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99
12화
[ 시스템(거래)가 개방 되었습니다. ] [ 시스템(상점)이 개방 되었습니다. ]각성자들 사이에 희비가 교차했다. 전리품 수집 퀘스트를 충실히 완료해 왔던 자들과 그렇지 않았던 자들 사이 에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평판 수치는 각성자들의 지위를 결 정하는 것 외에도 새로운 사용처를 보
여 줬는데,바로 각성자들의 각 계정 으로 지급된 코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리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보다 평판 수치로 되돌려 받은 코인의 가치 가 훨씬 높았다.
성일은 상점 창을 열자마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 소유코인: 1,000,000 C]성 카시안의 기록물을 비롯해 잡다 한 수집 퀘스트를 충실히 이행하며 누 구보다도 많은 평판 수치를 누적시켜
왔다 자부하는 자신이 었지만.
그래도 백만 코인은 그분께서 내려 주신 특혜가 분명했다.
‘감사허요,오딘:
상점 시스템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모든 것 이었다.
아이템,스킬,특성,인장. 그 외에 지 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레벨 증강 의 비약이라는 물품까지도 그의 두 눈 을 사로잡았다.
과연 그분께선 각성자들을 아무런 대책 없이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게 아니었다.
빛기둥 결계가 사라지고 빌드 점수 또한 가지고 시작한다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룹들의 파멸이 예정 된 전장.
하지만 그분의 안배를 백분 활용한 다면 각성자들 스스로 파국의 미래를 비틀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 가 거래 시스템에는 거래 자체의 기능 보다도 더 중요한 기능이 깃들어 있었 다.
성일은 절로 나오는 뜨거운 숨과는 달리 조심스럽게 육감을 일으켰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 기능이 실현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칼리버: 이거 제대로 가는 거 맞수? 도 착하든 답장 부탁허요. ] [ 마리 누님에게 메시지를 전송 했습니 다.] [ 마리 누님이 메시지를 확인 하였습니 다.] [ 마리 누님에게서 메시지가 도착 했습니 다.] [마리 누님: 몸은 괜찮아?]그 순간 성일은 두 가지 느낌을 동시 에 받았다.
하나는 이런 것이 가능했으면서도 실현시키지 않았던 올드 원에 대한 분 노.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분이 이룩한 신성에 대한 감격이 었다.
만일 시작의 장에서 이러한 교신이 가능했다면 그 많았던 반목과 암투들 을 제압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가능성 이 열렸었을 것이다.
구태여 지훈 동상의 그룹을 사냥개 로 몰아세우지 않고서도 말이다.
[ 칼리버: 누님 덕분이요. 그보다 오딘께 서는 무탈하신 거요? ] [ 마리 누님: 우리가 실패하면 아니게 되 겠지. 선후에게나 우리에게나 사활이 걸렸 어.] [ 칼리버: 내가 그걸 왜 모르겠수. 내 따 로 알아 둬야 할 게 있다믄 지금 말해 주 슈. ] [ 마리 누님: 둠 카소가 남아 있어. 하지 만 염두에만 두고 있어. 그 자식은 네 몫이 아니니까. ] [ 칼리버: 무엇이든 좋수. 정말이오. 이 난장판을 끝낼 수만 있다몬 똥지기라도 상관 없수다. 시키는 대로 충실하겠단 말 이오.] [ 마리 누님: 천만에. 빛기둥은 둠 카오 스의 힘의 근원이야. ]그제야 성일은 납득이 갔다.
그분께서 많은 힘을 소비하시 면서까 지 지금을 준비한 까닭이.
[ 마리 누님: 최후의 승패는 네가 하기에 달렸어. 네가 얼마나 많은 빛기둥을 파괴 하는지에 따라 모든 게 결정 날 거야. 짐이 버겁니?] [ 칼리버: 그리도 믿어 주신다면 보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아니요. 걱정 마쇼,누 님. 나 쫄보 아니니께. 뒤는 생각하지 않을 랍니다.] [ 마리 누님 : 난 다른 것들에겐 조금도 기대 없어.] [ 칼리버: 마찬가지요. 근디 하나만 물읍 시다.] [마리 누님: 그래.] [ 칼리버: 우리가 실패하몬 본토는 어떻 게 되는 거요? 증말로 종말이오? ] [ 마리 누님: 년 진실을 들을 자격이 있 어. 왜 아니겠니. 네 말대로 본토는 둠 카 오스에 의해서든,염마왕에 의해서든 그렇 게 될 거야. ] [ 칼리버: 염마왕에 의해서라니 그건 또 뭔 말이오? ] [ 마리 누님: 직전까지 본토를 주관하고 있었던 자는 염마왕이야. 우리들의 목적이 크게는 같아도 작게 보면 또 아니지. 내가 선후를 사랑하는 방식과 네가 선후를 신뢰하는 방식이 다르듯이 염마왕도 마찬가 지야. ]
성일은 염마왕과 교류가 깊지는 않 았지 만 예상 못 할 건 아니 었다.
영리한 그들,노련한 지배자들이 시 작의 장을 관통하면서 보여 준 모습 중에는 동일한 부분이 있었다. 그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절대적으로 보복을 감행한 점이 그랬다.
설령 그 보복의 결과로 인해 본인의 피해가 더 커질지언정 첫 시작은 언제 나 보복이었다.
그런 후에야 당사자 간 힘의 척도에
따라,그리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협 력과 보복을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였 다.
염마왕 같이 노련할 뿐만 아니라 압 도적인 힘을 갖춘 지배자들의 대응 방 식은 한결같은 보복.
시작의 장을 호령했던 지배자들은 원래부터 그런 게임에 능한 자들이었 고 보복은 그들이 가지고 들어온 특성 중 하나였다.
즉,삶의 철칙.
그리고 염마왕이야말로 그걸 진리로 여길 만한 인사였다.
작금의 작전이 실패할 경우를 가정
해 클럽에 남겨 둔 지시가 있을 것이 다.
성일은 각성제로 무장된 전 인류의 모습이 선히 그려졌다.
