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016)
〈 1016화 〉귀족 김캇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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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그때 정글에서 길을 잃었을 때도 드라이어드들과 싸웠었지. 전부 다 알라우네의 명령에 따라서 행동하던 새끼들이었다.
존나 많이 나와서 애를 먹었는데, 지금 그런 녀석들이 저렇게 얌전히 행동하는 꼴을 보고 있으니 씨팔거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우리 아리 실화냐?
이거는 아리의 능력이 점점 더 개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야말로 만식물들을 자유롭게 지배하는 극단적인 권능이다. 물론 아리가 전사 타입은 아니라서 개인의 직접적인 전투력은 떨어지지만, 엄청난 유틸성을 지니고 있음은 명백하다.
알라우네는 그야말로 군주와도 같은 포지션의 몬스터인 것이다.
아리의 이러한 특성은 능력을 키움에 따라서 더욱 증폭될 것이다. 지금도 성장 속도가 빠르니 아마 머지않아서 그렇게 되겠지.
알라우네를 쓰러뜨렸던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그때는 뭐 이제 막 부활한 알라우네가 정글을 생성하는 것으로 힘이 빠진 상태라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기는 하다.
그래도.
ㅡ실장절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내가 진정한 천마의 가능성을 발현한 그때.
“…”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하는군.
“아버님. 어떤가요? 이런 것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 아주 쓸모가 많겠지. 우리 아리 장하다.”
“후훗, 기뻐요.”
정말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은 아리가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 이제 생각할 것도 없다. 아리는 내 것이지 않은가. 우유도 맨날 빨아 마시는데 그거면 된 거다.
아, 근데 알라우네 하니까 갑자기 콥슨 생각나네.
그 새끼 잘살고 있을까?
아마 아직도 D급으로 구르고 있지 싶은데, 애새끼가 도박에 중독되가지고 그게 제일 문제지. 뭣보다 요즘 변방 쪽 상황이 안 좋다는데 도박만 어떻게 좀 끊으면 목돈 좀 만져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뭐… 알아서 잘 살 거다.
그런 놈이니까.
“전혀 움직이지 않네요!”
“피부는 사람이랑 비슷한 것 같아.”
“그쵸? 그리고 보세요, 이거 가슴 커다란거…!”
“후후후, 딱 캇트 취향의 크기야.”
“꺄악! 어떡해요!”
클라우디와 힐데는 드라이어드들을 건드리면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이었다. 만지작거리고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잘 가지고 논다. 지금 아리가 명령을 내린바, 놈들은 그저 어떠한 감정도 내비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을 뿐이다.
이렇게까지 명령이 가능하다니.
“아버님? 아예 그 가방 같은 것도 들라고 시킬까요? 제가 시킨다면 계속 따라올 거에요.”
“짐꾼으로 쓰자고?”
“네. 이들은 저의 노예나 다름없어요. 시킨다면 뭐든지 할 거예요.”
“캬.”
노예라니.
근데 몬스터는 노예 삼아도 돼.
아리는 내게 드라이어드들의 쓸모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다. 이 움직이는 식물인간 몬스터들은 숲의 식물들을 관리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길을 잃지 않으니 길잡이는 물론이고, 희귀한 약재를 키우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숲에 이로운 일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살인이고.
기본적으로 인간을 증오하는 드라이어드들은 인간에게 몹시 적대적이며, 숲에 들어온 인간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근데 이거는 어차피 아리가 다 할 수 있는 거다.
“제게 충성하는 것을 제일 큰 기쁨으로 여기고 있는 존재들이죠. 보세요.”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하던 아리가 손을 뻗고는.
“너.”
“…!”
한 녀석을 지목하자 지목된 드라이어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을 본 아리가 고개를 살짝 까딱였고, 무슨 일이지 돌연 드라이어드가 손을 모으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뭘 하든 기뻐할 거에요.”
아리가 칭찬해달라는 듯한 태도로 내게 다가왔다.
어쩌겠나.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데.
“흐흐흐, 그럼 맡겨볼까?”
바로 아리의 머리를 만져주면서 맡기겠다고 하자 다른 드라이어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가방을 받아 들었다.
“근데 이놈들 뭐 야생성이나 지능 같은 거는 어떻게 되냐?”
“으음… 그건. 개체별로 차이가 있죠. 제가 원한다면 더욱 강하게 만들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것은 지금은 안될 것 같다고 할까… 아니. 아직 할 수 없어요.”
“힘을 더 키워야 하는 건가?”
“네. 지금은 그저 제 의지대로 조종하는 게 고작이에요.”
그게 고작이라고 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자기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드라이어드라니 아주 쓸만한 것 같다. 물론 이들은 숲의 바깥으로 나가면 점점 쇠약해지거나 죽어버리는 존재들이지만, 이런 곳에 들어와 있을 때는 그야말로 만능 일꾼이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드라이어드들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보다 강한 존재다. 일단 전투력 자체는 일반 오크보다 높은 편인데, 그 정도면 하인으로 부려 먹기 썩 괜찮은 수준이지 않은가.
