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03
403
제 403화
401.
“네!”
“일단 버프 드릴게요.”
유저가 답했고 수혁은 일단 유저가 죽지 않도록 버프를 걸기 시작했다.
“성스러운 보호막, 활력의 줄기…….”
버프를 걸수록 유저의 표정에 감탄이 나타났다.
하기야 버프를 필수적으로 받고 다니는 고수들과 달리 버프 하나 받기도 힘든 초보자인데 쉴 새 없이 나타나는 메시지와 그 효과에 놀라지 않는 게 이상했다.
“이제 파티 버프인데 아이디가 어떻게 되세요?”
“앗, 그러고 보니 저희 통성명도 안 했네요. 전 바락이라고 합니다!”
“초대 드릴게요.”
수혁은 바락에게 파티 초대를 보냈다.
바락이 수락을 눌렀고 이내 파티 창이 만들어졌다.
“어?”
그와 동시에 바락이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파티 버프를 시전하려던 수혁은 바락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바락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수혁에게 물었다.
“파티 창에 나와 있는 거 이거 레벨 맞죠?”
“네.”
“어라, 랭킹 1위가 지금 602던데 레벨이…….”
“아…….”
수혁은 바락이 왜 탄성을 내뱉은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현재 판게아의 레벨 랭킹 1위는 602였다.
그러나 수혁의 레벨은 700이 넘는다.
의아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제가 등록을 안 해서 공식 랭킹에 안 나와요.”
“아, 등록 안 하면 랭킹에 안 나와요?”
“네.”
수혁은 바락의 말에 답하며 파티 버프를 시전했다.
“가죠!”
이내 파티 버프를 전부 시전한 수혁은 언덕 아래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바락이 따랐다.
* * *
“녀석이 동굴 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하비가 말했다.
산맥에 도착한 수혁은 어떻게 알았는지 곧장 동굴로 오고 있었다.
“그래요?”
우괴는 하비의 말에 씨익 웃으며 반문했다.
“아아, 드디어 만나게 되는구나.”
수혁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우괴였다.
그러나 우괴는 수혁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하기야 알 수밖에 없었다.
흑월대원 다섯을 죽였고 흑월 휘하 수많은 조직에 피해를 입혔으며 굳건했던 암당의 입지를 흔든 이가 바로 수혁이었다.
“얼마나 강할까.”
우괴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수혁이 얼마나 강할지.
과연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있을지.
“이번에는요.”
수혁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던 우괴는 하비에게 말했다.
“저 혼자 상대해보죠.”
수혁과의 단독 전투!
우괴의 목적은 처음부터 수혁이었다.
“……예?”
생각지도 못한 우괴의 말에 하비는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녀석과 한번 붙어 보고 싶었거든요.”
“아…….”
하비는 우괴의 말에 탄성을 내뱉을 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단단히 미쳤어.’
물론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수혁은 대마도사 라피드의 후예였다.
쉽게 볼 존재가 아니었다.
파비앙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존재가 바로 수혁이었다.
그런데 혼자서 싸운다니?
쉬운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려 하는 것인지 하비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셨죠?”
“예, 알겠습니다.”
그러나 우괴의 말에 반대할 수는 없었다.
반대한다고 들어 줄 이도 아니었고 우괴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우괴 형님. 설마 혼자 재미를 볼 생각이요?”
바로 그때 서열 8위 팔록이 다가왔다.
하비는 팔록의 말에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우괴만큼 강한 이가 둘 더 있었다.
바로 팔록과 케이빌린이었다.
이 둘의 의견은 우괴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팔록과 케이빌린이 가세한다면?
아주 쉽게 수혁을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너희는 저번에 재미 많이 봤잖아?”
우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에이, 형님! 토끼 수백 마리 잡는 것보다 사자 하나 잡는 게 더 재미있는 거 아니겠수!”
재미를 봤다고 해도 토끼를 사냥하는 것과 사자를 사냥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스릴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팔록 역시 수혁에 대한 궁금증이 우괴만큼이나 강했다.
“아아, 안 돼! 이번엔 나 혼자!”
우괴는 단호한 목소리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외쳤다.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그럼 이렇게 하죠.”
팔록과 함께 온 케이빌린이 입을 열었다.
“어차피 바로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죽여야 하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죽이는 데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바로 죽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데리고 놀다가 죽여요.”
“아아! 그러면 되겠어.”
“그런 방법이 있었군! 역시 케이빌린 똑똑해!”
우괴와 팔록은 케이빌린의 말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팔록의 말에 희망을 가졌던 하비는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런 미친놈들.’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게 분명했다.
* * *
바락은 파티 창을 보며 생각했다.
파티 창에 나와 있는 정보는 단 2가지.
캐릭터 명과 레벨뿐이었다.
그 외의 정보는 전부 비공개였다.
‘어디서 본 아이디인데…….’
그런데 어디선가 수혁이란 이름을 본 것 같았다.
‘어디서 봤지?’
바락은 곰곰이 생각했다.
생각이 날 것 같으면서도 나지 않았다.
“뒤를 잘 따라오셔요.”
이내 동굴에 도착했고 수혁이 말했다.
수혁의 말에 바락은 생각을 끝냈다.
‘그래, 어디 글에서 봤겠지.’
700이 넘는 고수였다.
공식 홈페이지 어디에선가 봤을 것이다.
바락은 나중에 검색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로스탱의 동굴에 입장하셨습니다.] [퀘스트 ‘동굴 전투’가 생성되었습니다.]동굴에 진입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바락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동굴 전투’를 확인했다.
결사대 로스탱.
이 동굴에는 로스탱이 숨어 있다.
