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84
184
제184화
182.
“가지도 않았는데 미리 걱정하지 말자.”
장율의 말에 양주혁이 말했다.
아직 수혁이 헤이든에 간 것이 아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가면 또 어때? 빨리 가는 것뿐인데.”
너무 빠르다는 것이 문제이지 가서 안 될 이유는 없다.
애초에 가서 안 될 곳이라면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그렇네요…….”
양주혁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한 장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이 10마계에 간다고 해도 문제 될 게 없었다.
그저 빨리 컨텐츠를 즐기는 것뿐이다.
“근데 사냥왕이랑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둘이 싸울까요? 아니면 힘을 합칠까요?”
장율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재 10마계에는 사냥왕이 있었다.
수혁이 10마계에 가고 둘이 만나게 된다면?
“글쎄, 그냥 서로 할 일 하지 않을까?”
양주혁은 장율의 말에 잠시 생각하고는 답했다.
“그리고 사냥왕이 이용하는 입구랑 악마의 둥지에 있는 입구랑 정반대에 위치해 있잖아. 애초에 만날 가능성이 너무 낮지 않나?”
사냥왕이 이용하는 10마계의 입구와 악마의 둥지에 있는 10마계의 입구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수혁이 10마계에 간다고 해도 사냥왕과 만날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그렇게 한동안 수혁과 사냥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양주혁과 장율은 다시 업무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 * *
“이제 곧 12시네.”
연중이 말했다.
“여기까지 할래? 어차피 다음 지역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그래, 그러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언제 할 거야?”
끄덕임을 멈춘 수혁이 물었다.
“아침 9시 어때?”
“좋아, 9시에 보자.”
“먼저 간다!”
그렇게 다음 약속을 잡고 난 뒤 연중이 로그아웃했다.
연중이 사라지고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스킬 ‘어둠의 자식’을 확인했다.
숙련도 : 초급 10단계(76%)
특수 효과 : 20% 확률로 어둠의 자식이 둘 소환된다.
마나 : 2000
시전 시간 : 3초
지속 시간 : 10분
‘내일이면 중급 되겠네.’
현재 스킬 ‘어둠의 자식’의 숙련도는 초급 10단계 76%로 중급을 앞두고 있었다.
‘어떻게 변하려나.’
수혁은 궁금했다.
숙련도에 따라 스킬에는 변화가 생긴다.
특히나 급이 변할 때에는 아주 큰 변화가 생긴다.
과연 어둠의 자식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수혁은 이내 스킬 창을 닫았다.
그리고 드랍 창을 보았다.
-블랙 고블린의 독침 대롱 3개
-블랙 고블린의 독침 주머니 2개
어둠의 자식들은 여전히 주변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잡고 있었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이 돌아오면 종료를 할 생각이었다.
얼마 뒤 어둠의 자식들이 수풀을 헤치고 돌아왔다.
주변에 더 이상 몬스터가 없다는 뜻이었고 수혁은 드랍 된 아이템을 습득 후 로그아웃을 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우선 알람을 맞추었다.
그리고 이어 책장으로 가 책을 한 권 꺼내 책상에 앉았다.
오늘 하루 대부분을 이동에 투자했기 때문일까?
책을 읽는데 평소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책을 한 권 읽은 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책장에 가져다 놓은 뒤 침대로 향했다.
걱정이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늦었기 때문인지 수혁은 금방 잠이 들었고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었다.
-띠리리리리!
알람이 울렸고 수혁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 후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세면, 식사 등 접속 준비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8시 45분.’
약속 시간까지 남아 있는 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읽기도 애매하고 그냥 숙련도나 올려야겠네.’
판게아에서 15분이면 책을 한 권 읽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현실에서는 아니다.
책의 두께와 글자 수가 다르다.
결국 수혁은 숙련도나 올리자는 생각으로 캡슐로 들어갔다.
“어둠의 자식.”
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어둠의 자식을 시전했다.
특수 효과가 터지냐 터지지 않냐가 매우 중요한 어둠의 자식이었기에 특수 효과가 터질 때까지 시전을 했다.
여섯 번의 시도 끝에 특수 효과가 터졌고 어둠의 자식이 둘 소환되었다.
소환된 어둠의 자식들은 곧장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블랙 고블린의 독침 대롱 6개
-블랙 고블린의 독침 주머니 5개
고블린들을 한참 사냥하고 있을 때.
“전화 안 받길래 혹시나 했는데 접속해 있었구나?”
연중이 접속했다.
“가자. 여기 맞지?”
“응. 지도에 따르면.”
수혁은 연중과 함께 다음 목적지인 죽음의 사막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둠의 자식이 알아서 주변을 정리해 주었고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것도 아니라 걷는 것 외에 할 일이 없던 수혁과 연중은 대화를 나누었다.
“수혁아 궁금한 게 있는데…….”
“뭔데?”
“헤이든에서 깨야 하는 퀘스트가 정확히 무슨 퀘스트야?”
“아, 내가 안 보여줬었나?”
“응. 대충 듣기만 했었지.”
수혁은 연중의 끄덕임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 여정의 목적인 두 퀘스트를 공유해 보여주었다.
지도를 통해 카루의 보물 상자가 있는 곳을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지도에 나온 봉인된 장소를 찾아가라!
퀘스트 보상 : 특수 퀘스트 – ???
“와, 둘 다 특수 퀘스트였어?”