섶을 지고 불길로 뛰어드는 그러한 인류의 모습이…….
정말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광경이었 다.
[칼리버: 오딘께서 승인하신 거요?] [ 마리 누님: 선후는 염마왕을 믿어. 그 만큼이나 자신에 대해서도. 그리고 우리에 대해서도. ] [ 칼리버: 뭔 말인지 알겠수다. 부담됐을 텐디 고대로 들려줘서 고마워요. 거시기 본토에 단골 곱창집이 있수. 쐬주 한잔하 믄서 오늘을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거 요. 그땐 내가대접하겠으요.] [ 마리 누님: 칼리버! 무적 칼리버! 권성 일 파이팅! ]성일이 연희에게 가지는 고마운 마 음은 진짜였다.
다른 각성자들에게는 냉혹스러운 눈 길만 흘리는 누님이었어도 자신을 향 해서만큼은 한결같았다.
마지막 메시지에서는 정말로 그랬 다.
자신의 부담을 한결 덜어 주려는 누 님의 배려에서 또다시 느껴지는 바가 컸다.
‘누님도 파이팅인 거요.’
성일은 뒤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는 성일의 지시대로 각 공격대 별로 따로 운집하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 었다.
빛기둥은 성일이 전담하기로 한 이 상 그들의 초점은 나이트 습격에만 집 중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입에서 거론되는 무
장들은 대개가 방어에 특화된 것들이 었다.
성일은 마음 같아선 자신의 코인을 사용하여 그들을 보다 보완해 주고 싶 었으나 자신도 코가 석 자이긴 마찬가 지였다.
과거의 그분과 비교하여 자신의 레 벨이 높은 건 맞았다.
하지만 단지 레벨로만 비추어 생각 하기엔,그분의 스킬들과 특성들은 하 나같이 가공(可恐) 했는데.
그중에서도 그분이 단독으로 빛기둥 을 파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 로는 그분의 단결된 의지 외에도 그
특성이 보태졌기 때문이 었다.
전투 시간에 비례하여 전투 효과가 강화되는 특성!
그래서 그분께선 그 특성을 유지하 기 위해서라도 잠을 주무시지 않으셨 다.
그렇지만 지금 자신에겐 그러한 특 성이 없었다.
그분 같은 의지를 계속 지켜 나갈 수 있을지는 고사하고 당장 시급한 문제 는 그러한 간극을 최대한 보완하는 데 있었다.
‘전투가 지속될수록 능력이 증강되 는 무장.’
더욱이나 이번에는 빛기둥 하나만 파괴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전투는 끊임이 없을 터였고 그래야 만했다.
전까지만 해도 성일에게 있어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레벨 강화의 비약과 맨손에서 더욱 위력을 발하는 자신의 주력을 보조할 무장이 었다.
누가 보더라도 그건 성일을 위한 것 이었다.
하지만 그가 최우선으로 찾고 있는
무장은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공능이 깃든 물건이다.
그걸 찾기 전까진 코인을 함부로 낭 비할 수 없는 것이다.
성일은 거래 창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미 많은 매물들이 올라와 있었고 요 청 게시글도 그에 못지않게 쇄도하는 중이다.
낯익은 이름들이 눈에 밟혔다.
그중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헤라였 다.
첼린저 구간의 각성자들이 띄워 올 린 메시지는 가장 상단에 고정되어 굵 은글씨로 강조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 + 알림판] [ 제목: 전투 지속 효과를 가진 무장을 구한다.작성자: 해라
내용: 본인이 판단할 때,본인 소유의 아 이템이 전투를 지속할 때마다 능력을 증 강시켜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개의 치 말고 연락해라.
그것이 F급이든 S급이든 나 헤라는 너희 들의 제안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 어 있다. 그리고 그 거래가 내게 큰 도움이 된다면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공로를 잊지 않겠다.
진정 너희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최후 다 음에 열릴 ‘시작’이다.
나 헤라와 최후의 시작을 함께하자. 친애 하는 각성자들이여. ]
‘요 쓰벌 것이?’
헤라라고 그분의 일대기를 모를 수 가 없을 터.
설령 그분의 과거를 모르더라도 그 녀 또한 노련한 지배자 중에 한 일원 으로 본인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만큼은 알고 있을 일이다.
성일은 순간 욱했다가 수긍하고 말 았다.
자신뿐만 아니라 첼린저 구간의 각 성자들은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지금 이다.
얌체 같은 고것들이 진심일수록 반 겨야 하는 일인 것이지, 경쟁심에 이 를 갈 일이 아니란 말이다.
다만 고것들에게서 과거 그분과 같 은 의지를 기대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 었다. 때문에 성일은 더 강력한 목소 리를 낼 생각으로 육감을 일으켰다.
한 글자씩 또박또박.
요청 글이 완성되고 있던 그때였다.
[ 전략 보급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전략 보급 상자?’
휘하 각성자들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자신에게만 뜬 메시지였 다.
성일은 그 상자가 어디에서 온 것이 고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상 자가 열리면서 휘황찬란한 빛이 목격 되었을 때야말로 성일은 진심으로 걱 정이 들었다.
황금 흉갑을 받게 되었을 때와 동일 한색채,대등한 힘의 빛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후의 장을 준비하 시며 많은 힘을 사용하셨을 텐데.
‘이렇게 퍼 줘도 되는 거요? 이러다 거덜나겄소. 이 성일이가 뭐라고
상자에서 튀어나온 빛은 성일의 전 신을 향해 쏟아졌다.
거기에 깃든 건 특성이었다.
그것도 숙련 레벨이 꽉 채워진 특성! 비로소 성일은 과거의 그분께서 발동 하였던 특성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 열정자 (특성)효과: 전투 시간에 비례하여 9단계의 전 투 효과를 강화 합니 다.
1단계. 전투 시작부터 한 시간 까지
– 부상 재생 속도가 대폭 상승 합니다.
2단계. 1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 지
– 특성과 아이템 등의 발동 확률이 대폭 상승 합니다.
3단계. 2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물리 저항력과 마법 저항력이 대폭 상 승합니다.
