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83
11화
연희와 성일은 속도를 높였다.
둘은 먼 후미에서 달려오고 있는 조 슈아의 군대가 합류하기 전에,최소한 조슈아만큼은 제거해 놓을 생각이었 다.
조슈아는 내게 충성을 맹세한 것이 지 연희에게 한 것이 아니었다.
과연 조슈아가 하는 행동을 배신이
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죽음 다음에 권좌를 계승하기 위 한 것으로 녀석으로선 합당한 선택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희를 노리는 것은 우리 가 족을 노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끝내 부활한 선황(先皇)의 분노를 피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연희와 성일의 손에 죽지 않 는다면,내 손에 직접!
그런데 이상한 바는 조슈아와 그의 공격대가 속도를 줄이지 않는 데 있었 다.
필시 위치 탐색기로 연희가 접근해
오는 걸 파악했을 텐데?
연희도 그것이 의문이었던지 달리면 서 말을 뱉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
“읽히는게 없수?”
“멀어. 조금만 지켜보자. 뭘 판단하 기엔 아직 이른 것 같아.”
두 그룹 간의 거리가 좀 더 좁혀졌을 때 전음이 들려왔다.
음산한 목소리.
– 마리.
연희는 밝게 대꾸했다.
– 안녕?
– 가능하겠지?
– 뭘. 아아…… 막상 이 몸을 보니 까 의심이 드나 봐? 한데 가능할 리가 없잖아. 네깟 게 나를 어떻게.
– 무례하긴. 중앙 지역 쪽에서 몰려 오고 있는 것들. 헤치고 나갈 수 있냐 고 묻는 것이다.
一 너희 것들을 향해서도 얼마든지.
– 옆에는 권성일인가?
– 네 뚝배기를 깬다고 준비 중이야.
– 살아 있었군. 시간을 벌어 주마. 내 군단은 통제에서 벗어났다.
– 내 눈엔 네가 끌고 온 것으로 보 이는데? 그걸로 될까?
– ……최대한 멀리 꺼져라. 마리. 오
딘께서 전사하신 이상 피차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 너는 너대로. 나는 나 대로. 이것이 그분의 여자를 향한 내 마지막 도리가 될 것이다.
– 그래서? 보상을 포기하겠다는 거 야?
– 가지진 않겠지만 다른 곳에 가서 도안 되겠지.
– 조슈아. 조슈아. 뭔가 단단히 착각 하고 있구나? 네가 아니라 이 몸께서 네것들의 목숨을 쥐고 있단다.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뭐 좋아. 그래서 계획이 뭐 야? 내가 네 앞에 안 나타나면? 숨어
서 날 지켜 주기라도 하겠다는거야?
– 그분의 여자니 마지막 날까지 보 호해 주마. 진심으로 사랑하신 것 같 으니.
– 어울리지 않게 달콤한 말도 할 줄 아네.
–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마리. 네가 선택할 시간인 것이지.
– 뭘?
– 누군가는 그분의 위대한 유산을 거둬들여야 한다. 조나단은 아니다. 놈은 여기서 죽어야 하니까.
– 이걸 어쩐담. 네가 생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오딘께선 부활하실 거
거든. 믿지 않을 테지만 알고는 있으 라고.
– 큭큭.
짧은 웃음소리는 가당치도 않다는 뜻이었다.
연희가 대답했다.
– 그렇게 반응할 것 알았어.
– 어떻게 할 테냐.
– 오딘의 유산이 그렇게나 많은가 봐?
– 네게 걸린 보상 따윈 하찮고 하찮 다.
감각을 일으키지 않아도 육안으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로
좁혀졌다.
성일은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연희 의 애완물도 명령 한 번이면 진짜 모 습으로 폭발하여 놈의 공격대에게 달 려들 모습이었다.
그때 연희에게 조슈아의 감정이 전 해져 왔던 모양이다.
– 오딘께서 꽤 흡족해 하시겠어. 하 지만 난 알아. 인간의 마음이 바뀌는 건 정말 한순간이란 걸. 그러니 제대 로 보여 줘야 할 거야. 행동으로. 그러 니 어디 한번 날 지켜 봐.
–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다.
– 생각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니
까. 말했지. 네가 생각하는 일은 일어 나지 않아.
– 그분께선 죽으셨다.
– 아니. 내 안에 계셔. 그러니까 네 군단 놈들한테도 진실을 들려 줘 봐. 사교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것 같 지만 뭐,외쳐 볼 수는 있잖아. 안 그 러니?
– 대충 정리되는 대로 중앙 지역으 로 합류해. 맞아. 오딘의 남겨진 여자 가 하는 부탁이야.
조슈아와 그의 직속 공격대가 방향 을 틀었다. 연희가 말했던 일은 없었 다.
내가 부활할 것이라는 말 없이,조슈 아와 그의 직속 공격대는 수만 명의 각성자들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쪽으 로 시작됐다.
조슈아의 주력 스킬 ‘오시리스의 영 역’에서 뻗쳐 나온 대량의 소환수도 함께였다.
“운이 좋았어. 가장 껄끄러웠던 것이 우리 편이야.”
