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266
1265화
Special Ep. Fin – THE DREAM TEAM (33)
2019년 8월 31일.
o 2019 FIBA World Cup Day-1 Result
x Group A
-> Poland 79 : 68 Venevuela
-> Ivory Coast 64 : 83 China
x Group B
-> Russia 91 : 70 Nigeria
-> Argentina 94 : 58 South Korea
x Group C
-> Iran 77 : 82 Puerto Rico
-> Spain 87 : 53 Tunisia
x Group D
-> Angola 49 : 84 Serbia
-> Philippines 60 : 84 Italy
* * *
2019년 9월 1 일. 상하이 시, 중국. 푸동신구, 얀지앙 하이웨이.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 (Shanghai Shi, China, Pudong Xinqu, Yanjiang Hwy. Shanghai Oriental Sports Center).
□ 경기시작 2시간 전
U.S.A VS Czech Rep.
& TEAM USA/Czech Rep. Starter
PG : 다미안 릴라드(6-3/포틀랜드)
SG : 제임스 하든(6-5/휴스턴)
SF : 케빈 듀란트(6-10/닉스)
SF/PF : 김민혁(6-9/샌안토니오)
C : 마일스 터너(6-11/인디애나)
VS
PG/SG : 토마스 사토란스키 (6-7/불스)
SF/SG : 블레이크 쉴브(6-7/샴페인)
SF : 보이테쉬 흐루반(6-8/님버크)
PF : 마르틴 크리즈(6-7/님버크)
C : 온드레이 발빈(7-2/빌바오)
.
.
앞서 펼쳐졌던 경기는 80 : 74, 터키의 신승으로 끝이 났다. 일방적인 우위가 예상되었던 것과는 달리, 시조일관 박빙으로 전개가 되었던 경기였다.
루이 하치무라와 귀화선수인 닉 파제카 스(Nik Fazekas)의 경기력이 매우 돋보였던 덕분이다. 멤피스에서 방출되어 현재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유타 와나나베 역시도 NBA 선수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가드진의 기량과 백업층이 조금만 더 탄 탄했더라면, 이번 대회 첫 번째 이변은 바로 직전의 경기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아시아의 팀은 전 패를 당했다.
“내 신발 어디 있어?”
“지금 가요!!”
우리는 특별할 것 없는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 중에 있다.
그리고 어제를 기해 들썩이기 시작한 중 국은 농구열기로 가득하다. 만약 내가 계속 해서 대한민국대표팀의 소속이었더라면, 이 열기가 부러울 정도로 말이다. 대표팀과는 무관하게, 이 나라의 사람들은 농구 자체를 좋아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NBA가 있고 말이다.
“Alright, Listen Up!”
오늘 상대할 체코는 토마스 사토란스키의 팀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지녔다. 최소 한 대표팀에서만큼은, 그가 르브론 제임스 이자 케빈 듀란트였다. 최근까지 진행 된 평가전에서도, 사토란스키는 매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특별히 그것이 경계할만한 부분 이 되지는 않는다. NBA에서 마주했던 사토 란스키의 이미지가 어떠한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잘 모르는 선수들에게서 잽을 얻어맞는 걸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봤 자 잽이기 때문에 다운을 당하거나 위기에 몰리지는 않겠지만, 포포비치는 어제부터 내내 ‘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 ’을 바라고 또 강조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토마스 혼자 뿐이야, 데임.”
“그래. 나도 알아.”
체코 대표팀은 기본적으로 신장들이 컸다. 작은 가드들을 대신해,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 가능한 윙-플레이어들을 대거 명 단에 합류시켰기 때문이다. 오늘만 보더라 도 백코트의 신장이 우리보다 컸는데, 이는
매우 드문 경우였다.
하지만 농구는 신장으로 하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심장으로 한다는 것도 아니지만, 신장의 우위가 제대로 발현되려면 실력이 비등하거나 최소 변수를 일으킬 만큼의 격차를 보여야만 했다.
그래서 바로 이런 부분이 우리에게는 되 레 체코의 약점이 되었다. 사토란스키에게 기대는 부분이 많은데다, 제대로 된 핸들러도 그 밖에 없다.
{ ” 와아-!!!! USA!!!! ” }
복장을 갖춰 입고 간단한 웜-업까지 끝 마친 뒤, 우린 복도를 단숨에 내달려서 코트로 나아갔다. 그러자 어수선했던 경기장의 분위기가 일순 달아올랐고, 경기가 시작 되기 전부터 응원과 탄성이 연달아 이어졌다.
팬서비스 문제로 중국에서 안티를 많이 수집한 도노반 미첼은 연달아 하이라이트 덩크를 꽂아 넣으면서 가장 많은 환호성을 받았다.
