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92
192
제192화
190.
“다리를 놔달라고? 이게 나한테 보낼 쪽지인가.”
어이가 없었다.
쪽지에는 수혁과 다리를 놓아 준다면 보답을 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참나.”
연중은 답장을 하지 않고 바로 다음 쪽지로 넘어갔다.
그렇게 모든 쪽지 확인을 마친 연중은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말은 해줘야겠지.”
연중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바로 제왕 길드에서 보낸 쪽지 때문이었다.
연중은 제왕 길드에서 온 쪽지를 수혁에게 전하기로 결정했다.
제왕 길드라면 수혁에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접속해서 말해줘야겠다.”
핸드폰을 들었던 연중은 시간을 확인하고 내려놓았다.
수혁이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이따 만나지 않는다면 모를까 만날 것인데 굳이 깨울 필요 없다고 생각한 연중은 침대로 향했다.
* * *
스걱!
-크억!
피를 뿜어내며 하급 마족이 쓰러졌다.
“후.”
사냥왕은 한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확인했다.
방금 전 쓰러진 하급 마족을 포함해 총 여덟 명이 쓰러져 있었다.
-사냥왕 : 어디야?
사냥왕은 마족들의 시체를 보며 레아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현재 레아는 윤진과 함께 마을의 특별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레아 : 가는 중이야.
“…….”
사냥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도 없어?’
벌써 5번째 마을 습격이었다.
그런데 포탈에 대한 정보를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호전적이지만 않으면 참 좋았을 텐데…….’
10마계의 마족들은 참으로 호전적이었다.
대화를 통해 퀘스트를 받으면 어떻게든 포탈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족들은 아예 대화를 할 생각이 없었다.
‘상급 이상의 마족들을 잡아야 하는 건가.’
사냥왕은 10천계를 떠올렸다.
10천계의 천족들 역시 상급 이상의 존재들만이 포탈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2마리까지는 가능해도 3마리 이상은 힘들 것 같은데.’
예전에 중간계에서 사냥왕은 상급 마족과 싸운 적이 있었다.
당시 3번이나 죽었다.
그때보다 강해진 지금 1마리는 물론 2마리까지는 잡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3마리부터는 자신이 없었다.
“우리 왔어.”
생각에 잠겨 있던 사냥왕은 윤진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깼다.
“가자.”
사냥왕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레아와 윤진이 그 뒤를 따랐다.
“어?”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윤진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
사냥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윤진을 보았다.
“지금 보고가 올라왔는데 말이야…….”
윤진은 사냥왕의 의아한 눈빛에 입을 열어 답했다.
“전설 하의가 나타났다는데? 경매에 올라갈 예정이래.”
“……!”
그리고 그 답을 들은 사냥왕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설 하의?”
“어, 연중이 글을 올렸대. 알칸디움 갑옷 하의라는 전설 방어구.”
“갔다 온다.”
사냥왕은 레아와 윤진에게 말하며 바로 로그아웃했다.
캡슐에서 나온 오재용은 곧장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연중의 ‘마당’에 들어갔다.
-제목 : [특급 정보! 전설 등급 무기에 이은 전설 등급 방어구 등장!]
마당에 들어가자 연중이 방금 전에 올린 최신글이 시야에 들어왔다.
오재용은 바로 글을 클릭했다.
“호오.”
글을 통해 알칸디움 갑옷 하의의 정보를 확인한 오재용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괜찮네.”
알칸디움 갑옷 하의의 옵션은 아주 괜찮았다.
“이것만 있으면…….”
지금은 상급 마족 3마리 이상을 동시에 상대하는 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알칸디움 갑옷 하의만 착용한다면?
데미지가 덜 들어올 것이고 생명력에 여유가 생겨 동시에 3마리는 물론 4마리까지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요일이라…….’
오재용은 경매 시작 시간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방으로 돌아온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30분…….’
약속 시간까지는 30분이 남아 있었다.
30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뭘 할까.’
수혁은 고민했다.
현재 수혁은 판게아에서 할 일이 2가지 있었다.
책을 읽어 ‘아르헨의 반지1’을 완료하는 것, 그리고 레벨 400을 만들어 새로운 속성을 개방하는 것.
‘그래, 속성 개방을 꼭 400에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잠시 고민하던 수혁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수혁은 캡슐로 들어갔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어둠의 자식을 시전했다.
어둠의 자식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등장과 동시에 어둠의 자식들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보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휴대용 의자와 『아론의 일기』를 꺼냈다.
어둠의 자식들이 있으니 이제 이곳은 안전지대나 마찬가지였다.
수혁은 마음 편히 의자에 앉아 독서를 시작했다.
* * *
연중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먼저 접속했나 보네.”
그리고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
접속과 동시에 연중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수혁을 볼 수 있었다.
“나 왔어.”
연중은 사냥터, 그것도 미개척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수혁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인사했다.
“어, 왔어?”
마침 책을 다 읽은 수혁은 인사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열어 의자를 집어넣고 바로 유령 마차를 소환했다.
연중은 자연스레 마차에 올라 고삐를 잡았고, 수혁 역시 마차에 올라앉았다.
