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1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12화
143. 이제 너희들이 무섭지 않아(1)
제국 아카데미는 흔히들, 귀족 자제들의 정글이라 불린다.
데인처럼 압도적인 실력과 배경을 지니고 있지 않은 이상에야 물고 물리는 서열 관계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
그래서 그 서열을 정리하고, 때로는…….
퍽, 퍼억!
“그 동안 살 만했냐? 응?”
“데인 소그레스 뒤에 붙어서 나대기는 새끼가.”
“X도 없었던 새끼가 왜 이렇게 사람 거슬리게 만들어?”
무자비한 폭력으로 상하관계를 나누기도 한다.
다만, 이번의 경우-
과거의 악연이 아카데미까지 따라붙은 경우.
어니스트는 지금 기절 직전이었다.
“브론, 이 새끼 기절하려고 하는데?”
“포션 먹여.”
퐁.
비싸디비싼, 그러나 사우어 백작가의 후계자인 브론에겐 별로 부담 없는 그것.
“으으으…….”
포션을 억지로 먹이자 곳곳에 가득했던 어니스트의 외상이 빠르게 아물었다.
브론은 흡족하게 웃었다.
“성능 좋네. 역시 대신전 제품이야.”
“그래도 너무 반복하면 내부가 다 작살 날 텐데?”
“상관없어. 이 새끼 아주 제대로 손봐줄 거거든. 야, 너는 데인 그 새끼 것도 같이 맞는 거야. 알았어?”
참고로 브론은 검술학부다.
그리고 검술학부에서 몇 안 되는, 데인을 증오하는 학생들 중 한 명이었다.
데인 때문에 검술학부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었지만…….
지난 학기 초, 어니스트를 괴롭히려던 그때 데인에게 걸려 제대로 당했기 때문.
브론은 그때부터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것이다.
“근데 우리가 그 고귀하신 도련님을 건드릴 수는 없잖냐. 그래서 대신 맞는다고 생각해라.”
“으으…….”
“어차피 니가 아무리 그렇게 해도 우리는 안 들켜. 무슨 말인지 알아? 넌 우리랑 헤어졌을 때 상처 하나 없을 거거든.”
브론은 가방 가득한 포션을 보여주며 섬뜩하게 웃었다.
아무리 데인의 힘이 강하다고 해도, 소그레스 백작가의 위명이 높다고 해도 증거 하나 없이, 증언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데인을 잘 모르는 브론 패거리의 얄팍한 술수에 불과했지만.
“자, 그럼 또 시작할까?”
그때 브론 패거리 중 하나가 어니스트의 활을 들어 보였다.
“야, 이건 뭐냐? 무슨 막대기도 아니고.”
“이놈 아공간에서 나온 건데.”
“어디 봐봐.”
브론 패거리는 잠시 어니스트에게 관심을 거두고 활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이게 뭐…… 엇!”
철컥!
막대기인 줄로만 알았던 것이 우연히 버튼을 누르자 펼쳐지며 활 모양이 되었다.
“활이네?”
“이야, 이런 활도 있어?”
“가문 무기고에서도 이런 건 못 본 것 같은데.”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돌려보던 패거리들.
그러다 브론이 씩 웃었다.
“이거 내가 가져야겠다. 좋아 보이는데. 아버지 드리면 아주 좋아하겠어.”
그 말에 혼절 직전이던 어니스트의 눈이 번쩍 뜨였다.
“아, 안 돼……!”
“안 되긴.”
퍼억!
발길질이 날아들고, 어니스트의 몸이 굴렀다. 브론은 히죽거리며 활을 접었다, 폈다 했다.
“데인 새끼랑 친해지니까 치사하게 자기 혼자 이런 거 가지고. 야, 우리 친구 아니었냐? 좀 나누자.”
“그래, 좋은 거 있으면 또 가지고. 야, 어니스트 이 새끼 아공간에 뭐 이렇게 많냐?”
“우와. 무슨 금붙이도 있네?”
어니스트는 쓰러진 채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이렇게 무너지면 안 돼.’
아무리 수련해도 되살아난 공포는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미 계획하고 접근한 브론 패거리에게 끌려가 지금 이렇게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데인이 직접 말해 데인의 큰누나가 만들어 준 활이 저 녀석들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래선 안 돼.’
용기를 내야 한다.
데인이 그랬다.
최소한의 시도조차 안 하면, 계속 그렇게 사는 거라고.
“흡…….”
어니스트는 비척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피로가 몰려왔지만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무너지면 결국 모든 일이 반복될 것이다.
죽진 않겠지.
그리고 데인이 복수해 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끝나는가?
이 녀석들이 퇴학당한다 해도, 어니스트는 단 한 번도 괴롭힘에 저항하지 못했다는 멍에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자신은 이전의 힘 없고 당하기만 하던 자신이 아니다.
데인을 만났고, 친구들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어, 어. 저거 봐라. 일어난다.”
“이야. 그렇게 맞고도 일어나네? 포션 성능 좋아.”
틀린 말이다. 포션은 외상을 치료해 주지, 누적된 대미지를 지우지 못한다.
지금 어니스트가 일어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간의 수련과 의지력 덕이다.
이전이었다면 아마 기절해도 몇 번은 기절했을 터.
“내놔……. 너희들 거 아니야.”
“싫은데? 내가 가질 건데?”
브론이 낄낄거리던 그때였다.
“어?”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났다.
어니스트가 별안간 달려들더니.
퍼억!
그대로 받아버리면서, 브론은 나동그라져 버린 것이다.
순간 브론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깨닫지 못했다.
