 적당히 배를 채워둬. ”
” 그러고 있어. 이거 가져가도 돼? ”
” 물론이야. ”
한창 다이어트 중이라 처음에는 거절을 했었지만 냄새에 이기지 못한 윌리까지 가
세를 하면서, 오늘의 앞마당은 당장 터져나 갈 것처럼 붐벼대고 있다.
‘ 휴우- 진짜 더 큰 집으로 가야겠어. ’
르브론 제임스의 저택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충격적인 것이었다.
만약 그의 집에서 이런 파티를 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절반도 차지 않았을 거다.
” 너는 안 먹어? ”
” 조금씩 먹고 있어요, 제프. 스테파니는 좋아 하나요? ”
” 걸신이라도 걸린 것처럼 먹어치우는 중 이지. ”
” 큭큭큭. 그거 좋네요. ”
띵-
맥주병을 부딪쳐 목을 축인 우리는, 플레이오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밀워키가 우리처럼 Shut Out에 도전을 할 것이고, 밤에는 OKC와 휴스턴이 네 번째 시리즈 매치-업을 이어가게 된다.
개인적으론 밀워키/휴스턴에 무게를 두 고 있었는데, 전자와 같은 경우에는 전력상의 이유로, OKC VS 휴스턴경기는 러스의 경기력 자체가 워낙 나빠서였다.
” 넌 누가 더 좋아? ”
” 어느 쪽이든 힘들긴 마찬가질 거예요. 휴스턴이 좀 더 가까워서 좋기는 하지만, 솔직히 전 그들이 가장 무서워요. 심지어 워리어스보다도 말이죠. ”
” 그러게. 걔네들은 확실히 흔들리는 중 이니까. ”
드마커스 커즌스의 부상은 약 8-9개월가 량이 소요되는 종류의 것이었다. 이는 과거 토니 파커와 올 시즌 올라디포가 겪은 것과 같은 종류이며, 올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취득해 대형계약을 노리려던 커즌스에게는 악재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1년을 더 저렴한 금액으로 머 물기엔, 부상으로 인한 우려와 나이가 발목을 붙잡는다. 차라리 작년 맥시멈을 노리는 편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2년 연속 부상으로 컨디셔닝에 의문을 달게 된 커즌스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존 월의 시즌아웃으로 인해 각 팀들이 부상에 대해 잔뜩 예민해진 만큼, 대략 연간 2천만 달러 안팎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 중이었다.
중요한건, 커즌스가 이에 만족을 하겠느냐는 것.
” 소문으로 들었는데, KD의 멘탈이 조금 흔들리나봐. ”
” … 네. 그럴 만도 하죠. ”
” …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좀 미안하지만, 넌 정말 대단했던 거야. ”
지난 3월 클리프 딕슨(Cliff Dixon) 이 총격으로 사망한 후, 케빈 듀란트는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가족의 부재에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피를 나누지 않은 입양 된 형이었지만, 딕슨은 듀란트의 커리어 내내 가장 많은 응원을 보내준 사람이었다.
하필이면 그가 죽은 날도,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었던 바로 그 날 밤이었다. 여전히 형을 죽인 용의자는 오리무중이고, 듀란트는 확실히 그 날 이 후 플레이가 바뀌었다.
뭐랄까. 농구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의 모습이랄까?
가족의 죽음 앞에서, 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 네. 전 그녀를 위해 뛰었죠. 매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좋지 않아요. ”
” 그러게 말이야. For Anna. ”
” 그거 좋네요. For Anna. ”
띵-
아이재아 토마스, 나, 그리고 케빈 듀란트.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소중한 이를 시즌 중에 불행한 일로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비극이라는 측면에서는 내가 가장 덜할 수도 있었지만, 불행에 더하고 덜 하고는 없는 것 같았다.
건배를 나눈 제프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다시 돌아서고, 이번에는 티미가 다가와 농을 걸기 시작했다. 그는 본래 낚시를 떠나려고 했는데, 나 때문에 허투루 돌아갔다며 투덜거렸다.
” 넌 누구를 원해? ”
” 하하. 왜 전부 저한테 그걸 묻죠? ”
” 그야, 너도 알잖아. ”
” 모르겠는데요?? ”
인상을 찌푸리는 티미에게 구워낸 고기를 몇 점 더 건네면서, 난 그것을 사람들에게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건방지게 자신을 부려댄다고 투덜거린 티미였지만, 그는 더 이상 날 귀찮게 만들지 않고 테이블로 돌아갔다.
결국은 그도, 맥주를 더 가지러 온 것뿐 이었다.
