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51
351
제 351화
349.
얼마 뒤 클레인은 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숲에 도착한 클레인은 땅에서 올라오는 끈적끈적한 마나를 느끼며 생각했다.
‘마법진은 그대로군.’
스산한 어둠의 숲에는 마법진이 여럿 설치되어 있었다.
용의 부화를 도우며 부화 후 용이 도망가지 못하게 억제하는 마법진이었다.
마법진이 그대로인 것을 보아 핵심 장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단.’
클레인은 숲의 중앙으로 향했다.
핵심 장소로 가기 전 용의 알부터 확인할 생각이었다.
“…….”
얼마 뒤 중앙에 도착한 클레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용의 알이 보이지 않았다.
파괴된 것은 아니다.
아무런 잔해도 보이지 않았다.
가지고 간 것이 분명했다.
알 확인을 마친 클레인은 숲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리치들도 전부 떠난 건가?’
그러나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이라고는 마법진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뿐이었다.
결국 클레인은 수색을 끝내고 핵심 장소로 향했다.
핵심 장소에 도착한 클레인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검은 돌, 흑석을 보며 생각했다.
‘회수해야겠지.’
모든 마법진에 마나를 공급하는 흑석.
흑석을 회수하게 되면 마법진은 비활성화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이곳은 목적을 잃었다.
더 이상 흑석의 수명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생각을 마친 클레인은 흑석을 회수했다.
스아악…….
그러자 반짝이던 마법진들이 빛을 잃었고 끈적끈적한 마나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소멜 녀석 머리 좀 아프겠어.’
클레인은 핵심 장소에서 나왔다.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리치들도 사라졌고 용의 알도 사라졌다.
이 사실을 아소멜이 알게 되면 상당히 머리 아파할 것이었다.
핵심 장소에서 나온 클레인은 귀환 스크롤을 꺼낸 뒤 마법진이 완전히 비활성화되길 기다렸다.
이내 끈적끈적한 마나가 완전히 사라졌다.
마나가 사라지길 기다렸던 클레인은 바로 귀환 스크롤을 사용했다.
스아악!
마법진이 나타났고 이내 클레인은 본부로 워프했다.
“……?”
본부에 도착함과 동시에 클레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거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설마 용?’
얼마 전 숲을 가다가 보았던 용이 떠올랐다.
용은 본부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혹시나 그 용이 지금 본부에 도착한 게 아닐까?
‘속도를 보면 용 같은데…….’
용의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시간상 용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클레인은 확인을 위해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길드원들을 볼 수 있었다.
“헛, 마스터! 오셨습니까.”
그중 클레인을 발견한 길드원 히카나로가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히카, 무슨 일이지?”
클레인은 히카나로에게 물었다.
히카나로는 클레인의 물음에 성실히 답하기 시작했다.
“떠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이 나타났습니다.”
클레인이 본부를 떠나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용이 나타났다.
용은 아니어도 가끔가다 하피나 와이번 등이 나타났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본부 주변을 맴도는 중입니다.”
하지만 용은 하프나 와이번 같이 본부를 지나쳐 가지 않았다.
벌써 1시간을 넘게 본부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
클레인은 히카나로의 설명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기척을 느낀 건가?’
하프 블러드의 본부는 절벽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혹시나 절벽 안에 있는 자신들의 기척을 느낀 것일까?
‘아니야, 드래곤도 느끼지 못하는데. 용이?’
마법진으로 기척이 새어나가지 않게 철저히 막았다.
드래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마법진이었다.
용이 느꼈을 리 없다.
“그래서?”
클레인은 히카나로에게 물었다.
공격을 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을 맴돌고 있다.
하피나 와이번도 아니고 용이 맴도는 것이니 비상사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길드원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이 없는 사이 캣솔이 어떤 식으로 명령을 내렸는지 궁금했다.
“혹시나 공격받을지 몰라 플랜 C와 플랜 E를 준비 중입니다.”
“잘했군.”
클레인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플랜 C는 혹시나 본부가 발각됐을 때 비밀 장소로 모든 자료들을 옮기는 작전이었다.
그리고 플랜 E는 본부를 공격한 이들을 섬멸하는 작전이었다.
“캣솔은?”
“방에 있습니다.”
히카나로의 답을 듣고 클레인은 바로 캣솔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히카나로는 클레인의 뒷모습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다시 할 일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끼이익
캣솔의 방 앞에 도착한 클레인은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서류를 보고 있는 캣솔을 볼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문이 열리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든 캣솔은 클레인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된 거야? 용이라니?”
클레인은 캣솔의 인사에 답하며 물었다. 이미 히카나로에게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캣솔에게 듣는 것과는 또 다를 것이었다.
지위에 따라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야기를 들으셨군요.”
캣솔의 말에 클레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캣솔이 이어 말했다.
“풍룡입니다. 아무래도 서식지로 삼으려는 것 같습니다.”
“서식지?”
“예, 보통 풍룡은 절벽이나 산꼭대기에 서식지를 만드니까요.”
나타난 용은 풍룡.
풍룡의 서식지는 바람이 쌩쌩 부는 절벽 혹은 산꼭대기였다.
지금 풍룡이 본부 주변을 맴도는 것은 본부가 자리 잡은 절벽이 서식지로 삼기에 적당한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만약 서식지로 삼게 되면…….”
캣솔이 말끝을 흐리며 클레인의 눈치를 살폈다.
“서식지로 삼으면 잘됐지.”
