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571)
〈 571화 〉만나면 좋은 친구
https://t.me/LinkMoa
“성도님. 그다지 수상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주민들도 전부 협조적이었고, 마찰 또한 없었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대충 정보를 취합해 보니, 수상한 부분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엘리제든 성기사들이든 수상한 부분을 찾는 것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없다고 했으니 지금 당장 마을에 이상한 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물질적`으로 수상한 점이 없다는 것뿐이다.
이미 안개평원에 있는 모든 마을은 용의 선상에 오른 상태다.
나는 촌장에게서 구매한 지도 말고도 주민들을 따로따로 만나보면서 다른 지도가 없는지 확인했다.
이런 놈들이 만든 지도를 100% 신뢰할 수는 없다.
핵심 정보에 대한 것은 숨겨 두고 주민들끼리만 아는 길도 다닐지도 모른다만… 뭐, 그냥 깊게 의심해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적어도 다수의 자료를 확보할 필요는 있다.
다른 지도들 역시 동일했다.
“물론 이들은 선량한 주민들이네만, 현재로써는 모든 상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네. 이교도들에 의한 전문적인 인신매매가 성행할 정도일세. 그 사실을 모르는 마을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의심스러운 일이지.”
바커렐 역시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수상한 점은 없었다네… 지금 당장은 말일세.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썬 없다네.”
의심은 하지만, 물질적인 증거가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 정의로운 자들은 결코 심증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다른 마을을 소개받았으니, 그쪽으로 확인을 하러 갈 뿐. 아마도 시간이 좀 걸릴 같다네. 성녀님께서는 이 주일의 시간을 주셨으니, 성과를 내지 못할지도 모르지.”
벌써 이동하는 데만 며칠을 사용했다.
“별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지도도 있으니까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맞는 말일세… 그래도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네.”
바커렐은 진심으로 안개평원 안쪽에서 일어난 사악한 범죄 행위를 말소하고 싶어 했다. 이교도 소리만 들으면 갑자기 끄륵거리기는 해도 진정으로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니까.
“뭐, 일단 오늘은 푹 쉬도록 하세. 내일부터 다시 움직여야 할 테니.”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엘리제와 함께 성기사들이 주둔하고 있는 방을 나왔다.
문제가 없으면 하루 쉬고 내일 떠날 뿐이다. 나름대로 바가지를 쓴 값으로 보급품을 구입하고 숙소를 잡은 것으로 조사를 한 보상은 해줬다.
“성도님. 수상한 점이 없다고는 하나,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 사실 나도 의심은 하고 있어. 이교도들이 전문적인 인신매매까지 하고 있는데, 이런 마을에 안 들러봤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인간 수급을 위해서든, 거래처를 트기 위해서든.
이교도 놈들의 거점 비슷한 것이 있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창칼을 앞세우고, 근처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인신매매에 협력할 것을 `강요`할 수도 있다.
마을 주민들로서는 이교도를 당해낼 수 없으니까.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시키면 할 수밖에 없다. 이교도들은 충분히 그런 짓을 하고도 남는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생각뿐이지. 심증만으로 뭘 할 수는 없어.”
“그것 역시 올바르신 말씀입니다.”
광명성십자회는 상당히 과격한 종파다. 하지만 과격하다고 해도, 그들은 선의 세력이고, 그만큼 선을 지킨다.
증거가 없다면 건드리지 않는다.
상식이고 기본이다. 종교인들은 이런 것을 아주 철저하게 지킨다. 오히려 부패하기 쉬운 시티가드들은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증거가 없음에도 강압적인 수사를 행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니까 종교인들이 존경받는 것이겠지.
물론 수상한 증거가 발견된다면 단 1초도 지나지 않아서 악몽적인 고함을 치는 괴물이 되어버린다.
“이교도들을 찾지 못할 수도 있어. 그에 부역하는 마을도 못 찾을 수 있고. 뭐, 안타깝겠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일이지.”
“….그렇겠군요.”
아무튼 우리도 숙소 방으로 들어갔다.
대충 숙소는 놋쇠성천사회 교인들이 쓰는 방과, 나와 내 아내들이 쓰는 방. 그리고 엘리제가 쓰는 방으로 나눠졌다. 간만에 좀 쉬어 보도록 하자.
* * *
그리 마을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지도가 생겼기 때문에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른 마을을 찾아갔고, 역시나 협조를 받았다.
거기서 얻은 지도 역시 이전번 마을에서 받은 것과 다른 점은 있었지만 80% 정도는 비슷했다.
“모,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은…”
“흐음.”