연희가 달려가면서 말했다.
“이러몬 나만 나쁜 놈 되어 버리는 건디. 오시리스가 제일 먼저 배신할 거라고 생각했수다. 근디 그거 참말이
오?”
“들렸어?”
“좀 엿들었수.”
“그간 광렙 했긴 했나 보네.”
“잘 들리진 않았는디. 그거만큼은 확 실히들었수. 부활 말이오.”
“맞아. 너도 못 믿겠지?”
“증…… 증거 있수?”
“있으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겠지. 쫓 겨 다닐 일도 없을 테고.”
“그냥 믿는 거요? 아니면 스킬이나
인장 그런 거요? 특전 뭐시기라든지.” 희망을 품기 시작한 성일의 얼굴은 벌써 뻘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특전으로 해 두자. 오딘께선 불사 (不死)의 존재가 되셨어.”
“……쓰벌. 나 놀리는 거 아니오? 우 동 사리 쯤 안 돌아간다고?”
“그래. 씨발 같지만 진짜야. 성일아. 오딘께선 돌아오셔.”
“아! 아…….,,
성일은 몸을 떨다가 전방을 다시 턱 짓했다.
“좋은 소식이 있수. 누님. 저쪽 말이
요.”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감각으로 보이 는 둘의 시야 안에는 여전히 중앙 지 역 방향에서 쏟아지고 있는 자들이 적 지 않았다.
그 수는 대략 일천여 명을 조금 넘고 있었다.
성일이 마저 말했다.
“구원자의 도시민들이요. 다른 것들 은 몰라도 저것들은 믿을 만합니다. 보쇼. 허벌나게 다친 몸으로도 열심이 지 않수?”
“저들이야? 광신도?”
“예.누님.”
“오시리스에게 역병 공격대가 있다
믄 오딘께는 구원자의 도시민들이 있 수다. 틀림없으요. 누님 치려는 게 아 니라 도와주려고 오는 거라니께.”
때로는 각기 다른 공격대로 흩어지 는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구원자의 도시민’이라 칭 하는 그들의 결집력은 실로 끈끈했다 고한다.
2막 1장에서 나와 함께 무대를 치렀 던 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최종장에 와서는 다양한 그룹들에게 배척을 받 는이들이었다.
나를 향한 신념이 너무 지나쳤기에 광신(狂信)의 딱지가 붙어진 자들.
그들은 본인들이 담당하고 있던 크 시포스 군단의 군세를 뚫고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성일이 앞서 튀어 나갔다. 아니나 다 룰까,전투는 없었다.
성일을 보자마자 즉각 행동을 멈추 고 고개를 숙여 댄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들 혔다. 참말 힘들었을 텐디.”
크시포스 군단을 뚫고 오는 동안 처 음 인원의 사 할을 잃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중앙지역.
내 숭배자들의 보고대로 오르까의 사생아들은 다 죽어 있었다.
하지만 오르까는 전력을 다해 제 영 토를 확장시켜 왔던 것 같다. 상당히 넓은 지역이 온통 습지대였다.
오르까는 원종 중에 하나이자 본인 을 탄생시킨 모체(母體)이기도 한 대 공 아몬을 죽이고 더욱 강력해져 있었 다.
때문에 녀석이 만들어 놓은 촉수들 은 그 넓은 지역 어디에서나 일렁거렸 다.
거기에 미쳐 있는 위력은 대공의 힘 에 필적했다.
연희는 거목 같은 크기의 그것을 올 려다보면서 손으로는 어루만지고 있 었다.
“나쁘지 않다. 그렇지? 쓸 만해.”
연희가 그렇게 물으며 고개를 돌렸 다. 성일은 오르까를 쳐다보고 있었 다.
연희의 시선은 다시 오르까로 옮겨 졌다. 이제는 성일 혼자서는 겨룰 수 없는 존재가 된 오르까는 마치 왕좌에 앉은 듯한 눈길로 모두의 행동들을 주 시하고 있었다.
“저거 위험해져 버렸는디,누님한테 는 별것 아니겠지요?”
“글쎄. 하지만 저 아이도 알고 있어. 오딘께서 부활하실 거란 걸.”
“저거 어딜 봐서 아이요? 비위도 좋 수다. 그나저나 누님 좀 주무셔야 하 지 않겄수? 오시리스라고 그 떼거리 를 다 해칠 순 없을 거요. 말마따나 시 간 쪼까 벌어 주는 게 다겄지. 시간 날 때 몸 챙겨두셔야……
[ 길드: 크시포스 군단이 1차 약화에 돌 입 하였습니다. 크시포스 군단의 공격력이 대폭 저하됩니다.] [ 길드: 그라프 일족이 1차 약화에 돌입 하였습니 다. 그라프 일족의 공격 력이 대폭 저하됩니다.]“거 보슈. 누님. 시간이 얼마 없다니 께. 내 우동 사리가 삐깔나게 돌아가 지는 않아도 빤히 보이는 거 아니요? 행여나 이태한과 염마왕이 배신 안 해 도,그 아랫것들까지 맘대로 할 순 없 을 거요. 인간들이 몇인디. 합쳐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우리 전부가 오딘께 얼마나 기대고 있었는지,깨닫 는바 없어?”
