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76
2 화
게이트가 열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 니 네 구역으로 출진한 쪽에서도 빛기 둥이 치솟아 오를 일이 없었고,새로 뜨는 퀘스트도 없이 잠잠했다.
동이 틀 때까지도 아무 일 없는 시간 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모두 떠났었다. 내 곁을 지키고 있는 건 오르까뿐이었다.
사색 중인지 기억 창고를 더듬고 있 는 것인지,오르까도 수도승 마냥 조 용했다.
녀석이 침묵을 깨트렸을 때 나온 소 리는 내가 쓰는 언어 였다.
놀랍지는 않았다. 제법 듣는 귀가 있 던 녀석이니 터지는 입도 있는 것이 다.
그것이 언제 터지나 했는데 바로 지 금이었다.
“안 온다. 마루카.”
“그럼?”
“바클란.”
예측 가능한 일이다.
마루카 일족은 날 봉인했던 대가로 퇴행하였다.
때문에 마루카 일족 다음으로 강한 군단인 바클란 군단이 우리를 섬멸하 라는 임무를 인계받았을 것이다. 적어 도 전장 전체가 늪지대로 변해 버리는 문제만큼은 제거되었다.
그런데 녀석의 벌어진 입은 그대로 닫히지 않고 계속 움직 였다.
“바르바. 그라프. 데클란. 크시포스.”
모든 군단들의 이름이 다 토해져 나 오는 것이었다.
조용하기만 했던 하늘의 원인은 여 기에 있었다.
큰 의문이 뇌리를 때리고 들어왔다.
그 거대할 화력은 둘째 치고,이 좁 은 지 역에서 그런 일이 가능한가?
칠마제 군단들은 각기 다른 문명체 다. 그것들의 최고신 둠 카오스를 공 통적으로 숭배하고는 있는 것 외에는 교차점이 크게 없다.
그래서 본 시대에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에도 대륙별로 분담해 서 공격해 왔었지,한 대륙 안에 둘 이 상의 군단이 들어왔던 적이 없었던 것 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거기서 그칠 수밖에 없던 오르까의
입이 한 번 더 열리고 있는 것이었다. “루네아.”
루네아?
“그게 뭐냐.”
“루네아는 숭배한다. 둠 데지르-”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No.l 둠 카오스
No.2 둠 아루쿠다 – 바클란 군단 No.3 둠 엔테과스토 – 바르바 군단 No.4 둠 인섹툼 – 마루카 일족, 그라프 일족
No.5 둠 마운 – 크시포스 군단
No.6 둠 데지르 一 ?
No.7 둠 카소 – 데클란 군단
둠 데지르는 그 존재만 알려져 있을 뿐 직접적으로 연관된 퀘스트가 없었 다.
그것을 추종하는 몬스터 군단도 마 찬가지로 전면에 나선 적이 없고,그 것들에게 닿을 수 있는 던전은 존재하 지도 않았다.
칠마제란 존재만큼이나 비밀에 싸인 것이 둠 데지르를 추종하는 것들이란 말이다.
루네아. 이제야 알게 된 것인데 그런
이름을 하고 있었다.
문명체가 하나의 모태를 두고 있다 면 일족,그렇지 않다면 군단.
시스템이 나누는 기준은 그랬다. 루 네아가 과연 일족일지 군단일지 모를 일이다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것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냐 는것!
! 바클란 군단 – 원초적인 강인함.
! 바르바 군단 – 지 배 계급: 죽음을 다스리는 힘,피지배 계급: 역병.
! 마루카 일족 – 폭발적인 생산력, 부활을 통한 학습.
! 그라프 일족 – 독성.
! 크시포스 군단 – 폭발적인 생산 력,집단의 조직력.
! 데클란 군단 _ 불굴의 투지.
다른 칠마제 군단들은 그렇게 정리 할 수 있는데,루네아는 말했던 바 비 밀스러운 종이다.
거기에 대해 오르까에게 더 물었지 만 녀석이 아는 건 딱 그뿐이었다.
마침 연희가 돌아오고 있었다.
“거짓말…… 이라고 하기엔 애매하 네.”
