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15
415
제 415화
413.
‘흑월대?’
확실한 건 아니지만 흑월대의 느낌이 났다.
수혁은 히죽히죽 웃고 있는 팔라드에게 물었다.
“너 혹시 흑월대냐?”
“호오?”
팔라드는 수혁의 물음에 감탄을 내뱉었다.
“우리를 알고 있어?”
수혁의 예상대로였다.
팔라드는 흑월대원이었다.
“아니, 어떻게 거기까지 알아낸 거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팔라드는 이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생각을 해보니 이상했다.
암당을 뒷조사한다고 해서 흑월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흑월대는 암당에 속한 조직이 아니라 암당과 마찬가지로 흑월의 직속 부대였기 때문이었다.
“너 뭐야?”
팔라드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저 싸늘한 표정으로 수혁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이스 스피어.”
수혁은 팔라드의 물음에 마법으로 답을 해주었다.
시전과 동시에 짙은 한기를 뿜어내는 얼음의 창이 나타났고 곧장 팔라드에게 날아갔다.
“그래.”
팔라드는 손을 들었고 그와 동시에 땅에서 흙으로 만들어진 벽이 솟아올랐다.
“천천히 물어봐 주…….”
쾅!
“컥!”
아이스 스피어가 작렬했고 팔라드의 입에서 비명이 뿜어져 나왔다.
“……!”
팔라드는 놀람과 고통스러움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박살이 난 흙벽과 수혁을 보며 생각했다.
‘무슨!’
단순한 흙벽이 아니었다.
팔라드의 마나와 연결이 되어 강철보다 훨씬 단단한 흙벽이었다.
‘아이스 스피어가!’
그런데 고위 마법도 아니고 얼음 마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아이스 스피어에 박살이 났다.
그것도 얼음 마법의 특성인 지속적 손상에 의해 파괴된 게 아니라 단숨에 파괴가 됐다.
그 말은 말도 안 되는 마력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플레임.”
수혁은 당황해하고 있는 팔라드에게 플레임을 시전했다.
팔라드는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렸다.
스악!
그리고 팔라드가 있던 자리에 불꽃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역시 안 되나.’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플레임은 좌표 마법이었고 수준이 높은 이들은 지금처럼 마나를 느껴 피해버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물론 좌표 마법만 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동 속도가 빠르면 유도 기능이 없는 이상 단일 마법으로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범위 마법을 쓸 수도 없고.’
범위 마법을 사용하면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범위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클로저의 길드원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방심을 유도해야겠다.’
아무래도 방심을 유도해 승부를 봐야 할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입을 열었다.
“너는 서열 몇 위냐? 우괴보다 높냐?”
얼마 전 잡았던 흑월대 서열 3위 우괴.
같은 흑월대고 서열이 높은 우괴를 모를 리 없다.
분명 반응이 있을 것이다.
“……우괴 님?”
수혁을 주시하고 있던 팔라드는 수혁의 입에서 나온 우괴라는 단어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반문을 했다.
어떻게 우괴를 알고 있는 것일까?
‘설마!’
그러다 문득 떠오른 인물에 팔라드는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으로 외쳤다.
“네 녀석 설마 수혁이냐?”
“매직 미사일.”
수혁은 그사이 매직 미사일을 시전했다.
매직 미사일은 등장함과 동시에 빠르게 쏘아져 날아갔다.
외침에 정신이 팔려 피할 시간을 놓친 팔라드는 재빨리 흙벽을 소환했다.
그러나 팔라드는 피해를 감수해서라도 피했어야 했다.
“윈드 커터.”
수혁은 뒤이어 윈드 커터를 시전했다.
바람의 칼날이 나타나 빠르게 매직 미사일의 뒤를 쫓았다.
쾅!
매직 미사일은 아이스 스피어와 마찬가지로 흙벽을 단숨에 박살 냈다.
그리고 이어 바람의 칼날이 무너진 흙벽을 지나 팔라드에게 작렬했다.
“크윽!”
양손을 들어 바람의 칼날을 받아낸 팔라드는 고통이 가득한 신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이 미친 새끼들!’
팔라드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수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애초에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괴, 케이빌린, 푸토 등 팔라드 보다 서열이 월등히 높은 이들도 수혁에게 죽었다.
바로 그때였다.
‘어?’
갑작스레 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팔라드는 기운을 돌려 몸 상태를 확인했다.
‘독?’
팔을 시작으로 이질적 기운이 빠르게 몸 내부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질적 기운은 독으로 추정됐다.
‘윈드 커터에 독을 담았다고?’
아무래도 독을 담은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몸 안에서 퍼지고 있는 독을 설명할 수가 없다.
‘이런 망할.’
팔라드는 죽음을 예감했다.
몸 상태가 최상이라 해도 상대가 되지 않는데 중독까지 됐다.
그리고 팔라드의 예감은 이내 현실로 나타났다.
“다크 볼.”
수혁은 다크 볼을 시전했다.
그리고 중독이 되어 움직임이 매우 둔화된 팔라드는 흙벽을 만들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다크 볼이 팔라드에게 작렬했다.
[흙의 팔라드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작렬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했다.
‘서열 81위구나.’
팔라드의 서열은 생각보다 더 낮았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된 아이템을 습득했다.
“수혁 님.”
그리고 바로 그때 행킹이 수혁에게 다가왔다.
“네”
“저자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수혁이 답하자 행킹이 이어 말했다.
