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49
449
제 449화
447.
문제는 다섯째를 죽인 마법이었다.
빛의 구체.
알고 있는 마법이었다.
‘파멸의 빛이라…….’
다섯째를 죽인 빛의 구체는 파멸의 빛이 확실했다.
‘라피드…….’
레이오느는 머나먼 옛날 만났던 건방진 인간 마법사 라피드를 떠올렸다.
‘녀석의 후예가 나타날 줄이야.’
파멸의 빛은 라피드가 만든 고유 마법이었다.
즉, 인간 마법사는 라피드의 후예가 확실했다.
‘근데 녀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군…….’
레이오느는 파멸의 빛을 맞아 본 적 있었다.
그러나 라피드의 파멸의 빛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아프긴 했지만 버틸 만했다.
하지만 이번 인간 마법사의 파멸의 빛은 단숨에 다섯째의 목숨을 앗아갔다.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이었다.
‘녀석의 후예라면 몸을 뺏는 건…….’
레이오느는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는 인간 마법사의 몸을 빼앗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라피드의 후예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라피드와 마찬가지로 마법만큼 정신 방어 능력 역시 뛰어날 것이다.
즉, 몸을 뺏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이오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한번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았다.
* * *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일시적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레이오느가 죽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메시지에는 단어 ‘일시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드랍 템도 없고.’
드랍 창 역시 변동이 없었다.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로그아웃을 했다.
그리고 사냥왕에게 문자를 보낸 뒤 다시 접속했다.
스악!
얼마 뒤 사냥왕이 접속을 했다.
“이번에도 일시적이었나요?”
사냥왕이 물었다.
“예.”
“그렇군요…….”
수혁의 답에 사냥왕 역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가시죠.”
수혁은 앞장서 마을 밖으로 향했다.
마을 밖에 도착한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했다.
이제 마을 ‘카페니아’로 돌아갈 차례였다.
“내일 또 나타날 것 같은데 내일은 그냥 같이 움직일까요?”
카페니아로 향하며 수혁이 사냥왕에게 말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제와 오늘의 패턴을 보면 아마도 매일매일 레이오느가 나타날 것 같았다.
함께 간다면?
레이오느에 의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었다.
‘퀘스트도 정리해야지.’
물론 이유가 레이오느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특수 퀘스트 ‘뛰어난 체력’과 ‘어두운 기운’을 확인했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뛰어난 체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 : 9489 / 10000]퀘스트 보상 : 체력 스텟 강화
어둠에 물들어라!
[마기를 가진 몬스터: 2129 / 5000] [마기석 : 200 / 200]
퀘스트 보상 : 스텟 – 마기
스텟 ‘체력’의 강화와 스텟 ‘마기’를 생성해주는 퀘스트들이었다.
수혁은 이번 기회에 퀘스트 역시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800도 되겠지.’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몬스터를 잡다 보면 레벨 업을 할 테고 800이 되면 새로운 속성을 개방할 수 있다.
“그래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사냥왕이 물음에 답했다.
수혁에게 너무 부탁하는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가득했던 사냥왕이었다.
그런데 수혁이 먼저 이렇게 말해 주니 너무나 고마웠다.
“그럼 내일부터는 같이 가는 거로 하죠.”
“옙!”
사냥왕이 답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과 사냥왕은 마을 ‘카페니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후 사냥왕은 바로 다칸을 만나 퀘스트를 완료했고 메시지를 확인한 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다 개방을 하면 무슨 퀘스트를 줄까?’
모든 속성을 개방할 경우 진정한 대마도사가 될 수 있는 퀘스트가 생성된다.
이제 슬슬 때가 다가오고 있어 그런지 어떤 퀘스트를 줄지, 진정한 대마도사가 될 경우 달라지는 게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다.
생각에 잠긴 채 걸음을 옮기던 수혁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시야에 다섯 개의 자물쇠로 잠겨 있는 차원 도서관의 문이 보였다.
진정한 대마도사가 될 경우 자물쇠 하나가 사라진다.
그리고 다음 자물쇠를 풀 수 있는 조건들이 활성화된다.
차원 도서관에 한걸음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겨 워프 마법진을 통해 마을 ‘캐슈’로 워프했다.
그리고 이어 여관으로 가 귀계로 넘어가 천마산으로 향했다.
[천마서고에 입장하셨습니다.]천마서고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책장으로 다가가 책들을 꺼냈다.
그리고 책상으로 돌아와 독서를 시작했다.
독서를 시작하고 얼마 뒤.
스윽
누군가 반대편에 앉았다.
“……?”
인기척을 느낀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반대편을 보았다.
“……!”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운영자!’
반대편에 앉은 이는 얼마 전 만났던 운영자 장경우였다.
“안녕하세요.”
수혁과 눈이 마주친 장경우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 * *
장경우는 캡슐에서 나왔다.
두 번째 만남이 끝났다.
장경우의 입장에서 수혁과의 만남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수혁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좀 변한 것 같은데.’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것이 있었다.
수혁은 전과 달라져 있었다.
무어라 정확히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뭔가 달라졌다.
장경우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수혁과 나누었던 주제들을 검색하며 확인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모니터에 나타난 것은 암당이었다.
현재 수혁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4가지.
암당, 레이오느, 드래고니아 그리고 흑월의 수장 크라스였다.
장경우는 암당의 상황을 확인했다.
앞으로 암당이 어떻게 움직일지, 수혁의 생각과 어떻게 맞물릴지 궁금했다.