4단계. 3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높은 확률로 스킬 재사용 시간이 대폭 감소 합니다.
5단계. 4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모든 아이 템의 방어 력 충전 속도가 대 폭 상승 합니 다.
6단계. 5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모든 부정 효과의 저항력이 중폭 상승 합니다.
7단계. 6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6단계까지의 모든 효과가 강화 됩니 다.
8단계. 7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권능 저항력 이 소폭 상승 합니 다.
9단계. 8단계 종료 시점부터 한 시간 까지
–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어 체계가 완성 됩니다.
* 전투가 지속되는 한 9단계 효과는 계 속유지됩니다.
숙련도: LV.8 재사용 시간: 1일 ] [ 전략 보급 상자에서 특성 ‘열정자’를 획 득 하였습니 다. ]
곳곳이 엘프들의 핏물로 질척거렸 다.
엘슬란드에서도 최고로 신성시되어 왔던 거기는 현재 온통 파괴되어 있었 다.
태고의 대신전을 이렇게나 파괴할 수 있는 존재는 둠 카오스밖에 없었 다.
올드 원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 을 놈이 빤히 그려졌다.
놈이 다녀간 것이었고 생존자나 그 것들의 영혼이 남겨져 있을 리는 만무 했다.
그제야 한숨 놓을 수 있었다. 판단은 정확했다.
골드의 기억을 따라 여기를 첫 행선 지로 잡았다면 둠 카오스 놈과 고스란 히 마주쳤을 테니까. 우리 사이에 암 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결전의 순간까지 놈과 마주쳐서는 안 될 일이 었다.
그래서 연희와 헤어진 후 향한 첫 번
째 행선지는 오크들의 대륙이었고,거 기에 남은 힘들을 수거한 후에 여기에 도착한 것이었다.
[ 성체 그라프를 처치 하였습니다. ] [ 성체 그라프를 처치 하였습니다. ] [ 그라프 일족의 원종 중 하나를 처치 하 였습니다.]밟아 누른 발을 떼며 걸음을 옮기자 지하에서 끌어올려진 기운들이 스미 어 들어왔다.
그때 잡것들의 대장이 돌아왔다.
[ 잡것: 그렇사와요.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답니다. 저 루一세아의 눈으로 직접 본 일이어요.]그때까지 나는 세계수의 흔적을 찾 고 있었다.
[ 잡것: 바클란, 그라프, 바르바 할 것 없 이 죽음의 땅들에서 죄다 기어 나왔습니 다요. 거기다 둠…… 언데드가 타 차원에 서 데려다 놓은 죽은 것들까지 활보하고 있지요. 그렇게 엘슬란드는 도륙되고 있습 니다요.] [ 잡것: 성전의 탑이 한 개밖에 남지 않 은 데다가 이제 마나도 수급할 수 없으니,엘프들의 저항은 정말로 무력하기 짝이 없는 것이지요.]
잡것이 바들바들 멸면서 말했다.
[ 잡것: 저희 루一세아 일족은 오딘 님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각오가 되어 있사와요. 부디 잊지 말아 주시 길……. ]연희가 이것들의 기억 창고를 움켜 쥐고 있지 않았더라면 진즉에 등을 돌 렸을 족속들이다.
잡것이 떨고 있는 까닭도 나를 마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일족과 본인
의 운명이 풍전등화이기 때문이 었다.
[시스템 관리자 오딘: 놈은?] [ 잡것: 엘슬란드 수도를 뒤지고 있습니 다요. 저…… 저…… 정말로 자신 있으신 거 맞으시와요? 저 루一세아의 믿음은 그 누구보다 강하지만,아시잖습니까요. 아랫 것들의 믿음이란 게 얼마나 나약한지를 말이에요. ] [ 잡것: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사와요. 송구스러운 말씀이지만 아랫것들에게 확 신을 보여 주셔야 합니당. 지금도 얼마나 조잘대는지 …… 아주 말도 못 합니다요.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우리가 승리하고 나면 나와 마리는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 다. 하면 마리의 공백을 누가 차지하게 될 까? 하물며 우리 중 마리 외에는 너희들의 경외를 받을 이가 없다. ] [ 잡것: 네에에에? 일선에서 물러나신다 고요?]잡것에게서 감추려야 감출 수가 없 는 활력이 순간 솟구쳐 나왔다.
지금껏 잡것의 날갯짓은 두려움에 파묻혀 조용하기만 했다. 그것도 직전 을 기점으로 갑자기 빨라지며 제 몸을 빌빌 꼬았다.
[ 잡것: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아랫 것들은 멍청하기 짝이 없어서 그리 문제 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요. 소인 루-세아가 아랫것들을 잘 관리하여 전하께 서 가시는 길에 보탬이 되겠습니다요. 충 성!]어차피 선택지라곤 존재하지 않는 잡것으로선 그러한 반응이 최선일 수 있었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그러니 명심해라. 둠 카오스와 놈의 작당들이 우리보다 올 드 원을 먼저 찾는다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 [ 잡것: 헤헤헤헤. 당연한 말씀입니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소인 루一세아와 저희 일족의 모든 충성스러운 일원들은 전하를 위해서 그 어떠한 희생이든 감수할 것이 와요.]잡것을 되돌려 보낸 후,걸음을 서둘 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증발되고 있는 힘 이 많았다.
대기 중에서도 심지어 여기 태고의 대신전에서도 마나는 모두 사라졌지 만,엘프 종(種)들에게 담겨져 있던 힘들은 여전하다.
내게는 그 하나하나가 먼지에 불과 할 힘이 라고 해도 그것들의 총량은 무 시 못할힘.
최소한 그것들까지는 확보해 둬야만 최악의 경우로 치달았을 때,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본토로 철수하여 무조건적인 방어. 정확히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확신 하지 못해도 적어도 한 세기는 버티지 않겠는가?
그때는 올드 원이 우리들에게 그러 했듯이 나 역시 우리를 대신하여 놈을 공략할 타 차원의 생명체들을 찾게 될 것이다.
