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35
12화
진실은 연희가 내가 바랐던 그대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보다 주도적으로 바뀐 것도 그녀를 육성하면서 줄곧 바라 왔던 일이 었고, 문제가 될 만한 낌새들은 사전부터 제 거해 두라는 것 역시 주기적으로 주입 해 왔던 일이었다.
그녀는 그래야만 했던 까닭들을 실
제로 체감하며 부쩍 달라졌다.
내 자신을 관조해 봤다.
그런 변화를 두고,그녀를 이악(= 惡)이라 의심했던 이유는 그만큼이나 이악을 두려워했었기 때문이 아니었 을까?
무엇보다 연희가 진정 이악이라면 이십 년 동안 함께해 오면서도 알아차 리지 못한 나한테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난 권성일 같은 사람들이 좋아. 가 족과 멀어졌기 때문에라도 더 신경 써 야 돼.”
연희는 어긋난 적이 있었던 가족 관 계 때문에라도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때에도 그러한 관점에 중점을 두었다.
그녀가 본 시대의 이악처럼,제 목적 을 달성하기 위해서 각성자와 민간인, 남녀노소 다 가리지 않을 위인이 되리 라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는다.
이악을 특정 지을 정보가 없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
시간을 역행해 왔어도 이악의 공포 는 여전히 내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연희에게서 이악을 떠올리다니. 어 떻게 그럴 수가 있지. 그 악녀와 연희 를 어떻^!!
젠장!
연희가 내게서 감응을 차단시켜 둔 게 다행이었다.
이런 내 속마음을 그녀가 읽어 냈다 면,제 무대에서 받아 왔을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겼을지도 모르는 일이 었다.
틀림없이.
이제 와서야 다시 생각난 것인데, 줄 곧 우려해 왔던 최악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
예컨대 그녀가 정장 입은 독사들의 헛바닥에 여전히 놀아나고 있을 상황 이었다.
그런 경우보다는 지금이 차라리 나 았다.
만일에 하나.
정말 만일에 하나 연희가 이악이라 는 게 특정되거나 그런 수준으로 더 악화된다면?
그때는 고민할 것도 없다.
사사로운 정(情)보다 더 우선시되어 야 할 것은 우리 가족들이 살아갈 이 세상이니까. 연희라고 해서 예외는 아 니다.
그래. 아닌 것이다 •
그때도 연희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 는지 포인트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 다.
“이것들. 몬스터가 아닌디?”
성일과 신경아가 뭉족을 잡아 왔다. 산에는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 일단 의 무리가 매복해 있었으나,녀석들로 선 꽤 어설폈던 게 문제였다.
외계인 하면 흔히 생각하는 푸른 피 부를 가진 이종족은 칠마제 군단의 대
표적인 노예 종족이다.
뭉족은 칠마제 군단에게 다양한 방 법으로 이용됐다.
특히 이 종족을 가장 많이 활용했던 군단이 쥐새끼,바르바 군단인데 그것 들은 뭉족들을 생체 병기로 부리길 즐 겨 했다.
여기 바클란 군단 같은 경우에는 이 것들을 인신 공양의 제물로 활용한다.
둠 아루쿠다에게 이것들의 영혼을 바치고,더 많은 권능이 부여되길 간 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푸르딩딩한 것 빼면 우리들하고 크 게 다르지 않은디?”
성일이 내 앞에 한 녀석을 던지며 말 했다.
어쩐지 죄책감이 묻어 나오는 목소 리였다.
이수아가 이 포로들을 바라보는 시 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지금껏 봤던 몬스터라고 해 봐야,수북한 털로 가려진 흉측한 얼 굴들뿐이었고 성일의 말마따나 뭉족 은 우리 인류와 닮은 구석이 많은 종 족이다.
피부만 퍼럴 뿐.
인체 구조는 물론 이것들이 홀리는 핏물도 우리와 같은 색이다.
지금도 포로들은 그 뻘건 핏물을 쿨 럭이고 있었다.
[뭉족 남성 (종족)고향을 잃은 떠돌이들입 니다.
등급: E]
거기서 한 번 더 개안을 일으키자 정 보가 추가되 었다.
역시,등급이 높을 때 알아봤다.
[ 이름: 투르바 말라 앙락 체력: E (13) 근력: E (41)민첩: E(3) 감각: E(2)
특성(1) 스킬(3) 아이템(1)] [ 특성 一 추격자 : E (31)
스킬 一 섬광 충격 : E ⑵ 질주 : E(0) 개 안 : E(〇)
아이템 _ 바르바 군단의 낡은 허 리 띠 (F) ]
신경아가 붙잡아 온 것도 크게 다르 지 않은 수치 였다.
퍽!
신경아가 기어서 도망치려는 녀석의 등을 짓밟으며 뇌까렸다.
“오딘. 이것들이 뭔지 아세요?”
알다 마다.
이것들은 우리 인류가 칠마제 군단 과의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반드시
겪고 말 미래의 모습이다.
