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348)
〈 1348화 〉전후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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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와 함께 대신전으로 향했다.
아직은 수도에서 지내고 있는 중이었고, 나는 걸어 다니는 내내 수도 사람들의 찬양을 들어야만 했다.
“용사님! 만세에에에에!”
“어흐으으윽! 용사니임…!”
“용사님!!! 용사님!!!”
격한 반응을 보이는 수도 사람들이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래. 이것이 바로 인류의 용사를 보는 올바른 시선이겠지.
ㅡ처억.
나는 근엄하게 날개를 펼쳐 보이며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그래. 이 내가 바로 용사다. 이 나를 생각하면서 좋은 하루를 보내도록 하라. 제군들.”
덕담을 던져주는 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꺄아아아악! 캇트님!!! 그렇게 할게요!!!”
“아니, 힐데야?”
그런데 힐데가 옆에서 양손으로 자신의 볼을 비벼대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가.
“방금 그거 너무 좋았어요!!!”
“확실히 내가 생각해도 좋긴 했지. 완벽했다.”
그 증거로 내 선언을 들은 사람들이 죄다 오열을 하면서 내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ㅡ오오오오오오오!
ㅡ용사님이 축복을 내려주셨다!!
ㅡ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하튼 그런 느낌이었다.
수도에서 지내는 내내 맨날 이런 것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사는 집은 일종의 성지 취급을 받는다는데, 스토커 같은 게 없어서 다행이었다.
“용사님 오셨습니까!”
“아아, 내가 왔다. 고생이 많구나. 성기사들이여.”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신전으로 들어갔다.
“감사합니다!”
내가 들어오면 그냥 프리패스다. 전부 다 내게 존경을 표하면서 이랏샤이마세를 시전해줬다. 나는 힐데와 함께 카디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ㅡ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언제나처럼 카디아가 앉아 있었다.
“호오? 우리의 용사님 왔는가. 오늘은 힐데가르트도 함께로군.”
“안녕하세요! 카디아님!”
“몹시 안녕한 하루다. 힐데가르트.”
카디아는 현재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린 채 담배를 피우면서 문서를 보는 중이었다. 과연. 언제나처럼 오만하고 방자한 태도였다. 평소에도 이런 느낌이었지만, 이제 나라는 빽이 있으니 거침이 없다.
ㅡ드륵.
아무튼 내가 왔으니 일어날 생각인지 그녀가 다리를 움직였다.
“존경스럽고 또한 사랑스러운 남편이 왔으니,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해야겠어.”
“이거 대접이 아주 좋은데.”
“당연한 일이다.”
자연스레 그 얼굴에 미소가 걸린다. 진짜 얼굴이 피긴 했다. 항상 있던 다크서클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깨끗한 얼굴이다.
아직도 교단의 성녀로서 동분서주하고는 있지만, 부담감을 대부분을 덜어버린 탓인지 신수가 훤해졌다.
ㅡ또각또각.
하이힐은 신은 그녀가 나를 향해 걸어온다.
“아무튼 이른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아지는군. 이렇게. 본 성녀를 찾아주다니 말이야.”
그 얼굴에는 자신감 있는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아니. 아. 이거 뭐 어쩌냐? 카디아를 보니까 애널을 벌려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아니.
보지 벌리는 건 진짜 마음대로 하게 해주는데, 역시 카디아라고 해도 그곳은 부끄러워하겠지? 나는 애초에 카디아가 뭔가 마음의 동요를 보일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데다가 날 먼저 유혹할 정도에 섹스도 적극적이라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볼 일 자체가 없기는 했다. 침대에서는 말 그대로 음탕하고 음란하기 때문에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는 걸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그런데 잠깐.”
ㅡ멈칫.
걸어오던 카디아가 멈칫하더니, 나와 힐데를 번갈아서 쳐다봤다.
“아항, 캇트님. 아무래도 눈치챈 것 같아요.”
힐데는 아주 즐거워 죽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흐흐흐, 그러게.”
이거 힐데의 기운을 눈치챈 것 같군.
그럼 설명을 해줘야겠지.
“카디아. 내가 새로운 경지에 발을 들였는데 말이야.”
“…새로운 경지?”
“뭐, 마왕도 잡고 하면서 깨달음을 얻고 그런 탓이지. 내 격이 한 단계 상승했다.”
“그래서 오늘은 그것을 보여드리려고 왔어요, 카디아님!”
힐데가 내 말을 받았다.
“대체… 무엇이지? 지금 힐데가르트 네게서 느껴지는 그 힘과… 연관이 있는 일인가?”
“역시 성녀님답게 뛰어난 안목을 지니고 계시네요. 네. 맞습니다. 바로 그것이지요! 캇트님. 그럼 일단 보여주고 시작할까요?”
