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55
455
제 455화
453.
궁금했다.
쪽지에는 자리를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뿐 무슨 이유로 만나려는 것인지 쓰여 있지 않았다.
“말해주겠지.”
무슨 일인지는 수혁이 말해줄 것이다.
연중은 다음 쪽지를 확인했다.
이내 모든 쪽지를 확인한 연중은 두 글의 반응을 확인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았음에도 수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연중은 흐뭇한 미소로 댓글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 * *
“…….”
멍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아소멜은 오랜 시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똑똑
“기로스입니다.”
노크와 함께 울려 퍼진 기로스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계속해서 정신을 놓고 있었을 것이었다.
“……들어와.”
정신을 차린 아소멜이 말했다.
끼이익
그리고 문이 열리며 기로스가 들어왔다.
기로스의 손에는 서류가 한가득 들려 있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좋지 않은 소식이 담겨 있을까?
이내 기로스가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소멜은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서류를 읽던 아소멜의 표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표정에 가득했던 어둠이 사라졌다.
그리고 은은한 미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긍정적으로 변했던 아소멜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스윽
아소멜은 고개를 들어 기로스를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로쿤 왕국의 반응은?”
“……아직 알리지 않았습니다.”
기로스는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미치겠군.”
심해, 고대 도시 ‘키룬’이 잠든 곳.
키룬으로 가는 길은 결계로 막혀 있었다.
결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드래고니아 뿐이었다.
마침 크라스 역시 심해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드래고니아의 우선 순위도 변했다.
드래고니아는 바로 키룬의 결계를 풀기 위해 떠났고 결계를 풀어냈다.
문제는 키룬의 결계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과 두 번째 결계와 첫 번째 결계 사이에 갇혀 있던 심해의 괴물들이 풀려났다는 것이었다.
심해의 괴물들은 강했다.
결계를 풀어낸 드래고니아의 장로들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고 바다의 지배자라 불리는 바이루트 역시 아주 큰 피해를 받고 후퇴해야 했다.
심해의 괴물들은 아직 키룬 근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로쿤 왕국의 영역을 침범 할 것이다.
로쿤 왕국은 해상 국가로, 흑월과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였다.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왕과 직접 관계를 맺고 있었다.
대륙의 그 어떤 국가들보다 중요한 국가가 로쿤 왕국이었다.
드래고니아의 장로들과 바이루트도 해결하지 못한 괴물들을 로쿤 왕국에서 처리할 리는 만무하다.
즉, 로쿤 왕국은 아주 크나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리고 로쿤 왕국의 피해는 흑월의 피해나 마찬가지였다.
“방법을 찾아. 괴물들을 전부 죽이든, 아니면 제어를 하든.”
만약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로쿤 왕국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심해의 괴물들은 그 정도로 위험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바이루트의 활동에도 제한이 걸릴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 * *
-수혁 : 뭐? 무한의사서 님이?
-수혁 : 무슨 이유로?
-연중 : 그건 모르겠어. 그냥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만 했어.
-연중 : 만들어?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고민했다.
고민은 빠르게 끝났다.
-수혁 : 어, 만들어줘.
어쩐 일로 무한의사서가 자리를 만들어 달라 한 것인지는 만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그리고 한 번쯤 무한의사서와 만나보고 싶었던 수혁이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연중 : 알았다.
-연중 : 언제 잡을까?
-수혁 : 만찬 끝나고!
-연중 : 그러면 3일 뒤로 잡을게.
-수혁 : 응.
-연중 : 근데 어떤 것부터 처리할 거야?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생각했다.
메인 에피소드인 드래고니아 그리고 직업과 관련이 있는 9마계.
수혁은 빛의 대회가 시작되기 전 드래고니아와 9마계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수혁 : 일단 9마계.
그리고 현재 수혁은 9마계로 마음이 쏠려 있는 상태였다.
9마계가 직업 퀘스트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연중 : 그러면 9마계로 계획 짠다!
-연중 : 혹시 생각 바뀌면 알려줘!
-수혁 : 내일 대회 잘 치르고.
-연중 : 그래, 만찬 잊지 말고!
-수혁 : 응.
수혁은 연중과의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다시 책에 집중을 시작했다.
* * *
“쪽지는 읽었는데 왜 답이 없을까…….”
무한의사서 장우석은 초조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연중이 쪽지를 읽은 지 벌써 30분이 지났다.
그러나 답이 오지 않고 있었다.
“꼭 만나야 하는데…….”
장우석이 수혁을 만나려 하는 이유.
“그래야 퀘스트를 깰 수 있을 텐데.”
그 이유는 바로 퀘스트 때문이었다.
물론 보통 퀘스트는 아니었다.
장우석의 직업인 ‘천의 사서’의 직업 퀘스트였다.
‘비밀 도서관…….’
퀘스트를 떠올린 장우석은 이어 퀘스트 진행 장소인 마탑의 비밀 도서관을 떠올렸다.
