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325)
〈 325화 〉무투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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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가 끝나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다시 아침이었다.
엄청난 체력의 소모로 만 하루를 그대로 자버린 것이다.
나는 체력의 방전으로 지쳐 쓰러진 탓이었고, 클라우디와 위니아는 내가 수시간 연속으로 범한 탓에 절정지옥에 빠져 쓰러졌다. 그녀들 역시 내가 잠들었을 때와 동일한 모습으로 곤히 자고 있었다.
“…위니아. 앞으로는 약 함부로 쓰지 말자.”
흐트러진 모습으로 자고 있는 위니아의 머리칼을 쓸어넘겨줬다. 이게 다 위니아 때문이다. 감히 나한테 그런 약을 먹여?
“클라우디 너도 이상한거 시키지 말고.”
뭐? 그만해달라고 부탁해도 멈추지 말고 해줘?
결국 클라우디를 반쯤 울려버리고 말았다.
아무튼 나는 자고 일어난 것으로 체력을 어느정도 회복했다. 그렇다면 일어난 김에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챙겨온 물건들이나 팔도록 하자.
둥지의 핵과 사망한 모험가들의 드랍템이 굉장히 많다. 일단 장비만 해도 자루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였고, 획득한 배낭도 세 개에 달했다.
ㅡ뒤적뒤적.
배낭을 뒤져보니까 기름과 건량. 그리고 지도나 램프는 물론이고 천과 붕대. 거기에 각종 민간약품에 화섭자 및 단도와 망치까지 굉장히 다양한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배낭 세 개가 전부 그 모양이다.
아무래도 준비성이 상당히 좋은 모험가가 흘린 배낭인 것 같았다.
ㅡ죽었지만.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하고, 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한번 방심하는 순간에 골로 가버리는 것이다. 이건 프레젠트다. 선물과 함께 경고를 해준 프레젠트.
이거는 팔기보다는 그냥 가지고 있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녀들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품을 정리했다.
ㅡ절그럭.
장비를 담아온 자루를 확인을 해보니까, 무기 몇 개에 낡은 건틀렛 한 짝, 그리고 거기에 신발과 가죽 장갑 및, 망토까지 뭔가 잡다한 장비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었다.
대충 5실버 정도 나올 것 같다.
역시 사람 시체 뒤지는 것만큼 돈이 되는 것이 또 없다. 뭐, 현실에는 죽은자의 온기 따위는 남아있지 않는 법이니까. 떨어진 물건은 줍는 사람이 임자다.
둥지의 핵 역시 그슬려 있기는 했지만 제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대충 한 20실버 정도는 상금으로 받을 수 있을까? 정리를 마친 다음 씻고 잠깐 쉬었다가 장비를 챙겨 입었다.
그리고 찬장을 열어 남아 있는 식료품을 꺼내 탁자 위에 늘어놓았고, 아직 물이 남아있는 물통도 올려놓았다.
둘이 깨면 알아서 먹겠지.
곤히 자고 있는 그녀들을 뒤로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둥지의 핵과 장비가 들어있는 자루를 두 개 씩이나 들쳐메고 나오니 상당히 힘이 들기는 했다. 허리도 뻐근한 것이, 너무 무리를 한 것 같다. 대체 몇시간이나 하다가 잠든 것이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기찬 텐트를 치면서 일어난걸 보면 이게 또 믿을 수가 없군.
일단 무기부터 팔기 위해 대장간 쪽으로 향했다. 조금 값을 깎아서 한꺼번에 팔아치우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리 낑낑거리면서 상업 지구에 도착해, 적당한 대장간을 찾아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무기 좀 팔러 왔는데.”
“…무기를 말인가?”
자루를 내려놓고 챙겨온 날붙이들을 몽땅 다 꺼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대장간 주인이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많은 것들을 다 어디서… 혹시 산적이라도 죽인 것이오?”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아 온 것이니, 이 살인마 새끼야? 라는 물음을 완곡하게 애둘러서 표현하는 걸 보니 예의가 뭔지 아는 사람 같았다.
“아뇨. 주인장님. 최근에 말벌들이 도시 씹창내 놓은건 아시죠?”
“…그것 때문에 영업도 제대로 못했었지.”
“그거 해결하러 간 모험가들이 존나게 많이 죽어나갔지요. 그놈들이 흘린 것들 다 주워온 겁니다. 이야, 죽는 줄 알았죠. 괴물말벌들이 어찌나 많던지.”
나는 안심을 시켜주기 위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내 말대로, 도시까지 만연해 있던 살인말벌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아무래도 그저께 하룻동안 둥지들이 굉장히 많이 파괴된 모양이다. 하기사 병사들이랑 그렇게 많은 모험가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쳤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모든 문제는 전문적인 무력이 투입되는 순간 해결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우리도 한 손 거들었고.