“아리야. 근데 이거 나도 명령을 내릴 수 있나?”
“뭔가 시키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그냥 되나 안 되나 궁금해서.”
“…”
내 말이 끝나자 바로 아리가 손을 뻗고는 그 손아귀에서 연둣빛이 뿜어져 나오는 빛의 구체를 생성했다.
ㅡ지이잉.
“…이제 아버님의 명령도 들을 거에요.”
“오오! 진짜냐!!!”
ㅡ파앗!
나는 바로 공중 덤블링을 실시하면서 드라이어드들의 앞으로 튀어 나갔다. 난 이 새끼들에게 유감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이 새끼들!!!!”
“캇트? 뭘 할 생각일까?”
“잘 봐!”
나는 도열한 드라이어드들에게 명령했다.
“일어나!”
ㅡ차악!
과연 아리가 뭔가의 처리를 한 것인지 놈들이 일사불란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내 명령을 듣게 된 것이다!
“차렷!”
바로 동작을 알려주면서 그리 외치니, 드라이어드들이 일제히 차렷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렇게 동작을 교육하면서 외쳤다.
“열중쉬어! 차렷! 열중쉬어!”
ㅡ차악!
ㅡ차악!
ㅡ차악!
무표정한 얼굴의 드라이어드들이 차렷과 열중쉬어 자세를 반복한다. 그것은 너무나도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이대로 PT 체조까지 시켜볼까 했지만, 이미 명령을 듣는다는 것이 증명된 마당에 굳이 그거까지 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리야. 그거. 가마 좀 만들어주라.”
“가마 말인가요?”
“어. 사 인승으로 만들어줘.”
“아… 설마 거기에 타실 생각일까요?”
“바로 그거다!!”
가마를 만들어서 거기에 타면 된다.
이것이 바로 드라이어드들의 올바른 사용법이다.
“아앗! 캇트님!!! 그거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아리야! 할 수 있겠어!”
“물론이에요.”
ㅡ스윽.
아리가 손을 뻗자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가지를 뻗어오고, 덩굴을 휘감으면서 가마의 형상을 이루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의 종말을 시사하는 듯했다. 명령만 하면 만들어지는 목재 가구라니?
곧 사인승 가마가 만들어졌고, 우리는 거기에 탑승했다.
“캇트,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런 게 바로 아이디어라는 거지. 드라이어드 중대! 가마를 들어 올려라!!!”
그리 명령하자 드라이어드들이 죄다 몰려와서는 우리의 가마를 잡아 들어 올렸다. 그것은 몹시 안정적인 감각이었다.
“오오!!!!!”
이것이 바로 왕이 된 감각이라는 말인가…!
“이런 게 가능하다니! 정말 놀라워요!”
“저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이런 것은…”
힐데가 호들갑을 떨었고, 아리 역시 놀라워했다.
“어서 출발해, 이 드라이어드 새끼들아!!!”
나는 드라이어드에 대한 혐오를 터트리면서 전진을 명령했다. 그것으로 드라이어드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맥에서 살아가는 몬스터인 만큼 강한 힘과 민첩성을 지닌 그녀들이 우리를 떠받들면서 전진하는 것이다.
“껄껄껄껄껄!!!”
큰 즐거움을 얻는 나는 즉시 웃음을 터트리면서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전신의 힘을 풀었다.
ㅡ사라락.
주변의 풍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착실하게 나아간다. 산길이었지만 뭐 잡다한 가지들이나 덩굴들이 우리를 방해하는 일 따위는 전혀 없었다.
여기에 있는 게 누구인가?
바로 숲의 여왕 알라우네다.
“캇트, 그렇게 즐거운 거야?”
“아버님이 즐거우시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어요.”
놀이기구에 탄 기분이다…!
“지금 존나 즐거워!!!”
이것이 바로 나, 천마 김캇트다.
* * *
말 그대로 여행 분위기였다.
이 여행의 목적이 살인과 학살이라는 것만 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피크닉이다.
“이건 뭐 내 집처럼 편안한데?”
“후훗, 그러게요.”
우리는 드라이어드들이 끄는 가마를 타고 이동을 거듭하면서 과일과 견과류 등으로 식사를 때우고, 계곡에서 씻고, 괜찮은 숙소를 만들어서 자는 둥, 아주 마음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식으로 이동을 하던 중이었다.
“아버님. 근처에 만드라고라가 있어요.”
“만드라고라?”
대충 뭔지는 아는 데 본 적은 없다. 분명 비명을 지르는 뿌리식물이었던가, 고급 마법 재료로 사용되는 물건이었던 것 같다.
관심이 생긴 우리들은 그쪽으로 다가갔다.
다가가니 보라색 꽃과 자그마한 빨간 열매가 달려 있는 식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만드라고라여?”
“네. 뽑으면 비명을 지를 거에요. 안 지르게 할 수도 있지만.”
