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452
451화
61. Learn Something (3)
□ 1쿼터 종료
SPURS 16 : 33 BUCKS
Min-Hyuk Kim / 6분 09초
: 0PTS/0AST/2REB/ ITO/ 1PF
: 0/4 FG, 0/2 3P
: +/-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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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자 하는 의욕과는 정반대의 1쿼터였다. 알드리지와 가솔 모두가 빠진 우리의 골밑은 생각보다 훨씬 더 취약했고, 야나스 -자바리-그렉 먼로로 구성이 된 1쿼터 중 반 벅스의 라인업이 인사이드를 장악해버렸다.
그리고 아직 장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카와이에게 자바리를 붙이고, 내가 야니스를 매치업 시킨 제이슨 키드의 선택도 매 우 주효했던 것 같다.
1쿼터 10점을 홀로 기록하긴 했지만, 카와이의 야투 성공률은 33.3%에 머물렀다. 나는 더욱 심한 수준이어서, 야니스의 앞에서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비참한 기분이 들 정도로 잔혹했던 1쿼터는 당분간 끔찍한 악몽으로 기억 될 것 같다.
“킴- 네가 뛴다.”
“…”
1쿼터 전부를 뛴 야니스는 최소한 4분가 량은 휴식을 취할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12분을 뛴 카와이에게도 휴식이 필요했고, 포포비치는 밀워키의 라인업을 예상하며 최근에 한 차례 사용한 적이 있던 미드-볼 라인업을 활용하려고 했다.
마누-시먼스-나-베르탕스-리로 5 명을 구성해 수비에서의 유연함을 가져가려고
한 것이다. 결과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은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삐이이이이-
버저가 울리고 다시 코트로 들어서는 길에, 우리를 향한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진다. 이제 겨우 1/4정도가 지난 셈이니 만큼 힘을 내지 않을 이유는 없다.
‘델리, 스넬, 미르자, 그렉. 쏜? 쏜 메이커?’
2쿼터 밀워키는 쏜 메이커를 출전시키려고 했다.
“정말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데, Huh? 안 그래?”
“…그래. 그러게.”
1쿼터에는 존 헨슨과 먼로, 마일스 플럼 리가 교대로 인사이드로 들어선 밀워키다. 야니스도 평소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인사 이드에서 움직였고, 카와이가 수비에서 버 거워하는 장면은 정말 모처럼 보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로테이션이 진행 될 2쿼터에도, 제이슨 키드는 두 명의 빅맨을 우리의 골밑에 두는 방법을 택하려는 듯 했다. 약점이 명확하니, 집요하게 공략하려는 거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안 그래?”
“하하. 원래는 그런 의미가 아니지 않아요?”
원래 ‘ 상대가 저열하게 굴수록, 우리는 더욱 품위를 지킨다. ’는 뜻으로 활용되는 문구이지만, 마누는 이것을 조금 다르게 해 석하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말은 나 로 하여금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를 확연하게 알려주었다.
비록 야니스에게 두 개의 블록을 허용하는 등 힘든 하루를 보내고는 있어도, 연습 때의 감각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매치업 상대가 누가 될 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한 번 더 해보는 거다.
‘응?’
공격 코트로 움직였을 때, 날 막아선 것은 쏜 메이커였다. 그가 내게 잘못한 것은 전혀 없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만 봐도 짜
증이 확 치솟는지라 난 좀 더 활기가 도는 눈빛으로 마누를 돌아봤다.
드리블을 하며 나를 흘끗 확인한 그의 얼 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면, 단 순한 착각인 것일까? 시먼스에게 패스를 전달한 뒤 손짓을 하는 베테랑 가드를 보 며, 난 데이비드 리의 스크린을 받아 움직이 기 시작했다.
코너에서 윙으로 빠져나가는 데 필요한 스크린 하나, 그리고 잠시 뒤에는 윙으로 살짝 움직여준 마누가 쏜 메이커를 따돌리는 두 번째 스크린을 섰다.
