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68
468
제 468화
466.
“…….”
아소멜은 바로 답할 수 없었다.
‘설마 수혁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하이도롬의 말이니 심해의 괴물이 죽은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심해의 괴물을 죽일 만한 존재는 수혁뿐이었다.
아소멜은 심해의 괴물들을 떠올렸다.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갖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도저히 바다라는 환경에서는 녀석들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수혁은 어떻게 잡아낸 것일까?
‘……도대체.’
물론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막상 잡아내니 당황스러웠다.
이제 수혁이 얼마나 강한지 예상하는 것도 지쳤다.
아니, 예상할 수가 없었다.
가늠이 되지 않았다.
“아소멜 님?”
아소멜이 말이 없자 하이도롬이 재차 아소멜을 불렀다.
“아, 네.”
하이도롬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아소멜은 입을 열었다.
“녀석들을 죽인 건 아마도 수혁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혁!”
아소멜의 말에 하이도롬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 녀석이라면 가능하겠군요.”
하이도롬은 수혁과 마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본 수혁의 힘은 괴물을 죽이기에 충분 아니, 넘쳤다.
끄덕임을 멈춘 하이도롬이 아소멜에게 물었다.
“남은 녀석도 곧 죽을 것 같은데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그 도시에는 저희에게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게…….”
아소멜은 말끝을 흐렸다.
수혁이 실패했을 때의 계획도 있었지만 성공했을 때의 계획도 있었다.
즉,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이면 된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바이루트였다.
성공 시 계획에는 바이루트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그런데 바이루트의 수장인 카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수혁을 공격할 것만 같았다.
문제는 공격을 한다고 해서 수혁이 당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당하는 것은 바이루트다.
‘로쿤 왕국과의 관계가 드러날 수도 있어.’
바이루트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 중에는 로쿤 왕국과 암당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만약 수혁이 바이루트의 정보를 얻게 된다면?
로쿤 왕국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될 것이었다.
물론 수혁이 아무리 강하고 높은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하나 로쿤 왕국을 건들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러나 안다는 것.
그 자체로 로쿤 왕국과 암당은 아주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아소멜은 자신을 바라보는 하이도롬에게 답했다.
“일단 바이루트의 본부를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 카슬을 설득해야 할 것 같았다.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정리해야 한다.
더 이상 수혁에게 정보를 넘길 수는 없었다.
* * *
“흐음, 그러면 하나가 남은 건가?”
파비앙이 침음과 함께 반문했다.
“예, 더 있을 수 있기는 하지만 의뢰는 셋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더 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파비앙과 카토리앙은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괴물은 걱정되지 않았다.
수혁의 마법을 본 카토리앙이다.
남은 괴물이야 수혁이 금방 처치해줄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끼이익
노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왔구나!”
“오셨습니까.”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바로 수혁이었다.
수혁을 본 파비앙과 카토리앙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일은 잘됐니?”
파비앙이 물었다.
“……예.”
수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언제 출발하실 생각이세요?”
“음…….”
파비앙은 수혁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창문 밖을 보았다.
“오늘은 늦은 것 같고 내일 아침에 출발을 해야 할 것 같아.”
해가 저물고 있었다.
괴물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해는 완전히 저물 것이다.
물론 달빛이 있었다.
그러나 달빛으로는 어둠을 완전히 밀어내기 힘들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투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수혁이 괴물을 순식간에 죽이긴 했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다.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파비앙은 만에 하나를 무시할 수 없었다.
“내일 아침이요?”
“응.”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고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시간 꽤 남았는데…….’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6시간.
‘혼자서라도 다녀올까.’
6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싶지 않은 수혁이었다.
‘그래, 몰래 다녀오자.’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예, 그럼 잠시 시내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파비앙의 답을 들은 수혁은 뒤로 돌아섰다.
“아, 수혁아!”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파비앙이 수혁을 재차 불렀다.
수혁은 뒤로 돌아 의아한 표정으로 파비앙을 보았고 파비앙이 이어 말했다.
“혹시 시내에 바이루트 녀석들이 돌아다닐 수 있어. 조심해.”
파비앙이 수혁을 다시 부른 이유는 바로 바이루트 때문이었다.
“네.”
수혁은 파비앙의 걱정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방에서 나와 곧장 시내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항구가 시내에 있다고 했지.’
수혁이 시내에 가려는 이유는 바로 항구 때문이었다.
이내 시내에 도착한 수혁은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고 곧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에 도착한 수혁은 입구에 있는 5층 건물 ‘항구 관리소’로 들어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항구 관리소로 들어간 수혁은 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그러자 NPC가 친절한 미소로 인사했다.
“배를 사려고 하는데요.”
“3층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수혁은 NPC의 답에 바로 3층으로 올라갔다.
배를 빌리는 곳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면 해가 저물고 있기 때문일까?
3층은 텅텅 비어 있었다.
카운터에 앉아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던 NPC는 수혁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오십쇼!”
일어나서 수혁에게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한 NPC는 이어 물었다.