연희가 말했다. 게이트가 열리면 당 장 제 구역으로 이동해야 했기에,그 녀의 손에는 어김없이 귀환석이 쥐어 져 있었다.
오르까는 연희에게 풀려나자마자 내 시선을 회피했다.
“마루카 일족의 대공 아몬이 이 아이 를 죽이러 올 거야. 그 외에는 이 아이 도 루네아에 대해선 아는 게 없어. 많 이 신경 쓰여? 루네아?”
그럴 수밖에.
연희에게 칠마제 군단이 한 공간에
있을 수 없는 이유를 들려 주었다.
그러자 연희도 나와 같은 답을 내렸 다.
그것이 가능한 까닭은 루네아라는 종에게 있을 것이며,즉 서로 다른 문 명체 간의 충돌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 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정신계 쪽으로 특화된 게 아닐까?”
« 〇 ”
■〇■..
일반 각성자들에겐 역병이 번지고 독에 찌들며 죽은 자들이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힘겨울 일이다.
거기에 정신 쪽으로 특화된 몬스터 가 떼를 지어 온다면…….
빌어먹을.
둠 카오스는 우리를 말살하려고 아 주 작정한 것 같았다.
그 순간에 염려되는 건 시스템의 결 정이었다.
본 시대의 최종장에선 우리 길드를 비롯한 다른 길드의 지도부들 무엇 하 나 최종 퀘스트에 접근조차 하지 못 했는데,장을끝내 버렸다.
우리 모두를 안식의 장으로 보내 버 렸다.
우리는 시작의 장에 대한 진실을 알 지도 못한 채 평온해 보이는 그 공간 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편안한 쉼터. 풍부한 음식.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다양한 박스들.
하지만 당시는 시스템의 악의적인 부분이 제거되지 않은 때였다. 박스를 차지하는 자들은 정신계 힐러를 수하 로 둔 지도층뿐이 었다.
이제는 안다. 왜 안식의 장이란 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지.
패전이 확실시 되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다 죽도록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 고향으로 전장이 옮겨 지니,그 전에 우리 패잔병들을 쉬게 하고 더불어 다시 싸울 수 있는 무기
를 쥐여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다.
이번에도 시스템이 멋대로 판단할 게 두렵다.
“인도관.”
서둘러 부르짖었다. 한 번으로는 나 오지 않았다.
“인도관. 인도관!”
[ 안녕하세요.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만 났을 텐데요. 소개할게요. 대망의 최종장 을 인도하는 루마-르 입니다. 햇!(© I C-fi I ) ]
말투도 이모티콘도 진지한 구석이라 곤 눈곱만큼도 없다.
조롱 같이도 느껴졌다. 이 녀석들에 겐 인류의 운명 따원 아무런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
치미는 부아를 짓누르고 있을 때에 도,내 가슴속에선 녀석의 작은 모가 지를 갈라 버리고픈 생각으로 심장이 크게 뛰어 대고 있었다.
일악과 일선에게 그랬던 것처럼.
[ 무려 최종장까지 승격한 저예요. 저. 제 게 도전하실 생각이라면 접어 두세요. 절 지켜야 할 분이 그러시면 아니 되어요.이크! 말해 버렸네. 괜찮아요. 어차피 알 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으니까요. ]
연희에게는 이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지 않았다.
옛날에는 정령을 동화 속의 요정처 럼 바라보았던 그녀가,이제는 오르까 를 처음 만났을 때와 동일한 눈빛을 띠고 있었다.
연희에게 고개를 저어 보인 뒤 정령 의 면전에 대고 뇌까렸다.
“퀘스트냐?”
[ 침공이 시작되면요. ]“널 지켜야 하는까닭은?”
[ 알려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 럽네요. 탐험자로도 알 수 없는 정보인데. 서로 신뢰를 쌓는 첫 계단으로 생각할까 하는데 어때요? ]“좋아.”
[ 우리 인도관들이 그동안 맡아 왔던 역 할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햇. 시스템은 우 리들에게 많은 힘을 부여해 왔어요. 그리 고 그 대단한 힘들이 저 루마-르 에게 집 약되어 있죠. 우와! 우와! 45만 인도관의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일해진 저 루마一 르에게요. ]
녀석은 내 얼굴을 한 바퀴 돌며 자태 를 뽐내는 듯했다. 그러고는 미간 사 이에 정확히 멈췄다.