설령 예정된 종말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할지 라도 말이다.
어쨌거나 세계수를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 다.
차원과 차원의 공간을 허물어 버리 는 설계가 깃들어 있을 거라 추정된 다.
지금에 와서도 시스템 사용자들에게 일방적인 전송밖에 되지 않지만,추정 대로의 설계를 확보하게 된다면 그 벽 은 허물어지고 말리라.
각성자들은 최후의 장에서도 힘을 꾸준히 보내 올 것이다.
나와 둠 카오스의 공멸을 염두에 두
고 만들어진 정화 장치,세계수.
침전에 만들어 둔 정화 장치보다 가 공할 성능을 보여 줄 게 분명하며 타 차원에서도 우리들을 부려 왔던 올드 원의 공능이 그렇게 거기에 깃들어 있 을공산이 컸다.
이윽고.
건물 더미 속에서 세계수의 흔적이 드러났다.
올드 원이 제 공능으로 직접 공들여 만들었던 것답게 둠 카오스의 힘에 직 격되고도 뿌리가 남아 있었다.
태고의 대신전과 칠흑의 계단을 구 성하고 있는 물질들이 바로 이러했다.
하지만 이렇게 파괴된 채로는 아무 런 쓸모가 없다. 복구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둠 카오스 놈도 이걸 파 괴하면서 정체를 알게 되었을 터,작 업을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다.
잡것들 외에도 보다 확실하게 놈의 시 선을 분산시 켜 야 한다.
[ 2막, 격전의 장이 24시간 후에 시작 됩 니다.]24시社 만 하루.
그 정도 여유라면 각성자들도 준비 를 마칠 수 있겠지.
조나단은 다른 그룹들과는 달리 혼 자였다.
하지만 그는 어쩐지 썬과 마리와 함 께 있는 기분이었다.
강단에서 선생으로 서 있었을 풋풋 한 마리와 학생 신분으로 앉아 있었을 썬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머 금어지곤했다.
그는 선후와 연희의 첫 만남이 어디 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 헤라: 존경해 왔던 염마왕 님과 거래를 마칠 수 있었다는 게,제게는 큰 영광이었 습니다.] [ 염마왕: 네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 헤라: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 염마왕: 그러지. ] [ 헤라: 먼저 물러가 보겠습니다. 그럼 끝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조나단은 책상을 쓰다듬었다. 과연 썬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진 무대다. 책상은 당시 한국 학생들의 낙서들로 가득하다.
「오늘,1997년의 국치일을 잊지 말자. IMFj
한글로 된 낙서는 썬의 필체가 아니 긴했다.
그래도 예전에 썬이 마리를 소개하 면서 들려주었던 일화를 이렇게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게,새삼 많은 감상 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한국이 IMF의 속국이 된 그 옛날. 마리는 IMF가 뭔지도 모를 철부지 학 생들을 앞에 두고 한국이 겪 어야만 했 던 치욕을 그리도 역설했다고 했다.
이 낙서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교과서에 적어 두라는 마리의 지시를 어기고 제 책상에 끄적였던 어느 한국 인 학생에 의해.
돌이켜보면 썬은 그의 모국,한국을 IMF에서 구제해 낼 수 있었다. 하지 만 금력을 증강시키는 수단으로 활용 하기만 했었다.
천재 아시안 소년의 냉혈함에 대해 서 감탄하기만 했던 당시까지만 해도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곤 꿈조차 꿀 수 없었다.
IMF가 개인 사조직처럼 운용되고 있는 본토의 현실도.
마침내 유일 신성을 둔 싸옴이 목전 까지 이른 거시(토視) 세계의 현실도.
‘너는 이번에도 승리할 것이다,썬. 언제나 그래 왔듯이.’
조나단은 웃을 수 있을 때 한껏 웃어 둘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로 썬과 마리가 첫 만남을 가졌던 이 공간은 제격이라 할 수 있 었다.
시대적으로도 당시의 자신 역시 썬 을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이 공 간은 너무 오래되어 잊고 있었던 기억 들을 끄집어내기 일쑤였다.
썬과 함께했던 금융 전장들…… 모
든 건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 2막,격전의 장이 24시간 후에 시작 됩 니다.]‘떴군.’
조나단의 얼굴에 은연히 서려 있던 미소도 그때 사라졌다.
[ 남은 시간(격전의 장까지) : 23시간 59 분 59초 ] [ 시스템 관리자 오딘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 다.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더 지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조나단. ] [ 조나단: 아니. 코인이 남더군. 이렇게 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남은 코인들은 차 후를 위해서 비축해 두었다.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둠 카오스는 나와 올드 원이 성 드라고린 밖 어디로도 가지 못하게 많은 힘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고 도 나를 능가하지. ] [ 조나단: 넌 지금,티끌 만한 힘이라도 아껴야 할 때다. 그걸 이해 못 할까. 지금 도 과해. 코인이 남았다니까. ]썬이 부릴 수 있는 힘을 추정할 순 없지만,분명한 사실 하나는 썬 또한
최후의 장을 준비하며 소비한 힘이 적 지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조나단은 그게 염려되었다.
이후에도 선후의 당부가 계속되었 다.
유난히 길어지는 썬의 목소리에 조 나단은 정말로 끝이 머지않았다는 게 실감되었다.
지금까지 달려온 일생에 후회가 남 지는 않지만,마지막에서 넘어지고 만 다면 전 일생이 부정되는 셈 아니겠는 가.
조나단은 이 메시지로 끝을 맺었다.
[ 조나단: 공략 준비 완료. ]금융 전장에 나서기 전 썬과 던졌던
출사표.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공략 준비 완료. ]과연 돌아오는 대답에서도 조나단은 썬과 함께 있는 기분이었다.
둠 카오스 놈이 올드 원을 먼저 차지 할 가능성,세계수 뿌리를 복구시키는 동안 방해 공작을 받을 가능성,뿌리 에 함정을 남겨 두었을 가능성, 올드 원이 먼저 나를 찾아올 가능성 등등. 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었 다.
