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62
362
제 362화
360.
* * *
접속 준비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수혁은 캡슐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일단 나가야겠지.’
이곳 몽환의 동굴은 현혹귀들 외에 살고 있는 귀신이 없다.
현혹귀는 최대 중귀까지 성장한다.
즉, 잡을 필요가 없는 귀신이었다.
‘그냥 따라 걸으면 되나?’
책에는 몽환의 동굴이라는 지명만 나와 있을 뿐 지도가 나와 있지는 않았다.
‘그래, 일단 갈림길은 안 보였으니.’
수혁은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바로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현혹귀들을 정리한 지 벌써 8시간이 지났다.
리젠이 되었을 것이었다.
어둠의 자식들은 소환됨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보았고 곧 현혹귀들을 볼 수 있었다.
현혹귀들은 나타나는 족족 어둠의 자식들에게 죽음을 맞이했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레벨 업!]얼마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레벨 업 메시지였다.
‘호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경험치가 꽤 되나 보네?’
레벨 업 전 수혁의 레벨은 676으로 높았다.
그리고 현혹귀는 귀계에서도 가장 약한 귀신이었다.
‘귀계 수준 자체가 엄청 높은 건가?’
그런데도 레벨 업을 할 정도라면 귀계의 수준 자체가 매우 높은 게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오, 접속했구나.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연중 : 귀계는 어때?
자기 전 연중에게 귀계의 존재를 알린 수혁이었다.
-수혁 : 아직 시작 지점을 못 벗어나서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다.
-수혁 : 레벨 올리기엔 최고인 것 같아.
-수혁 : 경치 10퍼대에 귀계 왔는데 벌써 레벨 올랐다.
-연중 : 뭐? 벌써? 그러고 보니 677됐네?
-연중 : 시작 지점에서 그 정도면 금방 700되겠다. 이제 무슨 속성 남았지?
-수혁 : 물, 대지, 전기
-연중 : 무슨 속성 개방할 거냐?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생각했다.
‘이제 슬슬 정할 때가 되긴 했네.’
아마도 귀계에서 700이 될 것 같았다.
새로운 속성을 개방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딱히 필요한 게 없는데.’
부족한 부분이 사라졌다.
아무 속성이나 개방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전부 다 쓰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사용하는 마법이 거의 정해져 있었다.
새로운 마법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냥 물로 개방하자.’
잠시 고민을 하던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그나마 세 가지 속성 중 필요할 것 같은 속성이 물이었다.
-수혁 : 물로 개방하려고. 귀계 올 거야?
-연중 : 나중에! 일단 12마계 포탈 찾고!
-연중 : 실험 급한 거야?
-수혁 : 아니, 딱히 급한 건 아니야.
연중과 함께 할 실험이 있었다.
바로 하프 블러드 본부에서 얻은 스킬북 ‘동화’였다.
-연중 : 조만간 포탈 찾을 것 같으니까 찾고 연락 줄게!
-수혁 : 그래.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다시 전방을 주시하며 걸음을 옮겼다.
얼마 뒤.
저벅!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역시 길이 하나가 아니구나.’
갈림길이 나타났다.
‘근데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지?’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던 수혁은 간질거림이 느껴질 정도로 미세하게 들려오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쪽이구나.’
물소리가 나는 곳은 바로 오른쪽 길이었다.
“분신.”
수혁은 분신을 소환했다.
그리고 분신에게 명령을 내려 오른쪽으로 보냈다.
“시야 공유.”
분신이 오른쪽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수혁은 연계 스킬 ‘시야 공유’를 시전해 오른쪽 길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의 근원지에 분신이 도착했다.
‘……?’
그리고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인간?’
호수가 있었다.
그리고 호수 안에 인간이 들어가 있었다.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두 인간.
‘아니지, 다른 귀신이겠지?’
이곳은 귀계였다.
인간이 있을 리 없다.
아마도 인간과 비슷한 형체를 가지고 있는 귀신이 분명했다.
‘현혹귀가 다른 귀신을 유혹한 건가?’
몽환의 동굴은 현혹귀들의 서식지.
다른 귀신을 현혹해 데리고 온 것이 분명했다.
‘막다른 길인 것 같은데.’
분신은 수혁의 명령대로 주변을 확인했다.
작은 창을 통해 보는 것이라 시야가 한정적이었지만 길이 보이지는 않았다.
아마도 출구는 왼쪽 길로 가야 할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음?’
호수에 있던 두 귀신 중 오른쪽에 서 있던 귀신의 머리 위로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귀신이 나타났다.
‘현혹귀왕인가?’
희끄무레한 것이 현혹귀와 비슷했다.
현혹귀왕으로 추정되는 귀신이 팔을 들었다.
그 순간 호수에서 수많은 현혹귀들이 튀어 올랐다.
‘현혹귀왕이네.’
수혁은 현혹귀들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현혹귀왕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시작 지점과 이렇게 가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생각보다 작나 보네.’
몽환의 동굴 크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작은 듯했다.
현혹귀왕이 팔을 내려 분신을 가리켰다.
그러자 현혹귀들이 일제히 분신에게 달려들었다.
분신에게 단순 정찰 명령만 내린 게 아니다.
만약 공격을 받을 것 같으면 공격을 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수혁의 명령에 따라 분신은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고.
드랍 창이 나타났다.
스악!
얼마 뒤 파이어 스톰이 사라졌다.
‘호오.’
수혁은 감탄을 내뱉었다.
파이어 스톰이 사라진 것은 지속 시간이 끝나 사라진 게 아니었다.