그리고 다시 책을 펼쳤다.
“저 수혁아, 말해줄 게 있어.”
연중은 수혁이 책에 집중하기 전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응? 뭐?”
“제왕 길드에서 널 스카우트하고 싶대.”
“제왕 길드? 제왕 그룹에서 만들었다는 거기?”
“어, 네가 원한다면…….”
“됐어.”
수혁은 연중의 말을 잘랐다.
“제왕 길드 갈 생각 없어.”
“진짜?”
연중은 수혁의 말에 감동 가득한 눈빛으로 수혁을 보았다.
“응, 가면 귀찮을 것 같아.”
그러나 이어진 수혁의 답에 연중은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답다.”
연중은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혁은 책에 집중했다.
* * *
‘드디어 끝이네.’
아론의 일기를 덮은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아슬아슬했어.’
이제 곧 악마의 둥지에 도착한다.
그 전에 완료하지 못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도 완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 『아론의 일기』를 넣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아르헨의 반지1’을 확인했다.
아르헨의 반지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아르헨의 반지’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책 읽기 : 100 / 100]퀘스트 보상 : 아르헨의 반지 첫 번째 옵션 개방
‘어떤 마법일까.’
아르헨의 반지 아이템 설명에는 마법이 각인되어 있다고 쓰여 있었다.
어떤 마법일지 기대가 됐다.
수혁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퀘스트를 완료했다.
[퀘스트 ‘아르헨의 반지1’을 완료하셨습니다.] [아르헨의 반지 첫 번째 옵션이 개방됩니다.]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장비 창을 열어 아르헨의 반지 옵션을 확인했다.
제한 : 지혜 3000
모든 종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지의 마도사 아일로니아가 대학자 아르헨의 부탁으로 만든 반지다. 반지에는 2개의 마법이 각인되어 있다.
“……?”
개방된 옵션을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든 종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예상치 못한 단어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통역 마법이었나…….’
반지에 각인되어 있던 두 마법 중 하나는 바로 통역 마법이었다.
‘이게 왜 전설이지.’
통역 마법이 걸린 반지들은 많았다.
그리고 그런 반지들은 대부분 유물 등급이었다.
‘두 번째 옵션이 엄청나나?’
어째서 전설 등급일까 곰곰이 생각하던 수혁은 두 번째 옵션을 떠올렸다.
‘그래, 전설 등급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수혁은 두 번째 옵션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전설 등급인지 설명되지 않는다.
“왜 그래?”
마차를 몰며 주기적으로 수혁의 표정을 확인하던 연중이 물었다.
“아, 퀘스트 완료했거든.”
수혁은 모든 창을 닫으며 답했다.
“근데 옵션이 좀 특이해서.”
“아르헨의 반지?”
“어, 모든 종족이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데?”
“통역 마법?”
“응.”
“전설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던전 – 악마의 둥지에 입장합니다.] [이미 클리어하신 던전입니다.] [보상 획득이 불가능합니다.]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수혁과 연중은 ‘악마의 둥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몰게.”
연중은 악마의 둥지에서 돌아갔다.
마계의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수혁은 아니었다.
“응!”
수혁과 연중은 자리를 바꾸었고 수혁이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와, 엄청 세 보이는데 픽픽 죽네.”
조수석에 앉은 연중은 어둠의 자식들에게 당해 픽픽 쓰러지는 지옥개들을 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도착!”
얼마 뒤 수혁과 연중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완료됐어?”
이미 던전을 클리어했기에 메시지가 뜨지 않는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응!”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저거야?”
그리고 이어 마계의 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어.”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마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연중이 내리자 마차를 역소환한 뒤 말했다.
“가자.”
수혁은 앞장서 마계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10마계에 입장하셨습니다.]마계에 입장한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랜덤 소환은 아닌가 보네.’
어제 보았던 허허벌판과 뒤따라 들어온 연중이 시야에 들어왔다.
“와, 여기가 마계, 대박…….”
수혁은 연중의 설렘 가득한 표정을 보며 피식 웃고는 유령 마차를 소환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이어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10마계의 왕자 상급 마족 크라노손이 등장합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
마차에 오르려 했던 수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보스 몬스터가 나타날 때나 뜨는 경고 메시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쾅!
그리고 이어 옆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굉음이 들려온 곳을 보았다.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어둠의 자식들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크라노손?’
어둠의 자식들이 다가간다는 것은 적대 상태의 몬스터가 있다는 뜻이고, 메시지를 보아 크라노손으로 추정됐다.
스라락 스라락 스라락 스라락
하지만 어둠의 자식들은 얼마 가지 못했다.
먼지 구름이 채 가라앉기도 전 먼지 구름 속에서 검은 무언가가 튀어나와 어둠의 자식들을 휘감았다.
어둠의 자식들은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
수혁은 움직임을 멈춘 어둠의 자식들을 보고 먼지 구름을 주시했다.
이내 먼지 구름이 가라앉으며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에 작은 뿔 2개를 달고 있는 사내, 10마계의 왕자이자 상급 마족인 크라노손이었다.
“여! 인간들!”
크라노손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어디서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