또한, 이 마을의 촌장 역시 이교도들에 대한 것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지금 이교도들에 대한 것을 단체로 숨기고 있는 것일까? 그 정도로 마을과 마을끼리의 보안 유지가 철저한 것… 이라고 생각하기는 조금 어렵다.
어쩌면 우리가 운석을 찾으러 갔을 때 죄다 몰살을 해버린 관계로 이교도들이 함구할 것을 명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랬다면 증거도 인멸했겠지.
아무튼 모를 일이다.
수상한 점이 없다면 떠날 뿐.
시간이 촉박했기에 두 번째 마을부터는 딱히 휴식을 취하지 않고 지도와 정보만을 수집한 다음에 다른 마을로 끊임없이 찾아갔다. 이번 일은 그런 작업의 반복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니 깡으로 들이받는 수밖에 없다.
주민들에게 전부 협조를 받으면서 마을을 조사했다. 이렇게 보니 안개평원에도 제법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자원이 좀 풍부하다는 모양이다.
ㅡ그러기를 며칠.
우리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을을 찾았다.
획득한 지도를 취합하고 합쳐서 나름대로 큰 지도도 제작이 되었다. 이 마을은 다른 마을들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조금 외진 곳에 있는 곳.
“우리는 놋쇠성천사회 소속 성기사들이오! 인근에 이교도들이 숨어들었소! 그를 조사하기 위해 왔으니 마을의 문을 열어주시오!”
언제나처럼 바커렐이 마을 입구에다 대고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입장을 불허하겠소! 외부인들을 함부로 마을로 들일 수는 없소! 돌아가시오!”
“…”
그런데 난생처음 거부를 당한 것이 아닌가. 그 의외의 외침에 우리 일행은 한 5초 정도 얼어붙고 말았다. 여태까지 모든 마을들이 전부 협조를 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바커렐 대장님.”
“…잠시 기다리게. 이런 외진 곳에서 외부인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세. 내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네.”
바커렐 역시 거부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놀란 눈치였다. 그 누가 지엄한 진을 섬기는 교회의 성기사들이 이교도를 색출하기 위해 협조해달라는데 거부를 하겠는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다시 말하겠소! 우리들은 교단의 명령을 받고, 이 주변의 치안과 평화 및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 임무를 수행 중이오! 안개평원에 사악한 이교도들이 숨어 있소! 그것 때문에 온 것이니, 잠시만 협조를 해주시오!”
바커렐이 다시 쩌렁쩌렁하게 외치자, 곧 답이 돌아왔다.
“아, 아무리 그래도 외부인을 입장시킬 수는 없소! 우리는 그런 위험한 일에 관련되기 싫소! 돌아가시오!”
“잠깐만 들어가는 것도 안 된다는 소리요!”
“그, 그렇소! 어서 돌아가시오!”
돌아온 답은 거절이었다.
“성도님, 이건…”
엘리제가 잔뜩 굳어진 얼굴로 내 옷깃을 잡았다.
이 새끼들… 점점 수상해진다.
“아직 몰라. 일단 기다려 보자고.”
“흐응… 이런 병력을 앞에 두고 저런 용맹함을 보이다니.”
클라우디 역시 내 어깨를 잡았다.
“후후후, 뭔가 숨기는 게 있나 봐.”
어쩐지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나도 묘하게 마음이 떨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다른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분위기 역시 흉흉해졌다.
“음… 깜둥아. 나 준비하면 되는 거지?”
“아마도?”
위니아 역시 스태프를 고쳐 들었다.
“바커렐 대장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나는 팔짱을 끼고 마을 입구를 노려보고 있는 바커렐 대장에게 말했다.
“…수상하군.”
“예.”
“몹시 수상한 일일세. 단순한 협조 요청을 거부하다니… 의심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절로 의심이 생기는군.”
“흐흐흐,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게 아니고서야 입장을 허락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딱 봐도 경찰이 불법도박 습격하니까 도박꾼들이 여기 그런 곳 아니라고 소리치는 꼴이다.
바커렐이 사나워진 목소리로 다시금 소리쳤다.
“대체 왜 안 되겠다는 거요! 이교도들이 위험하니 열어달라는 것이오! 이유를 말해주시오! 풍토병이라도 돌은거요! 이쪽에 사제가 있소! 걱정하지 않아도 좋소이다!”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아시오! 그대들이 신의 사자라면 더 이상의 무례를 범하지 말고 어서 돌아가 주시오!”
와 시발 저 새끼들 깡 봐라.
지금 풀무장한 상태의 성기사 분대가 이교도 때문에 위험하니 문 열어 달라고 하는데 기를 쓰고 막으려고 한다. 저딴 깡이 있다면 세상 뭔 일을 해도 성공할 것이다.
“…아무래도 수상하군. 더 이상의 의심을 지우기가 힘들다네.”