‘흐름을 느껴. 리듬을 맞추는 거야.’
나쁠 때일수록, 훈련이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시먼스의 패스 타이밍이 조금 빨랐던 터 라, 농구공을 손에 쥐었을 때에는 몸을 완 전히 돌린 상태가 아니었다. 스텝을 한 번 더 밟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런 사소한 차이도 슈팅을 던지는 것에 영향을 줬다.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난 침착하게 속으로 되뇌며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점프도 다소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있었지만, 허리 위는 굳건했다.
‘만약 이걸 놓치면, 스마트 녀석이 잔소리를 퍼부을 거야.’
며칠 전 훈련에서 잔소리를 퍼부어댔던 장난들이 내게 업보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더욱 이 슈팅이 간절했고, 농구공을 손에서 떠나보냈을 때에는 조마조
마한 얼굴로 농구공의 움직임을 쳐다보고 있었다.
뒤늦게 시선을 가린 쏜 메이커의 팔을 치 워버리고 싶었지만, 난 대신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자세를 숙였다.
철썩-!
[ ” THREEEEEE-!! ” ]
비로소 첫 번째 득점이 기록되고, 난 뒷 걸음질을 치며 좌우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할 것은 없고, 집중하라는 몇 마디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그냥 이렇게 해서라 도 좀 더 텐션을 끌어올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밀워키는 우리의 골밑
을 집요하게 파고들려고 했다. 수비에서는 내가 텔레토비치를 마크했고, 쏜 메이커의 곁에는 베르탕스가 있었다.
“바깥이야! 바깥!”
“내가 가!! 절로 가!”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5명이 계속해서 로테이션을 하고 스위치를 하다 보니, 밀워키가 몇 번 패스를 인사이드로 보냈을 때에는 매치업 상대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어느새 난 그렉 먼로를 막게 되었고, 델 라베도바가 안으로 패스를 보냈다.
“아니! 가! 가라고!”
“…”
전에도 말했지만, 먼로는 공격 옵션이 상당히 다양한 빅맨이다. 6-11의 신장에 몸 무게도 265파운드(약 120KG)이나 나갔고, 로포스트 경험 등 모든 부분에서 내가 상대 하기 버거운 매치업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홀로 막아서겠다고 외친 이유는 공격 제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싶어서였다. 다소 억지스러운 감이 있는 지금의 몸놀림도, 분명 그 때문일 거다.
‘이익- 진짜 더럽게…’
팅-
“..내가 잡았… ” , 삐익-!
더럽게 힘이 세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생각을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없었다. 먼로가 던진 훅 슛이 림을 맞고 튀어 오르고, 리바운드를 위해 뛰어올랐던 난 등 뒤에서 느껴지는 힘에 의해 균형이 무너져버렸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기어코 한 바퀴 바닥에서 굴렀다. 요즘은 잘 넘어지지 않다 싶었더니,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아아아- Damn it!”
농구공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두드리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먼로는 거의 씹어 먹을 것 같은 행동을 취하다, 마지못해 주심에게 이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입맛까지 다시면 정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빨리 내게 다가온 마누의 손을 잡아 몸을 일으키고, 아웃 오브 바운드 역할을 빼앗아간 베르탕스를 확인하며 다시 하프 라인을 넘는다.
“…”
다시 한 번 내 매치업 상대는 쏜 메이커였고, 여전히 코트에 서는 것이 낯설어 보이는 그를 보며 난 들을 수 없는 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정말? 정말 내가 아니라, 그였어?’
내가 스퍼스에 만족한다는 것과는 별개 로, 밀워키와 쏜 메이커라는 존재는 늘 나의 동기부여에 커다란 몫을 담딩하는 중이다. 거기다 야니스에게 당한 굴욕까지 겹쳐 지고 나니, 복수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강에서 뺨맞고 엉뚱한데서 화풀이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상황이었지만, 난 딱히 개의치 않았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다.
