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25
225
제225화
223.
“……?”
레드카스의 말에 리인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리인카의 의아함을 풀어주기 위해 레드카스가 이어 말했다.
“앞뒤로 공격할 생각은 없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남아 있는 아밀레타 파벌은 정면으로 밀어붙여도 충분히 몰아낼 수 있다.
“그럼?”
리인카가 반문했다.
앞뒤로 공격할 생각이 없으면 왜 뒤를 잡으라는 것일까?
그리고 파괴력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스윽
레드카스는 리인카의 반문에 품에서 지도를 꺼내 펼쳤다.
그리고 지도를 보여주며 말했다.
“계곡을 넘어 이곳에 계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퇴각하는 녀석들이 올 겁니다. 그 녀석들에게 크게 한 방 먹여 주세요. 이왕이면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었으면 합니다.”
“……이쪽으로 올까?”
리인카가 미간을 살짝 좁혔다.
퇴로는 하나가 아니었다.
두 개가 있었다.
“예, A 지역으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퇴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B 지역을 완전히 포기함을 뜻했다.
즉, A 지역이 고립된다는 뜻이고 그걸 알면서도 A 지역의 전초기지로 퇴각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뒤를 잡는 이유는 퇴각하는 이들을 잡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퇴각하는 이들을 잡고 이쪽으로 가시면.”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보급 기지가 있을 겁니다.”
바로 보급 기지였다.
“……그걸 날리면 되는 거야?”
“예.”
별동대를 침투시키려는 진정한 이유는 바로 아밀레타 파벌의 보급 기지 파괴였다.
보급 기지는 정말 크다.
그런 큰 곳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리인카의 마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알았어. 언제 출발하면 되는 건데?”
리인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지금입니다.”
“지금?”
* * *
“허허허…….”
장경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껄껄 웃었다.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 때문이었다.
“3일 정도면 정리가 되겠는데?”
첫 번째 챕터가 끝나기까지 한 달을 계획했다.
그러나 수혁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1주일이면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판게아에는 수혁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유저들을 과소평가했군.”
유저들의 힘은 엄청났다.
1주일로 예상했던 첫 번째 챕터가 3일 만에 끝나게 생겼다.
수혁이 마계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계는 얼마나 걸리려나…….”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리고 10마계의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오호라.”
정보를 확인한 장경우는 감탄을 내뱉었다.
“바로 함락시킬 줄 알았는데.”
수혁의 힘이라면 성을 함락시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냥 다짜고짜 쳐들어가 마법을 난사해버리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혁은 지금 퀘스트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도서관을 가기 위해 바로 성으로 가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과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다.
“기여도 때문인가? 아니면 같이 다니는 친구?”
기여도를 쌓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같이 다니는 연중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빨리 끝나지는 않겠군.”
한 가지 확실한 건 10마계의 전쟁은 빠르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와 비교했을 때 빠르지 않다는 것이지 계획보다는 빠른 편이었다.
수혁의 상황을 확인한 장경우는 이어 10마계에 있는 또 다른 유저 사냥왕이 떠올랐고, 검색했다.
“호오.”
모니터에 사냥왕의 정보가 나타났고 장경우는 또다시 감탄을 내뱉었다.
“드디어 퀘스트를 받았군.”
계속해서 헤매고 다니던 사냥왕이 드디어 메인 퀘스트를 받았다.
그것도 전쟁 퀘스트가 아닌 신 등급 레시피 상자가 보상으로 있는 11마계 포탈 퀘스트였다.
“이제 쭉쭉 나가겠는데?”
수혁의 경우 전쟁이 끝나야 진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냥왕의 경우 전쟁과 관계없이 진행을 할 수 있다.
“발록을 상대할 수 있는지가 문제인데…….”
물론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진행이 가능한 것이지 난이도는 매우 높았다.
“상급 발록을 상대할 수 있나?”
일반 발록이야 잡겠지만 상급 발록을 사냥왕이 잡을 수 있을까?
“힘들 것 같은데…….”
아무리 파티원들과 함께라고 해도 힘들 것 같았다.
상급 발록 역시 혼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 * *
라네타 계곡에 도착한 수혁과 연중은 계곡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별동대가 온다면 어떤 곳으로 올까 해서,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저기밖에 없는 것 같지?”
주변을 둘러 본 뒤 수혁이 연중에게 물었다.
“응, 다른 곳은 너무 험하다. 온다면 저기로 올 것 같아.”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나 험했다.
올 만한 길은 절벽 사이에 있는 계곡뿐이었다.
“그럼 이 근처에서 대기하면 될 것 같은데…….”
수혁은 말끝을 흐리며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당히 계곡 입구에 있을 수는 없다.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다른 곳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몸을 숨겨야 한다.
“혹시 모르니까 저기 위로 올라갈래? 시야 확보도 되고.”
주변을 확인하던 수혁은 절벽 위를 보고는 연중에게 말했다.
몰래 오는 이들이다.
편한 길이 아닌 험한 길로 올 가능성도 있었다.
몸을 숨길 곳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절벽 위에는 수많은 나무들과 수풀이 있었다.
“그러자.”
수혁의 말에 연중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혁과 연중은 걸음을 옮겨 절벽 위로 올라갔다.