퀘스트 내용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 특수 퀘스트, 그것도 두 개 다 특수 퀘스트일 것이라 생각지 않았던 연중은 감탄을 내뱉었다.
“보상이 짱짱할 거 같은데…….”
연중이 이어 말했다.
특수 퀘스트 ‘카루의 보물 상자’와 ‘봉인된 장소’를 수행하는 지역은 헤이든 내부에 있는 던전 ‘악마의 둥지’였다.
헤이든만 해도 600레벨대 몬스터가 서식하는 곳인데 그런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던전이라면 더 높은 수준의 몬스터들이 있을 것이고 보상이 좋지 않을 리 없다.
“이거 보상으로 너 또 전설 아이템 얻는 거 아냐?”
전설 등급의 아이템을 또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중은 부러운 눈빛으로 수혁을 보았다.
“공유해 줄 수 있으면 해줬을 텐데 미안.”
수혁은 그런 연중의 눈빛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모든 특수 퀘스트가 그런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번 두 퀘스트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니야, 나는 거기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수혁의 말에 연중이 활짝 웃었다.
퀘스트 공유를 받으면 좋겠지만 받지 못해도 상관없다.
애초에 수혁의 퀘스트고 연중은 헤이든에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바로 그때였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됐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레벨 업을 벌써 할 리 없는…… 응?’
레벨 업 메시지인가 생각했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연중은 수혁이 멈추자 물었다.
“잠시만. 어둠의 자식이 소멸됐어.”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하며 생각했다.
소멸이라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메시지였다.
‘중급으로 오른 건가?’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예상치 못했을 뿐 그 이유는 알 것 같았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된 이유는 아무래도 중급으로 급이 올랐기 때문인 것 같았다.
숙련도 : 중급 1단계(1%)
특수 효과 : 어둠의 자식이 둘 소환 된다.
마나 : 4000
시전 시간 : 5초
지속 시간 : 20분
‘올랐구나.’
예상대로 급이 올라 있었다.
‘엄청 바뀌었네.’
중급으로 올라선 ‘어둠의 자식’은 초급일 때와 매우 달라져 있었다.
우선 특수 효과에서 %가 사라졌다.
무조건 둘 소환으로 변한 것이다.
전처럼 특수 효과가 터질 때까지 시전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마나와 지속 시간이 2배 증가했고 시전 시간 역시 2초 증가했다.
마나와 시전 시간 증가야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수혁은 지속 시간이 증가했다는 것에 만족했다.
‘이게 끝일 리는 없고.’
확인해야 할 게 하나 더 있었다.
“어둠의 자식.”
수혁은 어둠의 자식을 시전했다.
그러자 수혁의 앞에 어둠의 자식들이 소환됐다.
‘역시.’
수혁은 소환된 어둠의 자식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초급일 때에 검은 원이었던 어둠의 자식들은 중급이 된 지금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응? 뭐야? 어둠의 자식? 왜 갑자기 모습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어둠의 자식들을 보고 연중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숙련도가 중급으로 올랐어.”
“아…….”
수혁의 답에 연중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몬스터가 있습니다.
-잡으러 갈까요?
바로 그때 어둠의 자식들이 말했다.
“……!”
“……!”
수혁과 연중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외형만 변한 게 아니구나.’
외형 변화뿐만 아니라 지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응.”
수혁은 일단 어둠의 자식들의 물음에 답했다.
그러자 어둠의 자식들이 초급 때처럼 검은 원으로 변하더니 수풀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대기 혹은 전투를 할 때에만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는 것 같았다.
“초급이랑 중급이랑 너무 차이 나는 것 같은데?”
어둠의 자식들이 사라지고 연중이 말했다.
숙련도가 오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
특히 급이 오를 때에는 차이가 꽤 난다.
그런데 어둠의 자식은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아직 상급도 남아 있잖아.”
“그러니까, 엄청 기대된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중급이 끝이 아니다.
상급이 남아 있었다.
초급에서 중급이 이 정도 변화를 보였다.
그렇다면 중급에서 상급으로 변할 때에는 어떤 변화를 보일까?
“가자.”
수혁은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연중에게 말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판게아의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장경우.
장경우는 현재 흥미로운 표정으로 두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모니터에는 각각 수혁과 사냥왕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다.
“한 명은 이미 10마계에서 플레이 중이고…….”
장경우는 사냥왕의 정보가 나와 있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또 한 명은 가는 길이고…….”
그리고 이어 수혁의 정보가 나와 있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재미있겠어.”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리던 장경우는 이내 활짝 웃었다.
“과연 누가 신 등급 레시피 상자를 얻게 될까.”
장경우가 웃은 이유, 그것은 바로 10마계에 있는 한 아이템 때문이었다.
바로 신 등급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레시피가 랜덤으로 나오는 상자!
“압도적인 무력의 수혁이냐, 먼저 플레이를 하고 있는 사냥왕이냐…….”
장경우는 한동안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수혁이 도서관으로 발길만 돌리지 않으면 수혁이 얻을 가능성이 높긴 한데…….”
가능성이 높은 것은 수혁이었다.
그러나 여태껏 수혁이 걸어온 행보를 보면 마계에 가지 않을 수 있다.
악마의 둥지에서 퀘스트를 완료하고 그대로 도서관에 갈 수 있다.
“에이, 뭐 누가 얻든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지겠지.”
이내 장경우는 생각을 끝냈다.
누가 얻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누가 얻든 재미있을 것이다.
장경우는 수혁과 사냥왕의 정보를 닫았다.
그리고 업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