“그래. 그렇게 하자. 힐데야. 보여줘라.”
“알겠습니다!”
ㅡ처억!
내게 군대식으로 경례해 보인 힐데가 카디아의 앞에 가서 섰다.
“카디아님. 이미 어렷품이 눈치채고 계시죠? 그러나 제대로 봐야지 확신을 하시겠지요! 자! 잘 봐주세요! 이!!! 아름다운 힘을!!”
ㅡ화르르륵!
순간 힐데의 몸에서 백색의 불꽃이 타올랐다.
그것은 말 그대로 나의 힘과 동일한 힘이다.
“…!”
그것을 본 카디아가 눈을 크게 뜨면서 입을 가렸다.
“보이시나요!”
“지, 지금 그것은…!”
“네! 캇트님이 내려주신 힘입니다! 캇트님을 향한 사랑과 충성의 증거!”
“…!”
2차 동공 지진이 카디아를 덮쳤다.
“…”
그녀는 말을 잊지를 못하면서 힐데를 바라보았다.
ㅡ처억.
나는 힐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됐다, 카디아. 내 여자들한테 내 힘을 증여해 줄 수가 있게 되었지. 흐흐흐, 놀랍나? 놀랍겠지. 그러나 당연한 일이다. 이 위대한 김캇트가 행하지 못할 일은 없으니까. 아무튼 힐데는 내 힘을 받아 강해졌다.”
“…”
카디아는 여전히도 경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ㅡ스물스물.
그런 카디아에게 뱀처럼 스물거리는 느낌으로 접근한 힐데가 그녀의 귀에 입을 대고는 속삭이듯이 귓속말을 시전했다.
“카디아님. 이 힘은 엄청나다구요? 일단 육체적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도 모자라서… 마법적인 능력까지 극단적으로 증폭됐지요. 그야말로 캇트님의 여자라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힘을 지니게 됐어요. 이게 다 캇트님의 사랑과 총애를 받는다는 증거지요.”
“그, 그것은…”
무슨 마녀가 사람을 유혹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탐나지 않나요? 가지고 싶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이 절호의 찬스. 어서 캇트님한테 달라고 해보자구요! 그렇다면 카디아님도 캇트님의 세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샌가 귓속말을 중단한 힐데가 주먹을 치켜든 채 선언하듯이 외쳤다. 내가 봤을 때 힐데는 참 웅변술이 뛰어난 것 같았다. 서큐버스 출신이라 그런 것인가?
약간 사람의 마음을 휘두를 수 있는 화술을 지니고 있다.
선동가 같은 거 해도 잘할 것 같애.
“세, 세례라고. 했나.”
“네! 캇트님은 이 세상에 강림한 신! 그러니 캇트님의 힘을 받는 것은 몹시도 성스럽고 영광스러운 일! 따라서 세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캇트님은 신이고, 종교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우리 힐데는 나중에 내 말을 전하는 아나운서 같은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왜 그거 있잖아.
북한 뉴스 아나운서.
“그, 그렇군… 동의하는 바다. 그렇다면. 그 힘은… 이제 정말 신으로 거듭난 팔라딘을 향한… 신앙심으로 얻을 수 있.”
“그런 것도 있지만!!!”
“…”
“가장 중요한 것은 캇트님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사랑 또한 포함되지요. 그리고 이것도 봐주세요!”
힐데가 외친 순간이었다.
ㅡ화르르륵!
백색의 불꽃이 다시금 타오름과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백색의 뿔과 날개. 그리고 꼬리가 솟아올랐다.
이건 뭐. 이제 괜찮다.
디자인이 전혀 악마적이지가 않으니까.
“그, 그것은?!”
카디아는 다시 경악했다.
ㅡ스윽.
“캇트님의 신성력을 받으면서…”
눈을 감은 힐데가 깍지낀 손을 모으고는 나직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오밤중에 기도하는 것 같은 경건한 수녀 같은 느낌이었다.
조금 전까지 열정적으로 선동하던 여자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태도다.
“저는 깨달았어요.”
근데 힐데야?
그 수녀 베일은 대체 언제 꺼내서 쓴 거냐?
“무, 무엇을! 그 날개와 뿔은 대체…!”
“제가 고대 천사의 피를 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뭐라!!! 고, 고대 천사라고 했나!!!!”
ㅡ치익.
가슴골 사이에서 허겁지겁 담뱃갑을 꺼낸 카디아가 그것을 입에 물고 불을 붙이더니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팔라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그러더니 내게 묻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카디아.”
말해주는 수밖에 없겠군.
“내가 갑옷거, 아니. 천마고. 이 녀석은 고대 천사야.”