지금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마음을 내버려 둘 때였다. 그래야만이 나중에 다시 야니스나 혹은 자바리와 매치업이 되었을 때, 기세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크-! 오우, 이런. 실화야?’
레이업을 오르려던 시먼스의 슈팅이 가로막혔다.
난 베이스라인 바깥으로 벗어난 농구공을 쳐다보는 중이었는데, 블락에 성공한 선수가 다름아닌 매튜 델라베도바라는 것이 문제였다. 오늘 경기의 결과를 떠나, 지금의
장면은 두고두고 시먼스를 늘리는데 이용 이 될 것이다.
베테랑 중 누군가는 분명, 한스에게 부탁 해 지금의 장면만을 편집해 달라고 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건 단체 메신저방은 물론, 모두의 휴대폰에 저장이 될 거다.
아니, 단한명. 블록을 허용한 시먼스는 예외이고 말이다.
“헤이!!”
코너로 움직여 패스를 요청해보지만, 이 번에는 쏜 메이커가 제대로 날 견제했다. 5 초 제한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고, 다급 해진 시먼스는 리의 스크린을 받아 빠르게 외곽으로 빠져나온 베르탕스에게 패스를 건넸다.
내가 있는 공간에 여러 명의 선수가 밀집 해 복잡한 상황이 되었는데, 이곳은 그렇게 되기에 좋은 위치가 아니다. 수비의 입장이 라면야 또 모르지만, 공격은 아니다.
“베르탕스!”
그래서 난 베르탕스에게서 패스를 건네 받으며 그를 반대편으로 보내려고 했다.
“응?”
본래의 계획이 그랬다는 말이다. 하지만, 밀워키 또한 마찬가지로 미련 없는 스위치를 선택했고 이제 내 앞에는 쏜 메이커가 아닌 텔레토비치가 섰다.
‘그렇다면?’
난 빠르게 드리블을 해 탑으로 빠져나왔다. 동료들을 모두 양 사이드로 보내놓으며, 1:1을 할 준비를 마쳐본다. 이전에도 내가 탑에서 몇 번 핸들링을 했던 덕분인지, 동료들도 이를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굳이 다시 패스를 받아들겠다고 달려오는 이들도 없고, 무작정 스크린을 서주겠다 고 먼저 달려오지도 않았다.
왼 손을 슬쩍 유니폼에 닦으며, 자세를 낮춰 드리블을 시작한다. 주춤주춤 물러서는 텔레토비치는 지난번의 매치업을 기억 하고 있는 듯 했다. 위스컨신의 언론이 일 제히 벅스의 프런트를 저격했던 바로 그 날을 말이다.
“…”
투웅-
농구공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살짝 뒤로 움직였다가, 오른손으로 가볍게 내리치며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다. 그러자 텔레토비 치도 마찬가지로 한보를 물러섰는데, 그 간 격이 어째 나보다 더 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한 발이라면, 1.2보쯤 되는 느낌이었다. 단순한 착각인가라고 스스로 고민해 보다, 한 번 더시험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다시 또 한 발을 내딛자, 텔레토비치는 마찬가지로 1.2보 정도를 물러났다. 자연스 러운 뒷걸음질이 아닌, 분명한 목적이 있는 동작이었다.
‘돌파? 정말? 내가 그렇게 단순하게 할 것 같아?’
야니스를 상대할 때와는 180도 전혀 다른 내가 코트에 서있는 기분이다. 엘리트 수비수를 상대한다는 게 늘 괴롭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기분이 바뀔 수 있을 거라 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텔레토비치의 의도를 파악한 지금은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 난 이번엔 바닥을 퉁겨 돌아오는 농구공을 다시 떠나보내지 않았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렇다는 말이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뒤로 길게 스텝을 밟아 멀어졌는데, 아크라인은 제대로 내 앞에 놓여 있었다. 오른손에 쥔 농구공을 왼 손으로 가져가며 자세를 잡자, 급하게 앞으
로 점프를 해오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늦었거든?’
