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36
236
제236화
234.
“책 읽나?”
하지만 수혁에게선 답이 오지 않았다.
연중은 침을 꼴깍 삼키며 다시 한 번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교환불가]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들어있는 상자다.
상자 개봉 시 랜덤으로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나온다.
필요 기여도 : 1억
“신 등급이라니…….”
연중이 당황한 이유는 2가지였다.
첫 번째로 상자의 등급이 ‘신’이라는 것에 당황했다.
두 번째로 상자에서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나온다는 것에 당황했다.
신 등급 재료 아이템도 아니고 소모 아이템도 아니고 무려 ‘장비’다.
“3개 중 1개는 이거다.”
물론 상자에서 어떤 장비의 레시피가 나올지 모른다.
정말 좋지 않은, 필요 없고 인기 없는 그런 장비의 레시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아이템이 무엇인지 모른다.
말도 안 되게 구하기 힘든 아이템들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도 ‘신’ 등급이다.
가치는 충분했다.
“기여도?”
바로 그때 맨 밑에 있던 ‘필요 기여도’가 연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설마…….”
문득 든 생각에 연중은 말끝을 흐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기여도가 필요한 건가?”
연중은 상자를 들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넣었다.
스악
하지만 인벤토리에 들어감과 동시에 상자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연중은 원래 자리로 돌아간 상자를 보고 이어 메시지를 보았다.
[기여도가 부족합니다.] [획득할 수 없습니다.]“……필요하네.”
연중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알린 함락’을 확인했다.
전쟁이 시작되었다.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무찔러 알린 성을 함락하라!
[기여도 : 8,372,697 / ???]퀘스트 보상 : ???
“이 기여도를 말하는 거겠지?”
알린 함락의 퀘스트 조건에는 ‘기여도’가 있었다.
아마도 상자 획득에 필요한 기여도는 이 기여도를 말하는 게 분명했다.
연중은 현재 기여도와 상자 획득에 필요한 기여도를 확인했다.
“택도 없네…….”
1억은커녕 1천만도 되지 않았다.
“하…….”
연중은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에 한숨을 내뱉으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래도 다행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든 생각에 연중은 아쉬움을 날렸다.
“수혁이는 기회가 있네.”
연중이야 상자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갔다.
하지만 수혁은 아니다.
“기여도가 3천만 정도라고 했으니.”
수혁의 기여도는 현재 3천만이 살짝 넘었다.
앞으로 7천만 정도만 더 모으면 상자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
기여도를 모으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바로 그때였다.
-수혁 : 어.
수혁에게서 답이 왔다.
연중은 상자와 수혁의 귓속말을 한 번씩 번갈아 쳐다보고는 히죽 웃으며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창고에 대박 아이템 있다.
-수혁 : 대박 아이템?
-연중 : 응! 너도 들으면 깜짝 놀랄 거다.
-수혁 : 뭔데?
-연중 : 신.
-수혁 : 신?
-수혁 : 설마? 신 등급? 진짜?
수혁의 귓속말에서 놀람이 가득 느껴졌다.
연중은 피식 웃으며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응, 레시피이긴 한데 장비 레시피다.
-수혁 : 대박!
-연중 : 근데 이게 기여도가 필요해.
-수혁 : 기여도? 3개 전부?
-연중 : 아니, 신 등급 아이템만. 다른 것들은 기여도 필요 없어.
-수혁 : 그래? 기여도 몇이나 필요한데?
-연중 : 1억.
* * *
띠리리리링!
스피커에서 알림 소리가 터져 나왔다.
“……!”
업무에 집중하고 있던 장경우는 알림 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 등급이 벌써?’
소리 때문에 놀란 게 아니었다.
지금 울리는 알림은 신 등급 아이템을 유저가 발견했을 때 나는 알림 소리였다.
‘수혁인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수혁이었다.
수혁 말고는 신 등급 아이템을 발견할 유저가 없었다.
‘아직 때가 아닌데?’
그러나 이상했다.
수혁은 지금 전쟁 중이었다.
신 등급 아이템을 발견할 때가 아니었다.
장경우는 바로 확인을 했다.
도대체 누가 신 등급 아이템을 발견한 것일까?
“……연중?”
이내 신 등급 아이템을 발견한 유저를 확인한 장경우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연중이라면 수혁이랑 같이 전쟁 중인…….”
분명 수혁의 지인이었다.
“어디서 발견한 거지?”
장경우는 다시 검색을 했다.
수혁과 함께하고 있을 연중이 어디서 신 등급 아이템을 발견한 것일까?
“아밀레타 파벌 왕궁 보물 창고?”
장소를 확인한 장경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10마계잖아, 여기에 왜…….”
미간을 찌푸린 채 장경우가 중얼거렸다.
10마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신 등급 장비 레시피는 단 하나였다.
그것도 11마계 관련 메인 퀘스트를 깨야 얻을 수 있었다.
그게 끝이어야 했다.
그런데 창고에 신 등급 장비 레시피 상자가 있다.
만든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장경우는 바로 확인을 했다.
어쩌다 신 등급 상자가 아밀레타 파벌 왕궁 보물 창고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주혁이?”
상자의 정보를 확인한 장경우는 미간을 좁혔다.
아밀레타 파벌 왕궁 보물 창고에 신 등급 상자를 만든 이는 바로 양주혁이었다.