“쟤 애쓰는 것 좀 봐.”
“Poor Bastard. 그러게 처음부터 그냥 잘하지.”
“아냐. 사실 귀찮기는 했을 거야.”
“그래도 팬이잖아요. 지미.”
“아, 젠장. 네가 있었다는 걸 까먹었네.”
나와 하든은 이번 중국 원정길에도 가장
팬서비스가 좋은 사람들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경우에는 아예, 모범생의 이미지가 찍혀버렸고 말이다. 금방 지미가 질색하며 도망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어디까지나 장난이기 때문에, 나는 그냥 피식하고 말았다.
“헤이!! 볼 좀 줘봐!”
패스를 하나 건네받아, 아크라인에서 한 참 떨어진 위치에서 슈팅을 하나 던져본다. 개인적으론 커리와 함께하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아쉬웠다. 만약 이번에 호흡을 같이 맞췄다면, 3점만으로 꽤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난 그의 몫까지 롱3를 담당해 볼 생각이었다.
“…”
연습을 몇 번 한 후에 고개를 돌리자, 중계부스에서 준비 중인 사람들이 눈에 들어 왔다. 듣기론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나라의 숫자가 40개국 가까이 된단다.
그 중에는 당연히, 대한민국도 포함이 되어 있다.
그들은 어제, 참담한 패배를 당해야만 했다.
36점 차였지 아마?
호주에서 우리가 아르헨티나와 연습시합을 펼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가졌을 수도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2분도 채 되지 않아 무참히 그것이 박살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11-0 Run을 허용했다.
개인적으로는 라틀리프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컸고, 아르헨티나가 의외로 그것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김종규와 최진수의 플레이는 볼만 했지만, 양동근 선수의 은퇴로 인한 가드진의 격차가 너무나 도 현격했다.
패배직후 여론의 반응은 ‘ 그럼 그렇지. ’였다.
“헤이. 준비했던 것을 해야죠.”
“그래야지. 준비 됐어?”
“그럼요.”
다소 따분하게도 느껴졌었던 준비시간은 걱정했던 것과는 별개로 제법 빠르게 흘러 갔다. 어느새 우리는 경기시작을 앞두었고, 난 사이드라인 앞쪽에서 미첼/테이텀을 마 주한 상태로 틈틈이 준비했던 핸드쉐이크를 하며 전의를 다졌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은 당연히, 이 녀석이다.
“봐주는 건 없어야해, Bro.”
“물론.”
봐준다니. 말도 안 된다.
{ ” 짜-요!! 짜-요!! ” }
팁오프를 앞두자, 관중석에서 힘내라는 응원들이 이어졌다. 마치 홈그라운드에 있는 것 같았고, 지금의 이런 분위기는 사전에 전달받은 부분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과거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을 때만 해도, NBA는 중국인들에게 있어서도 멀고 먼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야오밍이 상징적 인 존재가 되었던 것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동경도 동경이지만, 한 사람의 NBA 팬으로써 응워한다는 느낌이 강 했다.
데이비드 스턴으로부터 많은 유산들을 물려받은 아담 실버는, 세계화의 중심에 중국을 밀어 넣으면서 적극적으로 아시아 시 장을 개척해왔다.
그 결과 현재, 중국은 미국본토를 제외한 그 어떠한 나라보다도 NBA와 관련 된 열기가 뜨거운 나라가 되었다. 단순히 농구와 관련된 사람들만이 아니라, 중국의 유명 연 예인들이나 연예계 외의 유명 인사들도 NBA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곳이다.
오늘도 백여 명에 가까운 유명인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들었다.
{ ” 짜-요!! , 짜-요!! ” }
청소년대표팀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세 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단어에 기분이 좋아 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 했다.
“나야!”
마일스 터너가 자신보다 한참 큰 은드레 이 발빈 (OndrQj Balvin)으로부터 볼을 따 냈다. 고작 팁-오프였을 뿐인데, 터너는 상체에 힘을 잔뜩 주며 괴성을 내질렀다. 저 러한 모습은 나쁘지 않다. 약간의 나태함마 저 떨쳐내 주는 기분이니까 말이다.
현재 나에게 붙어있는 선수는 체코국내 리그에서 뛰는 마르틴 크리즈 (Martin Kriz)라는 포워드였다.
사전에 간략히 전해들은 정보에 따르자면, 대표팀 내에서는 수비와 궂은일을 전담 하는 남자라고 한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신경전도 서슴지 않을 만큼, 열정이 넘치는 선수라고도 기억하는 중이다.
하지만 난 그가 제대로 된 매치업 상대를 선택한 것인지에 의문을 가지는 중이다.
철썩-!
