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746)
검머외전 – 초월자의 삶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마치 묘기를 부리는 것처럼 여러개의 접시를 한꺼번에 들고 온 니크가.
ㅡ척척척.
쿨한 척을 하면서 그것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서빙’했다.
그것은 정말이지 경지에 이른 서빙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팔 전체에 올려놓은 접시들이 미끄럼틀을 탄 것처럼 촤르륵 떨어졌으니까.
“호오! 서빙 실력이 대단하군! 어디서 따로 배우기라도 한 것이오!”
솔직히 감탄했다.
이 새끼 중2병 개오바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좋았다. 캬! 내 아들이 이런 것도 할 줄 알게 되었다니! 괜스레 뿌듯해지면서 칭찬이 터져 나왔다.
“배우긴요. 그저 미천한 재주일 뿐입니다.”
큽…!
미천한 재주 이 지랄!
아무래도 니크의 취향은 ‘힘을 숨기는 척 하면서 본인을 낮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대놓고 능력을 드러내는 것’인 모양이다. 도저히 감성 이해가 안 되긴 하는데 그런 취향인 거겠지.
자신을 감추고 싶지만 능력은 알아줬으면 한다.
그것으로 인하여 우러름을 받고 싶은 것이다.
발상이 너무 깜찍하군.
“그게 미천한 재주면 이 세상 사람들에겐 재주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요. 아무리 봐도 어디 서빙 서빙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배운 솜씨 같소만. 그렇지 않소?”
옆에 앉은 위니아와 리샤에게 동의를 구하자.
“그, 그러네요.”
“그렇다. 서빙학원에서 배운 것 같다.”
두 여자가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그리 대답했다… 그 웃음에 나조차도 전염될 것 같단 말이다. 여기서 웃으면 말짱 도루묵이야!
아무튼 그 말을 앞에서 들은 니크는.
“…”
말 그대로 입술을 씰룩이면서 전능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들이 아빠와 엄마들 앞에서 말이지. 아, 안 되겠다.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숨겨야 해.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ㅡ파앗.
아무튼 거기까지 이야기를 한 다음 몰래 후속조에게 교신을 보냈다. 이제 다른 세 명이 들어올 것이다.
“아! 그리고 걸음걸이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전문적으로 마나를 단련한 사람 같군!”
“그렇게 느껴지십니까. 감사합니다.”
내 칭찬에 기분이 니크가 인중을 쓸면서 웃었다.
아니, 근데 이 새끼 내가 직접 칭찬해줄 때는 ‘이 남자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이 지랄 하더니 첨 보는 아저씨 손님이 지 칭찬해주니까 이렇게 좋아하고 있네!
이해가 안돼…!
천마 신 황제 아버지한테 칭찬받기 vs 모르는 아저씨한테 칭찬받기.
두 개를 비교하면 당연히 전자가 더 압도적이다. 보면 볼수록 의문이란 말이지. 니크 이 새끼는 대체 사고회로가 어떻게 되어 있는 거냐?
“아, 설마 성기사를 지망하는 건가요? 솜씨도 그렇고. 예사롭지가 않으신데.”
위니아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니크에게 말했다. 진짜 말투 저거 적응 안 되네. 물론 니크에겐 다른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하하하.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존경스러운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래요?”
아무튼 정체를 숨긴 채 자기 아들이랑 대화를 하는 게 그렇게 즐거웠는지 위니아는 몇 마디를 더 건넸고 추가로 음식을 주문했다.
“후후후, 니크에게 저런 일면이 있었다니. 정말 귀엽느니라.”
“그러니까! 아! 내 아들한테 이런 면도 있네! 깜둥아! 아들 하나 더 낳자!”
“젖주머니 더 빵빵해지고 싶어서 그래?”
“솔직히 깜둥이도 키 존나 커졌으니까 내 가슴도 그에 맞게 더 커지긴 해야지.”
“어. 인정.”
솔직히 늘 그게 신경 쓰이긴 했다.
“그래두 가출한 게 좋긴 하네. 집에서 보여주는 모습이랑은 완전히 달라.”
“다, 그래. 다. 누구든 집 안이랑 집 밖이랑 다 다르지. 니크도 그런 거다.”
심리학 용어로 뭐라고 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참, 그래도 걱정이 되는구나.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면 이모들도 가담했다면서 화를 내지 않겠느냐?”
“무조건 숨겨야지. 깜둥아. 말하면 안 돼?”
“솔직히 나도 말할 자신이 없다. 말 안 할래.”
저렇게 좋아하는 니크에게 찬물을 뿌릴 수야 없지. 뭐 대충 그렇게 밥을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ㅡ드륵.
클라우디와 힐데. 그리고 아리가 들어왔다. 다들 내 왜곡장으로 겉모습이 변한 상태다.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와서 합석했다.
“위니아님…! 밖에서 보니까 너무 웃긴 거 있죠! 니크 너무 귀여워요!”
“그럼 당연히 귀엽지. 누구 아들인데.”
“캇트님도 딱 십 대 중반에 저런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야! 내가 그러겠냐고! 절대 안 그래!”
극혐이다!
“후후후, 캇트.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어. 아마 캇트도 그랬을 거야.”
“아니, 클라우디. 클라우디가 내 어릴 적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러는 거지,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다고.”
나 중딩 때는 한창 세계평화에 대해서 고찰하고 그랬다.
“아니에요, 아버님.”
“뭐가!”
“아버님도 니크처럼 자랐다면 딱 저런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이젠 아리까지!
“아니! 날 도대체 뭘로 보는 거냐고! 힘 숨기는 건 내 취향이 아냐!”
강도나 적 같은 놈들을 상대할 때는 당연히 힘을 살짝 숨기고 있는 게 더 유리하긴 한데, 그렇다고 니크처럼 저 지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쿡쿡. 깜둥이 지랄.”