콩고의 독립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련해졌다.
“음, 그런가. 그렇다면 문제없겠지. 잠시 감정을 해보겠네.”
대장간 주인이 물건의 가치를 감정하는 동안 안쪽을 구경하기로 했다. 온갖 살인병기와 갑옷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사고 싶은 생각이 들고는 한다.
온 김에 견갑이나 철제로 바꿔볼까?
지난날 샀던 가죽 견갑은 세월의 풍파를 이기지 못하고 개 씹창이 난 상태였다. 이것을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은 그냥 야만족 간지를 노리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아무튼 진열된 물건을 보고 있으니까 제법 괜찮은 견갑이 눈에 들어왔다.
관절형의 철판이 이어져 있는, 굉장히 어깨를 움직이기 편리해 보이는 동시에 만족스러운 방호력이 느껴지는 철제 견갑이었다. 피격시 칼날이 미끄러져 착용자의 모가지를 노리지 않도록 끝부분이 방지턱처럼 튀어나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괜찮은데?
그것을 잡아들었다.
“전부 해서 3실버에… 음? 그것을 살 생각인가?”
“한번 껴보고요.”
“내가 끼워주겠네.”
기존의 견갑을 떼어낸 대장간 주인이 능숙하게 끈을 연결해 내게 견갑을 착용시켜줬다. 무게감은…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가죽 견갑보다는 무거웠지만 무리가 있을 정도는 아니다.
“흠. 무게는 괜찮고.”
“굉장히 질이 좋은 물건이라네. 지금이라면 싸게 넘기지.”
“그렇다면.”
ㅡ파파팟!
그가 견갑을 채워준 즉시 실장권법을 펼쳐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는지 시험을 해 보도록 했다. 즉시 살인적인 공격이 튀어나갔고, 마치 물이 흐르듯이 큰 동작까지 시험을 했다.
ㅡ붕쯔붕쯔!
그리 모든 동작을 마치고 숙련된 검객이 납도를 하는 것처럼 마무리 자세를 잡았다.
“…쿠이쿠이.”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었다. 아니, 관절이 있는 탓인지 견갑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동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 정도면 사도 괜찮을 것 같다.
“자네, 검을 들고 있길래 검사인 줄 알았는데 설마 무투가였나?”
내 맹렬한 신위를 감상하고 있던 주인장이 감탄을 하며 물어왔다.
뭐,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내 맨손 전투 실력은 무투가 길드의 중급 사범까지 가볍에 털어버릴 수준이 되기는 한다. 실전으로 단련된 살인기술이었으니까.
“둘 다 겸하고 있죠. 이거 괜찮네요. 얼마입니까?”
“4실버 30쿠퍼이지만, 내 특별히 깎아서 4실버에 주겠네.”
씨발.
챙겨온 것보다 비싸네.
그리고 애초에 4실버인 물건을 30쿠퍼나 더 붙이고 생색을 낸다는 듯이 깎아준다는 소리를 태연하게 하는건 대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제가 가져온 물건들에 얹어서 1실버만 더 드리면 되겠습니까?”
“좋지. 그렇게 하도록 하게.”
챙겨온 날붙이를 전부 넘겨주고 1실버 동전까지 꺼내준 뒤에 바깥으로 나왔다. 망토나 가죽 장갑. 그리고 신발 같은 것은 근처 잡화점에 가서 자루까지 합쳐 박리다매로 1실버에 팔아버렸다.
결국 챙겨온 장비들을 지금 어깨에 장착되어 있는 철제 견갑으로 바꾼 셈이 되었다. 그래도 방어력이 늘어났다는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다.
“좋구만.”
역시 장비는 모으는 재미가 있다. 이러다 나중에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다니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궁극의 철갑을 두른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번에 향한 곳은 모험가 길드였다. 현재 모험가 길드는 영주와 도시 상인들에게 상금을 위탁받은 상태였다. 그런 관계로 상금의 교환은 그곳에서 한다.
대충 도착하고 콥슨을 찾았는데 보이질 않았다.
나는 자루를 들쳐메고 창구로 갔다.
“안녕하세요. 말벌 둥지 핵 이거 상금이라 교환하러 왔는데요.”
“앗. 그렇습니까?”
ㅡ슥.
내가 핵을 언급하자마자 길드 안에 있던 모든 자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나는 보란 듯이 자루에서 내 몸통만한 핵을 꺼냈다.
ㅡ오, 오오… 저 친구 실력이 괜찮나 보군.
ㅡC급인가?
ㅡ저 검은 머리… 종종 봤던 것 같은데 실력자였군.
이런저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둥지의 핵에 큰 상금이 걸려있다는 것을 모르는 모험가들은 없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잠시만요… 이름이…”
“캇트입니다. D급 모험가요.”
