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08
408
제 408화
406.
“알고 계시나요?”
수혁은 행킹에게 물었다.
“……예, 알고 있지요.”
행킹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마터면 녀석들에게 흡수당할 뻔했으니까요.”
한창 길드를 키워나가고 있을 때 부마스터가 갑작스레 반기를 들었다.
부마스터와 전쟁을 했고 겨우 승리했다.
승리 후 행킹은 죽어 가는 부마스터에게 물었다.
갑자기 왜 반기를 든 것이냐고.
그러자 부마스터가 답을 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클로저를 지키기 위해서는. 암당, 암당을 조심하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부마스터는 죽었다.
이후 행킹은 은밀히 암당에 대해 조사를 했다.
그리고 조사를 하면 할수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오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마스터가 그냥 내뱉은 말은 아닐 것이라 생각을 한 행킹은 조금 더 조사를 진행했고 곧 꼬리를 찾았다.
그리고 즉시 조사를 멈췄다.
“녀석들 황궁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꼬리가 황궁에서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이 이상 더 조사하면 꼬리가 밟혔다는 것이 알려질 것이었다.
조사해도 나오는 게 없을 만큼 은밀한 조직이 암당이었다.
조사했다는 것을 들킬 경우 입막음을 하려 할 게 분명했다.
길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황궁이요?”
예상치 못한 답에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예, 정확히는 황제의 장인인 파일로브 후작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황제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꼬리는 황제의 장인이자 후작임에도 불구하고 공작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파일로브 후작가에서 잡혔다.
“파일로브…….”
수혁 역시 파일로브 후작을 잘 알고 있었다.
비욘드 후작의 롤모델이 후작임에도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파일로브 후작이었기 때문이다.
“어쩐 일로 그들의 정보를 원하시는 건지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행킹이 물었다.
“……음.”
수혁은 침음을 내뱉으며 고민했다.
‘어디까지 말을 해줘야 할까.’
암살을 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할까?
아니면 배그? 로스탱?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됐다.
“혹시…….”
수혁이 말이 없자 행킹이 입을 열었다.
“그들이 수혁 님과 척을 지게 된 것입니까?”
“……예, 아주 큰 척을 지게 됐습니다.”
행킹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군요.”
그러자 행킹이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따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전보다 더욱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 * *
“헛, 수혁 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칼라파니스라고 합니다!”
길드 하우스로 돌아온 수혁은 홀에 있던 길드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연중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도착한 수혁은 로그아웃을 하기 전 퀘스트 창을 열었다.
‘이거 참.’
그리고 행킹에게 받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암당의 뒷조사를 의뢰한 당신.
행킹 역시 암당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행킹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조사를 할 테니 뒤를 지켜달라는 제안을.
앞으로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 클로저는 암당을 조사할 것이다.
당신은 암당의 마수에서 클로저를 지켜내야 한다.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시 행킹과 적대 상태가 됩니다.
수혁이 직접 뭔가를 해야 하는 퀘스트는 아니었다.
이번 퀘스트는 일반적인 퀘스트가 아니다.
약속 퀘스트였다.
해야 할 것은 없지만 잘못된 행동을 해 퀘스트가 취소되면 페널티가 생기는 퀘스트.
물론 페널티도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어떤 식으로 지켜야 하나.’
수혁이 궁금한 것은 지키는 방식이었다.
‘퀘스트로 주려나?’
암당의 마수에서 지켜야 한다는데 어떤 방식으로 지켜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자정까지 1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다.
‘가볼까.’
아직 로그아웃을 할 시간이 아니었지만 수혁은 오늘 조금 일찍 로그아웃을 할 생각이었다.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그아웃을 한 수혁은 캡슐에서 나와 핸드폰을 확인했다.
-잘 도착했나요?
사냥왕 오재용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문자에 답을 보내고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서재인 2층으로 향했다.
‘드디어…….’
2층에 도착한 수혁은 흐뭇한 표정으로 얼마 전 새롭게 들인 책장과 책장에 가득 찬 책들을 보았다.
‘역시 제왕 그룹이야.’
오재용이 보내준 책들로 웃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책들이었다.
한동안 책들을 바라보던 수혁은 이내 책을 꺼냈다.
이제 책을 읽을 시간이었다.
책을 가지고 책상으로 돌아온 수혁은 바로 책을 펼쳤다.
* * *
“예예, 버그 아니에요. 아닙니다. 네네, 정상적입니다. 예, 끊습니다.”
관리팀장과의 통화를 끝낸 양주혁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하아…….”
그리고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미치겠구만.”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의 진행 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이전과 너무나도 다른 속도에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양주혁은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게시판들을 둘러 보았다.
-제목 : 이거 버그 써서 깬 거 아니냐?
-제목 : 미친 속도 말이 되냐?
-제목 : 뭐했다고 벌써 세 번째 챕터인데?
-제목 : 거의 끝난 느낌 아님? 이번 챕터 명이 잔존 세력이던데.
-제목 : 하, 도대체 어디냐? 마탑? 일리인 공국? 어디야!
-제목 : 일 끝나고 왔는데 이게 무슨 소리죠?
자유 게시판, 국가 게시판 가릴 것 없이 메인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양주혁은 댓글들을 확인했다.
-바람의왕 : 어디서 시작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세 번째 챕터라니. 실화냐?