물론 내 여자들은 믿지 않았다. 다들 내가 니크처럼 행동했을 거라면서 웃음을 나눴다.
“아! 캇트님!”
“왜.”
“만약에 캇트님이 니크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시아버지 김말수씨가 신이고 캇트님이 반신으로 태어났다면-”
“끔직해…!”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그 말수씨가 신이라니!
“아, 캇트님. 그러지 마시구요. 시아버님이 정상적인 존재였다고 친다면요.”
“캇트. 어땠으려나? 딱 니크 같았을 것 같은데.”
그 말에 모두가 그 모습을 생각하려는 듯 말을 멈췄다. 나도 뭐 생각을 해봤다. 말수씨가 정상이었고, 내가 그 아들이었다면.
“아무리 그래도 힘을 숨기고 저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지랄. 깜둥이는 무조건 했어. 피를 누가 속여?”
“후후후, 그도 그렇구나. 피는 속일 수가 없느니라.”
“아니. 글케 따지면 딸들은 안 그러잖아? 뭘 속일 수가 없어.”
“딸이랑 아들은 다르니까요, 아버님.”
“크윽…!”
뭘 해도 가불기다!
니크 이 자식 때문에!
“아무튼 니크 불러서 주문이나 해.”
“네! 캇트님!”
바로 그녀들이 니크를 불렀다.
“아, 합석을 하신 겁니까?”
“그런 상황이네요. 여기서 뭐가 제일 맛있어요?”
힐데가 웃으면서 묻자 니크가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거기 계신 ‘멋지신 분’이 드시고 있는 게 제일 맛있습니다.”
그것도 날 가리키면서.
“껄껄껄! 멋지신 분이라니! 마치 귀공자처럼 생기신 분이 그리 말하니 부끄럽소이다!”
“이런이런. 귀공자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내가 좀 합을 맞춰주자 허세력이 폭주한 니크가 못 볼 꼴을 보이면서 그런 자뻑을 실시한다.
ㅡ풉…!
ㅡ큽!
ㅡ후, 후훗!
이미 힐데와 아리와 클라우디는 웃음 참기 레벨의 극한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렇게 뭐 간신히 주문을 완료했고, 니크가 다시 돌아갔다.
“사람 살려요! 웃겨서 죽을 것 같아요, 위니아님! 캇트님!”
“후, 후우… 후우… 심호흡. 심호흡 하자. 힐데야.”
“빨리…! 캇트! 다른 모두를 다 불러야 해!”
“그래!”
ㅡ파앗!
바로 나머지 조. 카린과 리즈. 그리고 엘리제와 카디아로 구성된 조까지 불렀다. 숫자는 딱 우리 집안 가정 숫자지만, 왜곡장으로 남성처럼 위장을 했기 때문에 들킬 일은 없을 거다.
곧 그녀들이 들어왔다.
“위니아님…! 니크 너무 재밌는 것 같습니다! 성도님의 핏줄 그 자체!”
“후후후! 그러게요! 허세 좀 보세요, 허세! 아주 그냥 캇트씨랑 판박이라니까!”
“뭐가 판박이냐고!”
“옛날에 그랬잖아요.”
“뭐, 이 녀석이 허세가 좀 쩔긴 했지. 캬, 우리 니크 완전 인물이야, 인물? 나중에 크게 되겠어?”
합석을 하면서 소란스럽게 떠들어 댔지만, 방음을 해놨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훗, 이거 무슨 일이 있어도 니크에겐 비밀로 해야겠군.”
“동감이니라.”
“들키면 니크 상처받을 거야.”
카디아의 말에 리샤와 클라우디가 조용히 동의를 표했다. 뭐, 그렇게 새 사람들이 들어온 만큼 다시 니크가 와서 주문을 받았다.
“이거 사장님이 좋아하시겠군요.”
“무슨 메뉴를 시켜야 더 좋아하겠나?”
“그것 바로 이것입니다!”
카디아의 말에 니크가 크게 대답하며 메뉴판을 보여줬다.
“그렇군. 그런데… 걸음걸이가 굉장히 완벽한 것 같군. 모델이라도 해도 되겠어.”
“하, 하하…! 모델이라니!”
퍼부어지는 칭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니크.
그렇게 우리들은 니크에게 온갖 멘트를 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식사를 해치웠다.
나올 때 팁까진 준 건 덤이다.
* * *
“흐흐흐, 이 새끼 이거 걸작이네.”
뭐, 그날 이후로 니크는 딱히 집에 연락하는 일 없이 현지에서 먹고 자며 열심히 알바를 하면서 잘 지냈다. 그래도 한 번씩 가서 얼굴을 보기는 했는데 아주 그냥 활짝 핀 것이 몹시 즐거워 보였다.
역시 사내애다.
바깥에서 경험하는 걸 즐기는 모양이지.
“아마도 너무나 우월한 가족 내에서 지낸 탓에,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즐거운 모양입니다.”
“그렇지?”
엘리제의 말이 맞다.
뭐든지 잘하고. 너무나도 우월한 우리 가정. 그곳에서 나간 니크가 본 세상은 어떠했을까.
그걸 생각해보는 것도 아버지의 의무겠지.
“니크 돌아오면 뭘 보고 느꼈는지 진지하게 물어보도록 하자고. 아, 그래도 몰래 훔쳐봤다느니 하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돼. 그냥 니크를 믿고 기다렸다고만 하면 된다.”
“물론입니다, 성도님.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걸 말할 정도로 잔혹하진 않습니다. 후후.”
엘리제가 기분 좋다는 듯이 웃었다.
“그런데 성도님.”
“음? 왜?”
“저, 저도 둘째는 아들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엘리제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