절벽 위에 도착한 수혁과 연중은 나무와 수풀 사이에 적당히 몸을 숨긴 뒤 아래쪽을 주시하며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오기를 기다렸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야?”
기다리던 중 연중이 물었다.
별동대가 언제 올지 모른다.
마냥 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앞으로 30분 정도?”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했다.
“너 침투하고 싶구나?”
연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별동대가 온다고 해도 30분 만에 올 리가 없다.
알라드에게 별동대가 오지 않을 경우 역으로 별동대가 되어 활동하겠다고 말을 해 놓았다.
즉, 30분만 기다리겠다는 수혁의 말은 직접 침투해 휘젓겠다는 의미였다.
“…….”
수혁은 말없이 미소 짓는 것으로 답을 해주었다.
10분 뒤.
“어?”
연중이 당황이 가득 담긴 목소리를 내뱉었다.
“……?”
수혁은 연중을 보았고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스윽
그도 그럴 것이 연중이 갑자기 몸을 낮췄기 때문이었다.
“수혁아. 이리 와봐.”
연중이 조용한 목소리로 수혁에게 손짓했다.
“별동대 왔어?”
수혁은 연중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응.”
“……!”
혹시나 하고 물었던 수혁은 연중의 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재빨리 연중의 옆에 엎드려 연중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았다.
‘와…….’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몇 명이야?’
엄청난 수의 마족들이 계곡을 따라오고 있었다.
‘하나, 둘…….’
몇이나 되는지 세어 볼까 했던 수혁은 세는 것을 포기했다.
세어 보기엔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할 거야? 내려갈까?”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생각했다.
‘이 위에서 마법을 날리면…….’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절벽 바로 아래에 도착했을 때 마법을 날린다면?
분명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
결정을 내린 수혁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연중에게 말했다.
“여기서 공격하자.”
“마법으로?”
“응.”
“수호자 걸게.”
“알았어.”
수혁의 답에 연중은 스킬 ‘수호자’를 수혁에게 시전했다.
[유저 ‘연중’이 당신의 수호자가 됩니다.] [공격력이 10% 증가합니다.] [받는 데미지의 50%를 수호자 ‘연중’이 대신 받습니다.] [사냥 경험치가 50% 증가합니다.] [사냥 경험치의 20%를 수호자 ‘연중’이 대신 받습니다.]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마법을 사용하기 최적의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절벽 바로 아래에 도착하길 기다렸다.
이내 별동대가 절벽 근처에 도착했다.
수혁은 마법을 시전할 준비를 했다.
바로 그때였다.
‘……왜 멈춰?’
별동대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가장 선두에 있던 마족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마족 10명 정도가 왔던 길을 돌아 사라졌다.
‘뭐지?’
수혁은 의아했다.
[퀘스트 ‘눈치를 챈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생성되었습니다.]그리고 그 순간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
퀘스트 생성 메시지에 수혁은 물론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연중의 표정에 물음표가 나타났다.
수혁은 재빨리 퀘스트 창을 확인했다.
아밀레타의 증표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로 인해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당신의 존재를 눈치챘다.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는 당신을 죽이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공격에서 살아남아라!
퀘스트 보상 : ???
“…….”
퀘스트를 본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망할 증표.’
증표를 잊고 있었다.
아밀레타의 마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증표.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이 그것을 느끼지 못할 리 없다.
‘이거 어떻게 해야겠는데…….’
증표에서 흘러나오는 마기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들키기는 했지만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
‘날 죽이려고 한다니 도망은 안 치겠어.’
오히려 좋았다.
수혁은 아래를 보았다.
아래에 있는 마족들은 전부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이어 스톰.”
수혁은 마족들을 보며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파이어 스톰이 등장해 마족들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마족들이 당황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수혁은 히죽 웃었다.
“……?”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미소를 지웠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당황이 대신했다.
스아악…….
파이어 스톰이 갑자기 사라졌다.
‘뭐야?’
왜 갑자기 파이어 스톰이 사라진 것일까?
‘물 때문에?’
설마 계곡의 물 때문에 사라진 것일까?
“포이즌 스톰.”
일단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포이즌 스톰이 등장해 마족들을 향해 다가갔다.
스아악…….
그러나 이번에도 마족들에게 다가가던 포이즌 스톰이 갑자기 사라졌다.
‘뭐야?’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뭔가 이상했다.
‘설마…….’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마족들을 자세히 살폈다.
‘디스펠?’
마법이 사라지는 경우는 2가지다.
다른 마법에 상쇄되거나 혹은 디스펠이 되었을 때.
‘마법을 쓰는 마족이 있는 건가.’
아무래도 마족들 중 마법을 주로 쓰는 마족이 있는 것 같았다.
‘하긴, 수가 몇인데.’
생각해보니 마족의 수가 저리 많은데 마법을 쓰는 마족이 없는 게 이상했다.
‘근데 내 마법을 없앨 정도면 보통이 아니라는 건데.’
갓 마법사가 된 이가 고위 마법사의 마법을 디스펠할 수는 없다.
수혁의 마법은 압도적인 지혜 수치와 무기 덕분에 말도 안 되게 강력했다.
그 강력한 마법을 연달아 디스펠할 정도면 보통 실력이 아니라 할 수 있었다.
“야, 애들 올라오는데?”
연중이 말했다.
마족들이 절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