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10
110
제110화
스윽
1층에 도착한 수혁은 저택 내부를 한 번 둘러보았다. 그렇게 저택 내부를 둘러 본 수혁은 해키드와 함께 저택에서 나왔다.
해키드와 함께 저택에서 나온 순간.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를 완료하셨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의 완료 메시지였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보상은 뭘 주려나.’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의 보상은 물음표였다.
‘자동은 아니니 직접 받아야 되는 것 같은데.’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자동으로 보상을 획득하는 퀘스트는 아니었다. 즉, 해키드에게 직접 보상을 받아야 되는 퀘스트였다.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힐끔 고개를 돌려 해키드를 보았다. 홀로 걷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 힘든 기색을 보이고 있는 해키드였다.
해키드의 상태를 보아 당장 보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수혁이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난감했다.
“수혁 님.”
저택에서 나온 뒤 해키드가 수혁을 불렀다.
“네.”
수혁은 해키드의 부름에 답했고 수혁이 답하자 해키드가 이어 말했다.
“어디로 가시는 건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해키드의 물음에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로미안 님이 계신 곳이요.”
* * *
스아악
“…….”
파르빌 상단가의 대저택으로 돌아온 로스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말없이 멍하니 정면을 응시할 뿐이었다.
‘말도 안 돼.’
붉은 늑대들이 당했다. 그리고 가롯이라는 마법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혼자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이라 생각지는 않았다.
마법사 하나에 붉은 늑대들이 당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감옥으로 데려가 잡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롯은 강했다. 마법 시전 속도도 그렇고 마법의 강력함도 로스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마법사들의 수준이 아니었다.
“가롯이라…….”
로스는 가롯의 이름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중얼거림을 끝으로 멍함에서 깨어나 마법진에서 나왔다.
마법진에서 나온 로스는 곧장 파르빌 상단가를 이끌고 있는 가주이자 상단장 레이든의 방으로 향했다.
“헛, 단장님?”
레이든의 방으로 향하던 중 로스는 자신을 보고 놀란 채 다가오는 우람한 체격의 사내를 볼 수 있었다.
“부단장.”
로스가 이끄는 붉은 늑대의 부단장 케롬이었다.
“가셨던 일이 벌써 끝난 겁니까?”
케롬은 주변을 살피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 후 로스에게 물었다. 케롬 역시 로스가 어떤 일로 간 것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훈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
로스는 케롬의 물음에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상황에 무어라 답을 할까?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그런 로스의 쓴웃음을 본 케롬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상단 내에 머물고 있는 단원들을 모아주게.”
로스는 케롬의 의아한 표정을 보며 말했다.
“전부.”
“예? 전부 말입니까?”
케롬이 반문했고 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야 될 말이 있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다른 이들에게도 당연히 알려야겠지만 누구보다 붉은 늑대들에게 먼저 알려야 했다.
“알겠습니다.”
로스는 케롬의 답을 듣고는 그대로 케롬을 지나쳐 원래 목적지로 향했다.
저벅!
그리고 얼마 뒤 목적지인 레이든의 방 앞에 도착한 로스는 걸음을 멈췄다.
“도련님!”
방 앞에는 총집사 카시야스가 있었다. 카시야스가 있는 것을 보고 로스는 안에 레이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훈련이 벌써 끝나신 겁니까?”
카시야스가 물었다.
“……형님을 뵈러 왔습니다.”
로스는 카시야스의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훈련이 진짜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니, 진짜 목적이 아니라도 진짜 목적을 달성했다면 흔쾌히 답할 수 있었겠지만 처절하게 실패하지 않았던가?
“아…….”
총집사라는 직책은 쉽게 될 수 있는 직책이 아니었다. 대답을 회피하는 로스에게서 카시야스는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깨달았고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로스의 말에 답했다.
“죄송하지만 지금 안에 손님이 계십니다.”
“손님이요?”
카시야스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려 했던 로스는 반문했다.
“예.”
“꽤나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 명하셨습니다. 그 누구라도. 그 어떤 일이라도.”
“……누가 왔기에.”
로스는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어떤 손님이기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 명을 한 것일까?
“혹시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찌푸렸던 미간을 다시 푼 로스는 카시야스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카시야스는 로스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로스는 고개를 가로젓는 카시야스를 보며 생각했다.
‘정말 중요한 손님인가보군.’
로스에게는 파르빌 상단가의 무력 단체 붉은 늑대의 단장이라는 신분보다 더 높은 신분이 있었다. 바로 상단장 레이든의 친동생이라는 신분이었다.
단장이라는 신분과 상단장의 혈육이라는 신분이 함께 하여 어마어마한 입지를 갖고 있는 로스였다. 그런데도 알려 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니 정말 중요한 손님이 찾아 온 것 같았다.
‘도대체 누구지?’
그래서 더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손님인 것일까?
“저도…….”
하지만 이어진 카시야스의 말에 로스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처음 보는 분이었습니다.”
“……!”
문을 바라보며 손님의 정체를 생각하던 로스는 놀란 표정으로 카시야스를 보았다.
“총집사님이 처음 보는 분이라구요?”