그나저나, 누가 더 나을까라…
‘ 그야 뻔한 일이지. ’
지금 OKC의 부진은 러스의 경기력 상실과 고집에 있는 것이고, 만약 2라운드로 진출하게 된다면 리듬을 되찾은 그가 굉장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어차피 러스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로케츠를 이 길 확률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플레이오프에서의 러스는 컨디 션이 굉장히 좋은 카와이를 뒷받침 해주지 도 못하고 있다. 각각 30%/20% 초반에 머 물러 있는 야투와 3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매번 20개 이상의 슈팅을 시도했다.
반면 카와이는 60%의 야투율과 40%이상의 3점 성공률을 보여주는 중이다. 상식 적이라면 러스는 카와이가 좀 더 많은 슈팅
을 가져갈 수 있도록 양보를 해야만 했다.
설령 세컨옵션으로 뛴다 하더라도, 퍼거슨과 그랜트의 슈팅 컨디션이 오히려 더 뛰 어났다. 그게 아니라면 스티븐 아담스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든가. 겉으로 보여 지는 숫자와는 별개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러스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난, 기왕이면 OKC가 기적을 일으키길 바랐다.
” 아직 고기가 더 필요해요?? ”
이제 슬슬 사람들의 배가 불렀다고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이젠 거의 못 먹겠다는 듯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 좋아. 그럼 이제 슬슬. ’
난 닫아둔 아이스박스를 열어, 끝내주는 마블링의 한우를 집어 들었다.
” Damn! 대체 이건 뭐야?? ”
” 이건 { 한우 } 라고 해요. 좀 드실래요?”
“…”
끝내주는 비주얼에 호기심을 표한 노아였지만, 그는 속이 더부룩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기 외에도 엄마가 만든 음식들을 잔뜩 집어먹었을 테니, 배가 부르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난 침착하게 미소를 짓는 것은 물론, 이 멋진 고기를 맛보지 못해서 아쉽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속으로는 악마의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말이다.
결국 이 끝내주는 고기를 마음껏 맛본 사람은, 내가 한우를 숨겨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뿐이었다.
‘ Hallelujah- ’
**
ㅁ 2018-19 Play-Off 현황(End Day-9)
% 동부
x1. 벅스 4 VS 0 x8. 피스톤즈 – END
x2. 랩터스 3 VS 1 x7. 매직
x3. 식서스 2 VS 2 x6. 네츠
x4. 셀틱스 2 VS 2 x5. 페이서스
%서부
x1. 스퍼스 4 VS 0 x8. 클리퍼스 – END
x2. 워리어스 2 VS 2 x7. 재즈
x3. 너게츠 1 VS 3 x6. 블레이저스
x4. 썬더 1 VS 3 x5. 로케츠
[ 스퍼스에 이어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벅스. – Yahoo Sports ]
[ 제임스 하든, 경기를 지배하다 – ESPN ]
++++
2019년 4월 23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노스 산타 로사 스트리트. 샌안토니오 아동 병원 (San Antonio, TX. N Santa Rosa St.
Children’s Hospital of San Antonio).
나의 이번 봄은 예년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
” 이 도시를 위한 거죠. 저도 한 아이의 아빠고요. ”
” 하하. 당신의 이번 결정이, 많은 생명들을 살릴 겁니다. ”
” 전 그저, 두 번 다시는… ”
” … 네. 그건 정말 비극이었죠. ”
샌안토니오에는 총 7개의 아동병원이 있고, 그 중 두 곳이 24시간을 운영하며 응급 실에 불을 밝혀둔다. 그리고 이 두 곳에서 유일하게 큰 수술이 가능했는데, 지난 2월 이 시내의 한복판에 있는 병원에 큰 비극이 닥쳐왔다.
치안이 썩 괜찮은 편에 속하는 샌안토니 오였지만, 그 날은 밤늦은 시간 총성이 울려 퍼진 날이기도 했다. 총 다섯 명의 사망 자를 비롯한 15의 사상자가 나왔는데, 죽은 이들이 모두 노약자여서 커다란 충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범인은 로데오축제를 겸해 샌안토니오에 온 한 20대 남성이었다. 검거당시 그는 약에 쩔어 있었고, 자신이 죽인 사람들을 두 고 도살장의 소에 비유해 경악케 만들었다.
” 입원한 아이들을 좀 보시겠습니까? ”
” 오, 물론이죠. ”
당시 이곳 샌안토니오 아동병원으로 온 아이는 총 9명. 그 중 절반이 세상을 떠났고, 병원 측은 급하게 퇴근한 의사들을 복 귀시키고 인근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응급실에 있던 인력만으로는 모두를 살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6명을 살린 것 만 해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말을 했지만, 정작 아이를 지키지 못한 의사들은 죄 책감에 시달리는 중이라고 한다.