둠 카오스가 올드 원을 포기하면서
까지 나를 먼저 도모할 가능성도 물론 이었다.
설령 그 많은 가능성 중에 내 죽음이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그녀야말로 우리가 한뜻으로 단결하 지 않는다면 최악의 가정을 현실로 맞 닥트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그럼 준비하도록. 곧 시작이다. ]그녀가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각 손에는 단검이 하나씩 쥐 어져 있다.
그녀에게 적합하게 변한 실버와 원 래부터 그녀의 주력 중 하나였던 강화 된 광대의 단검.
그녀가 그렇게 쌍수로 무장하고선 전의를 불태웠다.
[* 시스템] [2막,결전의 장이 시작 되었습니다. ] [ 사용자들이 각 전장으로 이동 됩니 다. ]내 손끝에서도 신성의 힘이 뻗어 나 갔다.
솨•아이-
황금빛 아지랑이로 나타난 그것은 단숨에 세계수 뿌리를 휘감았다.
충분히 긴 시간이 흘러갈 때까지도 별다른 기척이 없다.
나는 뻗쳐 두었던 힘을 빠르게 회수 하며 눈살을 구겼다. 그제야 그녀의 시선이 사방의 어디가 아니라 나를 쫓 아들어왔다.
[ 연희 : 방해물이 없어.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놈이 직접 쳐들어 올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녀가 뿌리를 향해 시선을 가져갔 다.
뿌리는 거대하게 노출된 상태로 별 탈이 없어 보이나 사실은 달랐다.
과연 둠 카오스 놈은 뿌리를 두고 방 책을 준비해 두었다. 외부에서가 아니 라 바로 이 내부에서 시작되는 방책이 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런 경우를 의식해 힘을 조심스럽게 운용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섬세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러고 나서 였다.
[ 경고: 둠 카오스의 저주 ‘파멸의 타락’이 발견 되었습니다. (파괴된 을드 원의 정화장치) ] [파멸의 타락 (저주)
신성의 힘으로 뭉쳐 있는 강력한 저주입 니다. 당신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피습 될 경우,당신의 신성은 일시적으로 봉쇄 될 것이며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피습 시,예상 되는 결과: 신격 상실 7일, 신(GOD)구간에서 엔더 구간으로 레벨 다운 7일 ] [ 남은 시간(올드 원의 정화장치 복구 까 지)이 59초에서 6일 23시간 59분 59초로
늘어났습니다.] [ 남은 시간 (올드 원의 정화장치 복구 까 지) : 6일 23시간 59분 59초 ]
노려보고 또 노려보았다.
감각망에서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참 으로 지저분했다.
마치 하나의 회로가 완성되듯 더러 운 느낌을 짜 맞출 수 있게 된 순간. 정작 얻고자 하는 설계가 아닌 그 악 물의 설계가 뇌리에서 번뜩였다.
[ 설계도 ‘파멸의 타락’을 획득 하였습니 다.]신격으로서 오래 싸움을 해 온 것들 은 과연 다르다.
신격을 봉쇄해 버리는 저주라니.
그런데 이리도 악랄한 힘이 노골적 으로 뭉쳐 있는데 어떤 멍청한 신격이 당해 준단 말이냐.
저주만큼이나 강력한 위장으로 감춰 진 상태에 바로 앞에서 터져 버린다면 또 모를까.
아니,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상대가 한 눈을 팔지 못할 만큼 격한 상태로 치달았을 경우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격법.
그러니 놈이 이 악물을 뿌리에 심어
두었던 까닭은 내가 피습되길 바라서 가 아니란 말이다.
놈은 내가 여기에 묶여 있길 바란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기어이 상처를 입 히고 시작하는군. ]뿌리에서 저주의 기운을 끌어냈다. 그것은 뿌리 전체를 휘어 감는 검은 기생충 같은 꼴로 나타났다.
거기에 남아 있을 저주 역시 우리가 가정해 왔던 가능성 중 하나가 아니었 던가.
하지만 최후의 장이 제대로 돌아가
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 남 아 있는 올드 원의 힘을 회수하기 위 해서도 뿌리에 깃든 설계가 반드시 필 요하다.
그러한 승리로 가는 길에 눈알 하나 쯤은 제물로 바칠 수 있는 것이다. 평 생 외눈으로 살아야 할지라도 얼마든 지.
[ 시스템 관리자 오딘: 잘 봐 둬. 마지막 으로 보는 두 눈 멀쩡한 얼굴이니까. ]웃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 었다.
설령 일이 잘못되더라도 내 멀껑한
얼굴을 기억해 주길 바라서 한 말이었 고,연희는 나를 노려보듯이 쳐다보았 다.
그녀도 어떤 일이 진행될지 알고 있 었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각성자들이 빛기 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네 잡것들도 죄 다 설치고 있지. 제아무리 둠 카오스라고 해도 즉각 반응하긴 어려울 거다.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그래도 경계를 늦 추지 말도록. ]큭.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른 고통이 거
기에서 불길처럼 일었다.
나는 스스로 왼 눈알을 뽑아냈다. 그 러고는 바로 시작했다.
[ 둠 카오스의 저주,파멸의 타락을 봉인 합니다.] [봉인체: 오딘의 왼 눈]기생충 같은 그것들이 손아귀로 꿈 틀거리며 올라온다.
손아귀 위.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나의 왼 눈알로.
과연 둠 카오스의 대응은 한발 늦었 다.
[ 남은 시간 (올드 원의 정화장치 복구 까 지) : 0초 ] [ 올드 원의 정화장치가 복구 되었습니 다.]세계수가 왕성하게 자라났다가 설계 만 뱉어 내고 쪼그라든 시각.
시끄러웠던 주위의 소란도 잠잠해져 있었다.
주변은 그라프의 시체들로 가득했 다.
연희에게 도륙된 그것들의 왕도 마 찬가지 였다.
본래는 이족 보행의 지성체로 제 일 족의 왕으로 군림했을 녀석이었지만 둠 카오스의 힘을 직접적으로 받은 여 파로 인해 그저 하나의 괴물로 치달아 버린 녀석.