“아니, 흑월대는 뭡니까?”
“음…….”
행킹의 물음에 수혁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말해줘야겠지?’
수혁은 흑월대의 존재를 행킹에게 알리지 않았다.
알리지 않은 이유는 수혁 역시 흑월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암당의 무력 조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아니다.
그러나 흑월대가 나타났던 타이밍을 생각하면 암당의 무력 조직으로 추정됐다.
“……그렇군요.”
행킹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곳 들킨 것 같은데…….”
수혁이 말했다.
팔라드가 왔다는 것은 암당에서 이곳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행킹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다음 비처로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 행킹은 길드원들에게 흔적을 지우라 명령을 내렸다.
“시체는 어떻게 할까요?”
라이스트가 물었다.
행킹은 라이스트의 물음에 팔라드의 시체를 보았다.
“내버려 두어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수혁에게 물었다.
“녀석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 * *
“지금쯤이면 끝났으려나?”
시간을 확인한 로페드는 히죽 웃으며 중얼거렸다.
얼마 전 흑월대 서열 81위 팔라드가 왔었다.
팔라드와 친분이 있던 로페드는 팔라드에게 부탁을 했다.
행킹을 포함한 클로저의 길드원들을 깔끔히 정리를 해달라고.
로페드의 부탁을 팔라드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방금 전 클로저가 숨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팔라드의 힘이라면 지금쯤 클로저는 세상에서 지워졌을 것이었다.
로페드는 팔라드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왜 안 오지?”
이내 업무를 다 끝낸 로페드는 시간을 확인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일을 끝내고 왔어야 할 시간이었다.
아니, 한참 지났다.
그런데 팔라드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생각보다 저력이 강한 건가?”
혹시나 클로저의 힘이 생각보다 강해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아니야, 그럴 리가.”
팔라드가 이렇게 시간이 걸릴 정도로 클로저의 힘이 강했다면 조사할 때 드러났을 것이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은 점점 커져 갔다.
로페드는 결국 사람을 보내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파라거스를 불렀다.
“클로저의 비처로 사람을 보내봐.”
“예? 거기로요?”
파라거스가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어, 왔어야 할 시간이 지났어. 느낌이 좋지 않아.”
“……알겠습니다.”
로페드의 말에 파라거스는 곧장 방을 나섰고 로페드는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기 시작했다.
똑똑 끼이익
얼마 뒤 파라거스가 들어왔다.
로페드는 파라거스의 표정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파라거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불길함이 가득 느껴졌다.
“녀석들이 사라졌습니다.”
이내 파라거스가 말했다.
사람을 보내 확인을 했다.
그런데 클로저의 길드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 파라거스는 난감한 눈빛으로 로페드의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팔라드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비처가 텅텅 빈 것은 아니었다.
클로저의 길드원들을 죽이기 위해 갔던 팔라드.
비처에는 팔라드의 시체가 남아 있었다.
“……뭐라고?”
로페드는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반문했다.
물론 답을 바라고 한 반문은 아니었다.
그것을 아는 파라거스는 침묵했고 로페드가 계속해서 이어 말했다.
“녀석들의 무력이 팔라드를 죽일 정도라고?”
팔라드가 누구인가?
흑월대 서열 81위의 강자였다.
클로저의 무력으로는 결코 죽일 수 없다.
팔라드가 죽었다는 것은 조사가 되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특별한 흔적은 없었나?”
로페드가 물었다.
“깔끔하게 지우고 갔습니다.”
파라거스가 답했다.
클로저 역시 정보 길드.
흔적을 지우는 데에는 도가 튼 자들이었다.
모든 흔적을 깔끔히 지우고 갔다.
“그런데 팔라드의 시체에서 지독한 독들이 검출됐습니다.”
남아 있는 게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경고를 하기 위해서일까?
팔라드의 시체는 아예 건들지 않았다.
그리고 팔라드의 시체에서는 독하디독한 독이 나왔다.
시체를 살폈던 이가 살핀 것만으로도 중독이 됐을 정도로 지독한.
“……독?”
“예, 매우 수준 높은 독입니다.”
이제 막 독을 다루기 시작한 이가 사용할 수준의 독은 아니었다.
“독의 마탑의 간부 정도는 되어야 다룰 수 있는 독으로 추정됩니다.”
“……설마.”
파라거스의 말에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비욘드에 올 만한 독의 마탑 인물이 하나 있었다.
“파라거스.”
“예.”
“수혁이 비욘드에 왔었는지 안 왔었는지 확인해봐.”
* * *
“그럼 당분간 수배를 유지해야겠군요.”
“네, 로페드란 자가 올 때까지는요.”
비욘드 후작의 말에 수혁이 답했다.
두 번째 비처로 이동한 수혁은 행킹과 대화를 나눴고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간단했다.
로페드가 지부를 만든 뒤 공격을 하는 것.
그게 끝이었다.
간단하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매우 많은 계획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수배는 유지하고 있겠습니다.”
비욘드 후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었기에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비욘드 후작과 인사를 나누고 저택에서 나왔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저택에서 나온 수혁은 바로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이제 마계로 돌아가 책을 읽을 시간이었다.
-연중 : 수혁아!!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순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어.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보냈고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연중 : 귀계에도 도서관이 있는데?
-연중 : 너 알고 있었어?
그러나 이어진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워프 마법진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
워프 마법진에서 내려온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연중의 귓속말을 보았다.
‘귀계에 도서관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