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26)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27화
생각보다 너무 강하잖아?(1)
“윽! 오늘 보스 몬스터 젠 되는 날이었어?”
“어떻게 할래? 한번 잡아볼까?”
“미쳤어? 족장을 우리가 어떻게 잡아.”
C급 게이트 앞 입구에 모인 플레이어들은 병사들의 통제에 술렁이고 있었다.
그들은 보스 몬스터가 등장했다는 말에 게이트에 진입할지 말지를 두고 열띤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확실히 C급 게이트부터는 플레이어들의 질 자체가 다르군.’
강우는 주변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역시 그들이 입고 있는 장비였다.
한 눈에 보더라도 D, E급 게이트 앞에 모인 플레이어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나도 장비나 구해볼까.’
아직 장비가 필요한 만큼의 몬스터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언제까지나 장비 하나 없이 솔로 플레이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음…. 생각 좀 해봐야겠군.”
기왕 장비를 맞출 것 자신만이 아니라 태수와 설아의 몫까지 한 번에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강우는 다시금 주변을 살폈다.
“갑시다!!”
“이번에 족장 머리 따보자!!”
“추가보수 한번 챙깁시다!”
한 무리의 파티가 우렁찬 기합과 함께 게이트 안쪽으로 들어갔다.
강우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입구로 들어가는 그 파티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검문이 빡빡해.’
C급 게이트부터 입구 검사가 치밀해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 병사들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에게 붙어 플레이어 자격증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상한 기계장치까지 꺼내서 자격증을 대는 것을 보니 자격증 내부의 마석을 확인하는 모양.
‘갑자기 술집 민증 검사에서 공항 여권검사가 됐군.’
강우는 왜 안드라스 길드원들이 D급 게이트까지 와서 제물로 사용할 플레이어들을 구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C급 게이트부터는 그만큼 입구 검사절차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꼬리가 길면 안 되는 제물 사냥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디 보자….”
강우는 게이트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짝 떨어져 나와 플레이어 자격증을 검사하고 있는 병사들을 살폈다.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기 때문일까.
그들은 플레이어 한 명, 한 명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었다.
‘오히려 좋은 기회야.’
강우는 입구에 몰린 플레이어 파티를 바라보았다.
추가보상을 노리고 보스 몬스터를 잡자고 소리치는 플레이어 하나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B급 보스 몬스터에서 나오는 마석이 하나에 1억 가까이 된다고 했던가.’
거기에 보스 몬스터의 경우는 더 양질의 마석과 함께 각종 부산물들이 고가에 거래된다고 했다.
즉, 트롤족장 하나만 잡아도 몇 억에 달하는 돈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다는 의미.
“아… 이번에 한번 가볼까?”
“근데 솔직히 자신이 없는데….”
플레이어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트롤족장을 잡는 것은 E급 게이트에서 C급 보스 몬스터인 홉고블린을 잡는 것보다 오히려 어려운 일이었다.
E등급에서 C등급, 2단계의 차이보다 C등급에서 B등급까지 1단계의 차이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었다.
‘좋아.’
강우는 플레이어들 사이에 동요가 퍼지는 것을 보고는 눈을 반짝였다.
조심스럽게 웅성거리는 플레이어들 사이로 다가간 강우는 힘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희 이번 기회에 다들 모여서 보스 몬스터 한번 잡아봅시다! 솔직히 우르르 몰려가면 그놈이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그래! 이렇게 불안에 떨면서 들어갈 바에 서로 파티를 좀 섞읍시다!”
강우의 외침에 처음부터 보스공략을 주장하고 있던 플레이어는 기세등등해져 소리쳤다.
그의 외침은 보스 몬스터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그렇게 달려들기에는 결정적인 문제 하나가 남아 있었다.
“으. 그래도 보상이 너무 적지 않아?”
“그러게.”
머리가 많아지면 그만큼 보상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
사실 보스가 몇 억을 준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나누게 되면 각자에게 떨어지는 것은 많지 않았다.
강우는 망설이고 있는 플레이어를 향해 재차 소리쳤다.
“그래도 보스 몬스터의 경험치를 생각해 보십쇼! 경험치는 거의 온전하게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강우의 말에 플레이어들의 눈이 반짝였다.
보스가 주는 것은 단순히 돈만이 아니었다.
바로 추가 경험치까지 붙은 막대한 경험치.
레벨 업에 대해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는 혹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보스 몬스터라면 경험치 손실도 크지 않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 테니까.’
정예몬스터를 사냥할 때와 마찬가지였다.
보스 몬스터는 파티로 잡는다고 해도 개인에게 돌아가는 경험치 손실이 크지 않았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숫자가 수십 명에 달하면 경험치 손실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일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치를 주는 것이 사실이었다.
“좋아!”
“이번 기회에 보스 몬스터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
한 번 불이 지펴지면 그것으로 끝.
군중은 서로의 감정을 교감하며 더욱 욕망을 불태웠다.
파티를 섞는다고 하니 전까지 돌아가려고 했던 파티조차도 관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였다.
‘이제 기다리면 끝나지.’
도화선을 불을 붙인 장본인인 강우는 다시 그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저 파티에 껴서 함께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생각은 없었다.
‘보상이 줄어드니까.’
경험치는 그렇다 쳐도 문제는 몬스터의 시체와 마석의 배분이었다.
포식의 권능을 사용하는 그의 입장에서는 시체도, 마석도 중요한 성장의 재료.
그것을 남들과 나누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보상은 나 혼자 먹어야지.’
태수, 설아처럼 그가 키워줄 플레이어도 아닌데 보상을 나눠줄 필요는 없었다.