하지만 본 시대의 팔악팔선들은 이 것들의 존재에서 배운 게 없었다.
그들에게는 미래보다 현재가 중요했 다.
현재 대척하고 있는 상대 진영을 부 수는 데에만.
나는 보관함에서 아이템 두 개를 꺼 냈다.
뭉족과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아 이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지만 바르바 군단의 언어라면 말이 달라진다.
A급,바르바 군단의 집행 징표.
거기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효과가
깃들어 있다.
내가 손수 포로 녀석에게 팔찌를 채 워 주자 녀석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 다.
[ 물리 방어력 : 5000/5000] [ 마법 방어력 : 3500/3500]녀석의 상태 창에 두 개 종목이 추가 되는 즉시,녀석의 전신에서 방어막이 생성되었다가 사라졌다.
보이지 않게 됐다고 해서 증발된 게 아니다.
피해를 받을 때마다 번뜩이며 나타
나서는 처음의 색채를 잃어 나갔다.
퍼억! 퍼억!
녀석은 그때마다 몸을 꿈틀거 렸다.
녀석의 방어력이 모두 깎인 시점에 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그만…… 제발 그만.”
“앙락의 아들이자 말라의 아들인,투 르바.”
녀석은 놀란 감정을 번뜩였다가 이 를 악물었다.
“너희들은 나를 처음 봤겠지만 난 너 희들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내 이름 은 오딘. 칠마제 군단의 습격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차원에서 왔지. 일단 우
리를 먼저 적대한 것이 너희들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군. 이런 상황은 나도 원치 않던 바다.”
“너…… 너희들은 뭐냐!”
녀석이 놀란 목소리를 터트렸다.
‘바르바 군단으로부터 도망친 것이 겠지. 너희들의 리더와 만나고 싶군. 아마도 우리는 같은 뜻일 것이다.’라 는 대답을 준비했을 때였다.
바로 그때.
[ 뭉족 각성자와 조우 하였습니다. ] [ 탐험자 특성이 발동 하였습니다. ] [ 뭉족 특전에 대하여 (탐험자 보상)뭉족은 멸망하였지만 그들의 시스템이 남겼던 힘은 뭉족 각성자들에게 아직도 잔존해 있습니 다. 뭉족 각성자와 조우하는 데 성공한 10 순위에 한하여 뭉족 특전을 진행 할 수 있습니 다.
내용: 진행 시,뭉족 각성자들을 제거할 때마다 남겨진 힘 일부를 회수 합니다. 대 신 뭉족 전부와 적대 관계에 돌입하게 됩 니다.] [ 뭉족 특전을 진행 하시 겠습니까? ]
시간을 역행한 이래로 뭉족을 본 것 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연희와 함께 던전을 공략하던 당시, 쥐새끼 바르바 군단의 던전에서는 이 것들이 군단 화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때는 특전이 발동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분명해졌다.
뭉족 각성자와 어떤 식으로든 의사 소통을 해야만 뭉족 특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거였다.
다만 2회차와 도전자 특성도 그렇지 만 뭉족 특전도 처음 접하는 것이었 다.
이에 추정할 수 있는 건,딱히 눈에 띄지 않았던 오선(五:善)과 그의 무리
들이 보여 줬던 급속한 성장에 있었 다.
이렇게 된 것이었나?
본 시대에서 오선과 오선의 무리들 이 바르바 군단의 연구실에 그토록 집 착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오선이 그저 그런 각성자에서 팔악 팔선의 네임드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 던 이유 말이다.
다시 생각해도 오선의 성장은 불가 사의했었다.
시작의 장에서부터 부익부 빈익빈의 성장 구도가 확립되며,안식의 장까지 모두 끝났을 때에는 굳어져 버린 그
체계를 누구도 뚫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선은 유일하게 성공해 냈 다.
때문에 비록 적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 런 꼼수가 있었을 줄이야.
고민은 어렵지 않았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뭉족 세력을 결집해서 군왕을 도모해야겠다던 계 획은 머릿속에 남아 있지도 않았다.
게다가 뭉족은 인류에게 해로운 존 재다.
이것들의 영혼이 바클란 군단을 강 하게 만들어 주며 생체 병기로 전락하
는 것들은 바르바 군단의 무기로 쓰인 다.
문제는 얼마큼의 힘을 흡수할 수 있 냐는 것인데.
[뭉족 특전을진행 합니다.]콰직.
나는 허리를 숙인 그대로 녀석의 숨 통을 끊어 놓았다.
내가 갑자기 이렇게 나올 줄 몰랐던 건 다른 포로 한 명뿐만 아니라,성일 들도 그랬다.
그들의 당혹스런 시선이 뻗쳐 오는
가운데 메시지가 연달아 떴다.
[ 스킬, 섬광 충격을 흡수 하겠습니까? ] 구린 스킬.하지만 스킬을 흡수할 수 있다는 가 능성 자체만은 대단하다.
패스.
[ 특성,추격자를 흡수 하겠습니까? ]특성까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보유 중인 특성들은 어 떤 특성들로도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없다.