순간 바커렐의 눈빛이 변했다.
“제군들. 현 단계에서 폭력은 허용하지 않는다네. 평화적으로.”
마을 입구 쪽을 보고 있던 바커렐이 뒤를 돌아서며 우리들에게 말했다.
“제압을 시작하게.”
ㅡ쿠구구궁!
ㅡ투다다다다!
ㅡ파파파팟!
바커렐의 명령이 떨어진 즉시 성기사와 사제들이 튀어나갔다. 칼을 뽑지는 않았다. 폭력을 사용하지 말고 제압을 하라고 했으니까.
근데 그게 가능한가?
잘은 모르겠지만, 성기사들은 초인들이다. 무기 따위는 쓰지 않아도 마을 주민들은 그냥 발가락만으로 때려눕힐 수가 있다.
“으, 으아아아아악!!!”
“이게 대체!!!!”
“이러지 마시오! 이게 대체 무슨 행패란 말이오!!!!”
성기사들은 입은 열지 않았다.
그저 마을 입구를 난폭하게 때려 부순 뒤에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놀라울 정도로 상냥하게 주먹과 손바닥을 휘둘러 반발하는 주민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앆!!”
“꺄아아아아악!!
“살려줘요!!”
반발하던 주민들이 하늘을 날더니 곧 떨어졌다. 인간에게는 날개가 없다. 단지 부드러운 펀치와 애정어린 손찌검을 처맞고 날아갔을 뿐이다.
이거 비폭력 제압 맞냐?
“성도님! 가는 겁니다!”
“그래!”
우리 4인조 역시 성기사들이 만들어 둔 길로 들어갔다.
“아아아아아악!!”
“그만둬어어어어어어!!”
“무슨 짓이오!! 당신들 성기사 맞소!!!”
마을 안쪽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단 열 명의 성기사와 사제들이 각자 조를 이뤄 뛰어댕기면서 보이는 주민들을 죄다 때려눕혔다. 당연히 죽여서는 안 된다. 이것은 그저 최소한의 제압 행위일 뿐이니까!
“어딜 도망가!”
“아아아아아악!!”
나 역시 천마군림보를 행하면서 도망치는 주민들을 덮쳤다.
“흐흐흐, 이 새끼. 촌장은 어디 있지?”
“몰라! 모른다고오오오오!!”
“니는 지네 마을 촌장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냐?”
그래도 때릴 수는 없었기에 즉시 건틀렛을 벗고 제압한 주민의 이마에 딱밤을 때려 박았다.
ㅡ뻐거어어억!!!!
“크르르륵!!!”
“어, 어? 이새끼!!”
근데 애새끼가 그거 한대 처맞았다고 거품을 뿜으면서 기절을 해버렸다.
보니까 이마가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이런 미친새끼!!!”
아무튼 제압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벌써 일 개 소대 규모의 주민들이 지면에 대가리를 처박은 채 뒤통수에 손을 포개고 있었다. 성기사들의 일 처리 실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행패란 말입니까! 당장 그만두십시오!”
바로 그때, 웬 노인이 크게 소리치자 혼란스러웠던 현장이 정지했다.
저 사람이 바로 촌장인가?
제압한 주민들을 중앙으로 옮기고 있던 성기사들이 촌장에게 다가가려 했다.
나는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가서 그의 앞에 섰다.
“당신이 촌장이오?”
“내가 촌장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신의 사자들이 이런 짓을 하다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전부 돌아가십시오!”
아직 허리가 굽지 않은 촌장은 나를 보고도 쫄지 않고 오히려 호통을 치듯이 소리쳤다.
이 새끼… 뭔가 뒷배가 있는 것인가?
더욱 수상하다.
이딴 외진 마을에 뒷배가 있다면 수상 그 자체다.
“흐흐흐, 돌아가다니. 그럴 수는 없소. 이교도가 있다는 말 못 들었소이까? 당신들이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하니까 이렇게 된 거요. 양해를 바라도록 하지.”
“그게 무슨 무례란 말입니까!”
“무례가 아니라 법적 절차를 집행하는 것뿐이오. 물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안전하게 풀어드리고 보상을 해드리도록 하지. 지금이 비상사태라는 것을 인식하시오, 촌장나리.”
“이게 대체 무슨…!”
그리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바커렐이 소리쳤다.
“주민 제압을 완료하면 보고하라! 단 한 명도 움직이게 두지 마라!”
이미 제압은 완료되었다. 소규모 마을에 살아가는 주민들은 채 50명이 되지 않았으니까. 열 명의 신성 특공대만 있다면 제압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곧 모든 주민들이 굴비 꿰듯이 밧줄에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