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31
231
제231화
229.
“예.”
“…….”
수혁의 답에 립타는 생각했다.
‘정리를 했다고?’
아까 수혁과 연중이 올 것이란 연락을 받았다.
‘몇 시간 만에?’
올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지 않아 천천히 오는구나 싶었는데 B지역을 정리하고 왔다니?
며칠도 아니고 고작 몇 시간 만에 정리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거짓은 아닐 것이다.
수혁과 연중이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고 바로 확인이 가능한 일이다.
B 지역을 정리하고 온 게 분명했다.
‘B 지역 인원으로 가능한 일인가?’
곰곰이 생각했다.
‘그 인원으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불가능이었다.
그 인원으로 B 지역의 키라드 파벌을 몰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설마 아밀레타 님이 함께하신 건가?’
물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아밀레타가 함께한 것이라면?
몇 시간 만에 B 지역을 정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가능하지만 그랬을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아밀레타가 지역 하나를 장악하기 위해 움직였을 리 없다.
그리고 아밀레타가 움직였다면 분명 연락이 왔을 것이다.
“립타 님?”
“예.”
생각에 잠겨 있던 립타는 수혁의 부름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아, 그것이…….”
수혁의 물음에 립타는 말끝을 흐리며 생각했다.
‘이걸 알려줘야 하나?’
키라드 파벌의 전초기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사령관 로델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알려줘도 되는 것일까?
만약 수혁과 연중이 잘못된다면?
‘두 분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부하들의 목숨을 맡기기에는…….’
수혁과 연중의 목숨만 달린 게 아니었다.
부하들의 목숨 역시 달려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 립타 님…….”
부기지장 카이슈드가 립타에게 다가와 편지를 내밀었다.
“알라드가 보낸 서신입니다.”
“잠시…….”
립타는 카이슈드에게서 서신을 받은 뒤 수혁과 연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로 서신을 읽기 시작했다.
“……!”
서신을 읽던 립타는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둘이서?’
당연히 B 지역 인원들과 함께 쳐들어갔다고 생각했다.
본진이니까.
무수히 많은 마족들이 있고 강한 마족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서신에는 수혁과 연중 단둘이서 본진을 초토화시켰다고 쓰여 있었다.
“진짜 두 분이서 본진에 쳐들어가셨습니까?”
이내 서신을 전부 읽은 립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수혁과 연중에게 물었다.
연중은 수혁을 보았고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
“…….”
립타는 수혁의 답에 잠시 침묵했다.
“카이슈드.”
그리고 이내 침묵을 깨며 카이슈드를 불렀다.
“예.”
“그 지도 가져와.”
“그 지도라면…….”
“그거.”
“옙.”
카이슈드는 천막 밖으로 나갔다.
“이제 곧 가져올 겁니다.”
립타가 말한 ‘지도’는 바로 A 지역의 지형이 나와 있는 지도였다.
물론 단순히 지형만 나와 있는 지도는 아니었다.
키라드 파벌의 전초기지와 그리고 기지를 관리하는 마족들이 누구인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비밀 지도였다.
“여기 있습니다.”
얼마 뒤 지도를 가지러 갔던 카이슈드가 돌아왔다.
스윽
지도를 받은 립타는 책상에 지도를 펼쳤다.
수혁과 연중은 지도를 보았다.
지도에는 파란 점 하나와 빨간 점 7개가 있었다.
“이곳이 저희의 전초기지입니다.”
립타가 파란 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상대로 파란 점이 아밀레타 파벌의 전초기지였다.
“그리고.”
이어 립타는 손가락을 움직여 가장 가까운 빨간 점.
3 전초기지라 쓰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기가 본진?’
B 지역과 마찬가지로 가장 가까운 곳이 본진인 것일까?
“이곳이 수혁 님이 찾으시는 본진입니다.”
수혁의 예상은 또 정확히 들어맞았다.
“이곳을 관리하는 녀석은 로델. 상급 마족입니다. 그리고 로델뿐만 아니라 상급 마족 20명 정도가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급 마족과 하급 마족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구요.”
“그렇군요.”
“이번에도 두 분이서 가실 생각이십니까?”
립타가 조심스레 물었다.
“예, 그럴 생각입니다.”
수혁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지금 당장 출발할 생각인데 혹시 문제 될 게 있을까요?”
그리고 이어 물었다.
“문제 될 것 없습니다.”
립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사들을 소집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문제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기는 했다.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B 지역에서 엄청난 전투를 벌이고 온 수혁과 연중이었다.
그런데 휴식도 없이 바로 출발을 한다?
“예, 오면서 충분히 쉬었습니다.”
립타의 말에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아…….”
수혁의 답에 립타는 탄성을 내뱉을 뿐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수혁과 연중 단둘이서 간다.
쉬었다가 가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리고 수혁이 일어나자 연중 역시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늦어도 2시간 정도면 돌아올 겁니다.”
수혁은 립타에게 말한 뒤 천막 밖으로 향했다.
“…….”
립타는 아무런 말없이 수혁과 연중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2시간 안에?’
수혁과 연중은 본진으로 쳐들어갈 예정이었다.
‘늦어도?’
립타의 눈동자에 경외가 가득 나타났다.
* * *
“큭큭큭…….”
크라노손은 정신 나간 마족처럼 실실 웃고 있었다.
“크하하하핫!”