‘응?’
암당의 상황을 확인하던 장경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리멘이 암당에?’
흑월대의 수장이자 흑월의 2인자 에리멘이 암당의 본부에 머물고 있었다.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겨 어째서 에리멘이 머물고 있는지 확인했다.
“……흐음.”
확인을 마친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벌써 에리멘이랑…….”
에리멘이 암당의 본부에 있는 이유는 수혁 때문이었다.
“죽지는 않겠지만…….”
말끝을 흐린 장경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에리멘은 메인 스토리 진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그래서 에리멘에게는 특별한 설정이 되어 있었다.
생명력이 1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며 10%가 될 경우 도망을 치도록.
즉, 수혁에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
“더 강해지겠네.”
에리멘의 마검 ‘플로드’.
플로드에는 수많은 영물의 영혼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신수 역시 포함되어 있다.
즉, 수혁은 에리멘을 죽이지는 못해도 ‘무(無)’와 ‘마나의 정령’의 옵션을 하나씩 추가 개방할 수 있을 것이고 더 강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수혁인데 더 강해진다니 아찔했다.
‘아니지 이미 수혁은…….’
그러나 이내 든 생각에 장경우는 찌푸렸던 미간을 풀었다.
이미 수혁을 이길 유저나 NPC는 존재하지 않는다.
판게아 메인 에피소드의 최종 보스 ‘토피앙 크라스’의 모든 봉인이 풀린다면 수혁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
물론 봉인이 풀릴 때까지 수혁이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 봉인이 풀릴 때면 수혁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을 것이었다.
즉, 수혁을 이길 존재는 없다고 봐도 된다.
운영자의 개입이 없다면 말이다.
그러니 수혁이 더 강해진다고 해서 문제 될 것 없었다.
장경우는 다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레이오느가 나타났다.
“드디어 위기감을 느꼈구만.”
레이오느들은 현재 회의를 하고 있었다.
회의 주제는 수혁이었다.
* * *
“4지역 맡을 사람?”
첫번째 레이오느가 말했다.
“…….”
“…….”
“…….”
이전과 달리 레이오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기야 넷째에 이어 다섯째가 죽었다.
그것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첫번째 레이오느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레이오느들 역시 라피드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4지역을 맡을 경우 인간 마법사를 상대해야 하는데 라피드의 후예라는 것이 너무나 껄끄러웠다.
“그럼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자.”
지원자가 없자 첫 번째 레이오느가 말했다.
첫 번째 레이오느 역시 4지역을 관리할 생각이 없었다.
다른 레이오느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마법사를 마주하는 것이 껄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지금 중요한 건 인간 마법사가 나타난 이유, 그리고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하냐니까.”
“……9천계로 넘어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두 번째 레이오느가 입을 열었다.
라피드 역시 9천계로 넘어가기 위해 9마계에 왔다.
인간 마법사 역시 9천계로 넘어가기 위해 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오오, 그럼 9천계 위치만 알려주면 넘어가겠네요!”
두 번째 레이오느의 말에 일곱 번째 레이오느가 외쳤다.
일곱 번째 레이오느의 말에 몇몇 레이오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첫 번째 레이오느의 생각은 달랐다.
다른 레이오느들과 똑같은 기억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첫 번째 레이오느만 갖고 있는 기억이 있다.
그것은 바로 라피드가 9천계로 넘어갔던 이유였다.
‘8마계로 가기 위해서겠지.’
무슨 이유로 인간인 라피드가 8마계로 가려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좋은 의도가 아니라는 것.
인간 마법사가 라피드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후예라는 것이 확실한 상황에 9천계의 입구를 알려 줄 수는 없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가볼까.’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마을 ‘카페니아’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수혁은 책을 반납하고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사냥왕 : 어디세요?
9마계에 도착한 후 동굴 밖으로 나와 풍과 함께 카페니아로 향하던 중 사냥왕으로부터 귓속말이 도착했다.
수혁은 세계 지도를 확인하고 시간을 확인한 뒤 답을 보냈다.
-수혁 : 앞으로 3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요.
-사냥왕 : 알겠습니다! 미리 퀘스트 받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내 카페니아에 도착한 수혁은 입구에 서 있는 사냥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냥을 가신 건가?’
다른 제왕 길드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냥을 떠난 것 같았다.
물론 수혁은 사냥왕에게 따로 묻지 않았다.
사냥왕이 혼자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는 어디인가요?”
수혁이 물었다.
사냥왕은 수혁의 물음에 퀘스트를 공유해주었다.
[퀘스트 ‘몸을 빼앗긴 마족들3’을 공유받았습니다.]“위치는 오레가니스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퀘스트를 공유 받은 수혁은 사냥왕의 말을 듣고 풍에게 말했다.
“어제 갔던 마을 기억하고 있니?”
-네, 아빠!
“일단 그쪽으로 가자!”
-예!
풍이 날아올랐고 얼마 뒤 수혁은 오레가니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텅 비어 있네.’
두 번이나 습격당했기 때문일까?
오레가니스는 텅텅 비어 있었다.
-내려가요?
풍이 물었다.
“아니, 위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자.”
오레가니스를 보던 수혁은 물음에 답했다.
풍이 다시 속도를 내 위쪽으로 올라갔고 곧 수혁은 목적지 ‘포타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기 입구에 내려줄래?”
수혁이 말했고 풍이 하강을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마을 ‘포타니’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이번에는 몇 분 만에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