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86
286
제 286화
284.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또 초기화되었다.
12%밖에 되지 않는 확률이 또 터진 것이다.
‘설마…….’
살다 보면 될 때라는 것이 있다.
아무래도 지금이 그 때인 것 같았다.
“헬 파이어!”
수혁은 기대하며 다시 한 번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이번에는 상체였다.
-크아아아!
아서르는 더욱 큰 비명을.
‘허.’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12%가 아닌가?’
벌써 3번이나 초기화됐다.
혹시나 오류로 인해 초기화 확률이 대폭 증가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헬 파이어!”
수혁은 또다시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그리고 재빨리 메시지를 확인했다.
“……?”
메시지를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메시지가 나타나긴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쿨타임 초기화 메시지가 아니었다.
[타락한 블랙 드래곤 아서르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메시지를 본 수혁은 고개를 돌려 아서르를 보았다.
아서르가 서서히 쓰러지고 있었다.
쿵!
이내 아서르가 쓰러지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아서르의 시체를 볼 뿐이었다.
멍하니 아서르를 보는 것은 수혁뿐만이 아니었다.
“…….”
연중 역시 멍하니 아서르를 보고 있었다.
‘이게 뭐야…….’
아서르의 공격을 대비해 수호의 영역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수호의 영역을 시전하기는커녕 방패 한 번 쓰지 못했다.
‘드래곤을 무슨…….’
드래곤과의 전투였다.
그것도 타락으로 인해 성룡급 힘을 가지고 있는 드래곤과의 전투였다.
그런데 전투 시간이 1분도 되지 않았다.
그 절반인 30초도 지나지 않았다.
연중은 이 상황이 너무나 얼떨떨했다.
스윽
아서르의 시체를 바라보던 연중은 고개를 돌려 수혁을 보았다.
“수혁아, 정수는 떴냐?”
그리고 물었다.
“어? 아, 맞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드랍 창을 확인했다.
-블랙 드래곤의 정수
-블랙 드래곤의 심장
-블랙 드래곤의 힘줄 15개
.
.
-드래곤 킬 웜의 정
“떴다!”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은 씨익 웃었다.
블랙 드래곤의 정수와 심장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장비는 없네…….’
헤르타나의 경우 무수히 많은 장비 아이템들을 드랍했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장비 아이템이 단 하나도 드랍되지 않았다.
오로지 재료 아이템뿐이었다.
“이제 공허의 정만 남은 건가?”
“그렇지.”
이제 장비 ‘무(無)’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중 없는 것은 공허의 정뿐이었다.
‘특수 키메라들…….’
그러나 조만간 특수 키메라들이 활동을 할 것이고 그 키메라들을 잡으면 공허의 정을 얻을 수 있다.
“마나의 정령 옵션은?”
“이제 완료하려구. 잠시만.”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하며 아이템을 습득 후 퀘스트 창을 열었다.
블랙 드래곤 아서르는 드래곤 킬 웜 때문에 타락하고 말았다.
지금은 라스칼이 통제를 하고 있지만 10년 뒤 아서르가 성룡이 되면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그 전에 라스칼은 아서르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낼 생각이다.
하지만 드래곤 킬 웜 때문에 직접 나설 수는 없다.
직접 나섰다가는 드래곤 킬 웜에 의해 라스칼이 타락을 하게 될 것이고 아서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라스칼은 인연을 맺은 파비앙에게 부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이라면 파비앙과 휘하 마법사들의 힘으로 충분히 아서르를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린 라스칼은 곧장 독의 마탑을 찾았고 당신을 발견했다.
라스칼은 당신에게서 엄청난 가능성을 보았다.
라스칼의 도움을 받아 타락한 블랙 드래곤 아서르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라!
[타락한 블랙 드래곤 아서르 : 1 / 1]퀘스트 보상 : ???
수혁이 가장 먼저 확인한 퀘스트는 ‘타락한 블랙 드래곤 아서르’였다.
‘무슨 보상을 주려나.’
퀘스트를 준 이가 블랙 드래곤 일족의 수장 라스칼이었다.
어떤 보상을 줄지 기대가 됐다.
수혁은 이어 스킬 퀘스트 ‘독룡 소환’을 확인했다.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블랙 드래곤 : 1 / 1] [블랙 드래곤의 심장 : 1 / 1] [독의 정수 : 0 / 10]퀘스트 보상 : 스킬 – 독룡 소환
‘이제 독의 정수만 구하면!’
아서르를 잡아 3가지 조건 중 2개를 충족했다.
남은 것은 독의 정수뿐이었다.
그리고 독의 정수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수혁은 독의 정수가 쌓여 있는 곳을 알고 있었다.
‘달라고 하면 주겠지?’
바로 라스칼의 창고였다.
라스칼의 창고에는 독의 정수가 말 그대로 쌓여 있었다.
당장 인벤토리에 넣고 싶었지만 획득 제한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서르를 잡은 지금 부탁을 한다면 흔쾌히 내줄 것이다.
‘어서 써보고 싶다.’
수혁은 책 『독 마법이란』에서 보았던 스킬 ‘독룡 소환’을 떠올리며 이어 퀘스트 ‘마나의 정령 4’를 확인했다.
마나의 정령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마나의 정령’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드래곤 : 1 / 1]퀘스트 보상 : 마나의 정령 옵션 하나 개방
퀘스트를 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완료했다.
‘퀘스트와 상관없이 차례대로 개방이 되는 건가?’
