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25
325
제 325화
323.
“성스러운 보호막.”
이내 동굴에 진입한 수혁은 보호막을 시전하고 엘로사가 있는 공동으로 이동하며 생각했다.
‘먼저 독룡을 소환하고…….’
상처를 입었다고 하지만 드래곤은 드래곤이다.
수혁은 처음부터 강력한 마법을 퍼붓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엘로사와의 전투를 상상하며 걸음을 옮기던 중.
[경고!]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가 나타났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춘 뒤 전방을 보았다.
저 멀리 환한 빛이 보였다.
‘드디어.’
엘로사와 전투를 치를 때가 되었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동굴의 끝, 공동에 도착한 수혁은 공동 한가운데에서 엎드린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엘로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잠?’
엘로사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마도 회복을 위해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다.
‘공격을 받으면 깨는 건가? 그러면…….’
만남과 동시에 마법을 퍼부으려 했던 수혁은 잠시 고민했다.
공동에 진입했음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 공격을 받아야 깨어나는 패턴인 것 같았다.
즉, 첫 공격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헬 파이어가 낫겠지?’
수혁이 개방한 속성은 불, 독, 치유, 어둠, 바람, 환상 총 여섯 가지.
모든 마법을 습득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마법을 습득했다.
현재 수혁이 습득한 수많은 마법 중 단일 대상에게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마법은 ‘헬 파이어’였다.
‘그래, 헬 파이어로 가자.’
첫 공격이 무조건이라면 헬 파이어를 시전하는 게 나았다.
‘근데 이 정도 상처면…….’
헬 파이어를 시전하기로 결정한 수혁은 엘로사의 몸 곳곳에 선명히 남아 있는 상처들을 보았다.
드래곤 킬 웜에 저항을 하며 생긴 상처들.
‘한 방으로도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서르 때와 비교해 지혜도 대폭 오르고 무(無)도 만들고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수혁이었다.
엘로사 역시 아서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존재이긴 하지만 상처를 입은 지금이라면 헬 파이어 한 방으로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헬 파이어.”
생각을 마친 수혁은 바로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스아악!
헬 파이어는 엘로사의 오른쪽 날개에서 등장해 타오르기 시작했다.
-……!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가 잠에서 깨어납니다.]그리고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나며 엘로사가 눈을 떴다.
-크아악!
눈을 뜨고 2초가 지나기도 전 엘로사가 비명을 내뱉었다.
‘초기화됐으면 딱 좋았을 텐데.’
엘로사의 비명을 들으며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파이어 스톰을 시전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파이어 스…….”
바로 그때였다.
파이어 스톰을 시전하려 입을 연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메시지를 본 수혁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메시지를 본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메시지를 볼 뿐이었다.
‘진짜 한 방이라고?’
한 방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바람일 뿐이었다.
상처가 깊다고 해도 성룡이기에 헬 파이어 말고도 여러 마법을 써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헬 파이어 한 방에 엘로사가 죽음을 맞이하니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스윽
수혁은 고개를 돌려 엘로사를 보았다.
헬 파이어는 여전히 엘로사의 날개를 태우고 있었고 엘로사는 미동이 없었다.
잠시 엘로사의 시체를 바라보던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무(無)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무(無)’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드래곤 : 1 / 1]퀘스트 보상 : 무(無) 옵션 하나 개방
활성화된 퀘스트 ‘무(無)4’의 완료 버튼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떤 옵션이 나오려나.’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완료했다.
[퀘스트 ‘무(無)4’를 완료하셨습니다.] [무(無)의 세 번째 옵션이 개방됩니다.]퀘스트가 완료되며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장비 창을 열었다.
그리고 무(無)의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
정보를 확인한 수혁의 얼굴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제한 : 마법사, 지혜 5000
물리 공격력 증폭 : 5
마법 공격력 증폭 : 15
무장 해제 상태에서도 장비의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무(無) 착용 시, 다른 무기의 효과는 받을 수 없습니다.)
지혜 +2000
마법 공격 추가 데미지 2배 증가 (배수 증가는 중복되지 않습니다.)
마법 공격 성공 시 대상에게 70% 확률로 ‘마력의 저주’ 시전
수혁의 얼굴에 의아함이 나타난 이유.
‘마력의 저주?’
바로 무(無)의 세 번째 옵션 마력의 저주 때문이었다.
‘이게 뭐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저주였다.
‘마력을 못 쓰게 봉인시키는 건가?’
수혁은 마력의 저주가 정확히 어떤 저주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 정보 창에 나와 있는 ‘마력의 저주’를 클릭했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직접 알아내야 함을 의미했다.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걸 어떻게 알아내?’
저주의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 중 가장 정확한 방법은 유저에게 시전하는 것이었다.
유저의 경우 효과가 메시지로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마력의 저주가 수혁에게 마법 공격을 받아야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100%로 시전되는 것도 아니다.
가장 강력한 마법이긴 했지만 드래곤마저 한 방에 죽을 정도로 강력한 수혁의 마법을 버틸 수 있는 유저가 있을까?
‘템을 빼도 못 버틸 것 같은데.’
