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1
21
제21화
23.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강인한 체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강철 허수아비 파괴 : 0 / 50]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복용 : 0 / 2]퀘스트 보상 : 체력 스텟 강화
‘체력 스텟 강화?’
수혁이 놀란 이유는 퀘스트 보상 때문이었다. 퀘스트 ‘강인한 체력’의 보상은 놀랍게도 체력 스텟 강화였다.
정확히 무엇을 강화시켜 주는 것인지는 나와 있지 않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강화된다는 것 그 자체로 충분했다.
‘근데 조건이…….’
보상에 놀란 수혁은 이어 조건을 확인했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퀘스트 보상은 정말 좋다. 그러나 보상이 좋은 만큼 조건이 까다로웠다.
‘하나에 50골드니까.’
강철 허수아비, 물리 방어력은 당연하고 마법 방어력 역시 뛰어난 허수아비였다. 가격 자체도 하나에 50골드로 어마어마하다. 그런 강철 허수아비를 50개나 파괴해야 된다.
‘2500골드?’
총 2500골드가 필요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퀘스트 완료 조건은 하나가 아니었다. 강철 허수아비 파괴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코라는 누구야?’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복용. 두 번째 조건이었다. 코라가 누구인지 수혁은 알지 못했다.
‘이것도 발품 팔아야겠네…….’
보상은 정말 탐이 났다. 체력 스텟은 마법사에게도 아주 중요한 스텟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장 깰 수 있는 퀘스트가 아니었다. 코라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돈이 없어 강철 허수아비 조건을 충족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깰 수는 있으려나.’
퀘스트 창을 닫은 수혁은 생각했다. 과연 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언젠가는 깨겠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간제한이 없다는 점이었다. 수혁은 생각을 끝내고 파란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 * *
독의 마탑.
“측정불가의 재능이 나타나? 큭큭큭.”
마탑장 파비앙은 음흉하게 웃었다.
“드디어, 드디어!”
측정불가의 재능이 나타나길 얼마나 기다렸던가? 독의 마탑에서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측정불가의 재능을 가진 자가 나오지 않았다.
처음 독의 마탑을 세웠던 초대 마탑장 독신 카류도 그렇고 현재 마탑장인 파비앙 역시 큰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측정불가의 재능은 아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리고 와야 해!”
다른 마탑과 달리 측정불가의 재능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얼마나 열등감을 가졌던가?
“오렉 새끼가 다시는 놀리지 못하게!”
독의 마탑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환상의 마탑. 환상의 마탑장인 오렉은 측정불가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오렉은 종종 아니, 자주 파비앙을 놀리고 독의 마탑을 무시했다. 측정불가의 재능을 단 한 명도 보유하지 못했던 곳이 어떻게 10대 마탑에 들 수 있냐는 등 놀림과 무시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꼭!”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 오렉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번 측정불가의 재능이었다.
“케일!”
파비앙은 부마탑장 케일을 불렀다.
“네!”
“계획은?”
케일이 답했고 파비앙이 물었다. 케일은 다른 마탑의 부마탑장들과 비교해 실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독의 마탑에서도 2인자라 할 수 없는 마법 실력이었다. 그럼에도 부마탑장이 된 것은 뛰어난 두뇌 때문이었다.
“당연히 세워놨습니다!”
파비앙의 물음에 케일이 미소를 지었다. 이미 중앙 마탑에서 정보를 받은 순간 계획을 세운 케일이었다.
“오, 그래?”
케일의 답에 파비앙 역시 미소를 지었다.
“그 계획 한번 들어보지!”
“넵, 우선 저희는 최대한 늦게 회의를 잡아야 합니다.”
“……응?”
파비앙은 케일의 말이 시작되자마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회의 일정을 늦게 잡아야 한다니?
“당장 잡아야 하지 않을까?”
파비앙은 당장에라도 회의를 잡고 싶었다. 어서 측정불가의 재능을 데리고 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닙니다. 다른 마탑에서도 일찍 잡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늦추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까. 왜?”
파비앙의 표정에 짜증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짜증을 본 케일은 재빨리 이어 말했다.
“측정불가의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
이어진 케일의 말에 파비앙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 어떤 마탑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즉,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것은 체력전을 의미합니다.”
“……!”
의아함으로 가득했던 파비앙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회의 날짜를 늦게 잡아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방금 전까지 연구를 하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푹 쉬시고 체력을 보충하셔야 합니다.”
파비앙은 방금 전까지 연구를 하고 있었다. 하루, 이틀 밤샌 것이 아니다. 무려 1주일 째 밤을 샌 파비앙이었다. 아무리 마법으로 피로를 억제하고 있다고 하지만 마법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 상황에서 회의를 한다? 파비앙이 그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없을 것이라 케일은 확신하고 있었다.
“겸사겸사 다른 마탑장들의 짜증을 유발하구요.”