마탑 어딘가에 있는 비밀 도서관.
그 도서관을 찾는 것이 직업 퀘스트의 첫 번째 조건이었다.
처음 퀘스트를 받았을 때 쉽게 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탑에 자리 잡고 있는 유저나 NPC들을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유저나 NPC들은 비밀 도서관에 대해 알지 못했다.
혹시나 고위 직책의 마법사들에게만 공개된 것일까 싶어 돈을 썼다.
그러나 돈을 써 포섭한 고위 직책의 마법사들도 비밀 도서관에 대해 알지 못했다.
비밀 도서관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았다면 퀘스트가 나타날 리 없다.
장우석이 포섭한 이들은 1등급 마법사.
1등급 마법사도 모른다면 그보다 더 위에 있는 마법사를 포섭하면 된다.
문제는 그 위의 마법사들은 돈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수혁 님이라면 분명 알고 있겠지?”
어쩌나 걱정하던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수혁이었다.
수혁은 1등급 마법사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었다.
비밀 도서관에 대해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같은 유저이니 간곡히 부탁을 한다면 도움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장우석은 새로고침을 눌렀다.
“……!”
그리고 움찔했다.
연중에게서 쪽지가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장우석은 바로 쪽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됐다!”
장우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드디어!”
쪽지에는 원했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수혁과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언제로 하지?”
장우석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고민했다.
수혁이 괜찮다고 한 날짜는 3일 뒤.
시간과 위치를 정해달라고 했다.
‘찾아가는 게 예의겠지. 시간은 점심을 먹은 뒤가 좋겠어.’
생각을 마친 장우석은 재빨리 답을 보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뒤 아련한 표정으로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최대한 빠르게 돌아올게.’
당분간 천마서고에 오지 못한다.
하지만 그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만들 생각이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수혁은 아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을 통해 도시 ‘비욘드’로 워프했다.
‘도착하셨으려나?’
오늘은 9마계로 출발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무한의사서를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수혁이 비욘드에 온 것은 바로 무한의사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내 길드 하우스에 도착한 수혁은 리더 길드의 부길드 마스터 비둘을 만날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비둘이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다.
“예, 안녕하세요. 무한의사서 님은 도착하셨나요?”
“방금 막 오셨습니다. 지금 제 5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넵.”
수혁은 바로 5 응접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수혁입니다.”
응접실에 도착한 수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유저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무한의사서란 캐릭터명을 사용하고 있는 장우석입니다. 편하게 이름을 불러주셔도 됩니다!”
무한의사서 장우석이 허리를 숙이며 공손히 인사했다.
“예, 우석 님. 저를 만나려 하신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장우석의 반대편에 앉은 수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게…….”
이렇게 바로 본론을 꺼낼 줄 예상 못 했던 장우석은 말끝을 흐렸다.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내 결심을 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탑에 있는 비밀 도서관을 찾고 있습니다.”
“……?”
수혁은 장우석의 말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비밀 도서관?’
그도 그럴 것이 마탑에 있는 도서관은 마탑 도서관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비밀 도서관이라니?
“……혹시 수혁 님도 모르고 계시나요?”
수혁의 분위기에서 이상함을 느낀 장우석이 물었다.
“예, 자세히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장우석의 물음에 수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일단 퀘스트를 보여드릴게요. 공유는 안 되지만…….”
장우석이 말끝을 흐리며 말을 마쳤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장우석이 말한 퀘스트를 볼 수 있었다.
지역 ‘마탑’에는 2개의 도서관이 있다.
개방되어 있는 ‘마탑 도서관’이 아닌 숨겨져 있는 비밀 도서관을 찾아라!
퀘스트 보상 : 스킬 – 도서관 수집가
‘……뭐야.’
퀘스트를 본 수혁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진짜 있었어?’
마탑에 도서관은 ‘마탑 도서관’ 하나뿐이라 생각했다.
장우석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것과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퀘스트가 바로 그 증거였다.
마탑에는 알려지지 않은 도서관이 하나 더 있는 게 분명했다.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퀘스트를 보던 수혁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장우석의 눈빛에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장우석은 수혁의 답에 연달아 감사를 표했다.
비밀 도서관의 존재를 마탑장의 제자이자 후계자인 수혁도 모르고 있었다.
수혁보다 높은 직책을 갖고 있는 이들은 마탑장들뿐이었다.
즉, 장우석의 입장에서는 당장에 퀘스트를 진행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수혁이 도와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후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장우석은 힘찬 목소리로 인사하며 응접실을 떠났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연중아
-연중 : 응?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에게서 답이 도착했고 수혁이 말했다.
-수혁 : 나 잠시 마탑 좀 들렀다가 갈게.
장우석과의 대화가 끝나면 9마계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화를 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마탑으로 가 비밀 도서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알고 계실까?’
수혁은 파비앙을 떠올렸다.
마탑장인 파비앙이라면 비밀 도서관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