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665)
검머외전 – 천마성좌
격렬한 환희가 들끓어 오른다!
성공했다!
완전히 붙잡아 버렸다!
노리고 있던 일을 드디어 해내고 말았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엨!!!”
그리하여 터져 나온 비명이 차원 그 자체를 관통하면서 저 너머의 세계까지 쏘아져 나간다.
미지의 세계까지 뻗어져 나간 보이저호를 본 과학자들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더 멀리. 더 멀리멀리 퍼져 나가도록 하거라.
아무튼.
ㅡ화아아악.
문을 넘음과 동시에 주변환경이 바뀐다. 그렇다. 이 새끼 이거 고도의 차원이동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딱 이러고만 있어도 느껴질 지경이다.
“제법이로군.”
신속하게 붙잡길 참 잘했다. 여기서 놓쳤다면 진짜 이 새끼들 못 찾았을 것 같다.
ㅡ화아아악.
시시때때로 바뀌는 주변 풍경과 차원압력. 아주 고속으로 이동을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 새끼들 이거 상태창 차원을 관리하는 놈들인 주제에,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 본진을 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팔럼들.
이러니까 지들끼리도 숨어있는 위치를 모르지.
“어어?”
“크윽!”
그때 내게 붙들린 녀석이 뭔가 수를 쓰려고 몸을 흔들어댔다.
물론 소용없다.
“흐흐흐, 이 천마 김캇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냐?”
“…!”
지금 나는 단순히 물리적인 힘으로 붙들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접촉면부터 시작해서 피부를 감쌀 정도의 얇은 결계를 둘러 녀석의 힘을 억제하고 있다.
ㅡ파치칙!
결계 내부에서 녀석의 요동치는 힘이 느껴지지만, 그렇게 강한 것은 아니다. 가볍게 억누를 수 있다.
“얌전히 굴면 때리진 않으마. 너도 대충 느끼지 않았냐? 나와의 격차를?”
“…!”
“그러니까 좀 가만히 있자.”
그 말에.
ㅡ…
녀석의 움직임이 멈췄다.
“흐흐흐, 이 새끼. 눈치 빨라서 마음에 들어.”
날 보자마자 튀려고 한 것도 그렇고, 적당히 눈치가 있는 녀석인 것 같았다. 눈치가 있다는 말은 달리 말해 똘똘하다는 소리다. 그런 녀석이면 아주 협조적으로 나오겠지.
ㅡ화아악.
그렇게 나는 녀석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처박은 상태로 흐름에 몸을 맡겼다. 아마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게 술식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렇게.
ㅡ쿠웅!
녀석의 본진에 도착했다.
“오.”
완전히 새하얀 공간이다.
그것도 잘 정돈된 느낌의 공간. 인간적인 인격이 있는지 훌륭한 건축물 같은 것도 세워져 있었는데, 아마도 도사들이 소차원을 만들어 자신의 마이룸을 가꾼 것처럼 이 새끼 역시 비슷하게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 것 같았다.
“그럼 풀어주마. 풀어줄 테니 침착하게 있어라. 알았지?”
바로 놈을 풀어주자.
“꺄, 꺄아아아아아아악!”
놈이 비명을 지르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어? 이 새끼가 꺄아악? 조용히 안 해?”
바로 기세를 발한 순간.
“헉!”
놈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지금 건 그냥 애들 장난하는 수준으로 발한 힘이다. 그러니까 조용히 해라. 더 시끄럽게 하면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그, 그건…!”
“방금 느낀 건데 늬들 나한테 걸리면 그냥 다 뒤져 임마. 좋은 말로 할때 깝치지 말고 좀 가만히 있어라. 어?”
“…”
이 녀석 이거 얼굴 보니까 레오른이랑 많이 닮았다. 아마도 자기랑 비슷하게 만든 천사겠지.
근데 대답을 안 하네?
“대답 좀 하시죠?”
대답을 요구하자.
“아아…!”
놈의 눈이 크게 뜨여진다. 그 눈에서 서려 있는 감정은 공포였다. 나와의 격차를 절감하고 공포에 질린 것이다.
“후, 후우… 아, 알겠습니다. 뜻대로 할 테니, 일단은 진정해 주시지요.”
“오오. 제법 인간적인데? 인간적인 감정이나 인격이 있는 건가?”
레오른이 그랬던 걸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근데 의문이란 말이지. 이런 존재들이 어떻게 인간적인 인격을 지니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 그렇습니다. 제게는 인격이 있지요.”
“좋아. 정체를 좀 더 듣고 싶은데. 어디 가서 좀 앉아서 이야기할까?”
“…예.”
“그리고 레오른은 고맙다. 내게 큰 도움이 됐어.”
“뭐, 뭐욧?!”
“흐흐흐, 아주 있는 거 없는 거 술술술 다 알려주더라.”
“그 녀석이!”
개호구인거 본인도 알고 있었나 보다. 그러니까 왜 그런 개호구를 나한테 보내서는. 이래저래 파랑새였다.
“그런데 당신은…”
“나? 나는 사랑과 정의의 신 천마 김캇트다.”
“…”
“찔리는 게 없다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그럼 가자.”
그렇게 나는 이 신 녀석과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 * *
새하얗고 깔끔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고풍스러운 실내. 그곳에 마련된 화려한 소파에 앉아서 집주인에게 말했다.
“야. 자기소개 해봐.”
“…”
아직 놈들이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 파악이 안 된 상태다. 당연히 고압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내가 봐온 게 다 좆같은 것들 뿐이었으니까.
“자기소개 해보라고.”
“…제 이름은 리스페리아.”