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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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Count it!! 그리고 더 있습니다! Oh-Mamma! 킴! Three and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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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판정은 텔레토비치가 억울 해 할만 했다. 슈팅을 던진 후 바닥에 착지 했을 때 약간의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지만,
평소에는 이 정도로 파울을 불진 않는다.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실린더를 침범한 것이지만, 이 정도 컨택을 파울로 규정하면 파울아웃을 당해 퇴장당할 선수가 경기당 다섯은 족히 나올 거다. 그렇지만 그건 그 거고, 지금은 그저 이런 이득을 즐길 때였다.
스캇 트와도스키 (Scott Twardoski)를 둘러싼 밀워키의 선수들이 어필하는 것을 내버려두곤, 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 눴다.
“진작 이렇게 좀 하지 그랬어?”
“정말요? 정말 그렇게 제 좋은 기분을 망쳐야만 해요?”
“그 흐름을 잃지마, 꼬마. 오늘은 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니까.”
“..네.”
농담과 진지함을 오가는 마누의 장단에 맞추는 것도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것 같다. 약간의 소란 후 자유투 라인에 들어서 자, 관중석에서 한 번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난 그것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다 루틴을 시작했고, 자유투는 가볍게 림을 갈랐다.
7-0 Run으로 점수차를 많이 좁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두 자리 수였다. 만약 이번 수비에 성공하고 공격마저 연결시킨다면, 밀워키의 플랜이 많이 꼬일 것 같았다.
쏜 메이커를 코트에 두는 사치도 더 이상할 수 없을 테고, 제이슨 키드가 구상한 2 쿼터 이 후의 로테이션도 망가뜨릴 수 있다.
“너무 쉬워!”
파앙-
최근 밀워키에서 말콤이 선발로 뛰는 이유가 나타났다. 피지컬적으로 강하게 압박을 당한 델라베도바는 공격에서 좀처럼 활 로를 틔워주지 못한다. 마누의 강한 압박에 어렵게 보낸 패스는 지나치게 정직해서,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굳이 저런 말을 할 필요까지 있나 싶었던 시먼스의 스틸이 이어지고, 빠르게 전개 된 속공은 베르탕스의 덩크로 마무리 되었다.
1쿼터 차갑게 식었던 AT&T 센터가 용 광로처럼 들끓어 오르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단 69초면 충분했다.
‘잠깐, 그런데도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는 거야? 진심으로?’
난 당연히 제이슨 키드가 타임아웃을 외 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 한 교체선수들을 코트로 내보낼 준비를 하든가 말이다. 하지만 밀워키의 벤치는 요지 부동이었고, 키드는 그저 팔짱을 낀 자세로 경기를 관망하고 있었다.
선수를 믿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않나 싶다. 포포비치라면 내가 자유투를 넣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타임아웃을 불렀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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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텔레토비치. 빗나갑니다. 먼로가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습니다만, 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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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별로 생각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텔레토비치의 슈팅이 빗나갔을 때 보드를 잡으러 골밑으로 이동했는데, 리를 상대로 했던 먼로가 농구공을 쥐어 바닥에 착지해 버렸다. 난 그가 풋백을 올라가기 전에, 파울로 끊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팔을 강하게 내리쳤는데, 운 좋게도 농구공만 멀 쩡히 긁어낸 모양새가 되었다.
얼떨결에 가로채기에 성공한 내가 농구공을 지켜내기 위해 웅크렸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먼로는 아쉬운 입맛을 다시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멀어졌다.
“불 붙고 있는 거야?”
“지금은 잘 모르겠고, 다음 기회가 오면 분명히 알게 될 거예요.”
“그럼 확인해 봐야겠지. 가자!”
다시 마누에게 패스를 건네곤 공격 진영으로 움직여 자리를 잡는다. 마누는 한 번 더 나를 이용할 속셈인 듯싶었는데, 분위기가 워낙에 좋았던 탓인지 시먼스가 조금 흥
을 냈다. 리의 스크린을 받아 돌아 나오다 그대로 냅다 3점을 집어 던진 거다.