즉, 디스펠 당한 것이다.
아무리 분신의 파이어 스톰이 약하다고 해도 수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지 분신의 파이어 스톰도 객관적으로 보면 결코 약한 게 아니었다.
‘하긴, 경험치를 이렇게 주는데.’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어 경험치를 확인했다.
방금 전 레벨이 올랐는데 어느새 경험치가 40%를 넘어서고 있었다.
경험치가 어마어마했다.
이렇게 경험치를 많이 주는데 약한 것이 이상했다.
수혁은 오른쪽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곧 분신의 지속 시간이 끝난다.
남은 시간 안에 분신이 현혹귀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스악!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 창이 사라졌다.
예상했던 대로 분신은 현혹귀왕을 잡지 못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재차 소환했다.
“전부 죽여.”
어둠의 자식들은 소환됨과 명령을 받아 현혹귀왕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수혁은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호수에 도착하기 전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레벨 업 메시지가 아니었다.
[현혹귀왕 케본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퀘스트 ‘현혹귀왕’을 완료하셨습니다.] [중간계 포탈이 활성화됩니다.]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생각했다.
‘어둠의 자식이 확실히 강하네.’
분신도 강하긴 하지만 어둠의 자식만큼은 아니었다.
하기야 장비의 효과를 받지 못하는 분신과 달리 장비의 효과를 받는 어둠의 자식들이다.
거기다 수도 넷으로 분신보다 셋이 더 많았다.
‘그래도 한번 확인해 봐야겠지.’
현혹귀왕이 죽었지만 확인을 할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수혁은 다시 호수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드랍 창을 확인했다.
‘이건 뭐야?’
현혹귀왕이 무엇을 드랍했을까 드랍 창을 확인하던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있었다.
.
.
-현혹귀왕의 정
-여관 소유 증명서
‘여관 소유 증명서?’
수혁은 확인을 눌러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일리인 공국의 마을 ‘캐슈’의 여관 ‘나그네의 쉼터’의 소유 증명서이다.
‘나그네의 쉼터!’
여관 소유 증명서에 나와 있는 여관은 바로 ‘나그네의 쉼터’였다.
‘여관 주인이었구나.’
호수에 있던 이들은 귀신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었다.
아마도 창고에 갔다가 얼떨결에 귀계를 발견하였고 현혹귀에 당한 것 같았다.
‘그래서 장사를 안 하고 있었구나.’
어째서 여관이 텅 비어 있던 것인지 이해가 됐다.
‘여관이라…….’
수혁은 소유 증명서를 보며 생각했다.
‘잘됐네.’
나그네의 쉼터는 보통 여관이 아니다.
귀계의 입구가 있는 여관이었다.
유일한 입구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유일한 입구라면?
수혁이 마음먹을 경우 독점이 가능한 것이다.
인벤토리를 닫은 수혁은 왔던 길을 돌아 갈림길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작 지점으로 가 포탈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했다.
벽에 회색 포탈이 나타나 있었다.
‘한번 갔다 와볼까.’
수혁은 포탈로 들어갔다.
[중간계에 입장하셨습니다.] [여관 관리 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그러자 메시지와 함께 암흑이 찾아왔다.
“라이트.”
수혁은 라이트를 시전해 주변을 밝혔다.
‘이제 상시 활성화인가?’
책을 펼치지도 않았는데 소녀와 소년은 떨어져 있었고 그 사이에는 귀계로 이어진 포탈이 있었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갑자기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귀계의 귀신들이 포탈을 통해 중간계로 침입한다면?
‘괜히 활성화시켰나…….’
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관리 창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여관을 폐쇄했다.
혹시 모를 침입자를 대비해서였다.
여관을 폐쇄하고 갖가지 함정들을 설치한 수혁은 관리 창을 닫고 다시 귀계로 이동했다.
[귀계에 입장하셨습니다.]그리고 길을 따라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에 도착했고 수혁은 왼쪽 길로 걸음을 옮겼다.
‘밖인가?’
전방에 밝은 빛이 보였다.
동굴의 끝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수혁의 생각은 정확했다.
[바라빌라의 평야에 입장하셨습니다.]‘칙칙한 색일 줄 알았는데.’
귀신들의 세계이기에 하늘이 칙칙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수혁은 시야에 들어온 푸른 하늘을 보며 펫 창을 열었다.
‘이름도 지어줘야 하는데.’
아직 풍룡의 이름을 짓지 않았다.
수혁은 고민했다.
풍룡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차차 생각하자.’
이름을 당장 정해야 하는 게 아니다.
수혁은 일단 움직이기로 결정하고 풍룡을 소환했다.
-뀨우!!
풍룡은 소환됨과 동시에 포효를 내뱉었다.
수혁은 풍룡의 포효를 들으며 생각했다.
‘어서 레벨을 올려줘야겠어.’
아르헨의 반지 덕분에 모든 종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혁이었다.
그럼에도 풍룡과 대화가 되지 않는 이유는 풍룡이 사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수혁의 명령에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설명서에 따르면 레벨 100이 되어야 사고가 가능했다.
그리고 레벨 200이 되면 인간의 언어 등 각종 언어들을 습득한다.
아르헨의 반지가 있기에 200레벨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100레벨만 돼도 된다.
풍룡은 허공에서 몇 바퀴를 돌고 수혁의 앞에 내려왔다.
수혁은 자연스레 풍룡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저기로 가자.”
풍룡은 수혁의 말에 곧장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수혁이 가리킨 방향으로 쭉 날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