“비명?”
그 말에 클라우디가 관심을 보였다.
“어. 이거 비명 지르는 식물이래.”
“캇트처럼?”
“아니 내가 왜 나와.”
“알면서.”
“이런.”
제길.
“아무튼 아리야. 비명을 들으면 몸에 해롭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버님이나 클라우디님. 그리고 힐데님 정도라면 괜찮아요.”
“그렇긴 하네.”
한낱 식물 따위가 우리를 해칠 수는 없지.
“한번 뽑아 볼까?”
“비명은…”
“지르게 놔둬. 시험해 보고 싶으니까. 클라우디. 힐데야. 좀 떨어져서 귀 좀 막고 있어.”
그리 말하자 그녀들이 대답했다.
“대체 어떤 비명일까요!”
“뭐가 됐든 캇트보다는 작을 거야.”
“아앗! 그렇네요! 그럼 괜찮아요! 여기서 구경할게요!”
“나도 보고 싶어.”
그렇다면야.
나는 바로 만드라고라의 줄기를 잡았다.
“그럼 뽑는다!”
그대로 힘을 주자.
ㅡ쑤욱!!!
흙으로 뒤덮인 뿌리가 뽑혀 나오더니.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제대로 잡아 들고 보니까 구라 안치고 뿌리가 진짜 통통한 인간처럼 생겨 처먹었다. 와, 진짜 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이따구로 생겨 처먹게 되는 거냐?
녀석은 뭐가 그리도 구슬픈지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대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근데 지금.
이 새끼가.
감히.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아?
ㅡ하압.
숨을 크게 들이쉬고.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엨!!!!!”
그대로 놈의 안면에 대고 크게 비명을 질러 맞받아쳐 주자.
“워어어엌!!”
큰 충격을 받은 것인지 만드라고라가 단말마를 내지르더니 추욱 늘어져 버렸다.
이게 만드라고라?
기대 이하다.
실망이야.
“흐흐흐, 이 좆밥 새끼 같으니라고. 새꺄. 비명은 그렇게 지르는 게 아냐… 지를 거면 나처럼 질러야지.”
자랑은 아니지만 비명과 절규로 따지자면 나를 따라올 자가 없다. 아무튼 만드라고라도 이 정도인가? 그냥 시끄럽기만 할 뿐 별것도 없었다.
“역시, 비명으로 캇트를 당해낼 존재는 이 세상에 없는 걸까?”
“캇트님의 승리에요!”
아무튼 만드라고라가 늘어지자 그녀들이 다가와서 말했다.
“이게 또 내가 너무 잘난 탓이지!”
그럼 먹어 볼까.
ㅡ촤륵.
나는 바로 물로 만드라고라를 깨끗이 씻은 뒤에 놈의 하반신을 아그작 깨물어 먹었다.
ㅡ아삭, 아삭.
“흠…”
딱히 맛은 없다. 그냥 쓸 뿐인데, 씹어서 목구멍으로 삼키고 있으니 마나가 미세하게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오. 효과 좀 있네. 이거 같이 먹자.”
그렇게 남은 것을 세 등분해서 그녀들에게 나눠줬다. 그녀들 역시 나와 비슷한 것을 느꼈는지 감탄했다.
“아… 마나가. 체내에서 돌고 있어.”
“신기한 식물이에요. 사람처럼 생긴 것도 그렇고… 뭔가 이유가 있을까요? 어쩌면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요.”
“글쎄? 그건 모르겠어. 이런 거라면 리샤가 잘 알 것 같아.”
“리샤님이라면 오히려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려나?”
아무튼 이거 제법 쓸만한 것 같다.
몇 개 챙겨서 가져가면 리샤랑 위니아가 좋아하겠지.
“아리야. 이런 것도 만들어낼 수 있어?”
“네. 만들 수는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것은 숲의 힘을 소모하는 거라서요. 무한하게 만들어낼 수는 없어요.”
“아, 이 숲의 에너지를 쓰는 거라고? 아리 힘이 아니라?”
“제 힘도 써야 해요. 숲도 황폐화가 되겠지만. 만들까요?”
그렇다면.
“아냐. 뭐 그럴 것까지 있나. 그냥 있는 거 쓰지 뭐.”
딱 보니까 힘 좀 쓸 것 같은데 굳이 낭비시킬 필요 있나. 그냥 돌아가기 전에 드라이어드들 시켜서 몇 뿌리 찾아오게 하면 되겠지.
“숲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데.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음? 뭐라고?”
무슨?
“숲을 걱정하셔서 포기하신 게 아닌가요?”
“뭔 소리야? 아리 힘쓴다고 하니까 안 한 건데.”
“아.”
아리가 뭔가 깨달았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우리 아리 숲을 너무 별거 아닌 것처럼 여긴다. 이거는 나중에 교육을 따로 해줘야겠구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동하던 때였다.
“아버님, 도착한 것 같아요.”
“드디어.”
사람 사는 곳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