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29
529
제 529화
527.
아길렘은 기로스의 말에 답한 뒤 바로 조장들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기로스는 기밀 1실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밀 1실에 도착한 기로스는 문 앞으로 다가갔다.
기밀 1실에는 문고리가 없다.
인증된 자들만 입장할 수 있도록 문에 마법이 걸려 있었다.
기로스는 문에 손을 가져다 댔다.
스아악!
손을 가져다 대자 문에서 초록빛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끼이익
그리고 곧 문이 열렸다.
기로스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상자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상자 안에는 서류들이 가득했다.
‘저기에 있었지.’
기로스는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고 이내 검은색 상자 앞에서 멈춰섰다.
‘맞네.’
검은색 상자 안의 서류들을 확인한 기로스는 미소를 지었다.
상자 안의 서류들은 전부 본부와 관련된 서류들이었다.
기로스는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품에서 병을 꺼냈다.
병 안에는 작디작은 구슬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기로스는 뚜껑을 열고 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상자 안에 넣었다.
화르륵!
구슬은 종이와 닿은 순간 불타올랐고 이내 상자 안에 있던 서류들이 깔끔히 타서 사라졌다.
이어 기로스는 검은색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서류들을 확인하며 구슬을 이용해 불태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상자를 모두 불태운 기로스는 입구로 향했다.
‘이제 시작해볼까.’
모든 서류를 소각하는 게 아니다.
기밀 1실에는 중요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본부로 가져가야 할 정보들도 존재했다.
입구를 시작으로 기로스는 서류 분류를 시작했다.
‘이건 태우고.’
가져가야 할 것은 진열대에 그대로 놓고 태워야 할 것들은 바닥에 내려놓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서류를 분류했다.
그렇게 한참 서류를 분류하고 있던 그때.
“부당주님!”
기로스는 아길렘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분류를 잠시 멈췄다.
그리고 뒤로 돌아 아길렘을 보았다.
아길렘의 표정에는 심각함이 가득했다.
“수혁이 오고 있습니다!”
“……!”
그리고 이어진 아길렘의 말에 기로스 역시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망할!’
수혁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철수를 결정한 것이고 최대한 빠르게 철수하기 위해 직접 왔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녀석의 위치는?”
아무리 빨라도 내일이라고 생각했던 기로스는 인상을 구긴 채 심각함이 뚝뚝 흘러나오는 목소리로 물었다.
“황혼의 언덕입니다. 용을 통해 오고 있어 20분 내로 도착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
기로스는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흑월대로 시간을 끈다고 해도…….’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수혁이 얼마나 강한지 아주 잘 알고 있는 기로스였다.
현재 지부에 남아 있는 최강의 전력은 지부를 지키고 있는 흑월대 다섯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하위 서열이라는 것.
최상위 서열이라 하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인데 하위 서열이라면?
‘5분도 힘들겠지.’
길어야 5분이라 판단됐다.
‘정보를 옮기는 건 불가능해졌군.’
원래 계획은 옮길 정보들을 최대한 옮기고 지부 자체를 지워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상 원래 계획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플랜 b로 가야겠어.’
빠르게 계획을 수정한 기로스는 아길렘에게 말했다.
“플랜 b를 실행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
아길렘은 기로스의 물음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부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대폭발 마법진을 발동시켜 지부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이 바로 플랜 b였다.
“시간.”
아길렘이 답이 없자 기로스는 다시 한번 짧게 말을 내뱉었다.
“……30분이 필요합니다.”
“바로 준비해.”
“예.”
“흑월대는?”
“지금 방에서 휴식 중입니다.”
기로스는 아길렘의 답을 듣고 기밀실에서 나왔다.
어차피 폭발에 다 날아갈 것이다.
서류를 분류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기로스는 흑월대의 방으로 향했다.
“게벨 님!”
이내 흑월대의 방 앞에 도착한 기로스는 마침 방에서 나오고 있는 게벨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다섯 중 가장 서열이 높은 게벨과 이야기를 나누려 했던 기로스는 재빨리 게벨을 불렀다.
“응? 부당주?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게벨은 기로스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그러나 기로스의 진지한 표정과 심각한 목소리에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게벨은 미소를 지우고 따라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이곳으로 수혁이 오고 있습니다.”
“……!”
“수혁을 10분 아니, 5분 만이라도 막아 주셨으면 합니다.”
“…….”
게벨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곳에 있는 흑월대는 다섯.
다섯이 함께한다면 대도시도 가볍게 박살 낼 수 있다.
그런데 기로스는 시간을 끌어달라고 하고 있었다.
그것도 고작 5분을.
‘버틸 수 있을까?’
그러나 게벨은 알고 있었다.
기로스가 과소평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많은 흑월대를 죽였으며 우상이자 흑월대를 이끌고 있는 에리멘 역시 패배했을 정도로 강한 이가 바로 수혁이었다.
아무리 다섯이나 있다고 해도 수혁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로스가 말한 5분도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게벨이었다.
“게벨 님…….”
게벨이 답이 없자 기로스가 나지막이 게벨을 불렀다.
기로스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게벨은 입을 열었다.