“족장 옆의 쫄까지 한 번에 쓸어버리면 두 당 몇 천씩은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처음 보스 몬스터 공략을 주장했던 플레이어가 알아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플레이어의 숫자는 20명. 길드가 단체로 게이트에 왔다고 착각할 정도로 대규모 인원이었다.
“갑시다!”
“4차 각성을 향해 폭렙 한번 해봅시다!”
갑작스럽게 결성된 대규모 보스공략 파티.
그들은 대충 서로의 포지션을 확인하고는 게이트 앞에 있는 검사대로 다가갔다.
‘지금.’
강우는 대규모 파티가 게이트 입구에 도착하는 타이밍에 맞춰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플레이어당 한 명씩 붙어서 철저히 검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보니 입구를 지키던 병사들이 모두 투입돼서 자격증 검사에 들어갔다.
“아아, 모두 줄을 서주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병사들이 앞으로 나서서 플레이어들의 줄을 세우며 통제하려고 하는 사이, 강우는 천공의 권능을 사용해서 게이트를 둘러싸고 설치된 펜스를 넘었다.
‘맹시의 권능.’
강우는 소란에 휘말리지 않는 몇몇 병사들에게만 맹시의 권능을 사용해 시야를 속인 후 빠르게 C급 게이트의 입구로 이동했다.
-후웅.
“좋아.”
성공적으로 게이트의 입구를 통과한 강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게이트 안의 환경을 살폈다.
‘여긴 고블린이 있는 게이트와 비슷한 환경이군.’
게이트의 안쪽은 처음 그가 도착했던 숲처럼 나무가 울창한 장소였다.
강우는 수풀을 헤치며 숲속 깊이 들어갔다.
‘이제 어디서 보스 몬스터를 찾냐는 건데.’
공중을 날아서 아래를 확인하기에는 주변의 수풀이 너무 울창했다.
생각에 잠겨 있던 강우의 머릿속에 한 가지 권능이 떠올랐다.
‘지금이라면 쓸 수 있지 않을까?’
아스타로드라는 악마가 지니고 있었던 ‘주시자의 권능’.
이전에는 마기의 소모량이 많아서 사용하지 못했던 권능이었지만 지금이라면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 보자….”
강우는 자신의 마기 스탯을 확인했다. 조덕현의 ‘의식’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상승한 마기 스탯은 어느새 50이라는 수치가 넘어 있었다.
‘사실 50보다 더 높지.’
각성을 할수록 봉인이 풀린 만마전의 마기는 스탯에 집계되지 않았다.
실제 그가 가진 마기 스탯은 50보다 훨씬 높은 수치일 것이다.
“해볼 만할 것 같아.”
강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숲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바닥에 손을 가져다대며 주시자의 권능을 사용했다.
-우우우우웅!
그의 손에서 뻗어져나간 마기가 마치 거미줄처럼 지면을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크으.”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에 강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탐색이라는 부분에서 경이로운 힘을 가지고 있는 주시자의 권능은 단점 아닌 단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성능이 너무 뛰어나.’
닥치는 대로 주변의 정보를 흡수하다 보니 머리가 처리할 수 있는 연산 속도를 넘어선 정보량이 한 번에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지옥에서는 이럴 때 머리의 연산속도를 높여주는 권능을 함께 사용했지만 지금은 두 개의 권능을 한 번에 운용할 만큼 마기가 넘쳐나지는 않았다.
“아, 으으.”
머리가 뜨거워졌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각종 정보에 고통까지 느껴졌다.
속이 울렁거리며 더 이상 주시자의 권능을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강우의 머릿속에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의 정보가 흘러들어왔다.
‘찾았다.’
강우의 눈이 반짝였다.
주변에 있는 몬스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기운이 감지됐다.
‘족장이라 그런가, 더럽게 숫자가 많네.’
트롤족장의 주변에는 수십 마리에 달하는 트롤과 오크들이 함께 있었다.
홉고블린처럼 어딘가로 혼자 이동할 낌새조차 없었다.
“흠.”
강우는 가늘게 눈을 뜨며 멀리서 들리는 플레이어들의 웅성거림을 들었다.
그의 선동으로 대규모 파티를 짜고 게이트에 진입한 파티였다.
‘저놈들을 이용해야겠군.’
그들이라면 적당히 쫄처리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한 강우는 트롤 족장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우선 족장을 건드려서 어그로를 끌고.’
그대로 몸을 숨겨 자연스럽게 대규모 파티와 트롤들 간의 전투를 유도하면 됐다.
그들이 정신없이 싸우는 사이 자신은 뒤로 빠져 족장을 마저 처리하면 간편하게 보스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럼 어디 어그로 좀 끌어볼까.”
강우는 커다란 지팡이를 든 채 트롤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 족장을 바라보며 한 손을 들어올렸다.
‘암극(暗戟)의 권능.’
로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악마가 지니고 있었던 권능.
강운의 손에 2미터의 길이를 가진 마기의 창이 만들어졌다.
강우는 마기의 창을 한 손으로 잡아 트롤 족장을 향해 집어던졌다.
-푸욱!
“크아아아아아악!!”
마기의 창이 정확히 트롤 족장의 가슴에 박혀들었다.
‘좋아, 이대로 플레이어들이 있는 쪽으로 어그로를 끌면….’
강우는 플레이어들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띠링.
[B급 보스 몬스터 트롤 족장을 성공적으로 처치하였습니다!] [보스 몬스터 처치로 인해 추가 경험치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보스 몬스터 처치 기여도 1위를 달성하였습니다. 추가 경험치 보너스가 3배가 됩니다.] [레벨이 4 상승하였습니다.]“엥?”
강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트롤족장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가슴에 마기의 창이 박힌 트롤족장은 바닥에 쓰러진 채 가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뭐야. 한 방에 죽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