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ility Succession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49
이능 계승잔데 특성이 있다 249화
악마 대공 아리오치 역시 결국 은성의 인형 병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육신은 물론 그 영혼까지 인형 병들의 주인에게 격의 상승을 위한 영양분이 되고 말았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처럼, 악마의 결말은 영혼 포식으로 끝을 맺었다.
-악마 대공 아리오치를 처치했습니다.
-악마 대공 아리오치의 영혼을 습득합니다.
-대상자의 영혼의 격이 상승합니다.
-대상자의 모든 스탯이 +100 상승합니다.
-심오의 조각 1개를 습득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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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조각 5개가 모여 온전한 심오가 만들어졌다.
이를 살펴본 은성은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악마계로 건너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날이 오자 얼떨떨한 기분에 휩싸였다.
악마계의 대표자 악마 왕, 멸망의 주계약자인 놈만 죽이면 인류에게 닥친 위협적인 나날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악마 왕에게로 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겠지만 그쯤이야.
마음을 다잡은 현재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리오치를 죽임으로써 얻게 된 모든 스탯 100이다.
이 덕에 은성의 스탯은 단숨에 1천을 돌파했다.
「근력(1,070). 체력(1,070). 민첩(1,070)」
태산이라도 한 주먹에 박살 낼 수 있을 것 같은 고양감이 그의 육신을 후끈하게 만들었다.
치솟는 이 혈기를 다스리기 위해 은성은 전방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파앙-!
주먹이 발산한 풍압에 의해 대기가 폭발했다.
저 멀리 유유히 흘러가던 거대한 뭉게구름이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다.
실로 가공할 힘이다.
풍압만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 한 수를 통해 혈기를 다스릴 수 있었다.
그래도 남은 한줄기 뜨거운 혈기를 다스리기 위해 은성은 심호흡을 거듭했다.
후끈했던 육신이 그제야 안정을 되찾았다.
육신과 격의 성장 덕분에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았고, 의식은 훨씬 뚜렷했다.
은성은 자신을 태운 용마의 긴 목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천천히 기수를 돌렸다.
* * *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구원할 열쇠를 손에 넣은 은성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려 집으로 돌아왔다.
아리오치를 죽이고 나서 3일이 흐른 후였다.
가족들에겐 이미 연락을 취해 놓았기에 가족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었다.
집에 돌아온 은성은 평소와 다름없이 보냈다.
일주일이 흐른 어느 날 은성은 아버지와 큰형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했다.
그러곤 그간 자신이 했던 일, 그리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담백한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이에 부자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기성이 흥분하여 입을 열었다.
“앞으로 5년만 버티면 선택권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지금의 네 힘이면 5년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봐. 굳이 악마계로 쳐들어갈 이유가 없어! 아버지, 아버지도 한 말씀 하세요. 은성이의 선택은 너무 무모합니다.”
“은성아.”
“예, 아버지.”
“네가 이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
“웨이브의 수준은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속도면 어느 순간엔 제힘으로도 막기 힘든 상황에 분명 이르게 될 겁니다. 길어야 2년 이내라고 보고 있어요.”
기성은 은성의 말을 억측이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성 역시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은성이 악마계로 간다는 건 이성과 별개로 만류하고 싶었다.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기성이 자신의 입술을 한 번 짓씹으며 입을 열려 할 때 김정수가 이를 제지했다.
“자신 있느냐? 그 악마 왕을 이길 자신 말이다.”
아버지의 말은 은성이 스스로에게 내내 던진 질문이었다.
악마 대공을 기준으로 악마 왕의 능력을 생각하면 승산은 7할 이상이란 게 은성의 결론이었다.
물론 상대는 왕이기에 길거리에 만나 주먹다짐 하듯 할 순 없을 것이다.
무수한 난관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을 게 분명했다.
이러한 과정까지 감안하면 승산은 5할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나 지구에서처럼 그곳에서도 사냥을 통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위태로운 이 5할의 확률은 그 순간 최소 5할의 승률로 바뀔 것이다.
“지지 않을 겁니다.”
은성은 이 말을 끝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기성은 은성의 표정을 보곤 자신이 백번 나서도 백번 다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은근히 한 고집하는 녀석이기에.
김정수는 잠시 창밖을 바라본 뒤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은성을 뚫어지게 응시하던 김정수가 입을 열었다.
“기다리마.”
김정수는 이 한마디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은성의 어깨를 몇 번 토닥인 뒤 은성의 방을 나갔다.