연희는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그것들 의 핏물과 살점을 한 손으로 쓸어내리 며 나를 쳐다보았다.
축하의 메시지는 따로 없었다.
이제 시작이니까.
인사 따위도 사치다. 여기에서 그녀 의 목적은 다했다.
[ 사용자 우연희가 전장(최후의 장)으로 이동됩니다.]착!
그녀가 이동되기 직전에 던진 실버 가 손아귀로 날아와 감겼다.
실버 또한 이제는 단검의 형태로 남 아 있을 필요가 없었다.
창으로 변한 실버를 움켜쥐고서 침
전으로 돌아갔다.
김지훈을 비롯한 숭배자들의 기척은 변함없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렸다. 김지훈뿐만이 아 니었다.
그들은 일제히 침전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가 날 보고는 그 자리에서 즉 각 멈춰 섰다.
그들 또한 포착했을 가공하면서도 사악한 힘이 정작 내 손아귀 안에서 통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 타락한 오딘의 왼 눈 (아이템)한 신성의 육신 중 일부분이었습니 다. 강
력한 저주인 ‘파멸의 타락’이 봉인되어 있 습니다.
아이템 등급: SSS
아이템 레벨: 720]
일단 시급한 일은 이것이 세상에 나 타나지 못하도록,그렇게 누구도 찾지 도 접근하지도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 다.
다른 차원의 공간을 만들어 감춰 놓 은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태고의 신전과 칠흑의 계단을 구성 하고 있는 물질과 동일한 것을 만들어 내 벽을 세웠다.
이왕 시작한 것이니 작업을 성채 전 반으로까지 확장시켰다.
침전은 문을 경계로 실내 전체가 영 원의 미궁으로 바뀐다.
드드드-!
성채는 한참이나 진동하며 미궁의 정점으로 정화 장치를 옮겨 놓았다.
그리고 드디어 장치 또한 보강을 끝 마쳤을 때,거기에 박혀 있던 더 그레 이트의 심장은 장치를 견고하게 만들 어 주는 재료에 불과해졌다.
[ * 정화 장치 ‘시스템 서버’가 최종 단계 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 [* 업그레이드 목록1. 장치가 단단해졌습니다.
2. 타 차원에서 발생하는 힘 또한 회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엘프 종에 남아 있는 올드 원의 힘은 그것들의 죽음과 함께 자연히 회수됩니다.
4. 타 신성들이 소멸할 시,그것들의 힘 은 자연히 회수됩니다. ]
4번 항목이 세계수가 맡고 있던 역할 이었다. 하지만 둠 카오스가 직접 올 드 원을 취해 버리는 경우까지 차단시 키지는 못할 터.
나는 자리를 옮겨 문을 열고 나왔다.
김지훈 역시 개안의 능력을 가진 이 상,틈 안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놓칠 수 없었을 것이다.
녀석에게도 거기는 [영원의 미궁]이 라는 초(超)등급 던전으로 읽혔을 터.
[ 시스템 관리자 오딘: 어떤 경우에도 발 을 딛지 마라.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을 테 니.]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그리고 항상 습격 에 대비해라. 몬스터들이 강해졌다. 모두 가 마지막 전쟁에 임한 지금,너희들도 전 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몬스 터들의 목표는 여기가 될 가능성이 높단 말이지.];명……심하겠습니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결과로 보여 주도 톡.]힘이 계속해서 흘러들어 온다. 멸종 의 위기까지 치달은 죽은 엘프 종들에 게서도 그리고 전투가 한창인 각성자 들에게서도.
나는 올드 원을 쫓아 둠 카오스와 겹 치지 않는 지 역들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때도 잡것들이 둠 카오스의 행방 을 전해 왔으나 놈에 의해 파괴된 엘 프 종들의 도시명만 한 박자 늦게 전 해오는 식이었고.
둠 카오스와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놈은 엘슬란드 서부에서부터 여기 동부까지를 완전히 쓸어버릴 생각으 로 움직인다.
놈을 의식하며 거리를 벌리다 보니 어느덧 동부의 끝자락.
레드의 은신처를 그리 멀리 두지 않 은 지역까지 밀려났다.
올드 원은 엘슬란드 어딘가에 있다.
그 점만은 분명 했다.
그러며 더욱 분명한 점은 둠 카오스 가 지나친 지역에는 없을 거라는 사 실.
그러니 올드 원 또한 여기 동부 어딘 가로 활동 영역이 좁혀지고 있다.
그러며 또 한 가지.
올드 원은 폴리모프와 비슷한 구성 으로 본인을 감추고 있다고 강력히 의 심 된다.
그것만이 나와 둠 카오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그렇다면 내가 해 줘야 할 일은 분명 했다.
둠 카오스가 그러듯이 나 역시 올드 원의 활동 반경을 레드의 은신처 쪽으 로 좁혀 주는 것 !
올드 원이 레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설령 레드가 약조를 지키지 않더라 도 내가 먼저 먼저 올드 원에게 다가 설 수는 있으리라.
무형(無刑)의 결계,더 그레이트 레 드의 은신처.
내게는 그 위치가 담겨져 있다.
마침내 한 시점에서였다.
[ 더 그레이트 레드가 본체강림(本體降 臨)을 시전 하였습니다. ] [부름에 응하시겠습니까?]주저할 까닭이 없었다.
더 그레이트 레드의 육신으로 강림 했다.
그 즉시 내부 깊숙이 추락하고 있는 레드의 영혼이 느껴졌다. 고것의 고통 스러운 울부짖음이 빠르게 멀어지던 찰나,시야가 새롭게 뜨이는 기분이 들었다.
번뜩!
도망치려는 것이 보였다. 나는 레드 가 품고 있던 힘에 내 힘까지 보태서 결계부터 쳤다.
도망치던 것은 한 치의 차이로 결계 에 부딪쳐 뒤로 나자빠졌다.
고것이 나를 뒤돌아보았을 때 보였 던 얼굴은 엘프 여왕의 것이 틀림 없었 다.
