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12
212
제212화
210.
수혁은 바로 워프 마법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도착과 동시에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 지부가 있는 케니스로 워프했다.
“야야, 에이몽으로 가자!”
“아직 키메라 남아 있대?”
“어, 거의 다 잡히긴 했는데 한두 마리 남아 있나 봐.”
“그럼 이미 잡힌 거 아냐? 다른 왕국으로 가는 건 어때?”
“에이, 갔다가 개죽음당한 유저들이 올린 글 못 봤냐? 안전한 곳만 골라 가자고.”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유저들의 대화에 안도할 수 있었다.
‘거의 다 잡혔나 보네.’
다행히도 제국 내의 키메라들은 거의 정리가 된 것 같았다.
수혁은 기억을 더듬어 지부가 있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자의로 멈춘 게 아니었다.
사제복을 입고 있는 사내와 기사로 보이는 사내가 수혁의 앞을 막아섰다.
* * *
“우리 힘으로는 안 되는 거야?”
평화의 신 에르튜나를 모시는 신전의 성기사 알리가 물었다.
“아쉽게도.”
알리의 물음에 사제 레고날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레고날과 알리는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 지부에 의뢰를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대륙 전역에 키메라들이 나타났다.
페이드 제국같이 강한 국가들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키메라들을 정리했지만 힘이 약한 국가들은 여전히 키메라들에게 큰 피해를 받고 있었다.
더구나 키메라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남아 있는 독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갈 곳을 잃어 혼란이 가득했다.
키메라를 잡고 독을 정화하여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독의 마탑의 힘이 절실했다.
바로 그때였다.
“응?”
레고날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기운은…….’
가까운 곳에서 작지만 매우 불쾌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마기?’
분명 마기였다.
‘어느 미친놈이.’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작자가 대낮에, 그것도 도심에서 마기를 풍기는 것일까?
“왜 그래?”
알리가 물었다.
“마기가 느껴지고 있어.”
레고날은 주변을 둘러보고 알리만 들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
“뭐?”
알리는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
“어디?”
반문에 이어 알리는 허리에 찬 롱소드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
마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레고날은 마기가 다가오는 방향을 유심히 노려보았고 알리는 레고날이 바라보는 방향을 경계했다.
“저자야.”
이내 한 사내가 나타났고 레고날이 말했다.
“어떻게 할 거야?”
“물어봐야지. 왜 마기를 풍기고 있는 것인지.”
알리의 물음에 답하며 레고날은 앞장서서 마기를 풍기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 *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
수혁은 앞을 막은 사제의 말에 의아했다.
길을 물어보기 위해 앞을 막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왜 이렇게 표정이 굳어있어?’
표정이 그 증거였다.
사제는 진지함이 가득했고 성기사의 표정에는 사나움이 가득했다.
“예, 말씀하세요.”
일단 수혁은 사제의 말에 답했다.
“저는 평화의 신 에르튜나를 모시는 사제 레고날이라고 합니다. 지금 귀하에게서 마기가 느껴지고 있는데…….”
말끝을 흐린 레고날은 수혁의 위아래를 한번 훑고는 이어 말했다.
“그 이유를 좀 알 수 있을까요?”
말을 마친 뒤 레고날이 뒤로 살짝 물러났다.
그리고 뒤에 있던 성기사가 앞으로 나왔다.
수혁은 둘의 행동을 보며 생각했다.
‘마기…….’
어째서 앞을 막은 것인지 이해가 됐다.
‘이게 이런 식으로…….’
아밀레타의 증표는 마계에서 아주 편리했다.
그러나 이곳 중간계에서는 아니었다.
인벤토리에 있어도 마기가 풍겨 나오니 레고날과 성기사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
그들에게는 마기를 풍기는 인간으로 보일 테니 말이다.
“아, 느끼신 마기가 아마 여기서 흘러나오는 것 같은데 말이죠.”
수혁은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기 전 인벤토리에서 아밀레타의 증표를 꺼냈다.
“이건 전리품입니다.”
아밀레타에게 선물 받았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기에 수혁은 진실을 조금 비틀었다.
“전리품이요?”
레고날이 반문했다.
“예, 전리품. 마족을 죽이고 얻은 전리품이요.”
거짓은 아니었다.
키라드 파벌의 첩자들을 죽이고 아밀레타에게서 얻은 것이니 전리품은 전리품이었다.
“저는 독의 마탑 소속 수혁이라고 합니다.”
“아, 독의 마탑 마법사셨군요!”
수혁의 소속을 듣고 레고날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표정에 남아 있던 의심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예,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수혁은 말끝을 흐렸다.
“죄송합니다.”
레고날은 수혁의 말에 미안함이 가득 담긴 표정과 목소리로 말하며 재빨리 옆으로 비켜섰다.
“그럼 전 이만.”
수혁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 레고날과 성기사를 지나쳐 지부로 향했다.
이내 지부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웅성웅성
“줄 서주세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 지금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구요!”
“제발, 우리 아이가 안에 갇혀 있어요! 제발!”
지부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더 심각한가 보네.’
사람들의 표정과 목소리,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한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오셨습니까.”
한 마법사가 다가왔다.
전에 얼굴을 보았던 마법사였다.
“지부장의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네.”
수혁은 마법사의 뒤를 따라 지부장 켈로이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수혁 님이 오셨습니다.”
방에 도착 후 마법사가 노크하며 외쳤다.
다다닥
그리고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켈로이가 나왔다.