[ ” Keviiiiiiiiiin— Dura-nt!! ” ]
왜냐하면 초반은 KD가 앞서나갈 예정이거든.
“어땠어요?”
“뭐 똑같지.”
“하하. 돌아온 걸 환영해요.”
가장 오랜 기간 감기증세에 시달려 온 KD는 그를 교체하려고 했던 포포비치의 생각을 만류하면서까지, 대표팀에 남은 사람이다. 우린 12명의 액티브멤버 외에도 3 명의 교체가능 멤버가 있었고 디‘애런 팍스 /해리슨 반즈/마빈 베글리가 그 후보군들이다.
폽은 고심 끝에 KD를 계속 남기기로 결
정했고, 우린 농담 삼아 만약 그가 계속 워리어스에 남았더라면 스티브 커가 그를 만 류했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간 말할 기회가 없었던 듀란트에 관해 말을 좀 해보 자. 사실 일각에서는 KD가 감기로 휴식을 취한 것을 두고, D그린과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의도적으로 휴식을 취한 것이란 루 머가 돌았다.
심지어 일부 자극적인 뉴스를 창작해내는 미디어에서는, 대표팀 내에서도 KD와 D 그린이 다툼을 벌였고 이 때문에 폽이 둘 중 하나를 교체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물론 이는 일부 사실이긴 했다.
‘ 잡았다.’
일단 잠깐 플레이를 좀 이어가자.
“헤이-!!”
탑에서 사토란스키가 마르틴 크리즈의 스크린을 통해 2 : 2를 펼치려고 했다. 하지 만 나는 비교적 손쉽게 사토란스키의 손에서 볼을 떨어트릴 수 있었고, 그것을 집어든 순간 재빨리 달려가던 하든이 손을 들어 올렸다.
난 양 팔을 구부렸다가 힘껏 뻗어 앞쪽 길게 나아가는 패스를 보냈고, 가볍게 투핸 드를 꽂아 넣은 하든이 2 : 0의 시합을 4 : 0으로 만들어 버렸다.
27초라.
나쁘진 않네.
어쨌거나, 다시.
[ ” 대체 둘이 얼마나 다툰 거야? ” ]
[ ” ……. ” ]
라스베이거스에서 대표팀 캠프가 시작 된 이래로, 우린 단 한 번도 KD와 D그린이 사적이거나 혹은 다정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지 못했다. 모든 대화는 연습이나 실전을 치르면서 필요한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전부였다.
그래서 한 날은 저녁식사도중 지미 버틀 러가 KD에게, ‘ 모두가 묻고 싶었지만 도저히 꺼낼 수 없었던 질문 ’을 던지기로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에 kd는 어깨만 으쓱이며, [ ” 개인적인 일. ” ] 이라고 못을 박아버렸다. 그리고 우린 당연히, 교양 없이 더 그의 개 인적인 일을 추궁할 수 없었다.
D그린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KD라는 게, 참으로 놀랍지 않나? 지금도 D그린은 워리어스가 왕조를 이룰 수 있는 길을 망쳐놓고, 또 다가올 시즌의 전력을 약화시킨 주범이 듀란트라 생각하는 중이었다.
물론 상당부분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Big-3를 이뤘다가 떠나는 과정의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그건, 남겨졌던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욕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KD가 한 일이 유별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나 두 사람의 불화가 ‘ 재계약 ’에서 비 롯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D그린이 선을 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우린 프로다.
철썩-!
[ ” THREEEEE-!!! KD—— ” ]
중국의 장내 아나운서는 확실히 우리 대 표팀을 자신들의 홈팀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미국과는 다르게, 듀란트를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 재미있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경기는 17 : 5의 상황이다.
“뭐야, 너? 조깅 나왔어?”
“네- 아마 그런가 봐요
핀잔을 주는 지미 버틀러의 농담에 화답을 하고 있노라니, 나도 밥값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곳 어딘 가에는 나를 보러온 팬이 있을 텐데 말이다. 고작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몇 개로는 그들의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4분이 조금 넘은 상황. 아까 작전타임 때 교체로 들어온 파트리크 아우다(Patrick Auda)가 나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작한다.
나와 같은 6-9의 신장에, 미국의 세튼 홀 (Seton Hall)을 졸업한 파워포워드다.
‘어딜-!’
파앙-!!
{ ” 이예에이이이-!!! ” }
어느새 이런 타이밍을 재는 블록도 나를 대표하는 플레이 중 하나가 되어간다는 느낌이었다. 포스트업에 이어 턴어라운드를 한 아우다가 골밑 슈팅을 던지려고 시도했지만, 제대로 휘두른 왼팔에 걸린 농구공은 베이스라인 밖으로 빠져나갔다.