그러나 거기에 담긴 두 눈만큼은 둠 카오스에게서 목격된 것과 닮아도 너 무 닮은 것이 었다.
오랜 싸움에 유일해지겠다는 일념 (―念)밖에 남지 않은 것들만이 저런
끔찍한 눈을 뜨고 있지 않던가.
쉐아아악-!
붉은 비늘로 가득한 내 거대한 팔이 시야를 뚫고 나갔다.
꼬리를 다루는 감각 역시 이질적이 지 않았다.
그렇게 놈이 내 공격을 피해 위로 솟 구치려는 걸 예상해 꼬리로 내리치기 까지는 한순간이었다.
세계가 파멸할 때 일어난다는 불길, 겁화(却火)!
그 불길은 단숨에 놈을 집어삼켰다. 불 속에서 휘적거리는 그림자는 춤사 위를 방불케 했다.
거기를 손바닥으로 재차 내리쳐 버 리자.
저항의 힘이 부딪혀 온다.
놈이 현신을 위해 위장을 풀려 하고 있었다.
허약한 엘프 여왕의 육신에서 벗어 나 진짜 제 모습으로.
그때.
역시나 둠 카오스도 눈치채지 못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경고: 둠 카오스가 강화된 절대 전장을 파괴 하였습니다. ]나는 보다 더 큰 힘을 가져와서 저항 의 힘을 깔아뭉겠다.
손바닥 밑으로 짓눌려 터져 버린 엘 프 여왕의 시체가 느껴졌다.
하지만 올드 원의 진짜는 그 와중에 도 남아 있는 두 성물,엘프 여왕의 목 에 걸려 있던 목걸이와 교단의 문장을 형상화하고 있는 교구다!
골드의 기억을 통해 알게 된 그 모습 그대로.
[ 락리마 교단의 성물,위대한 표상 ] [ 락리마 교단의 성물, 세계수의 수호 목 걸이]하나로 뭉쳐지려던 그것들을 공간 속으로 던져 버렸을 때,당장에라도 이 목을 쳐 버리기에 충분한 칼날이 떨어지고 있었다.
팟!
강림을 풀고 내 몸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 덕분에 이리도 가슴 속에서 펄
떡이는 것은 레드의 심장이 아니라 내 심장이었다.
[ 속박체,더 그레이트 레드가 죽었습니 다.]조금만 늦었어도 레드의 죽음과 함 께 치명상을 피할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레드의 죽음 따위를 생각하 기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두 성물이 눈앞의 공간을 뚫고 나왔 다.
그것들을 양손에 하나씩 낚아채자마 자 다시금 힘으로 짓눌렀다.
이미 저주에 피격되어 본래의 신성 을 다할 수 없다고는 하나,그래도 놈 이 현신을 제대로 갖추는 것을 저지하 지 못한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최악으 로 돌변할 수 있었다.
파파파팟!
나는 계속 힘을 가하며 공간을 넘어 다녔다. 순간순간마다 엘프 종들의 멸 망한 도시들이 시야를 스치고 지나갔 다.
그러다 올드 원의 저항이 한층 꺾여 지던 시점에서 놈의 현신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왼손에 쥐어 잡힌 것이 놈의 진짜 목
이었고 오른손에 움켜쥔 것은 놈의 눈 알이 었다.
놈도 제 눈알 하나를 바쳐 역대 여왕 들의 곁에서 그것들을 조종해 왔던 것 이다.
그래서 목이 잡힌 놈의 얼굴은 나처 럼 한 눈이 감겨 있었다.
저주에 피격된 얼굴은 역병에 감염 된 것처럼 흉측했다.
그때 거기의 남은 눈이 전해 오는 의
사는 분명했다.
지금에라도 본인을 놔준다면 나와 공조를 이루겠다는 악에 찬 메시지였 다.
실제로 흘러들어 오려는 놈의 의념 을 즉각 날려 버렸다.
[올드 원: 나선…….]하고자 한다면 올드 원에게 찌든 저 주를 없애 줄 수도 있는 일이나 고것 과 공모하는 것이야말로 자멸의 지름 길.
[ 올드 원의 메시지를 차단 하였습니다. ]이놈과 섞을 말 따원 있지도 않았다.
잠깐 끄집어내졌던 놈의 현신은 상 징과 목걸이의 형태로 다시 허물어졌 다.
둠 카오스의 추격은 집요했다. 공간 을 뛰어넘을 때마다 일그러진 그 흔적 을 쫓아 놈이 따라붙는 것이 반복되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간격이 좁혀지 고 있던 시점에서 였다.
드드득.
늦지 않았다.
고대해 왔던 순간에 다다랐음을 느 끼고 힘을 가하자.
와직!
눈알을 쥐고 있던 오른손이 주먹으 로 완전히 닫혀 버 렸다.
주먹 사이에선 핏물이 흘러나왔다. 올드 원이 받았을 고통은 정작 왼 손 아귀를 통해 전해져 왔다.
주먹을 폈을 때 거기에 남아 있는 것 은 터져 버린 눈알의 흔적뿐이었다.
신격을 잃은 어느 평범한 눈알의 흔 적.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우주 의 모든 걸 주관하는 전지 전능한 신은 애초부터 어디에도 없었다.
올드 원 또한 작은 미물에서 시작해 여기에 도달한 것이다.
어떤 우주적 깨달음에서였든,둠 카 오스처럼 다른 세상을 습격하며 키워 왔던 힘에서였든.
이것들의 근본은 나와 다르지 않다. 이런 것들 따위에게 휘둘려 왔던 세 월이야말로 참혹한 일.
그러니 왜 아니겠는가.
이제야말로 그런 세월에 종지부를 찍을 때란 말이다아아아악!
[ 올드 원의 오른 눈을 파괴 하였습니다.]비록 올드 원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 으나 그 힘은 굉장했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끼어들며 뇌리를 어지 럽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말로 를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경제적 문제에서도 정치적 문제에서 도 그리고 개인사에서도.
작은 것을 탐하다가 그 늪에서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다.