실실 웃던 크라노손이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렇게 한참 웃던 크라노손은 기쁨이 가득한 눈빛으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보고서를 보았다.
B 지역의 전초기지를 관리하는 알라드가 올린 보고서였다.
보고서에는 B 지역의 키라드 파벌을 거의 몰아냈다는 아주 기쁜 소식이 쓰여 있었다.
크라노손은 보고서에 써 있는 두 이름 수혁과 연중을 보며 중얼거렸다.
“간 지 얼마나 됐다고…….”
며칠이 아닌 몇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수혁과 연중은 몇 시간 동안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릴 만한 일들을 해냈다.
“이 정도 강함이면…….”
크라노손은 수혁과 연중을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수혁에게서 친근함이 느껴져 싸움을 걸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 싸움을 걸었다면?
“…….”
상상을 하던 크라노손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큰일 날 뻔했군.”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소는 다시 생겨났다.
결국에는 싸우지 않았으니까.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으니까.
스윽
크라노손은 보고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방에서 나와 에밍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에밍! 들어간다!”
끼이익
노크 후 크라노손은 에밍이 답을 하기도 전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오셨습니까.”
“응.”
크라노손은 에밍의 인사에 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스윽
그리고 가져온 알라드의 보고서를 내밀었다.
“알라드가 보낸 보고서야.”
에밍은 크라노손의 말에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
보고서를 읽는 에밍의 얼굴에 놀람이 나타났다.
크라노손은 에밍의 놀란 얼굴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B 지역으로 인원을 좀 보내야 할 것 같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
에밍은 크라노손이 말끝을 흐리자 의아한 눈빛으로 크라노손을 보았다.
크라노손은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A 지역.”
이내 생각이 끝났는지 크라노손이 입을 열었다.
“A 지역도 인원 보낼 준비해 줘.”
“A 지역 말입니까?”
“응, 수혁 님과 연중 님이 가셨거든.”
보고서에는 수혁과 연중이 A 지역으로 떠났다는 것도 쓰여 있었다.
B 지역을 몇 시간 만에 탈환한 수혁과 연중이다.
A 지역 역시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준비해두겠습니다.”
에밍의 답을 들은 크라노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에밍의 방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오늘 찾아오시려나?’
* * *
수혁과 연중은 전방에 자리 잡고 있는 A 지역 키라드 파벌의 본진이자 3 전초기지를 보며 대화를 나눴다.
“생각보다 가깝네.”
“그러게.”
“이러면 더 일찍 끝날 것 같은데?”
연중의 말에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넉넉히 1시간 정도 잡아도 8시니까.”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현재 시간은 7시.
전초기지에 있는 마족들을 전부 휩쓰는 데에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아밀레타 파벌의 전초기지로 돌아가는 시간을 포함해도 1시간 30분이면 끝이다.
“정면으로 갈 거지?”
연중이 물었다.
“응.”
수혁의 답에 연중은 다시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당연히 3 전초기지의 입구였다.
“정지!”
입구에 도착하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키라드 파벌의 마족이 외쳤다.
물론 공격을 하러 온 상황에 정지를 할 생각은 없었다.
“독의 사슬.”
수혁은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스악!
허공에 마법진이 나타났고 독의 사슬이 튀어나와 ‘정지!’를 외친 병사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이어 옆에 있던 병사까지 휘감았다.
-중급 마족의 영혼석
-하급 마족의 영혼석
그렇게 순식간에 입구를 지키던 두 마족 병사를 죽인 수혁과 연중은 그대로 3 전초기지에 입성했다.
[퀘스트 ‘제 3 전초기지’가 생성되었습니다.]전초기지에 발을 들이자마자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3 전초기지에는 마족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A 지역 키라드 파벌의 제 3 전초기지에 도착한 당신.
제 3 전초기지에는 무수히 많은 마족들이 있다.
그들을 몰아내라!
퀘스트 보상 : 기여도 20만
‘……적네?’
B 지역의 본진에는 8천에 가까운 마족들이 있었다.
그래서 A 지역 역시 그 정도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A 지역은 B 지역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다른 기지에 있는 건가?’
전초기지는 하나가 아니었다.
A 지역에는 키라드 파벌의 전초기지가 무려 7개나 있었다.
이곳을 제외하고도 여섯 곳이 더 있다.
본진에 대다수 몰려 있던 B 지역과 달리 A 지역은 각 전초기지에 균등히 퍼져 있는 것 같았다.
‘아쉽네.’
범위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수혁이다.
마족이 많든 적든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수혁은 마족들의 수가 많은 것이 더 좋았다.
더구나 칭호야 별로지만 경험치 만큼은 마계의 그 어떤 몬스터들보다 많이 주는 마족이 아니던가?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수가 적은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보이는 마족들을 전부 죽여.”
그리고 명령을 내린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인간인데?”
“인간이야.”
“어디서 온 거지?”
“아밀레타 쪽 아냐?”
입구를 지키던 병사들을 너무나 조용히 죽였기 때문일까?
근처에 있는 마족들은 수혁과 연중이 병사들을 죽이고 침입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정당히 문을 통해 들어 온 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마족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수혁과 연중을 쳐다볼 뿐이었다.
“저건 뭐야?”
“인간의 정령인가?”
“근데 왜 다가와?”
신기해하는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향해 어둠의 자식들이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