[ 제게 잘 보이셔야 해요. 제가 여러분들 을 집으로 돌려보내 줄 거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저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유가 되겠죠. 왜 우리가 서로 신뢰를 쌓아야 하 는지 이해하셨겠지요? ]“내 손으로 이 전쟁을 끝내 놓을 것 이다. 시스템도 너도 그때까지 마음대
로 굴지 마라. 그것만 지키면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치 지도 않을 테고.”
젠장할 새끼.
[욕하는 거다들립니다. 그리고 절 어떻 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은데,확신은 곤란해요. 그것이 계속 우리 관계를 가로 막고 있잖아요. ]“대답이나 해. 시스템이 바라는 바를 내 손으로 이뤄 주겠다는 것이다.”
[ 곧 다 아시게 될 건데 재촉하시긴. 그냥 지금 퀘스트 띄울게요. ]‘잠깐.”
“루네아라는 종에 대해서 아는 바 있 나?”
그 순간 정령의 얼굴이 바싹 굳었다. 처음 보는 표정 이 었다.
[ 우리가 한때 그렇게 불렸던 적이 있었 죠. 지금 여러분들이 인간이라 불리듯이. ]“모태가 있나?”
[어디서들으셨어요?]있다는 소리였다.
그럼 이것들은 루네아 군단이 아니 라 루네아 일족이 된다.
시스템이 이것들을 데려다 부려 먹 는 걸 보면 틀림없다. 인도관으로 있 었던 것들은 일찍이 일족에서 떨어져 나온 무리들이다.
둠 카오스와 휘하 둠들이 한 차원을 노리는 방식은 두 가지로 추정된다.
차원의 생명력과 영혼 그리고 대지 를 침탈하는 파괴적인 방식 하나.
여러 칠마제 군단과 그것들의 온전 한 본토처럼 군대를 양성하는 방식 둘.
이에 본 시대에서 인류가 멸종 직전 까지 치달았던 것이나 핵 사용 외에도 칠마제 군단에 의해 역병과 독성 도진 땅들로 변해 버린 걸 생각해 보면.
둠 카오스와 휘하 둠들은 우리 인류 에게 본인들을 숭배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우리 인류의 차원은 파괴되기로 예 정되어 있던 것이다.
[(TflT)물었잖아요. 어디서 들으셨어요?]
녀석은 스스로 답을 찾았는지 오르 까를 향해 고개를 틀었다. 악의로 물 들었을 때와 비슷했다. 붉은빛을 발광 하면서였다.
연희가 즉각 반응했다. 행여나 있을 일에 오르까 앞을 막아섰으나,연희보 다 한참 큰 오르까의 얼굴이 그 뒤로 툭 올라와 있었다.
“한때 네 동족이었던 것들도 온다더 군. 여기로. 우릴 죽이러.”
그렇게 뇌까린 후에야 녀석의 고개 가 내게로 돌아왔다.
마저 말했다.
“큭. 우리의 위대한 시스템께선 오르 까만도 못하군. 전부가 올 거란 말이 다. 바르바,바클란,데클란,마루카, 그라프. 크시포스. 그리고 루네아 일 족도.”
“하지만 대책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는 루네아 일족 포함 다 죽여 놓을 것 이다. 우리가 치러 왔던 게임들을 이
제 그것들이 치를 차례지. 상관 있 나?”
[ 없어요. 루네아 일족은 이제 제 동족이 아닌걸요. ]“그럼 시스템에게 제대로 전해. 나는 나대로,너희들은 너희들대로. 퀘스트 제대로 짜 놓으라고. 맘에 안 들면 나 부터가 이 체스판을 엎어 버릴지도 모 르니까.”
[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저는 루네아들 의 어머니보다 둠 데지르가 더 걱정이에 요.]말해 봐 J
[ 만일에 하나. 둠 데지르의 화신과 마주 치게 된다면 조심하세요. 도전자 님을 죽 을 수밖에 없는 과거로 보내 버릴지도 모 튼답니다. 누구나 하나쯤은 그런 순간이 있잖아요. 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