물론 이유가 파비앙의 체력 보충 뿐만은 아니었다. 1주일째 잠을 자지 않은 파비앙도 당장 회의를 하고 싶어 한다. 다른 마탑장들도 마찬가지다. 측정불가의 재능이 걸린 회의인데 안달이 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회의가 늦게 잡힌다면? 짜증이 날 것이다. 모든 신경이 회의에 집중되어 있는데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비앙이 입을 열었다.
“만약 우리 빼고 회의하면 어떻게 해?”
독의 마탑에서만 회의 일정을 늦추려 한다면? 독의 마탑만 빼고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저희만 늦게 잡지는 않을 겁니다.”
케일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어둠의 마탑도 그렇고 치료의 마탑도 그렇고 현재 마탑장들이 전부 자리를 비운 상황입니다. 마탑장 회의에 부마탑장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마 회의 날짜를 최대한 늦출 겁니다. 마탑장들이 도착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한 곳이라면 무시하고 회의를 잡을 수 있지만 세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 다음은?”
파비앙이 물었다. 그 다음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한 곳을 포섭해야 합니다.”
“……?”
케일의 답에 파비앙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포섭? 어느 곳을? 다들 측정불가의 재능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텐데?”
포섭이라니? 측정불가의 재능이다. 누가 포기하려 한단 말인가? 케일은 파비앙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한 곳 있습니다.”
한 곳, 딱 한 곳 포섭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어디?”
“대지의 마탑입니다.”
* * *
당신이 가지고 있는 마법사로서의 재능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뛰어나다. 측정불가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당신! 재능이 너무 뛰어나기에 누굴 소개시켜 줄지 케르자는 지금 당장 당신에게 답을 줄 수 없다. 케르자는 2주 뒤 다시 만나기를 원하고 있다.
[남은 시간 : 7일]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케르자와의 친밀도가 대폭 하락합니다.
‘앞으로 1주일 남았네.’
앞으로 1주일만 기다리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마음 편히 읽어야지.’
지금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불편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는 아니었다. 살짝 신경이 쓰일 뿐이다. 수혁은 어서 퀘스트를 완료하고 걸릴 것 없이 마음 편히 책을 읽고 싶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미 읽은 책들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은 곧장 도서 반납함에 읽은 책들을 반납했다.
스아악
반납과 동시에 책들이 사라졌다. 원래 위치로 돌아간 것이다. 수혁은 현실에도 마법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생각하며 책장으로 향했다.
1주일 동안 정말 많은 책들을 읽었고 책장들을 정복했다. 물론 오렌에서 읽었던 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오렌에서 책을 읽지 않았다면? 1주일이 지난 지금 책장 한두 개를 정복하는데 그쳤을 것이다. 책장에 도착한 수혁은 반짝이는 책 다섯 권을 꺼내 책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진짜 나뿐이네.’
자리에 앉으며 수혁은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았다. 처음에는 유저 둘이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지금 도서관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도서관에 있는 건 수혁과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는 사서뿐이었다. 텅 빈 도서관을 둘러보던 수혁은 가져온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첫 번째 책을 읽자 지혜가 올랐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두 번째 책 역시 지혜가 올랐다. 그리고 이어 세 번째, 네 번째 책은 지혜가 오르지 않았고.
[지혜가 1 상승합니다.]마지막 다섯 번째 책을 읽었을 때에는 지혜가 올랐다. 그렇게 다섯 권의 책을 전부 읽은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태껏 그래왔듯 책들을 전부 반납함에 반납했다.
‘지금 시간이…….’
책을 반납한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네 권 정도 더 읽을 수 있겠네.’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 평균적으로 네 권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다시 책장으로 향했다.
‘다음 라인으로 가야겠네.’
책장에 남아 있는 하얀 책은 세 권뿐이었다. 수혁은 세 권을 챙기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다음 라인의 책장으로 이동했다.
스윽
다음 라인에 도착한 수혁은 첫 번째 책장에 있는 하얀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여기에는 얼마나 있으려나?’
수혁은 책을 꺼내며 이번 라인에 얼마나 많은 책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응?”
그리고 수혁은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그로 인해 반쯤 나온 하얀 책도 더 이상 책장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저건…….”
수혁이 움직임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중간에 자리 잡아 시선을 끌고 있는 특별한 책 때문이었다.
“보라?”
24.
파랑, 빨강에 이은 새로운 색의 등장. 수혁은 반쯤 꺼낸 책을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보라 책이 자리 잡고 있는 중간 책장으로 다가갔다.
중간 책장에 도착한 수혁은 보라 책을 꺼냈다.
“대마도사 라피드?”
보라 책의 제목은 『대마도사 라피드』. 수혁은 이미 들고 있던 하얀 책 세 권과 보라 책 『대마도사 라피드』를 들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곧장 책을 펼쳤다. 당연히 펼친 책은 보라 책 『대마도사 라피드』였다.
‘이것도 퀘스트를 주려나?’
앞서 읽은 파란 책, 빨간 책은 퀘스트를 주었다. 과연 보라 책도 퀘스트를 줄까? 수혁은 호기심을 해결할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