” 본래는 다른 선생님이 돌보았던 아이지만, 알다시피. ”
” 네. 이해했어요. ”
의사들은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 헤-이. 날 알아보겠니? ”
” !! Oh my god… ”
당시 우리 스퍼스에서도 희생자를 위해 많은 기부금을 전달했었다. 팀 적으로 내놓은 것과 스퍼스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모금 한 돈을 합친, 제법 많은 금액이었다. 허나, 아이들을 떠나보낸 의사와 이 병원을 위해 서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앨리스로 인한 영감 때문일까?
난 아내와 상의해, 또 다른 기부를 결정 했다.
” Dr. 마틴이 보고 싶어요. ”
” … 그래. 곧 돌아오실 거란다. ”
본래의 담당의를 그리워하는 아이를 달래주며, 난 다시 밖으로 나와 병원장인 레 이먼드 켈소(Raymond Kelso)와 걸음을 옮 겼다. 듣기론, 당시 수술을 집도하던 다섯 명의 의사 중 두 사람이 휴직을 요청했으며, 다른 세 사람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한다.
시는 그들을 위해 유급휴가비용을 따로 책정한 것은 물론, 이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카운슬링 치료를 자 처했다. 하지만 이런 소식들 역시도, 사람들의 주목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로니의 입장에서는 이를 정치적으로 공개해봤자 좋을 것이 전혀 없는데다, 오히려 비극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 고 한다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게 뻔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더욱, 이곳에 닥친 비극을 알지 못한다.
시간이란, 그래서 잔인한 거다.
” 다시 한 번, 당신의 너그러운 결정에 감사를 표합니다. ”
” 아니에요. 지금 당장이 아니어서 죄송 한 걸요. ”
” 하하. 사무실에 돌아가는 대로, 꼭 그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죠. ”
” 네. 어서 빨리, 아이들에게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
이제 는 단순히 유망주들을 NBA에 진출시키는 것을 넘어, 각종 기부와 봉사를 병행하는 단체로 성장 중이었다. 이를 위해 나는 아내를 재단의 공동 CEO로 임명했고, 민지 역시도 회사의 중역으로써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이런 재단과 병원이 제휴를 맺은 내용은, 이번 여름부터 10년 동안 매년 20만 달러를 이들에게 조건 없이 기부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비용은 의사들의 복지와 인 원확충. 필요한 물품구매 등에 쓰이게 될 거다.
모든 내역들은 투명하게 우리 재단 측에 공개가 될 예정이며, 만약 장부의 조작이나 약속되지 않은 부분에 사용한 것이 발각되 면 그 즉시 후원은 철회가 된다.
” 코리가 열심이에요. ”
” 정말이야? ”
주차장에서 날 기다리던 하비에르가, 보 조석에 앉기기 무섭게 말을 걸어왔다. 이제는 제법 에이전시의 직원이라는 티가 나기 시작한 코리는, 이번 비극에 누구보다 슬퍼 한 사람이었다. 나의 기부소식을 알았을 때, 녀석은 날 평생 동안 보스로 모시겠다 말했다.
” 큰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더니,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에요? ”
” 시끄러워, 하비. 돈은 더 벌면 되는 거야. ”
난 이럴 때면, 내가 처한 상황에 감사함을 표하게 된다.
누군가를 도울 만큼 충분한 부와 기회를 얻었으니까.
” 다음은 어디죠? ”
” 집으로 가야지. 오늘 일정은 끝이야. ”
오전에 있었던 슈팅어라운드가 오늘 내가 가진 훈련의 전부이다.
어느새 플레이오프 10일차를 맞이한 오늘도 많은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고, 벼랑 끝에 몰린 너게츠와 매직이 각각 포틀랜드 /토론토를 상대로 Win or Go Home 매치를 치른다. 또 2 : 2 균형을 맞춘 두 개의 매치업 역시 다섯 번째 경기를 가진다.
‘ 평화롭네… ’
신호를 받아 멈춰선 차 안에서, 나는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로데오-트립 동안 원정길에 올랐던
우린, 그 날의 비극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 만 이 도시 어딘가에는 상처가 남아있을 거다.
그저,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 픔을 잊고자 발버둥을 치는 것일 뿐. 그리고 생각하면 더 괴롭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모든 것에서 달아나려고 노력한다.
참으로 잔인한 일이다.
제 3자인 우리는 그저 잊으면 그만이라지만, 당사자에게는 평생 동안 씻기지 않을 아픔일 것인데 말이다. 과연 우리가 평범하게 살아가도 되는 것일까?
‘ It’s brutal. ‘
시인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arns Elliot)은 무려 433행을 자랑하는 황무지(The Waste Land)란 시에서 4월을 잔인한 달로 표현했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따사로운 봄 햇살과 함께 본격적으로 약동하는 4월을 두고 겨 울이 차라리 더 나았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역설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T.S 엘리엇은 계절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했던 말이 아니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덖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T.S 엘리엇은 말한다. 차가운 겨울 가냘 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살려주는 동 안은, 삶의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고. 비록 그것은 생존이라는 것으로 묘사가 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적은 표현일 뿐이다.