클레인은 캣솔의 말에 씨익 웃으며 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용이 필요해질 것 같았거든.”
용의 알을 탈취당했다.
어떤 계획인지는 모르지만 용이 필요한 계획이 분명했고 지금 풍룡이 나타났다.
“근데 왜 그런 표정이야?”
클레인은 캣솔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
캣솔의 표정에서 뭔가를 더 말할 게 있는데 말하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 느껴졌다.
“아, 그게…….”
클레인의 물음에 캣솔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인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캣솔의 답에 클레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으로 말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용과 함께.”
“…….”
이어진 캣솔의 말에 클레인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캣솔을 바라볼 뿐이었다.
“인간?”
이내 정신을 차린 클레인이 반문했다.
“용이 인간과 함께 있다고?”
“예. 확실한 건 아니지만 용 위에 인간이 있다는 녀석들이 꽤 있어서.”
“…….”
클레인은 생각했다.
‘용 위에 인간이 타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설마…….’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수혁?’
바로 수혁이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다.
길드원들이 잘못 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용 위에 인간이 타고 있다면?
수혁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플랜 A 발동해.”
클레인은 캣솔에게 말했다.
“……!”
캣솔은 클레인의 말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랜 A는 본부에서 나갈 수 있는 모든 입구를 파괴하고 함정을 발동시켜 외부의 침입을 막는 작전이었기 때문이었다.
플랜 A가 발동되면 그 누구도 외부에서 침입할 수 없다.
반대로 내부에서도 나갈 수가 없다.
좌표 교란 마법진 때문에 워프 또한 막히기 때문이다.
캣솔은 지금 이 상황이 플랜 A를 발동시켜야 할 상황인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클레인의 심각함이 가득한 표정에 캣솔은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
클레인은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 * *
풍룡 위에 올라타 하프 블러드의 본부로 가던 수혁은 휙휙 변하는 주변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진짜 빠르구나.’
아직 1레벨이고 용력도 2500이었다.
그런데 엄청난 속도였다.
‘얼마나 빨라지는 거지.’
만약 레벨이 오르며 용력이 상승한다면?
‘좋다.’
수혁은 히죽 웃었다.
‘저긴가.’
전방에 절벽이 보였다.
하프 블러드의 본부가 있는 클람 절벽이 분명했다.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풍룡 덕분에 시간을 어마어마하게 단축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풍룡은 조종을 안 해도 된다.
알아서 움직인다.
즉, 위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다.
책을 펼친다든가 독서를 한다든가 무언가를 본다든가.
‘앞으로 많이 애용해야겠네.’
수혁은 다시 한 번 활짝 웃었다.
[클람 절벽에 입장하셨습니다.]‘드디어.’
그리고 이내 클람 절벽에 입장할 수 있었다.
‘근데 어디에 있는 거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지도에 나와 있는 곳은 절벽이었다.
그런데 절벽에는 아무런 건물도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친구 창을 열어 날씨의 접속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날씨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날씨 님!
-날씨 : 예! 도착하셨나요?
귓속말을 보내자마자 답이 왔다.
-수혁 : 네, 그런데 그 절벽에 도착했는데 본부가 보이질 않아서요.
-날씨 : 음? 보이지 않는다구요?
-날씨 : 아!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걸 말씀 안 드렸네요.
-날씨 : 본부가 절벽 안에 있습니다. 그 절벽 위에 보시면 붉은색 바위가 있는데 거기가 입구예요. 환상이니까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
-수혁 : 아, 감사합니다.
수혁은 감사를 표하며 날씨와의 귓속말을 끝냈다.
“절벽에 내려줘.”
그리고 이어 풍룡에게 말했다.
풍룡은 수혁의 말에 빠르게 고도를 낮췄다.
그리고 절벽에 도착한 풍룡은 움직임을 멈췄다.
풍룡이 움직임을 멈추자 수혁은 등에서 내려왔다.
“잠시 들어가 있자.”
-뀨!
수혁은 풍룡의 답을 듣고 펫 창을 열어 풍룡을 역소환시켰다.
스아악!
풍룡이 사라졌고 수혁은 주변을 둘러 보며 날씨가 말한 붉은색 바위를 찾기 시작했다.
‘잠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생각을 해보니 굳이 직접 찾을 필요가 없었다.
수혁에게는 압도적인 탐색 범위를 가지고 있는 어둠의 자식이 있었다.
어둠의 자식이라면 절벽 안쪽에 있는 하프 블러드의 암살자들을 찾을 것이고 그들에게 향하는 길 역시 찾아낼 것이다.
스윽 스윽
‘역시.’
예상대로였다.
어둠의 자식들은 소환됨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구가 하나가 아닌가?’
그런데 각기 움직이는 방향이 달랐다.
날씨가 말했던 것과 달리 입구는 하나가 아닌 것 같았다.
‘어떤 곳으로 가든 본부겠지.’
수혁은 어둠의 자식을 하나 정해 그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긴가?’
얼마 뒤 수혁은 거대한 바위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둠의 자식은 바위를 향해 걷고 있었다.
‘날씨 님이 말한 바위는 아니네.’
바위의 색은 붉지 않았다.
날씨가 말한 바위와 다른 바위가 분명했다.
이내 어둠의 자식이 바위 안으로 사라졌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바위 앞으로 다가갔다.
스윽
그리고 손을 뻗었다.
손은 바위 안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손목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수혁은 그대로 걸음을 옮겨 바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하프 블러드 본부에 입장하셨습니다.] [퀘스트 ‘하프 블러드’가 생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