장경우는 바로 수화기를 들어 양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양주혁입니…….
“나다.”
-옙!
“올라와.”
-네!
양주혁의 답을 끝으로 장경우는 다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장경우는 양주혁이 오기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언제 만든 거지? 아니, 어떻게?’
신 등급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장경우뿐이었다.
정확히는 장경우의 승인이 있어야만 신 등급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양주혁이 어떻게 신 등급 아이템을 만들어 둔 것일까?
똑똑
생각에 잠겨 있던 장경우는 귓가에 들려온 노크 소리에 생각을 끝내고 외쳤다.
“들어와.”
끼이익
장경우의 외침에 문을 열고 양주혁이 들어왔다.
“10마계에 신 등급 상자 만들었어?”
양주혁이 자리에 앉자마자 장경우가 물었다.
“예? 신 등급 상자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양주혁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래, 신 등급 장비 레시피 랜덤 상자.”
“……아!”
장경우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양주혁은 이내 기억이 났는지 탄성을 내뱉었다.
하지만 이어진 양주혁의 말에 장경우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스승님이 맡기신 일 같은데요?”
난감한 표정으로 양주혁이 말했다.
“……내가?”
“예, 그때 스승님 휴가 전날에 유저들한테 신 등급 장비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흘릴까 고민해보라고 하셨잖아요.”
“아.”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양주혁이 이어 말했다.
“그래서 제가 절대 구매하지 못할 조건으로 창고 같은 데 진열해 놓는 게 어떠냐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승인하셨는데…….”
“그래, 그랬었지…….”
모든 것이 기억났다.
“사라고 만든 게 아닌데…….”
장경우는 말끝을 흐리며 생각했다.
‘만약 아밀레타 쪽에서 키라드 왕궁 보물 창고를 소유하게 되면…….’
아밀레타 왕궁 보물 창고에만 신 등급 상자가 있는 게 아니다.
키라드 왕궁 보물 창고에도 신 등급 상자가 있다.
‘최대 3개를 얻을 수 있는 건가?’
“흐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
양주혁은 장경우의 침음에 의아한 눈빛을 지을 뿐이었다.
* * *
-그럼 지금 접속할까?
“그래, 아일롬 워프 게이트에서 봐.”
수혁은 연중과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바로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하…….”
접속을 하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수많은 책들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보자.”
수혁은 책들에게 인사하며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를 통해 아일롬으로 워프했다.
“수혁아!”
먼저 도착해 있던 연중이 수혁을 반겼다.
수혁은 연중과 함께 바로 에밍의 저택으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떤 거 얻었어?”
“잠시만.”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미소를 지은 채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왕궁 보물 창고에서 획득한 아이템 3개의 정보를 공유해주었다.
“와.”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다 방어구네?”
연중이 선택한 3개의 아이템은 전부 방어구였다.
“응, 장신구로 할까 했는데 우선 방어구부터 맞춰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수혁과 연중은 목적지 에밍의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택에 도착한 수혁과 연중은 바로 크라노손의 방으로 향했다.
“오셨군요!”
여태까지 그래 왔듯 방 앞에 도착하자 크라노손이 문을 열고 마중을 나왔다.
“오늘 부탁하실 일은…….”
수혁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남은 날개를 꺾어주셨으면 합니다.”
한차례 키라드 파벌의 날개를 꺾은 당신.
크라노손은 당신이 키라드 파벌의 남은 날개 역시 꺾어주었으면 한다.
G, H 지역에서 키라드 파벌의 마족을 몰아내라!
[G 지역 : X] [H 지역 : X]퀘스트 보상 : 기여도 70만
크라노손의 말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A, B 지역에서 G, H 지역으로 바뀌었을 뿐 이번 퀘스트 역시 ‘날개 꺾기’였다.
“예, 알겠습니다.”
[퀘스트 ‘남은 날개’를 수락하셨습니다.]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했다.
“여기 지도와 편지입니다.”
그리고 A, B 지역 때와 마찬가지로 크라노손이 3개의 스크롤을 꺼냈다.
1개는 G, H 지역이 나와 있는 지도였고 2개는 각 전초기지장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수혁은 지도와 편지를 받아 인벤토리에 넣고 연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에슈타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보고서를 볼 뿐이었다.
“이게…….”
이내 정신을 차린 에슈타르가 보고서를 가져온 상급 마족 피도르에게 물었다.
“사실인가?”
“……예.”
보고서의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피도르는 에슈타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답했다.
“허…….”
에슈타르는 피도르의 답에 헛웃음을 내뱉었다.
“인간 둘에게 B 지역이 탈환되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A 지역까지? 이게 사실이라고?”
그리고 이어 중얼거렸다.
“…….”
피도르는 에슈타르의 중얼거림에 답할 수 없었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었다.
살아남아 돌아온 수많은 마족들의 증언이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끼이익!
노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보고서를 보고 충격에 빠져 있던 에슈타르는 반사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이를 확인했고 미간을 좁혔다.
“아쿠슈르마?”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G 지역의 사령관 아쿠슈르마였다.
G 지역에 있어야 할 아쿠슈르마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
“자네 왜…….”
에슈타르는 말끝을 흐리며 아쿠슈르마에게 물었다.
“…….”
아쿠슈르마는 에슈타르의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을 보아 어떻게 답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설마…….’
에슈타르는 고민하는 아쿠슈르마를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길함은 보고서의 내용을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