“그러니까 그! 고대 천사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몰라. 고대 천사의 피를 이은 후예였나 봐. 힐데가. 내 신성력을 전해주는 과정에서 그 힘이 각성한 모양이더라고.”
“그런…!”
카디아는 한참 동안 혼란스러워했다.
그래도. 뭐.
담배가 보약인지 연신 줄담배를 태우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렇군. 대충 이해가 되었다. 확실히 놀라운 일이지만…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역시 신의 힘을 얻은 팔라딘이겠지. 그러니 이해가 된다. 몹시 특이하고 흥미로운 일이로군. 고대 천사의 핏줄이라니… 그 혈통은 어떻게 되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아니라서.”
“…알겠다.”
아무튼 이제 좀 진정을 한 것 같다.
“아리… 그 아이도 고대의 식물 마법을 다루더니. 참. 팔라딘의 주변에는 특이한 여성들이 많군.”
“위대한 캇트님에겐 당연한 일이지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강하고 특별하고 유능한 여성들이 모이게 되어 있어요.”
“그 말을 부정할 수가 없군.”
이 위대한 김캇트에게 강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꼬이는 것은 실로 당연한 일.
“아무튼 카디아님. 카디아님도 캇트님의 세례를 받아야만 해요.”
힐데가 진지하게 말했고.
“…개인적으로.”
잠시 침묵하던 카디아가 말했다.
“베르데 신은. 아주 좋은 신이라고 생각한다.”
베르데 신이라.
“그분께서는 먼 옛날부터 인간들을 수호하기 위한 힘을 내려줬으며… 우상전쟁 이후. 팔라딘의 말처럼 조각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
“그 거룩한 신의 마음을… 우리로서는 재단이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그 뜻에 찬동할 수는 있었지. 그리하여 교단이 성립되었고, 성기사들은 평화를 위해 투신해왔다.”
맞는 말이다.
베르데 신이 외신이건 말건. 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인간을 지키고, 사악한 존재들을 몰아낸다. 그것이 바로 놋쇠성천사회의 교리다. 성기사들은 진심으로 그리 생각한다. 숭고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양식장을 지키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사악한 존재들을 잡아 죽이는 힘을 주는 것은. 그저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놈들을 상대하기 위한 힘을 쥐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본 성녀는 오랫동안 교단에 투신해왔고, 베르데 신에게 신앙을 보내왔다. 그렇기에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 그 신앙심을 끊어낸다는 것은 어렵지.”
뭐라.
설마.
거절인가.
“…”
힐데의 눈이 순간 차가워졌다.
나 역시 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하려던 찰나.
“그러나 사랑이 있다면 문제가 될 것 따위는 없다. 팔라딘. 아니… 이제 뭐라고 불러야 올바를지는 잘 모르겠지만.”
앗.
“그 세례라는 것을 받도록 하지. 아니. 세례를 해줬으면 좋겠다. 내 사랑하는 서방님이시여. 부디 이 성녀에게 세례를 내려주지 않겠나.”
“베르데 컷.”
“지금 뭐라고?”
“아냐.”
카디아는 나의 것이다.
“카디아님!!! 잘 생각하셨어요!!!!”
힐데가 다시금 텐션을 끌어올리며 소리쳤다.
방금 차가워진 눈은 좀 무서웠는데.
“당연한… 일이지.”
“그럼 시작하마. 카디아.”
“잠깐. 지금 바로 하는 것인가?”
“쇠뿔도 단김에 뺀다는 말이 있어. 이리 와라.”
“…”
ㅡ터억.
내 앞으로 온 카디아가 무릎을 꿇었다. 굳이 꿇은 필요는 없는데… 뭐. 상관없지. 바로 그 머리 위에 손을 얹어주고, 카디아의 힘을 읽어낸다.
“…!”
특이한.
굉장히 특이한 것이 느껴진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세상과 겹쳐진.
다른 차원의 통로를 통해. 베르데 신의 신성력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그래… 이런 `길`이 있었던 것이로군. 그러니까 그 마족 함장들이 신성력을 차단하는 술식을 사용했던 거겠지. 이 길만 차단한다면 신성력을 받지 못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
일종의 재밍이다.
아무튼 마족이 할 수 있는 걸 내가 못할 리가 없다. 이미 느낀 순간부터 게임은 끝이다.
ㅡ파앗.
내 힘을 가볍게 조작하자, 베르데로부터 내려오던 힘이 차단되었다.
ㅡ움찔!
순간 카디아가 움찔했다.
“진정해. 카디아. 안심하고. 내 손이 머리 위에 얹어져 있지? 너한텐 내가 있으니까 마음 편히 먹어라.”
“…”
카디아가 고개를 끄덕였고.
ㅡ화아아악.
나는 본격적으로 세례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