경어를 쓰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렇게 잘 협조하면 맞을 일은 없을 터.
“저 아래의 존재하는 차원과 거기에 부속된 행성을 관리하는…”
“신?”
“예. 사람들 기준으로 신적인 존재라고 수 있는 자입니다.”
“그래? 상태창도 너희들이 만든 거냐?”
“그렇습니다. 탑 또한 저희들이 만들었지요.”
이런 녀석이 어떻게 상태창 같은 개념을 떠올렸는지도 궁금한 참이다. 그것도 물어봐야지.
“그것들을 만든 목적은 외세계에서 넘어오는 몬스터들을 통제하기 위함이고?”
“…”
내 말에 녀석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알고 계셨군요.”
“여기서 좀 지내면서 알아봤거든.”
“알아주시니 다행입니다.”
그리 말한 녀석이 고개를 숙였다.
“아, 그보다. 내가 누구인 것 같냐?”
“그건.”
녀석이 날 보고는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인간도 아니면서 감정표현이 아주 풍부하다. 그게 좀 신기했다.
“당신은.”
곧, 진지한 얼굴이 된 그녀가 말을 이었다.
“아주 강력한 존재입니다. 신이라고 불리는 우리들보다 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존재.”
“흐흐흐, 알긴 아는구만?”
“당신이야말로 진짜 신이겠지요. 아마도 다른 세계에서 오신 분일 것입니다.”
“정답이다. 통찰력이 있는 것 같구나. 그러니까 날 보자마자 도망친 거겠지. 그렇지?”
“그건… 예. 그렇습니다. 일단 무슨 존재인지 파악을 하기 위해 확인차 내려왔는데 갑자기 습격을 당해서…”
“괜찮아. 그건 아무도 대처 못하니까.”
구라 안치고 김캇트가 갑자기 달려들면 아무도 대처를 할 수가 없다. 어떤 존재가 됐든 자기가 인지하는 것보다 빠르게 습격을 당하는 것이니까.
나보다 반사신경이랑 판단력이 빠른 존재는 없다.
“아무튼 니가 대충 자기소개 했으니 나도 또 대충 자기소개를 해주도록 하마.”
“…예.”
“이미 말했듯이 나는 사랑과 정의의 신. 천마 김캇트다. 다른 세계에서 우연찮게 이쪽 세계로 오게 되었지.”
“역시 그랬군요…”
“그리고.”
ㅡ터억.
탁상 위에 올려져 있는 컵을 잡고 내용물을 마셨다. 맛은 뭐 인간들이 즐기는 음료랑 비슷한 맛이었다.
“난 기본적으로 너희들을 신뢰하지 않아. 내가 이 세계에 처음 왔을 때 마주친 인간. 녀석의 마음을 읽어보니 신적인 존재에게 계시나 다름없는 퀘스트를 받아 살인강도를 저질렀더군.”
“어, 어어?”
“그것도 모자라 데스게임이 벌어지는 탑도 목격했다.”
“그건…!”
“심지어 인간들이 그 데스게임을 이용하더군. 상태창이 있는 놈들이 없는 놈들을 제물로 삼아서 자기들 세력을 키우더라고.”
ㅡ파치칙.
그것을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씹새끼. 감히 그딴 제국주의자 같은 짓을 해? 죄다 사탕수수 랜드에서 영원토록 굴려주도록 하겠다.
“잠시만요! 그것은!”
“대충 그런 광경을 보고 니 새끼들을 죄다 손봐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네 생각은 어때?”
“방금 말씀하신 것들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그 일과 어떠한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
“그런 짓을 하는 것은, 그런 성향을 지닌 신들뿐입니다! 저는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흥분을 한 녀석이 내게 변명하듯 소리쳤다. 일단 레오른한테 듣기로 이 녀석은 제법 온건한 축에 속하는 신이었다.
“그래. 그것도 레오른한테 들었다. 신들마다 성향이 다르다고. 너는 온건하다고 하더군.”
“그, 그렇습니다.”
그 말에 묘하게 안심한 듯한 태도가 나온다.
“그치? 그러니까 그걸 확인하기 위해 네 머릿속을 한번 보고 싶은데.”
“예?”
“아. 안심해. 뭐 머리를 쪼갠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화타도 아니고 머리를 쪼개놓고 살릴 수는 없다.
“예에?!”
“가만히!”
“아앗!”
ㅡ꽈악!
바로 녀석의 머리를 잡고 마인드스캐닝을 시전해 보았다.
그런데.
“어어?”
이거 읽을 수가 없네? 완전히 먹통이다. 역시 인간 초월한 존재에겐 안 먹히는 거구만. 처음 해봐서 몰랐다.
“무, 무슨?”
“아니. 됐다. 말로 설명을 듣도록 하지. 너. 나한테 협조할 테냐?”
“협조라… 분명 사랑과 정의의 신이라고 하셨지요?”
“어.”
“그렇다면 제가 추구하는 질서와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협조를 할 테니 부디 난폭한 행동은…”
“어. 안 할게. 그럼 이야기 좀 듣자.”
일단 잠정적으로 이 녀석을 내 부하로 설정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늬들 정체부터 시작해서 상태창을 만든 경위. 그리고 저 외차원에서 오는 몬스터들이 뭐하는 새끼들인지까지 전부 하나도 빼놓지 말고 싹 다 말해봐.”
궁금증을 해결할 시간이다. 이거 아마 내가 봤을 때 이 세계의 사악한 신들보단 저 몬스터들이 메인일 것 같다.
“알겠습니다. 전부 답해드리겠습니다.”
“그래. 전부 듣고 판단할 테니 빨리 말해.”
그리고 영혼 관련해서도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