저주를 시전하기 위해서는 무(無)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무(無)를 제외한 마나의 정령 등 현재 착용하고 있는 모든 아이템들을 벗는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혜가 너무나 높은 수혁이었다.
높은 지혜와 무(無)의 마법 공격력 증폭 수치를 생각하면 매직 미사일 역시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다.
더구나 패시브 ‘대마도사’로 인해 추가 데미지, 마법 방어력 감소까지 시키는 상황이 아니던가?
‘연중이는 버틸 수 있을까?’
문득 연중이 떠올랐다.
수호자로 전직해 탱커 중의 탱커가 된 연중이었다.
연중이라면 매직 미사일은 가뿐히 버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연중이한테 부탁해보자.’
수혁은 연중에게 부탁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어 드랍 창을 확인했다.
-레드 드래곤의 정수 3개
-레드 드래곤의 심장 2개
-레드 드래곤의 힘줄 10개
.
.
-드래곤 킬 웜의 정
‘호오.’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성룡이라 그런가?’
아서르를 잡았을 때에는 정수와 심장이 각 1개씩 드랍됐었다.
그런데 엘로사는 더 많은 정수와 심장을 드랍했다.
‘구하기도 힘든데 잘됐어.’
정수와 심장은 구하기 쉬운 아이템들이 아니었다.
매물 자체가 없어 골드로도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드래곤의 정수와 심장이었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된 아이템을 습득하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560
경험치 : 3%
생명력 : 109400
마나 : 446800
포만감 : 79%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22340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310
‘40 남았네.’
엘로사를 잡아 4레벨이 올랐다.
새로운 속성을 개방하기까지 남은 레벨은 40.
‘11마계 끝내면 되겠지?’
수혁은 600을 찍기 위해 굳이 사냥을 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11마계에서 발록들과 전쟁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때 잡을 발록들로 충분히 600을 찍을 수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방금 전 크도론에게서 받은 스크롤을 꺼내 사용했다.
스아악!
수혁의 발밑에 작은 마법진이 나타났다.
이내 빛과 함께 수혁은 크도론의 레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레어에 도착한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곳이었다.
하기야 크도론의 레어를 관광해 본 것도 아니고 잠깐 와 본 것이 전부인데 익숙한 게 이상했다.
‘이대로 기다리면 되겠지.’
라스칼과 함께 레어에 왔을 때에도 크도론은 알아서 나타났다.
이번에도 이대로 있으면 알아서 나타날 것이었다.
바로 그때.
스악!
크도론이 나타났다.
“수혁 님?”
수혁을 본 크도론은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벌써…….”
크도론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방금 전 헤어졌다.
그런데 왜 벌써 돌아온 것일까?
“설마…….”
문득 든 생각에 크도론이 놀란 표정으로 재차 중얼거렸다.
수혁은 크도론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퀘스트 완료를 크도론한테서 해야 하나?’
퀘스트를 준 것은 라스칼이었다.
하지만 퀘스트의 주인은 크도론이었다.
‘일단 정을 보여줘 볼까.’
이번 퀘스트 역시 드래곤 킬 웜의 정을 보여주면 완료가 될 것이었다.
그리고 보여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타락의 기운이 흘러나오긴 하지만 잠깐 꺼내는 정도는 상관없었다.
“예.”
생각을 마친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드래곤 킬 웜의 정을 꺼냈다.
스아악…….
역시나 전과 마찬가지로 타락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수혁은 다시 인벤토리에 드래곤 킬 웜의 정을 넣었다.
“자연으로 보내주고 왔습니다.”
그리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크도론에게 말했다.
타락의 기운 때문일까 아니면 수혁이 너무나 빨리 돌아왔기 때문에?
혹은 엘로사가 죽었기 때문일까?
크도론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군요.”
이내 크도론이 입을 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퀘스트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를 완료하셨습니다.]* * *
“그럼 그렇지…….”
장경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성룡급이라 해도 생명력이 없는데 헬 파이어에 죽는 게 당연하지.”
엘로사의 생명력은 바닥이었다.
그런데 수혁의 헬 파이어를 맞았으니 죽는 게 당연했다.
“진짜 세단 말이야.”
장경우는 모니터에 나와 있는 수혁의 정보를 보며 생각했다.
수혁의 강함은 현재 판게아 내 모든 유저를 통틀어 절대적이었다.
격차가 커도 너무나 컸다.
“좁혀질 가능성도 없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수혁이 유저들에게 따라 잡힐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었다.
“그놈의 책…….”
벌어지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책 때문이었다.
11마계에서 잠시 동안이라도 성장이 멈추나 싶었는데 불의 마탑에서 고서를 대량으로 빌린 수혁이었다.
“만약 수혁이 해피처럼 PK를 즐기면…….”
문득 든 생각에 장경우는 상상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해피는 PK를 하고 있었다.
만약 수혁이 해피처럼 PK에 몰두한다면?
“…….”
장경우는 말없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끔찍하군.”
끔찍 그 자체였다.
“책을 좋아해서 다행이야.”
수혁이 PK에 관심 없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장경우였다.
“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