“버텨보겠습니다.”
힘들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게벨의 답에 기로스가 말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지요. 임무니까요. 5분만 버티면 되는 겁니까?”
“예, 이후에는 녀석을 보내주셔도 됩니다. 플랜 b를 시작했으니 이곳으로 돌아오지 마시고 중간 지점으로 복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기로스는 말끝을 흐렸다.
굳이 ‘그런 상황이 온다면’이란 말을 붙여 사기를 꺾을 필요가 없었다.
“녀석은 지금 황혼의 언덕에 있습니다.”
기로스는 화제를 돌렸다.
“코앞까지 왔군요.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게벨은 기로스의 말에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기로스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무사히 복귀하시길.”
* * *
[황혼의 언덕에 입장하셨습니다.]메시지를 본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세계 지도 창을 보았다.
‘이제 곧 도착이구나.’
다음 지역이 바로 최종 목적지인 ‘칼리부로드 산맥’이었다.
암당의 지부는 칼리부로드 산맥 중앙에 위치해 있었다.
지금 속도라면 산맥에 입장한 후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아빠, 아래에 인간들이 있어요.
바로 그때 풍이 말했다.
“아래에?”
수혁은 풍의 말에 고개를 힐끔 돌려 지상을 보았다.
풍이 말한 인간들은 암당의 당원들이 분명했다.
그러나 잘 숨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나 높은 곳에서 비행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보이지 않았다.
-내려갈까요?
“아니야, 그냥 쭉 가자.”
풍의 물음에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굳이 암당 당원들에게 시간을 쓸 필요가 없었다.
풍은 수혁의 말에 멈추지 않고 쭉쭉 나아갔다.
그리고 얼마 뒤.
[경고!] [천둥의 게벨이 나타났습니다.].
.
[경고!] [환상의 바르첼노가 나타났습니다.]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흑월대네.’
아주 익숙한 경고 메시지였다.
-아빠, 꽤 강한 기운을 가진 인간들이 나타났어요!
풍이 조금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어디에 있니?”
수혁은 풍에게 물었다.
-앞에 있는 절벽이요!
풍의 답에 수혁은 절벽을 보았다.
절벽 위에 점 다섯 개가 보였다.
경고 메시지의 수와 같았다.
“잠시 들어가 있자.”
쉽게 죽일 수 있지만 그것이 흑월대가 약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흑월대의 공격에 풍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암당 당원들처럼 무시하고 지나갈 만한 녀석들이 아니었다.
수혁은 풍을 역소환시킨 뒤 플라이를 시전해 절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절벽에 가까워졌을 때.
쿠르릉!
하늘에 검은 구름이 나타나더니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1분간 감전 상태에 빠집니다.] [이동 속도가 20% 감소합니다.] [전기 속성 공격에 30% 추가 데미지를 받습니다.].
.
[정신 공격을 무효화 합니다.]감전 메시지를 시작으로 쉬지 않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하지만 수혁은 이동을 멈추지 않았고 절벽 근처에 도착한 뒤 이동을 멈췄다.
수혁은 흑월대를 바라보았다.
흑월대는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괴물!”
다섯 흑월대 중 가운데에 있던 흑월대가 외쳤다.
“파멸의 빛.”
수혁은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빛의 구체가 하늘로 떠올랐고.
[천둥의 게벨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간단하게 흑월대를 처리한 수혁은 파멸의 빛이 사라진 후 다시 풍을 소환했다.
-헉, 아빠 엄청난 마력이 느껴져요!
풍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수혁은 풍의 말에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다시 암당 지부를 향해 비행을 시작했다.
[칼리부로드 산맥에 입장하셨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칼리부로드 산맥에 도착했고 곧 암당의 지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부를 발견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다 왔다.’
-아빠, 저기로 내려갈까요?
풍이 물었다.
“응.”
수혁은 풍의 물음에 답했고 풍은 빠르게 하강했다.
‘근데…….’
하강 중 수혁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 이렇게 조용해?’
지부 바로 앞이었다.
그런데 지부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화살이라든가 마법이라든가 공격이 날아오지 않았다.
‘설마 도망?’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조용한 것을 보니 일리가 있었다.
“풍아, 혹시 저기에서 여러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니?”
수혁은 풍에게 물었다.
풍의 탐색 능력이라면 지부 깊숙이 숨어 있는 이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거대한 기운이 하나 느껴지긴 하는데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수혁의 물음에 풍이 답했다.
‘진짜 도망간 건가?’
풍이 탐색하지 못했을 리 없다.
아무래도 도망을 친 게 분명했다.
‘그러면 거대한 기운은 뭐지?’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풍이 말한 거대한 기운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퀘스트 ‘암당의 몸통’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텅 빈 지부’가 생성되었습니다.]이내 지부에 도착했고 퀘스트가 완료되며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텅 빈 지부’를 확인했다.
지부에 도착한 당신.
당신이 오는 것을 알게 된 암당에서는 모든 인원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해 인원만 대피시켰을 뿐 그 외에 모든 것을 남겨두고 갔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하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텅 빈 지부’를 확인한 수혁은 예상이 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