당신이 동굴에 들어온 순간 로스탱에서는 당신의 침입을 눈치챘다.
그리고 로스탱에서는 침입자인 당신을 살려 보낼 생각이 없다.
로스탱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아라!
퀘스트 보상 : ???
‘어?’
퀘스트를 본 바락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로, 로스탱?’
충격적인 단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여기가 그러면…….’
바락은 침을 꼴깍 삼켰다.
범죄자 NPC들이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보통 범죄자들이 아니었다.
대륙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범죄자들이 모인 곳이었다.
“저, 수혁 님.”
바락은 수혁을 불렀다.
“예?”
“퀘, 퀘스트 보셨어요?”
“네, 봤습니다.”
수혁은 씨익 웃으며 답했다.
“계속 가실 생각이세요?”
바락이 물었다.
로스탱이 어떤 곳인가?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다.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지만 메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될 정도라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초보자인 바락 역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네네, 찾고 있었거든요.”
“……찾고 있으셨다구요?”
“예.”
“아…….”
바락은 탄성을 내뱉으며 친구 창을 열었다.
-바락 : 야, 야야!
그리고 친구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왈츠 : 왜?
귓속말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도착했다.
-왈츠 : 필요한 거 있냐? 도와줘?
-바락 : 아니, 그건 아니고 지금 진짜 장난 아니야!
-왈츠 : 뭐가?
-바락 : 로스탱! 로스탱이 숨어 있는 동굴 찾았어!
바락의 말이 충격적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잠시 동안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왈츠 : 로스탱?
-왈츠 : 진짜?
-왈츠 : 거짓말 아니고?
이내 왈츠에게서 귓속말 폭탄이 도착했다.
-바락 : 어!
-왈츠 : 어딘데!
-바락 : 여기 파크람 산맥에 있는 동굴인데. 위치는 정확히 모르겠어.
-바락 : 지금 고수 한 분이랑 안쪽으로 가고 있는데 아직 뭔가 나오지는 않았고.
-왈츠 : ……둘이서?
-바락 : 응, 동굴이 꽤 깊나 봐.
-왈츠 : 이 바보야 거기가 어디라고 둘이서 들어가! 당장 나와!
-바락 : 이분 레벨이 700이 넘는데?
바락은 나갈 생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혁의 레벨이 높았다.
랭킹 1위보다 높은 수혁의 레벨을 보니 죽더라도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나가고 싶지 않았다.
-왈츠 : 엥? 700이 넘는다고?
-바락 : 응.
-왈츠 : 아이디가 뭔데?
-바락 : 수혁.
-왈츠 : 수혁? 수혁이라고?
-바락 : 어, 혹시 알고 있냐?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다시 왈츠의 말이 끊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10초 뒤.
-왈츠 : 미친! 야, 거기 어디라고?
-왈츠 : 위치 좀 알려줘! 나도 바로 갈게!
흥분이 느껴지는 귓속말이 도착했다.
-바락 : 왜 이래?
-왈츠 : 그분이랑 꼭 인연 만들어라! 꼭! 절대 놓쳐서는 안 돼!
-바락 : 아니, 누군데?
수혁이 누구이기에 왈츠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왈츠 : 누구냐니, 붕어세요?
-왈츠 : 네가 마법사 고민하게 만든 그분!
“……!”
왈츠의 말에 바락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
‘맞아!’
생각이 났다.
원래 궁수를 할 생각이었지만 마법사라는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게 만든 존재가 바로 수혁이었다.
‘대박!’
바락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수혁을 보았다.
‘말도 안 돼.’
수혁을 만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니, 만난 것뿐만 아니라 함께 파티를 했다는 것 그리고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
-왈츠 : 나 갈 때까지 시간 끌어봐! 그분의 심기를 건들지 않는 선에서!
-바락 : 알았어.
바락은 왈츠와의 귓속말을 끝냈다.
“멈춰라!”
바로 그때 전방에서 외침과 함께 누군가 나타났다.
“플레임.”
그리고 수혁의 입이 열렸고.
화르륵
전방에 불꽃이 나타났다.
[레벨 업!].
.
그리고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헐.”
메시지를 본 바락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캐릭터 창을 열었다.
35였던 레벨이 48이 되어 있었다.
무려 13이나 오른 것이다.
“겨, 경험치가 공유된 것 같아요!”
힐러도 아니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험치 공유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었다.
아마도 수혁이 설정을 잘못한 것 같았다.
경험치를 얻은 것은 좋지만 이러다가 수혁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바락은 재빨리 수혁에게 말했다.
“아, 네. 동굴 찾아주신 답례입니다! 이따 뭐 더 드릴게요! 정말 감사해요. 시간 절약 엄청 했네요.”
수혁은 바락의 말에 답한 뒤 다시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바락은 볼 수 있었다.
[레벨 업!].
.
레벨 업으로 도배되는 메시지 창을.
* * *
장경우는 머리 위의 대형 모니터를 보았다.
모니터에는 수혁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나오고 있었다.
“이제 붙는구나!”
수혁이 동굴에 도착했다.
그리고 쭉쭉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바로 앞 모니터에 동굴 안에 있는 이들의 정보가 나타났다.
“……하비는 왜 안 움직이지?”
장경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스탱은 수혁의 침입을 눈치챘다.
그런데 움직이는 것은 흑월대 서열 3위, 8위, 9위인 우괴, 팔록, 케이빌린 셋뿐이었다.
하비는 안쪽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도착했다!”
그사이 우괴와 팔록, 케이빌린이 수혁 근처에 도착했다.
“……?”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장경우는 석상이 된 듯 그대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