로스도 못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 손님이었다. 그런 중요한 손님이라면 총집사인 카시야스가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본다니?
“예.”
카시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로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을 다문 채 문을 바라보며 깊게 생각했다.
‘진짜 누가 온 거지?’
카시야스가 알지 못하는 것을 보아 왕족이나 귀족은 아니다. 왕족이나 귀족이라면 총집사인 카시야스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도대체 누가 온 것일까?
“여기서 기다리실 생각이신지요?”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카시야스가 로스에게 물었다.
“예, 중요한 일이라.”
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해야 될 말이 있었고 무엇보다 안에 있는 손님의 정체가 궁금했다.
얼마 뒤.
끼이익
문이 열렸다.
로스는 문을 열고 나올 이를 주시했다. 도대체 중요한 손님은 누구이고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일까?
“……?”
그러나 문을 열고 나온 이를 본 로스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형님?”
문을 열고 나온 이가 바로 상단장 레이든이었기 때문이었다.
“로스?”
레이든 역시 로스를 발견하고는 당황스런 목소리로 로스의 이름을 불렀다.
“여긴 어쩐 일이냐? 벌써 일이 끝난 거냐?”
“그것이…….”
손님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던 로스는 레이든의 물음에 씁쓸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흐음, 안에서 들어야겠구나.”
말끝을 흐린 로스의 반응에서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대충이나마 파악한 레이든은 침음을 내뱉으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로스는 레이든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뭐지?’
그리고 방으로 들어온 로스는 내부를 둘러보고 의아해했다.
‘왜 없어?’
문을 열고 나온 것은 레이든이었다. 손님은 나오지 않았다. 즉, 손님은 아직 방 안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손님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있어야 되는데…….’
카시야스가 분명 방 안에 손님이 있다고 했다. 카시야스가 잘못 말을 했을 리 없다.
“형님.”
로스는 레이든의 반대편에 앉은 후 입을 열었다.
“손님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총집사께 들었나보구나.”
“예.”
“차차 알게 될 거다. 지금은 그 궁금증을 잠시 넣어줬으면 좋겠구나.”
레이든의 말에 로스는 궁금증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궁금증을 보인다면 말을 해 줄 것이다. 그러나 레이든의 심기가 불편해질 것이다. 레이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아, 네.”
로스는 답을 함과 동시에 얼굴에서 궁금증을 지웠다. 레이든은 로스의 답과 표정에 흡족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그래, 이제 본 이야기를 해 볼까? 어떻게 된 거냐? 왜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
레이든 역시 로스의 진짜 목적을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로스가 아무리 비밀리에 일을 진행했다고 하나 레이든에게 까지 비밀로 할 수는 없었다. 레이든은 상단장이자 파르빌 상단가의 절대 권력자였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레이든에게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실패했습니다.”
로스가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데리고 갔던 붉은 늑대들을 전부 잃었습니다.”
“뭐?”
레이든은 로스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아무리 데리고 갔던 붉은 늑대들이 신입 위주라고 하지만 전부 잃었다니?
“도대체 어쩌다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보물을 노리는 다른 녀석 아니, 단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로스는 가롯을 떠올렸다. 가롯은 강하다. 그러나 붉은 늑대 전부를 상대할 만큼 강한 것 같지는 않았다. 즉, 동료가 있을 것이다.
“하기야 대도 켈타의 보물이 있는 곳인데.”
레이든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인지는 알고?”
끄덕임을 멈춘 레이든이 물었다.
“일단 지금 아는 것은 가롯이라는 마법사뿐입니다.”
“가롯?”
“예. 카르텐을 보냈으니 정보를 더 가져올 겁니다.”
109.
카르텐을 보냈다. 어떠한 정보든 구해 올 것이다. 가롯이라는 마법사뿐만 아니라 그의 동료들 혹은 가롯이 속한 단체에 대한 작은 단서라도 가져올 것이다.
로스는 카르텐의 능력을 믿었다.
* * *
“해키드!”
“미안하네.”
로미안이 해키드에게 다가왔다. 해키드는 미안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미안을 표했다.
[퀘스트 ‘납치당한 해키드’를 완료하셨습니다.]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눈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드디어 끝났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 가려나?’
퀘스트 ‘납치당한 해키드’의 보상은 퀘스트 ‘동굴 탐사’였다. 그러나 여태껏 퀘스트 보상에서 ‘동굴 탐사’를 보았음에도 받지 못했던 것이 떠올라 조금 불안했다. 혹시나 또 밀리지 않을까 말이다.
‘해키드는 같이 못 갈 것 같은데.’
아무리 힐을 받았다고 하나 해키드의 상태는 좋지 않다. 지금 당장 해키드를 데리고 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런데 만약 동굴 탐사에 해키드가 필요하다면? 퀘스트 ‘동굴 탐사’가 또 밀리는 것이다.
‘간호는 필요 없어 보이니 남을 것 같지는 않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키드가 간호할 인원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간호를 위해 로미안이 남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필요만 없으면 바로 출발할 것 같은데.’
즉, 동굴 탐사에 해키드가 필요 없다면 지금 당장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