“오셨습니까!”
켈로이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연락받고 왔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키메라에 대한 일이 분명했다.
그러나 듣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기에 수혁은 켈로이에게 물었다.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들어오시지요.”
수혁은 켈로이의 말에 방으로 들어갔다.
‘응?’
그리고 방 안에 있는 한 사내를 볼 수 있었다.
‘누구지? 귀족인가?’
사내는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거기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보석을 보아 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수혁 님이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로얄 상단의 1상단주 로메오라고 합니다.”
로메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혁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로얄 상단!’
수혁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륙 1위 상단?’
그도 그럴 것이 로얄 상단은 대륙 1위의 상단이었다.
“안녕하세요.”
수혁은 일단 악수를 받으며 인사했다.
그러나 로얄 상단의 상단주라고 해도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수혁은 인사 이후 할 말이 없었고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로메오는 다시 자리에 앉지 않았다.
이야기도 다 끝났고 로메오 역시 일이 있었다.
“예, 최대한 빨리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켈로이가 말했다.
“…….”
로메오는 말없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그렇게 문이 닫히고 켈로이가 말했다.
“로얄 상단주의 둘째 아들로 차기 로얄 상단을 이끌 후계자입니다.”
“여긴 왜 온 거죠?”
수혁은 자리에 앉으며 켈로이에게 물었다.
“로얄 상단의 지부 절반이 키메라들에게 장악당했다고 합니다.”
켈로이는 수혁의 반대편에 앉으며 물음에 답했다.
로메오가 이곳에 온 것은 키메라 때문이었다.
키메라에 의해 지부의 절반이 박살 났다.
“창고는 지하에 있어 안전하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최대한 빨리 키메라들을 정리해달라는 의뢰를 하고 갔습니다.”
“로얄 상단이면 자체적인 무력이 있지 않나요?”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은 상단이라면 모를까 대륙 1위의 상단이다.
“독이 너무나도 강해서 투입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수혁의 말에 켈로이가 이어 말했다.
“그리고 수혁 님에게 연락을 드린 이유는 마탑장님의 편지 때문입니다.”
“……?”
이어진 켈로이의 말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마탑장님이 직접 전하라 하셨습니다.”
스윽
켈로이는 품에서 편지를 꺼내 수혁에게 내밀었다.
수혁은 편지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때 그 하드락에서 본 키메라가 맞구나.’
예전에 수혁은 하드락의 지하수로에서 수많은 키메라들을 상대했었다.
이번에 키메라들이 나타났을 때 혹시나 그때 그 키메라들이 아닐까 했는데 진짜였다.
‘흐음…….’
이내 편지를 다 읽은 수혁은 편지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일단 키메라들을 정리해야 하겠네.’
편지에는 지부에 힘을 보태달라는 파비앙의 부탁이 쓰여 있었다.
“지금 키메라들이 정리 안 된 곳이 어디죠?”
어차피 도울 생각이었던 수혁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켈로이에게 물었다.
“아, 잠시.”
켈로이는 수혁의 말에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종이 두 장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곳들입니다.”
스윽
수혁은 켈로이가 내민 종이들을 보았다.
‘일리인 공국 – 호일 마을 – A?’
그곳에는 ‘국가 – 마을 – 알파벳’이 쓰여 있었다.
“A? S? 이것들은 뭐예요?”
알파벳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수혁은 고개를 들어 켈로이를 보며 물었다.
“S는 일단 키메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기는 했지만 며칠 버티지 못하는 곳이고, A는 1주일 정도 버틸 수 있는 곳이며, B는 키메라들이 벗어나지 못하게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곳이고, C는 정화만 하면 되는 곳입니다.”
“아…….”
켈로이의 설명에 알파벳의 의미를 완벽히 이해한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종이를 보았다.
‘S 먼저 정리해야겠네.’
만약 키메라들이 다른 마을이나 도시로 이동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이 종이 가져가도 되나요?”
수혁은 켈로이에게 물었다.
“예, 물론입니다. 그런데 지금 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대륙 곳곳에 나타난 키메라들.
너무나도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어 키메라를 처리하는 게 쉽지 않다.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키메라가 활개 치고 있다.
키메라들을 처치하라!
[키메라 수 : 0 / ???]퀘스트 보상 : ???
켈로이의 물음에 퀘스트가 생성됐다.
“네.”
[퀘스트 ‘키메라 사냥’을 수락하셨습니다.] [켈로이의 메모지를 획득합니다.]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하며 종이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일 급한 S부터 처리할 생각입니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예전에 상대해봤거든요. 하드락에서.”
“아…….”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수혁은 켈로이의 탄성을 들으며 방에서 나왔다.
여전히 지부에는 수많은 이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수혁은 사람들을 지나쳐 지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갈까?”
“제국은 거의 다 끝난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거 아냐?”
얼마 뒤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꽤 많은 이들이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곧 수혁의 차례가 되었고 수혁은 마법사의 물음에 답했다.
“도마니안 왕국의 시드 마을이요”
수혁이 가장 먼저 갈 곳은 S등급인 도마니안 왕국의 마을 ‘시드’였다.
“40골드입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40골드를 꺼내 건넸다.
그리고 마을 ‘시드’로 워프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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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과 동시에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나기 시작했다.
‘워프 게이트에도 독이 들어오는구나.’
워프 게이트는 무적일 거라 생각했던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키이익?
-퀴익!
그리고 수혁은 근처에 있던 두 키메라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