들어갔다면 다시 한 번 밀워키 벅스의 가슴팍에 비수를 꽂아 넣는 플레이가 되었을 거다. 하지만 슈팅은 조금 짧았고, 먼로가 리바운드를 획득해 공격권을 찾아갔다.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 쥔 마누가 시먼스를 향해 소리를 내질렀는데, 말을 길게 이 어가지는 못하고 그냥 허탈하게 팔을 떨어 트렸다. 지금 저런 플레이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거다.
자신의 답답함이나 감정을 앞세우려 어 떤 행동을 하기엔, 마누는 지나치게 영리하 고 또 팀을 사랑했다. 함께하며 존경심이 절로 생겨난 남자가 바로, 이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이건 좋은 게 아닌데?’
확실히 밀워키의 2쿼터는 어딘가 조금 어 색했다. 코트 위에서 제대로 공이 돌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선수들 스스로도 코트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이런 모든 상황들은 슈팅이 들어가면 해결되는 문제이다.
농구에서 슈팅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유일 한 마스터키가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정 이 나쁘고 모양새가 이상해도, 슈팅이 들어 가면 그것은 성공적인 공격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슈팅이 계속해서 빗나 가면, 단점들만이 자꾸 부각되고야 만다.
그렉 먼로가 지금 던진 17피트에서의 슈팅은 매우 좋지 못한 판단이었다.
왜냐하면 현재 골밑에는 밀워키의 선수 들 중 그 누구도 자리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팅이 빗나가면, 100% 확실히 상 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게 된다.
난 다시 뛰어올라 간단히 리바운드를 쥐었고, 델라베도바가 붙은 마누를 확인하며 시먼스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그리고 하프 라인을 넘어서자, 농구공은 다시 내게로 왔다.
‘좋아.’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매치업 상대를 기 다리던 밀워키의 선수들은 탑 부근에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상태였다. 자연스러운 스크
린 상태가 된 베르탕스를 돌아 나오자, 다시 한 번 텔레토비치가 날 마크하게 되었다.
누가 보더라도 원치 않는다는 표정이 얼 굴에서 드러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단단히 천적관계가 이루어진 게 아닌가 싶었다. 스스로도 계속 공격을 성공시키다보니, 텔레토비치의 앞에서는 자신감이 생겨 나는 중이었다.
오른쪽 윙으로 움직인 나는 드리블을 하 며 몇 번 헤지테이션 동작을 취했고, 이 별 것 아닌 움직임에 움찔대는 그의 모습을 즐 기다 그대로 곧장 점프를 뛰어 올랐다.
아까의 파울 탓인지, 텔레토비치의 컨테스트는 전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다.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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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킴민혁! 이번에는 22피트 점퍼였군요!”
(션 엘리엇)
“믿기지가 않는군요. 지금 대체 몇 분이 나 지났죠? 9점이에요. 2쿼터 2분 8초 만에 9점을 집어넣었다고요. 킴의 폭발력은 언제나 놀랍습니다. 응집력이 굉장해요!”
(빌 랜드)
“여전히 타임아웃을 아끼고 있는 제이슨 키드입니다. 이해하기 힘들군요. 1쿼터에 타임아웃을 많이 아껴 여유가 있는데 말이
죠. 그의 의중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스넬!
For 3! 빗나갑니다!”
(션 엘리엇)
“공격이 매우 단순해졌어요. 복잡한 방법 이 나오지 않죠. 그러다보니, 수비에서 쉽게 대처가 됩니다. 제 생각에도 타임아웃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아니면 최소한 선수를 바 꾸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물론 키드의 입장을 이해 할 수는 있어요. 감독들은 종종 자신의 결정에 푹 빠져 주위를 둘러보 지 못하는 순간이 오죠. 특히나 키드처럼 감독 경험이 많지 않은 남자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과감함이 늘 중요합니다.”