탁.
이제 이 자리엔 형제만 남았다.
“이길 수 있어?”
“앞으로 태어날 조카를 위해서라도 질 수 없죠.”
“너…… 언제 알았어?”
“얼마 전에 알았어요.”
“하아. 조만간 발표하려고 했는데 김샜네, 샜어. 김은성.”
“예.”
“우리 둥이에게 멋진 삼촌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으니까. 무조건 돌아와라.”
“둥이?”
“태명이야, 태명. 아무튼 꼭 살아와. 이왕이면 악마 왕인가 하는 자식 모가지 날리면 더 좋고. 네가 돌아올 동안 이 왕국은 이 형이 책임지마.”
“왕국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내게 중요한 건 왕국이 아니라 가족이니까.”
“할 수 있으면 나도 따라가고 싶지만 짐밖에 안 될 테니 여기서 응원하마. 그런데 어머니와 미성이에겐 말하지 않을 거야?”
“어머니를 보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요.”
이것으로 은성은 마지막 각오의 한 조각을 완성하였다.
기성을 내보낸 은성은 모든 인형 병들을 대기소로 소환한 뒤 심오를 꺼내 들었다.
‘나는 반드시 이기고 돌아올 것이다. 반드시!’
스와아아아아-.
차원의 문이 거친 바람과 함께 열렸다.
은성은 주저 없이 그 안으로 발을 들였다.
* * *
악마계의 하늘은 칙칙한 보라색이었다.
웨이브 당시의 하늘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의 저 하늘은 지구를 뒤덮던 웨이브의 하늘보다 족히 100배, 아니 1,000배는 더 강렬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저 하늘이 지구에 나타났다면 모든 게 끝장났을 거야.’
악마계의 하늘을 본 은성은 악마계로 넘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를 점검했지만 조금의 이상도 없었다.
은성은 이에 안심했다.
인형 병들도 마찬가지였다.
은성은 의식을 펼쳤다.
전보다 훨씬 넓어진 의식에 수많은 생명체들이 잡혔다.
악마계에 널리 서식하는 마물들이었다.
의식을 통해 살펴본 마물들의 능력은 그중 가장 약한 것도 군주급이었다.
대군주를 훨씬 뛰어넘는 개체도 수두룩했다.
역시, 정답은 선제공격이 맞았다.
만약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언제고 저런 놈들이 지구에 봇물 쏟아지듯 쏟아져 들어왔을 테니.
‘보상을 주는지 알아봐야겠지.’
악마는 이곳에 없었다.
악마 역시 집단생활을 한다.
심상 도서관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대륙만 한 거대한 도시에서 모든 악마들이 모여 산다고 하였다.
빈곤한 상상력 탓에 대륙만 한 도시가 잘 상상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한 곳에 모여 있다고 하니 일단 찾기만 하면 된다.
용마를 소환한 은성은 이에 올라탔다.
용마가 허공에서 발을 내딛자 그의 주변으로 인형 병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기사 2,400기.
마법사 2,400기.
히포그리프 기수 6,000기.
그리고 비행 보드에 탑승한.
검방병 10,740기.
궁병 9,240기.
창병 7,740기.
도끼병 7,740기.
방패병 7,740기.
인어 병을 제외한 5만 4천의 병력이 그를 호종하며 악마계의 하늘을 당당히 진군했다.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인지한 마물들이 포효를 터트리며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
날개가 없는 놈도 하늘을 날아올랐다.
넓은 시야의 한 점이던 놈들의 세는 급격하게 불어나 순식간에 시야 전체를 가득 메웠다.
마물들이 발산하는 기세와 포효에 짙은 보랏빛 하늘이 일그러질 듯 웅웅 거렸다.
거대한 해일처럼 몰려오는 마물 떼를 향해 기수의 궁니르가 번개처럼 날아갔다.
마물의 덩치는 최하 대형 버스 크기였다.
어떤 건 관악산만큼이나 컸다.
그러한 놈들이 수십만 마리에 달하였다.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세계이기에 저러한 것들이 저리 많은 것인지.
대기를 가르며 날아간 거창 궁니르가 마물들의 몸뚱이를 관통하며 하나둘 폭발했다.
그 폭발력에 마물들의 몸뚱이는 젖은 휴지가 분해되듯 분해되어 흩어졌다.
꽉 막힌 세상에 시원한 구멍이 뚫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의 숫자는 많았다.