“저랑 같이 2층으로 올라가시죠.”
“2층 말입니까?”
서류 뭉치에서 종이를 하나 꺼낸 그가 나를 2층으로 안내했다. 2층으로는 처음 가 본다.
올라온 2층은 소란스럽고 산만한 아래와는 다르게 제법 차분한 느낌이었다. 나는 직원을 따라 그 앞에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 핵을 가져오신 분이 있습니다.”
“오오, 그래? 이쪽으로 안내해주게.”
직원에 안내에 따라 의자에 앉았다.
맞은편에는 머리가 흰 중년 남성이 창밖을 보면서 서 있었는데, 아무래도 직급이 높은 직원 같았다.
나는 바로 핵을 꺼내 탁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겁니다.”
“제법 크군. 직접 가서 말벌 둥지를 파괴하고 온 것인가?”
“동료들과 함께요. 이야, 말벌 둥지 안에 뭐 사람들이 그렇게 납치되어있던지. 아주 끔찍한 광경이었습니다.”
“그걸 봤다는걸 보니 확실히 갔다 온 것 같군.”
“구라칠거 있겠습니까. 그래서 상금이 얼마입니까?”
중년인이 핵을 살펴보고는 옆에 있던 커튼으로 가려진 옷장 비슷한 것으로 가까이 갔다. ㅡ촤락! 그가 그것을 젖히니, 안쪽에 있던 물건들이 드러났다.
그것들은 전부 둥지의 핵이었다.
각각 크기가 다른 핵 8개가 전시되어 있었다.
“자네가 가져온 것은 어디 보자… 여기 세 번째 칸에 있는 것과 비슷한 크기로군.”
“오오, 그렇네요? 생각보다 둥지를 많이 파괴했나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갔으니 말일세. 아무튼 상급은 19실버라네. 여기 보이는 이게 20실버인데… 자네가 가져온 것이 미묘하게 더 작지 않은가? 그래서 19실버지.”
친히 크기 비교까지 해주는 모습을 보니까 아무래도 맞는 말 같았다. 19실버면 그래도 존나 쌉대박이기는 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네. 자네의 공로는 기록이 될 것일세.”
“아이고 감사합니다.”
“여기 받게나. 상금일세.”
돈주머니를 받고 안을 확인해 보니까 정확히 1실버 은화 19개가 들어가 있었다. 그것을 품속에 넣고 1층으로 내려왔다.
ㅡ웅성웅성.
내가 내려온 것을 본 모험가 놈들이 여전히도 수군거리며서 나를 보았다.
부러움, 선망, 질투. 그리고 폭력의 기운까지… 대충 그런 시선들이다. 개중에는 아마 기회를 노려 퍽치기를 치고 상금을 빼앗으려고 하는 놈도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그러는 순간 칼로 토막을 쳐서 지하수로에 던져줄 것이다.
아무튼 먹을거나 사서 돌아가 보도록 하자.
클라우디도 위니아도 많이 힘들 것이다. 나올 때 먹을 것을 올려두고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걸로는 부족하겠지.
짐도 없으니 몸도 가볍다. 큰돈을 얻었으니 마음도 가볍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콩고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확실히 살인말벌 소동이 끝나서 그런지 마을에는 다시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모험가들. 그리고 도복을 입은 사람들. 거기에 마법사나 궁수들까지… 어.
그렇게 주변을 쭉 둘러보며 걷고 있으니, 뭔가 익숙한 차림을 한 금발의 무언가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금발이라고는 해도 콥슨보다는 머릿결이 좋지 않다.
익숙한 뒷태다… 무엇보다.
치파오 같은 도복을 입고 있었다.
“어? 이거 마리엘 아니냐?”
그녀의 정체는 바로 마리엘이었다.
반가운 마음이 든 나는 즉시 속도를 높여 마리엘을 불렀다. 이 새끼도 제법 오랜만에 보는군.
“누가 나를 부르는… 으허억?!”
나를 돌아본 마리엘의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ㅡ쿠웅!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이 새끼 왜 이래? 뭐 저승사자라도 봤니? 넘어지면서 슬쩍 펄럭인 치파오의 밑단 아래에서 붉은색 팬티가 보였다.
“크으윽…! 처, 천마! 나를 놀래키다니!”
지가 놀라놓고 먼 소리야.
“새끼가 오바하기는. 일어나, 임마.”
나는 마리엘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손을 뻗었다.
“뭐, 뭐, 뭐. 무슨 의미지? 그 손은?”
“일어나라고.”
“정말인가? 갑자기 들어서 던져 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자 당황한 마리엘이 수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좌우를 둘러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씹부랄럼이 진짜.
존나 답답하네.
“너 이 씹새끼 날 뭘로 보는 거냐? 맞을래?”
“노, 농담이다! 때리지 마라!”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