비극으로 인해 삶의 목적을 잃은 이들. 혹은 방황에 처한 이들. 그들에게는 차라리 차가운 겨울이. 아침 햇살이 늦게 떠올라 금방 어둠이 찾아오는 겨울이. 생명력이 약 동하지 않고 모든 것이 시들해 오히려 덜 슬픈 겨울이 나았다.
상처를 품은 이들에겐 따사로운 아침햇
살과 약동하는 생명이. 그리고 봄을 맞아 피어나는 연인들의 사랑과 피크닉을 떠나는 가족의 모습이 더 상처일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겨울을 떠나보내고 찾아 오는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 그리고 아마… ’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될, 몇몇 슈퍼-스타들에게 역시 4월은 잔인한 달로 남게 될 것이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다만 그러한 비극은, 지금 이 도시가 지난겨울에 겪은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일이었다.
@@
% 동부
x1. 벅스 4 VS 0 x8. 피스톤즈 – END
x2. 랩터스 4 VS 1 x7. 매직 – END
x3. 식서스 2 VS 3 x6. 네츠
x4. 셀틱스 2 VS 2 x5. 페이서스
%서부
x1. 스퍼스 4 VS 0 x8. 클리퍼스 – END
x2. 워리어스 3 VS 2 x7. 재즈
x3. 너게츠 2 VS 3 x6. 블레이저스
x4. 썬더 1 VS 3 x5. 로케츠
@@
샌안토니오, 텍사스. 리온 밸리. 포레스트 미도우 스트리트.
드로잔의 맹활약 속에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랩터스. 그렇지만 식서스는 오늘 또 한 번, 홈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 보이며 패배하고야 말았다. 양 컨퍼런스를 통틀어, 가장 큰 이변이 6번 시드에서 나온 다는 점은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벤 시몬 스와 조엘 엠비드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기 도 했다. 두 사람은 분명 NBA의 미래였지만, 아직 팀을 우승으로 이끌 만큼은 아니었다.
‘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었잖아, 조엘 ’
더군다나 현재, 벤 시몬스와 조엘 엠비드는 장외에서도 풍파를 일으키고 있었다. 이 미 재럿 앨런을 상대로 휘두른 엘보우와 관
련하여, 사과 과정에서 웃음을 터뜨려서 많은 이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었다.
오늘 패배 뒤에도 두 사람은 말실수를 제법 했는데, 패배가 자신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홈팀을 응원하지 않는 팬과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연발한 주심에게 있다고 말을 한 것이다.
당연히 두 사람을 옹호하는 이들은 없었고, 그들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기사들과 사람들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마 내일 중으로는 사무국에서 벌금을 매겨지게 될 것 인데, 전례대로라면 25,000달러에서 50,000달러 정도가 될 것 같았다.
이미 한 차례 벌금을 문 조엘을 생각하면,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수만 달러
를 지출하게 되는 셈이었다. 기껏 일을 하 고도, 돈을 잃어버린 것이다.
대체 누가 그런 멍청한 짓을 한단 말인가?
” 휴우우- 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
” 난 그럼 씻을게. ”
TV를 끈 아내가 방으로 들어서고, 나는 테라스로 나와 심호흡을 크게 가져갔다.
“쓰으읍- 후우우우-”
만약 식서스가 1라운드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식서스엔 피바람이 불 것이다. 브렛 브라운은 확실하게 해임이 될 거고,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날 수도 있을 거다. 분명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엔, 그들은 우승
후보 중에 하나였다.
확률이야 희박했지만, 워낙 우리에게 베팅이 몰려 어쩔 수가 없었다. 그것을 감안 하더라도, 식서스는 이것보다는 좀 더 잘 해야만 했다.
‘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겠어. ’
타인의 불행을 비웃는 건 좋지 못하지만, 타인의 불향을 거울삼아 스스로를 가다듬는 것은 좋은 일이라 믿고 있다. 아직 시리 즈는 끝나지 않았다지만, 식서스처럼 되지 않으려면 2라운드를 앞두고 준비를 제대로 해두어야만 할 것 같았다.
내일이면 휴스턴이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을 수도 있고, 6차전으로 간다고 해도 홈 경기이기 때문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 자, 그럼. ”
내일 아침부터는 본격적으로 2라운드를 준비해야만 할 것 같다.
달콤했던 휴식은 이제 끝이라는 뜻이다.
” 여보-??? ”
” 오, 이런! ”
그렇게 한창 전의를 다지던 중, 애나의 울음소리에 이어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밥이 필요하거나, 기저귀를 갈아 달란 의미일 것 같았다.
” 안녕, 아가야. 뭐가 필요하니? ”
일단 오늘은, 가족을 위해 집중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