(빌 랜드)
“베르탕스! For 3! 빗나갑니다만, 다시 리바운드! 리! 하지만 쏜 메이커에게 걸립니다. 제법 괜찮았던 블록입니다. 그렉 먼 로. 델라베도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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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 메이커의 블록을 보고 있으니, 밀워키의 프런트가 그에게 기대한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조금 알 것도 같았다. 정말 신체적 인 조건만 보았을 때에는 케빈 가넷이 엿보였는데, 더 긍정적인 부분은 그가 이미 점퍼를 장착했다는 것이었다.
비록 오픈 기회에서만 작동한다는 문제 점이 있었지만, 스스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방법만 익히게 된다면 분명 쏜 메이커는 인 상적인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저런 잠재력만 보여주다, 소리 소 문도 없이 사라진 선수 또한 한둘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결국 저런 유형의 중요한 부 분은 수비다. 수비가 되면 최소한의 출전시 간을 보장받을 수 있고, 그런 경험들이 공격에 눈을 뜨도록 돕는다.
반대로, 나는 공격을 통해 출전시간을 보 장받았다. 그리고 코트가 아닌 연습장에서 수비를 배우고, 이를 다시 코트로 돌아와 활용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양쪽 모두가 실전을 통해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공통적인 부분이긴 하다.
“…”
델라베도바가 스크린을 통해 인사이드로 파고드는 순간, 난 마크맨이던 텔레토비치
를 버리고 골밑으로 뛰어들었다. 만약에 그가 사이드라인에 위치해 있었다면 고려해 보았을 동작이지만, 지금은 엘보우에서 상 황을 관망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인 수비태도를 취하 고자 했던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 인사이 드로 쇄도하기에 적절한 ’ 상황들에 대해 훈련을 받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
트릴로지와의 훈련은 이론적인 부분이 싱당수 혼합된 것으로, ‘ 프로페서 ’ 와는 더 없이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었다.
파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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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블락!! Oh, Holy! Moly!! 말 그대로 킴 이 모든 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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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베도바의 레이업을 막아낸 순간, 나는 농구공을 더 이상 밀어낼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이미 백보드에 농구공이 닿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단단히 그것을 움켜쥔 채로 바닥에 착지했다.
휘파람을 불며 접근한 마누가 패스를 달 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어쩐지 지금은 그러 고 싶지 않아 직접 볼을 운반했다.
입술을 삐죽이며 뒤를 따르는 마누의 얼 굴에는 다시 미소와 비슷한 것이 스며들어 있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면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웃은 것이 맞는지를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조금씩 속도를 더해가며 달리던 난 하프 라인을 넘어섰을 때에는 거의 최대속도에 가깝게 달리고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과감한 내 모습에, 급하게 쏜 메이 커가 달라붙었는데 어깨의 동작이 다소 과 했다. 주심의 휘슬을 예상하며 슈팅 동작으로 빠르게 옮겨간 난 이미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고, 뒤따른 휘슬소리를 들으며 아무렇게나 대충 슈팅을 집어 던졌다.
벌써 2쿼터에만 두 번째로 바닥을 구르
고 있었지만, 이건 1쿼터의 굴욕적인 것이 아닌 일종의 명예훈장과도 같았다.
그 증거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 수를 보내는 관중들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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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결국 타임아웃입니다!! 이쯤 되면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겁니다!! 27 : 33!! 스퍼스가 빠르게 경기의 균형을 되찾고 있습니다! 9점을 득점한 킴에게 필요했던 시간은 겨우 3분 6초였습니다! 이쯤 되고나니, 밀워키에게 킴이 아주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 처럼 보이는군요.”
(션 엘리엇)
“하하하.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 만 그건 불확실한 거고, 확실한 부분은 바로 이겁니다. 킴이 제이슨 키드와 밀워키를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게 유 일하게 중요한 것이고요.”
(빌 랜드)
“밀워키가 이제 킴을 진화하려 다시 카드를 꺼내들겠죠. 제 예상은 야니스입니다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잠시 뒤에는 확인이 가능하겠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는 Fox Sports Southwest. 여긴 AT&T 센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