궁병들이 일제히 시위를 놓았다.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9,240발의 화살이 놈들의 몸뚱이를 관통했다.
이들이 쏜 화살 하나하나는 두꺼운 산허리도 관통할 만큼 대단히 날카롭다.
그러한 화살비가 쉴 새 없이 마물들의 숨통을 끊어 버렸다.
갈가리 찢기고 부서진 마물들의 조각난 육신과 그 피가 잿빛 대지를 카펫처럼 뒤덮었다.
마물들은 이에 겁먹지 않고 맹렬하게 돌진했다.
궁니르와 궁수의 화망이 대단했지만 육박해오는 그들의 행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에 마법사들이 나섰다.
대규모 학살에 있어 마법사는 최고의 전문가들이었다.
보랏빛 세상은 뇌전의 바다가 되어 그 안의 모든 걸 지지고 튀겨 버렸다.
쿠르릉, 쩌저저저적-!
뇌전의 바다에 빠진 마물들의 입에선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이 멈추지 않고 끝없는 메아리를 낳았다.
“귀어어어어어-!”
“캬아아아아아-!”
* * *
한풍국을 상징하는 존재가 하룻밤에 모두 사라졌다.
그렇게 나흘이 흘렀다.
이에 사람들은 크게 당황했다.
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지만 그땐 웨이브라는 이유가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라졌기에 사람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수상부에서 이 사태가 발생한 이유를 공표했다.
은성이 악마계로 가 이 멸망을 끝내려 한다는 것을.
이를 접한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들의 미래가 두렵고, 자신들을 위해 책임을 다하려는 국왕의 마음에 울컥했다.
“전하께선 반드시 이길 거야!”
“악마든 신이든 그분의 상대가 될 수없어! 아무렴 그렇고말고.”
“그분께서 돌아오셔서 실망하지 않도록 그분의 왕국을 더 번성시키자!”
은성이 각오를 다지고 악마계로 떠난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엔 은성의 승리를 기원하는 바람을 담은 기도가 늘 함께했다.
카오루가 그토록 원하던 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카오루의 마음은 무한한 슬픔으로 가득 찼다.
자신의 왕이, 자신의 신이 이 세상에 없기에.
‘꼭 돌아오셔야 합니다. 꼭…….’
* * *
악마계 입성 30일 차.
은성은 끝없이 몰려드는 마물들을 상대하며 악마들의 도시를 향해 진군했다.
마물들의 갑작스러운 난동의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다수의 악마들이 나타났다.
놈들을 생포하여 그들의 도시가 위치한 방향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곳에서 꽤나 먼 곳이었다.
은성은 길을 재촉하지 않았다.
마물 역시 보상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웨이브를 통해 지구에 발을 들인 몬스터와는 다른 방식의 보상이었다.
-1천만 마리의 마물을 사냥했습니다.
-1억 마리의 마물을 사냥했습니다.
-10억 마리의 마물을 사냥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원하는 숫자를 채우면 업적이란 이름으로 보상이 주어졌다.
지구에서 받은 보상에 비하면 짠 수준이었지만 대신 달성만 하면 그 보상은 악마 대공 하나를 사냥하여 얻은 보상보다 나았다.
이를 통해 은성의 격과 스탯은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의 성장은 인형 병들에게도 반영됐다.
5 대 1의 비율로.
하나 그 수치도 무시할 수 없었다.
10억 마리 마물을 처치한 이후부터 업적 보상은 없었다.
20, 30…… 90억 마리를 잡아도.
더는 업적 보상이 없는 건가 싶어 아쉬워할 때,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몰려든 마물을 모두 잡은 마지막 날, 잊고 있던 업적 보상이 떴다.
-100억의 마물을 처치했습니다.
-놀라운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스탯 200이 상승합니다.
-격이 대폭 상승합니다.
-특성 최종 강화 +13의 길이 열렸습니다.
-인형 병 즉시 회복 1일 3회에서 1일 5회가 주어집니다.
‘13강? 13강이 가능하다고?’
이 문구는 다른 무엇보다 은성이 심장을 격렬하게 뛰게 만들었다.
하나 13강을 이루기 위해선.
50마리 이상의 악마 대공을 죽여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즉시 회복.’
이번 전투로 완파 당한 모든 인형 병들을 모두 회복시킨 은성은 다시 용마를 재촉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거듭 성장한 인형 병들과 함께 악마계의 하늘을 진동시키며 악마들의 도시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