당연히 네 번째 퀘스트이기에 네 번째 옵션이 개방될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은 장비 창을 열어 마나의 정령 옵션을 확인했다.
제한 : 마법사, 체력 1000, 지혜 5000
마나 소모 시 30초간 최종 데미지 50% 증가 (쿨타임 30초)
스킬 시전 시 10% 확률로 1분간 마나의 정령 소환 (쿨타임 10분)
‘마나의 정령?’
옵션을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가득 나타났다.
‘정령 소환이라…….’
두 번째 옵션은 바로 정령 소환이었다.
“표정이 왜 그래? 옵션 이상해?”
연중이 물었다.
“아니, 이해가 안 가서.”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하며 아이템 정보를 공유했다.
“……?”
그리고 연중의 표정에도 수혁과 마찬가지로 의아함이 등장했다.
“파이어 볼.”
마나의 정령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확인해보기로 한 수혁은 허공에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매직 미사일, 포이즌 스톰, 포이즌 포그.”
[마나의 정령이 소환됩니다.] [스킬 시전 시 마나가 들지 않습니다.]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나타나며 마나의 정령이 소환됐다.
“호오.”
메시지를 본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연중에게 말했다.
“마나가 안 드는데?”
“마나가?”
“응, 소환된 상태에서는 스킬 사용에 마나가 안 든대.”
솔직히 마나가 넘쳐나는 수혁에게 그다지 좋은 옵션이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수혁은 이 옵션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스만의 영역처럼 마나 소모가 대폭 증가하는 경우 때문이었다.
항상 신경이 쓰였는데 마나의 정령이 소환된다면?
마나 소모가 대폭 증가한다고 해도 문제없다.
1분간 마음 편히 스킬을 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쿨타임이 살짝 아쉽긴 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지속 시간은 1분밖에 되지 않는데 쿨타임은 그 10배인 10분이었다.
쿨타임이 더 짧았다면 매우 만족스러웠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그게 끝이야?”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허공에 떠 있는 마나의 정령을 보았다.
마나의 정령은 푸르스름한 빛의 덩어리였다.
“응, 이게 끝인 것 같아.”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효과가 더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흐음, 그래?”
연중은 침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돌아갈까?”
그리고 이내 끄덕임을 멈춘 연중은 인벤토리를 열어 라스칼에게 받았던 보라색 돌, 귀환석을 꺼내며 말했다.
“응? 그건 왜 꺼내?”
귀환석을 본 수혁이 물었다.
아서르가 죽었지만 이동 스킬이나 이동 아이템은 여전히 사용이 불가능했다.
“……?”
수혁의 말에 연중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눈빛을 지었다.
“너 설마 정보 확인 안 했어?”
“정보?”
“안 했구나? 확인해봐.”
연중의 말에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라스칼이 준 귀환석의 정보를 확인했다.
[교환불가]
차원석으로 만들어진 귀환석이다.
차원을 찢어 지정된 좌표로 워프할 수 있다.
좌표 교란 마법진, 좌표 방어 마법진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약간의 충격만 가해도 파괴된다.
“……아.”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워프, 블링크 등을 사용할 수 없는 걸 아는 라스칼이 왜 귀환석을 준 것인지 이제야 이해가 됐다.
“바로 갈 거야?”
연중이 물었다.
“그러자.”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르도 죽었고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럼 레어에서 보자!”
연중이 먼저 귀환석을 툭 쳤다.
파스슥!
그러자 귀환석이 파괴되며 연중이 사라졌다.
수혁 역시 따라 귀환석을 파괴해 라스칼의 레어로 워프했다.
“아직 안 왔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
레어에 도착 후 연중이 물었다.
아서르를 너무나 빨리 잡았다.
라스칼이 떠나고 1분도 지나지 않았다.
즉, 라스칼은 아직도 결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쉬고 있자. 퀘스트 완료하려면 어차피 기다려야 하니까.”
수혁이 답했다.
“그럼 난 잠시 로그아웃 좀 할게!”
“응, 오기 전에 들어오면 불러줄게.”
“고맙다!”
연중이 로그아웃했다.
그리고 수혁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라스칼의 서재였다.
* * *
“후…….”
결계를 벗어난 라스칼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한창 전투 중이겠지…….”
세 번째 결계에 도착했을 때 강렬한 마나가 느껴졌다.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체력이 버텨줘야 할 텐데…….”
수혁이 강하긴 했지만 아서르 역시 강했다.
전투는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오랜 전투는 엄청난 체력을 요구했다.
인간인 수혁과 연중의 체력이 걱정됐다.
스악!
수혁과 연중의 걱정을 하며 라스칼은 레어로 워프했다.
“……?”
그리고 레어에 도착한 라스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어에 누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혹시나 벌써 귀환석을 사용해 온 것일까?
‘근데 왜 혼자지?’
느껴지는 기운은 둘이 아니었다.
하나였다.
‘혼자 돌아왔다는 건…….’
즉, 혼자 돌아왔다는 것인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실패를 한 것 같았다.
아니, 지금 시간에 돌아왔다는 것은 실패가 분명했다.
‘아니지, 침입자일 수 있어.’
수혁과 연중이 아닐 수도 있다.
침입자일 수도 있다.
제발 침입자이길 바라며 라스칼은 기운이 느껴지는 서재로 재차 워프했다.
그리고 서재에 도착한 라스칼은 암담함을 느꼈다.
침입자가 아니었다.
기운의 주인공은 바로 수혁이었다.
‘실패인 건가…….’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