-세르나데스 : 바람의왕 / 시작은 마탑인 것 같은데요? 마탑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꼬북단 : 바람의왕 / 아셨죠?
-바람의왕 : 감사합니다. 꼬북단 님.
-불사신입니다 : 하, 이번 에피소드는 보너스예요? 시작도 그렇고 너무 빨리 진행되네요.
-칼루 : 그러게 말이에요. 참나, 그냥 마탑 소속 유저들을 위한 보너스 같은데 왜 메인 에피소드인지?
-소드마스터 : 칼루 / 이번 챕터부터 본격적인 시작 아닐까요? 보니까 로스탱 대륙 곳곳에 있는 것 같은데.
-칼루 : 그럴까요……? 흐음.
-버무새 : 이거 버그 아닙니까? 버그 말고는 상황이 이상한데!
-불의제왕 : 버그 아니에요. 정상적인 방법으로 클리어됐다고 하네요. 도대체 누가 클리어한 건지…….
-라이온 : 가장 가능성 높은 건 제왕 길드랑 리더 길드인데 지금 두 길드는 12마계에 있는 거 아닌가요?
-불의제왕 : 라이온 / 그렇죠. 그래서 의문입니다. 숨어 있는 은둔 고수의 짓인 것 같은데…….
댓글 역시 글들과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메인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였고 분위기 역시 부정적이었다.
“스승님이 말씀하신 대로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이제 시작된 챕터 ‘잔존 세력’.
잔존 세력은 말 그대로 로스탱의 잔존 세력을 처리하는 퀘스트였다.
그리고 로스탱의 세력은 대륙 곳곳에 위치해 있다.
즉, 모든 유저들이 참여를 할 수 있다.
지금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시간이 해결을 해줄 것이었다.
* * *
띠리리링!
알람이 울렸고 수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알람을 껐다.
그리고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책갈피를 꽂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접속할 시간이었다.
수혁은 캡슐로 들어갔다.
“왔냐?”
그리고 접속함과 동시에 수혁은 연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출발해야 하지?”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이제 비욘드 후작과 식사를 할 시간이었다.
“응, 어디 들를 곳 있어?”
“아니, 가자.”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먼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따라 연중이 나왔고 수혁은 연중과 함께 비욘드 후작의 저택으로 향했다.
이내 저택에 도착한 수혁과 연중은 총집사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이동했다.
‘역시 귀족들의 식사는…….’
식당에 도착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했다.
수많은 음식이 탁자 위에 올라와 있었다.
수혁과 연중은 먼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얼마 뒤.
끼이익
문이 열리며 비욘드 후작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수혁 님, 연중 님.”
수혁과 연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비욘드 후작과 인사를 나눴다.
그 후 식사가 시작됐다.
“……실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비욘드가 본론을 꺼냈다.
수혁과 연중은 식사를 잠시 멈추고 비욘드에게 집중했다.
“일전에 말씀드렸던 제국 길드 대회 기억하십니까?”
“예, 기억하지요.”
비욘드의 말에 연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페이드 제국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제국 길드 대회.
원래 대로라면 이미 개최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로 인해 대회는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
상황상 대회를 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 일정이 잡힌 겁니까?”
연중이 물었다.
“예, 정확히 한 달 뒤 개최입니다.”
이번에는 비욘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상황이 안정되었다고 판단한 것인지 황궁에서는 길드 대회 일정을 잡았다.
“그럼 저희를 부르신 이유는…….”
연중이 말끝을 흐리며 비욘드를 보았고 비욘드가 이어 말했다.
“예,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도시 ‘비욘드’의 대표 길드는 리더 길드였다.
비욘드 후작은 리더 길드에서 어떻게 팀을 꾸려 참여를 할 것인지 궁금했다.
수혁과 연중은 비욘드 후작의 말에 귓속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연중 : 어떻게 할래? 한 달 뒤라는데.
-수혁 : 귀찮을 것 같긴 한데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연중 : 그럼 참여할 거야?
-수혁 : 당장 답을 해줘야 할까?
-연중 : 아니,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거기다 너 지금 로스탱으로 바쁘지 않아?
-수혁 : 그거 끝났어. 이제 내가 할 일은 딱히 없을 것 같아.
남은 것은 대륙 곳곳에 퍼져 있는 지부들과 후원자들뿐이었다.
장부와 지도를 넘겼으니 파비앙과 케일이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었다.
* * *
“이것 참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케일이 말끝을 흐리며 장부를 내려놓았다.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로스탱의 규모는 정말 거대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보기에는 말이야.”
파비앙이 입을 열었다.
“완벽히 쓸어버리는 건 불가능해 보이거든?”
규모가 거대해도 너무나 거대했다.
일제히 덮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했고 완벽하게 처단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꼭 처리해야 할 녀석들만 날려버리는 거 어때?”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비앙의 말대로 꼭 처단해야 할 이들만 처단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았다.
“근데 이거 알리지 않으실 생각이십니까?”
케일이 물었다.
현재 장부와 지도의 존재를 아는 것은 파비앙과 케일 그리고 수혁 셋뿐이었다.
같이 갔던 마법사들도 장부와 지도의 존재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언젠가는 알려야겠지.”
파비앙은 물음에 답했다.
“지금은 아니야.”
당장 알릴 생각은 없었다.
“배신자를 찾기 전에는 알릴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