“배를 빌리러 오신 겁니까? 아니면 파시려?”
“사러 왔습니다.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배 있나요?”
어차피 하루 쓸 배였다.
구매하는 것은 낭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을 생각하면 결코 낭비가 아니었다.
배를 빌릴 경우 선원을 따로 구해야 하지만 구매할 경우 시스템을 이용해 바로 선원 고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골드가 넘쳐나는 수혁이었다.
수혁은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NPC는 빠르게 책상 위에서 손을 놀렸다.
“지금 당장 구매가 가능하신 배의 목록입니다.”
이내 NPC가 목록을 내밀었다.
수혁은 목록을 확인했다.
-라이콘 호[2급]
-5000골드
-볼렉스 호[3급]
-4000골드
.
.
당장 빌릴 수 있는 배는 6척이었다.
“여기서 제일 빠른 배가 어떤 배죠?”
수혁은 고개를 들어 NPC에게 물었다.
목록에 나온 것은 배의 이름, 크기, 금액뿐이었다.
수혁이 필요한 것은 가장 빠른 배였다.
“이 중에서 가장 빠른 건 볼렉스 호입니다.”
“이걸로 하죠.”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바로 4000골드를 꺼내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잠시!”
골드를 확인한 NPC는 활짝 웃으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뒤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NPC가 나왔다.
NPC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 있었다.
“여기 증명서입니다.”
작은 상자에는 배의 소유 증명서가 들어 있었다.
수혁은 상자를 받아 인벤토리에 넣었다.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NPC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NPC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곧 정박해 있는 볼텍스 호를 볼 수 있었다.
“정박비는 내일부터 한 달간 무료입니다. 이후에는 10일 단위로 50골드이며 이 자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혹시나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관리소 4층으로 찾아와 주시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바라곤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NPC는 인사와 함께 항구 관리소로 돌아갔다.
수혁은 바로 배에 탑승했다.
[배 관리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탑승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배 관리창을 열었다.
-이름 변경
-선원 고용
-선박 양도
3가지 목록이 나왔다.
수혁은 바로 선원 고용으로 들어갔다.
-선장
-항해사
.
.
‘선장도 고용해야겠지.’
하루 쓰고 말 배였다.
관리를 해줄 이가 필요했다.
[선장 : 나마고리스를 고용하셨습니다.]수혁은 선장을 시작으로 고용을 시작했다.
물론 아무나 고용하지는 않았다.
능력이 조금 모자라도 충성도가 높은 이들로 고용했다.
골드가 다른 이들에 비해 많이 들기는 했지만 상관없었다.
[항해사 : 올렉스를 고용하셨습니다.] [상급 선원 : 바베로미를 고용하셨습니다.].
.
[더 이상 선원을 고용할 수 없습니다.]‘끝났네.’
이내 고용을 끝낸 수혁은 관리 창을 닫았다.
그리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장 나마고리스에게 말했다.
“출발하죠.”
“예, 바로 출항하겠습니다.”
선장은 수혁의 말에 답하고 선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배가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발 나타나 줬으면 좋겠는데.’
수혁은 부디 바이루트가 나타나길 바라며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독서를 시작했다.
그렇게 독서를 시작하고 일곱 번째 책을 읽으려 하던 그때.
[경고!] [바이루트의 1인자 카슬이 나타났습니다.] [경고!] [바이루트의 4인자 도메니칸이 나타났습니다.].
.
주르륵 메시지가 나타났다.
책을 펼치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활짝 웃었다.
다다닥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발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끼이익!
“주군! 적입니다!”
이어 노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나마고리스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회피할까요? 지금 회피하면 충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니요.”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닻 내리세요.”
“예?”
나마고리스는 수혁의 말에 반문했다.
“한두 척이 아닙니다. 족히 30척이 넘습니다.”
“예,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충성도가 100인 나마고리스는 수혁의 말에 더 이상 반문하지 않았다.
나마고리스가 나갔고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실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30척이 넘는다라…….’
이미 메시지를 통해 수많은 이들이 왔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30척이 넘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왔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물론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적이 얼마나 오든 상관없는 수혁이었다.
오히려 경험치 때문에 많이 나타나면 많이 나타날수록 좋았다.
‘만렙 찍을 수 있으려나?’
보스급도 한둘이 아니다.
메시지에 나타난 이들만 15명이었다.
이내 갑판에 도착한 수혁은 닻을 내리고 있는 선원, 그리고 전투를 준비하는 선원들을 볼 수 있었다.
‘저기 있네.’
전방에서 나마고리스가 말한 바이루트의 배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40척도 넘는데?’
정확히 몇 척이나 있을까 수를 세던 수혁은 세는 것을 멈췄다.
“플라이.”
그리고 플라이를 시전해 바이루트의 배들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얼마 뒤 허공에 멈춰선 수혁은 활짝 웃었다.
“윈드 스톰.”
[윈드 스톰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블리자드.”
[블리자드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그리고 마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