“예?”
“지금까지 우리는 그 이름 하나에 조 용할 수 있었던 거야.”
“하여튼 빨리 부활하셨으면 좋겠수 다. 진정……사실이시믄
한참 뒤 동녘이 렀을 때.
조슈아가 합류했다.
그가 이끌고 있던 직속 공격대 세 개 중 한 개 이상의 인원은 보이지 않았 다.
조슈아의 후드 안에서 흘러나온 목 소리들을 조합해 보면 다른 놈들이 조 슈아와 그의 공대원들이 펼쳐 놓은 역 병을 뚫기 위해선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조슈아는 처음 연희가 여기에 진입 해서 그랬듯이,오르까의 영역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산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거기에 대고 연희가 말했다.
“우리야 그렇다 치고,결국엔 저 아 이의 역량에 달렸어.”
조슈아의 고개가 오르까를 향해 돌 아갔다.
“그래 봤자 몬스터다.”
“이 영역의 주인이기도 하고. 어쩔 래? 그 마음 변함없어?”
“……너도 어지간히 비틀렸군.”
“확실히 말해 둘게. 난 여기서 너희 들하고 같이 죽을 생각이 없어. 하다 가 정 안 되면 빠져나갈 거야. 그런 건 내게 일도 아니거든. 알지? 대신 성심 껏 싸워 준다면 잊지 않을게. 빚 하나 지는 걸로.”
“아따. 누님.”
성일이 연희의 등 뒤에서 걸어나왔 다.
“오시리스께서도 마음 단단히 잡으 신 것 같은디 그만 건들었으면 좋겠 수. 이제 진짜 같은 편 아니요.”
“레벨 업만 한 게 아니라 영어 실력 도 늘었나 보네?”
“느낌 아닌 느낌이란 게 있잖으요. 것보다 바깥이 심상치 않수.”
“슬슬 올 때가 됐지. 어디야?”
“염마왕 쪽이오.”
“ 얼마_1나?”
“겁나게 많은디 그 대가리들을 어떻 게 일일이 세겠수. 대충 3만?”
“조나단이 직접 와?”
“염마왕은 올 생각이 없는 것 같수. 지금 오는 것들 하는 얘기 엿들어 보 니께.”
“느낌 아닌 느낌으로?”
“예. 누님. 염마왕은 몬스터 군단하 고만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중인 것
같았수다. 하여튼 그쪽에서 겁나게 오 고 있수. 도와주러 오는 것이 아닌 게 확실한 게,킬킬 거린당께. 낄낄 웃는 거 말고 킬 (Kill) 킬 (Kill).”
연희가 조슈아에게 말했다.
“네 군단에서 오게 될 것들까지 합치 면 십만 명은 넘겠다. 그지?”
“네 군단에 있던 것들은?”
조슈아가 물었다.
“그것들은 이수아한테 발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바빠. 둘 중에 하나겠지. 빛기둥이 파괴되든 말든 나한테로 방 향을 틀든지,의외로 거기서 끝까지 항전하다가 골로 가든지.”
연희는 계속 말했다.
“어쨌든 이태한은 우리처럼 막 나갔 던 것들과는 달라. 너나 내 아랫것들 은,우리가 선사해 왔던 공포보다 더 큰 보상이 떨어지니까 난리 났잖니. 맘먹으면 본인이 다 규합해서 올 거 야. 공포로 통제해 왔던 게 아니니까. 반대로 이태한이 배신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제 군단을 묶어 두겠지.” 연희가 마저 말했다.
“한데 그 전에 이 무대가 다 박살 나 지 않을까 모르겠어.”
사방을 포위한 다양한 그룹들이 떼 를 지어 오르까의 영토로 진입했다. 마치 고위 던전을 공략하는 듯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놈들이었다.
연희와 일행들은 매일 같이 전투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바닥까지 떨어진 인내가, 라이플 베슬이란 그릇까지 깨트릴까 두려음마저 들었다.
어쨌거나.
[ 길드: 바클란 군단이 마리 군단의 빛 기둥을 파괴 하였습니다. ] [ 길드: 바클란 군단의 부정효과(1 차 약 화)가사라졌습니다.]마리 군단에서 방치한 바클란 군단 을 떠맡고 있는 건 조나단이 었다.
메시지들을 조합해 본 결과가 그랬 다.
그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 희에게 달려오는 대신,이탈된 병력만 가지고 몬스터 군단과 계속 싸우고 있 는 것이었다.
한편 이태한 군단에서 빠져나온 것 들은 연희의 추정대로 가장 늦게 진입 해 오기 시작했는데,그것들로부터 비
보가 날아든 날도 있었다.
이태한이 휘하 간부들의 공격을 받 아 행방불명 되었다는 것이다.
때는 부활 막바지.
마침내 길고 길었던 인내의 결실을 맺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제 끝이다.
끝
[ 남은 시간 (부활) : 0일 0시 0분 1초 ]째각.
[부활에 성공하였습니다.] [ 당신의 주인,둠 카오스로부터 지령이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