있다면 하나,오선이 보유했었던 열 정자 급정도밖에.
패스.
두 번째 포로를 대상으로도 시험해 본 결과.
남겨 진 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정 도가 명확해졌다.
뭉족 각성자의 스킬과 특성은 완전 히 흡수가 가능한 반면에, 그 정도까 지 성장하는 동안 들였을 박스들은 각 종목을 대표하는 등급 박스 하나로만 회수가 가능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첫 번째 포로의 여 덟 개 종목이 E등급이어서 실버 박스 8개나 혹은 이에 준하는 골드 박스 2 개로 환산되 었던 것이다.
두 번째 포로의 숨통이 끊긴 직후였 다.
탐험자 특성 이 한 번 더 발동했다.
[특성 열정자에 대하여 (탐험자 보상)뭉족이 딱하고 가엽게 여겨질 수 있습니 다. 하지만 뭉족 각성자에게 잔존해 있는 그들 시스템의 힘은 당신의 종족에게 도 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용: 뭉족 각성자 열을 제거 할 경우,특 성 열정자를 획득합니다. ]
이건!
열정자가 아니라 ‘뭉족 사냥자’라고 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오선은 뭉족 사냥으로 능력을 키웠 고,거기에서 획득한 특성으로 팔악팔 선의 네임드에 올랐던 것이다.
전투를 지속하는 시간에 비례해서
점점 강해졌던 오선이었다.
전제 조건으로 ‘전투를 지속하는 시 간만큼’이라는 단서가 붙었던 게 패널 티였지만,그럼에도 레볼루치온의 대 (大) 유럽 항쟁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 를 보였던 게 바로 오선이었다.
종국에는 그 전투에서 일선도 꺼려 했던 일악과 1:1 전투를 치렀던 것도 그 오선이었다.
오선. 오선. 오선!
놈이 어디서 열정자를 얻었나 했더 니 뭉족 특전에서부터 이어져 온 결과 물이었다니.
속으로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신경
아의 감각에도 잡힌 게 있었던 모양이 다.
“이것들의 대장이 많이 화가 난 모양 인데요.”
신경아는 산을 주파해 내려오고 있 는 뭉족 각성자와 내 능력을 가늠하는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무리 중 하 나가 이쪽을 향해 쇄도해 오는 속도만 큼은 질풍과도 같았다.
그러나 연희가 조작해 놓은 부분 탓 에 신경아는 만면에 기대감을 띠고 있 었다.
신경아의 그 얼굴과 나머지 둘을 향
해 말했다.
“전투 준비해.”
아이 러 니하지만 그랬다.
바클란 군왕을 잡기 위해서라도 이 것들과 이것들의 대장을 먼저 잡아야 하는 상황.
무리의 대장은 과연 바클란 군단의 본토에서 제 무리를 데리고 산에 숨어 들어있는 녀석답게,일신의 능력이 뛰 어난 녀석이다.
최소 A급 이상의 각성자라는 것이 다.
다른 말로 하자면.
녀석에게는 안타까운 말이지만 놈은
내게 마스터 박스의 집약체나 마찬가 지였다.
녀석을 잡기만 한다면 연희가 도착 하기 전에,나는 연희보다 강해져 있 을 수 있었다.
계산컨대 마스터 박스들로 감각 능 력치만 손 봐도 연희는 절대 나를 감 당할 수 없다.
나머지 뒤떨어지는 능력치 부분은 특성과 스킬들로도 얼마든지 상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는 천재일우의 기회임이 틀림없었다.
됐다.
도무지 답이 없어 보였던,바클란 군 왕을 잡으라던 도전자 퀘스트에도 일 말의 희망이 내려앉았다.
이미 멸망한 종족. 회생이 불가능한 노예 종족. 우리 인류에게는 백해무익 한 앞잡이 종족.
이것들의 처지가 안타까울지언정 동 정의 여지는 없다.
그 정도로 나는 여유롭지 않다.
이윽고 놈이 지척까지 도달한 것이 느껴졌다.
나도 놈을 맞을 준비를 하며 육감을 끌어올렸다.
1:1에서는 헤라의 광기만큼 좋은 게
없다. 나머지 놈들은 셋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고.
[ 헤라의 광기를 시전 하였습니다. ]양 주먹을 움켜쥐자 주먹 틈 사이로 뇌력 줄기가 돋쳐 나오기 시작했다.
빠■지직,빠•지직 _
눈치챘겠지만, 맞다.
사선 미하엘의 주력 스킬이기도 했 던 이것은 뇌전(雷電)계열이다.
헤라의 광기는 오딘의 분노와도 데 비의 칼 중 변환 스킬인 인드라의 칼 과도 상성이 아주 잘 맞는 것이지.
삼중(드重) 뇌력의 폭풍 속에서는 누 구도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멸망한 종족의 각성자라면 더욱이. 탓!
녀석의 기척이 쏟아지고 있는 방향 을 향해 몸을 던졌다.
네 힘을 바쳐라! 멸족한 각성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