다시 선수교체가 이뤄지고, 이번에도 그것은 체코 대표팀 쪽에서 나왔다. 온드레이 발빈을 대신해, NBA 경력이 있는 얀 베슬리 (Jan Vesley)가 들어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선발로 나선 선수들이 첫 6 분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래서 아직 팀의 벤치는 움직임이 없었고, 그것이 대략 100초 정도 남았다는 걸 확인한 나는 조바심을 느꼈다.
‘아, 진짜 뭐 좀 해야 하는데.’
미국에서 농구를 시작한 이래, 이토록 편 안한 시합이 있었는가 싶었다. 릴라드-하든 -KD가 득점에 불을 뿜었고, 덕분에 난 아직까지 슈팅을 하나도 집어던지지 못했다.
여기에는 공격을 할 때마다, 내가 코너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는 부분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굳이 오프-더-볼을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흐음- 이 경기가 날 게으르게 만든다.
그럼 안 될 말이지.
“어디보자…”
“??”
중얼거리는 내 모습에 아우다가 살짝의 아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지금 내 눈과 신경은 이 남자에게 향해있지 않다. 어차피 공격이란 것을 해봐야 포스트-업이 전부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이렇게 코너에 선 것은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
반대편 포스트에서 얀 베슬리가 터너를 상대로 공격 자세를 취했고, 난 농구공이 다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아우 다를 내버려두기로 결정을 내렸다.
왼쪽 윙에서 탑으로 그리고 다시 오른쪽 윙으로 움직일 스윙패스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바로 그 때,
‘아- 젠장!’
릴라드가 한 발 앞서 볼을 가로채버렸다. 그렇지만 이미 달려 나가던 걸음이었고, 난 그대로 속도를 살려 공격하는 진영의 왼쪽 아크라인을 향해 달려 나갔다. 다행히 릴라드보다는 빨랐기에, 패스를 받기 매우 좋은 위치에 설 수 있었다.
나를 발견한 릴라드의 패스가 곧장 향해 져오고, 그것을 바라보며 잔발을 밟았던 나는 농구공을 손에 쥠과 동시에 스텝을 맞춰 뛰어 올랐다.
아크라인은 저 멀리에 있지만, 뭐.
상관있어?
“…”
높게 포물선이 그려진 농구공을 따라, 관중들의 시선이 이동하는 게 느껴졌다.
철썩-!!
[ ” THREEEEEEEEE-!!!! KiiiiiiiM-!!! ” ]
비록 샌안토니오와 같은 관중들의 외침은 없었지만, 그래도 장내 아나운서의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는 마음에 들었다. 3점을 성공시킨 뒤에 천천히 뒷걸음을 치던 나는 맥이 풀려버린 사토란스키가 핸들링을 양 보하는 걸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체코가 올린 5득점 모두 사토 란스키의 손에서 나왔는데, 주위의 동료들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는 현실에 벌써부터 좌절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난 그가 몹시도 불쌍했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만 했다.
“우웃-!”
“Got’Cha-!!”
이번에는 포스트-업을 취하던 얀 베슬리의 뒤에서 나타나 볼을 가로채냈다. 그러게 크리즈를 코너에 두어봤자 별로 얻어내는 것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베슬리가 포스트업을 할 공간을 주려면 어쩔 수 없는 선 택이었지만, 정말로 좋지 않은 배치와 선택 이었다.
가로채기 뒤에 공격진영으로 달려가던 나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체코 대표팀은 고작 5분 만에 전의를 상실해버렸고, 반면에 우린 올스타전을 뛰는 기분을 받았다.
속공에 참여했던 나와 하든이 서로 패스를 주고받기 시작하자, 뒷걸음질을 치던 야쿱 시리나(Jakub Sirina)가 당황하는 모습 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나와 하든 중 누가 이번 공격을 마무리 할까를 생각하는 것일 텐데, 누굴 선택하건 정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거거든.’
하든에게서 마지막 패스를 받아든 나는, 곧바로 뛰어 올라 왼손으로 농구공을 앞으로 밀어 보냈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백 보드에 부딪쳐 강하게 튕겨져 나왔고, 어느 새 우리를 뒤따랐던 마일스 터너가 그것을 잡아 투핸드로 곧장 마무리를 지어버렸다.
22 : 5. 아무리 우리와 체코의 차이가 난 다지만, 지금의 이 점수는 분명 기형적일만 큼 일방적인 것임이 틀림없었다.
난 그것이, 양 팀의 정신력 차이에서 온 다고 믿었다. 내가 보기에 체코는 도전보다는 시합이 시작되기 전부터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만 패배하자고 나온 것 같았다.
삐이이이이이-
체코의 두 번째 타임아웃.
벤치로 향하는 우리를 향해, 다시 한 번 뜨거운 환호성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