이 힘은 본토로 귀환하는 데 지급해 야 할 통행료에 불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획대로. 계획대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때가 있고 아 닌 때가 있다.
나는 올드 원의 힘을 흡수하지 않았 다.
오히려 둠 카오스가 집어 삼키기 좋 게 잘게 잘게 쪼개 놓았다.
그렇게 사방으로 흩뿌리며 찰나의 틈을 기 다렸다. 과연 천공을 지배하고 있던 둠 카오스의 힘은 제 탐욕에 반 응했다.
천공이 열린다.
그렇지.
어떻게 뿌리칠 수 있겠느냐.
네놈에게 남은 것이라곤 그러한 일 념 하나뿐인 것을.
그거나 처먹고 떨어져라. 짐승이여!
사력을 다해 도착한 이태한의 집무 실은 비어 있지 않았다.
질리언이 이태한의 책상에 앉아 모 니터에 집중하는 증이었고 거기에선 오르까의 두 눈알이 확대되어 띄워져 있었다.
「오딘은 우리 모두에게 공포였다. 너희
들은 그러한 존재의 보호하에 있다.」
영문으로 번역된 자막이 하단에 박 혀 있기도 했다.
멈춰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시간상 에선 질리언과 그에게 보고가 한창이 던 제시카 또한 움직임을 잃은 상태였 다.
내게서 일어난 힘의 흐름은 그들을 눈앞에서 치워 버렸다.
사방의 벽이 견고한 물질로 뒤덮인 그때에도 손아귀에선 올드 원의 최후 저항이 한창이 었다.
놈의 형태는 현신과 목걸이를 오가
며 목걸이였을 때에는 장렬한 진동과 형형색색의 빛을,그리고 현신이였을 때에는 남아 있는 눈알로 죽음을 모르 는 눈빛을 보였다.
고통에 일그러질지언정 두려운 빛은 조금도 없던 것이다.
문득 그러한 시선이 오싹하게 다가 왔다.
저주로 추악해진 얼굴 때문이 아니 다.
신격을 논하는 게 무색하게도 이것 들의 사고방식은 오로지 한 가지 회로 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걸 또다시 실감했기 때문이었다.
두 놈이 서로 싸워 대다 이렇게 타락 하고 말았듯이,내게도 결전이 예정되 어 있었다.
그 싸움은 아루쿠다와 벌였던 것과 는 차원이 다른 영역 속에서 일어난 다.
어쩌면 영원처럼 느껴질지도 모르는 싸움…….
나는 이를 악물며 손아귀에 힘을 집 중시 켰다.
[ 시스템 관리자 오딘: 절대 너희들처럼 은 되지 않을 것이다. ] [ 시스템 관리자 오딘: 둠 카오스 놈과 공멸하는 한이 있더라도,절대로! ]올드 원은 비웃지도 애걸하지도 않 았다. 희망이라곤 쥐뿔도 남겨져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조금의 흔들림도 없 었다.
그 모습이 대단할까?
천만에. 애석하고 가증스러울 뿐이 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목걸이와 현신을 오가던 현상은 목
걸이로 한정되 었다.
정교한 독일제 기계 장치처럼 꼼꼼 하게 얽혀 있던 고리들이 느슨해지며 손아귀 밖으로까지 그 줄을 늘어트리 기 시작했다.
놈은 본래의 제 모습이 아닌 그저 물 건의 형태로 최후를 맞는다.
이보다 비참한 최후는 따로 없을 터 였다.
놈에게는 아주 제격인 죽음인 것이 다.
마침내 목걸이가 가루로 바스라지던 순간,놈의 망령또한 갈려져 나갔다.
[을드 원을 처치하였습니다.] [ 경고: 하지만 명심 하십시오. 끝이 아 닙니다. 끝이 아닙니다. 끝이 아닙니다. 끝 이 아닙니다. 끝이 아닙니다. 끝이 아닙니 다.] [ 경고: 둠 카오스가 본토의 결계(마공학 방어 장치)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놈이 죽어 남긴 힘은 실내를 진동시 켰다.
내 안으로 스며들어와 충만해졌을 때에도 내 전신을 연쇄적으로 두드려
한때 유일 신성을 두고 싸웠던 본인 의 존재감을 마지막으로 증명했다.
“네 놈이 남긴 건 잘 써먹어 주마. ”
[ 더 그레이트 실버가 추출 되었습니다. ] [ 더 그레이트 실버의 효과 ‘둠 카오스 진영의 존재들을 대상으로 위력이 대폭 증가합니다.’가 설계도 ‘태고의 분노’와 결합 됩니다. ] [ 오딘의 흥염 방패가 추출 되었습니다. ] [ 더 그레이트 레드의 고유 권능 ‘흥염의 절대자’가 설계도 ‘염마왕의 화염옥’과 결합됩니다.]
언제나 그랬었다.
이 이상이 없을 거라고 여겨졌던 성 장에 도달했을 때에도 그 이상이 존재 했으며 나를 위협했던 라이벌들은 추 락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내 위에 남겨진 계단은 하나뿐이다.
그 위로 올라서 이 지긋지긋한 싸움 에 종지부를 찍든.
[ 경고: 둠 카오스가 본토의 결계(마공학 방어 장치)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저놈을 껴안고 죽음의 구렁텅이로 함께 추락하든.
나는 어느 쪽으로나 준비가 끝나 있 었다.
「아버지,어머니. 제 사랑하는 이들이 저를 자신 보듯 헌신했기에 지금에 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제게 해 주었던 말들을 두 분께 돌려 드릴 수 있게 되 었습니다.
시간을 수없이 되돌린다 한들 이보다 더 잘해 낼 수 없습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승리를 거두고 돌아 와 두 분 앞에서 건장한 제 모습을 보여드
리는 것이겠죠. 그러도록 다짐하겠습니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면 제 사진 앞에 서 눈물을 보이지 말아 주십시오. 대신 자 랑스러워해 주십시오.두 분이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이 아들은 한 점의 후회도 남김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어머니.」
찰나에 만들어진 편지는 공간을 넘 어 사라졌다. 나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