약골 어니스트.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몇 대 맞으면 기절하거나 엉엉 울기 일쑤였던 녀석.
그런 녀석이 반격하거나 반항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어서,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익!”
그리고 어니스트는 곧장 활을 줍더니,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다른 패거리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 새끼가!”
어니스트는 놀랍게도, 허술하게 들고 있던 아공간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됐어.’
어니스트는 곧바로 거리를 벌리더니 활을 펼치고, 시위를 재빠르게 걸었다.
장족의 발전.
이전에는 낑낑거리며 걸던 시위가 놀랍도록 쉽게 걸렸다.
활이 그렇게 만들어진 덕도 있었지만, 어니스트의 팔 근육은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후우.”
다리가 후들거리고 온몸에 힘이 없지만 해내야 한다.
어니스트는 빠르게 마음을 다잡고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저, 저 야, 이 미친! 막아!”
“뭐라도 던지라고!”
모두가 당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설마 저 약골 어니스트가 지금 자신들을 밀친 뒤, 빼앗긴 무기까지 되찾아 지금 시위를 겨눈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비현실적이었기 때문.
‘할 수 있어.’
맞다 보면, 그리고 체념하다 보면 언제부터인가 분노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운명임을 받아들이는 것.
하지만 어니스트는 지금 분노하고 있었다.
“후우.”
어니스트는 마침내 호흡을 멈춘 뒤-
시위를 놓았다.
“피, 피해!”
쐐애액, 퍽!
“아악!”
하나.
패거리 중 하나의 어깨가 꿰뚫렸다.
정확한 사격이다.
지금까지 손끝이 부르트고 갈라지며 피가 터지도록 연습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무엇보다 시위를 놓는 감각 자체가 달랐다.
‘엄청나게 좋은 활이구나.’
드레니크에서 전향한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아라벨라가 직접 마법을 건 활.
당길 때의 힘은 덜 들이게 하고, 시위를 놓을 때의 탄성은 더욱 강하게.
그것들과 어니스트의 노력이 합쳐진 셈.
“끄아아아악!”
심지어 화살은 어깨를 관통해 버렸다. 얇은 교복만 입고 있었고, 거리가 가까워 당연한 일이지만 오히려 패거리들에겐 그게 더 충격인 모양.
“미, 미친. 저거 뭐야! 어니스트 저 새끼 뭐냐고!”
“저 새끼가 지금 우리한테 활 쏜 거야? 뭐냐고!”
비현실적인 광경 이후로는 분노가 찾아왔다.
놈들은 어깨를 관통당해 쓰러진 녀석을 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어니스트는 재차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그때, 브론이 정신을 차렸다.
“가서 저 새끼 막아!”
“하, 하지만 활을 들고 있어!”
“이 병신아! 달라붙으면 못 쏠 거 아니야!”
브론이 씩씩거리자 그 시퍼런 서슬에 나머지 패거리 셋이 주춤거렸다.
그사이-
쐐애액! 퍼억!
“아악!”
이번엔 화살 하나가 날아와 한 녀석의 다리를 찢고 지나갔다. 정확히는 스쳤지만, 스친 부분이 상당히 넓었다.
이제 남은 건 셋.
‘저 새끼가 도대체 언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저 약골의 반란이라니.
브론의 세상에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
“가서 붙으라고!”
버럭, 소리치자 그제야 달려가기 시작하는 두 녀석.
어니스트가 다급하게 시위를 걸었다. 그리고 빠르게 시위를 놓았지만.
쐐액!
화살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런!’
이미 힘도 빠질 대로 빠졌고, 달려오는 적을 상대로는 처음 활을 쏴 보기 때문.
아무리 이놈들이 브론의 명령이나 받는 신세라지만 나름 검술학부 학부생.
“흡.”
어니스트가 시위를 건 그 순간이었다.
퍽!
한 녀석이 다급하게 던진 돌멩이가 어니스트의 손을 때렸고.
덜그럭.
“윽.”
어니스트는 손을 움켜쥐고 시위를 거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녀석이 달려와 어니스트를 덮쳤다.
“이 새끼 죽여!”
“감히 우리한테 활을 쏴?”
아까와 다르게 분노에 찬 구타가 이어졌고, 어니스트는 속절없이 맞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몸을 웅크리고 활만은 꼭 지켰다.
‘나를 바꾼 선물이야. 지켜야 해.’
퍽, 퍼억!
“죽어!”
“이게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하지만 안 그래도 한계에 다다랐던 몸을 다시 구타당하자 의식이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들려오는 목소리.
“비켜.”
구타가 잠시 멈추었고, 흐릿한 시야 사이로 브론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반짝이는 것도 보였다.
단검이었다.
톡.
브론이 어니스트의 턱에 단검 끝을 가져다 댔다.
“얼굴에 칼자국 하나는 내주고 돌아가야겠다. 그거 아냐? 칼자국 내고, 여기에 이거 바르면 엄청 고통스럽고 흉터도 크게 남는 거? 포션도 안 듣는다던데.”
“…….”
어니스트는 대답할 기력이 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저항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도…….
마음은 이상하게 편안했다.
더 이상 녀석들이 두렵지 않았다.
“……이제 너희들이 무섭지 않아.”
어니스트는 있는 힘을 끌어모아 중얼거리듯 내뱉은 뒤, 그대로 혼절해 버렸다.
“이 새끼 기절했는데?”
“그냥 죽이고 묻어 버릴까?”
“아, 진짜 열받네. 야, 일단 이 새끼 두고 쟤들 포션부터 먹여야 하는 거 아니야?”
물론 브론은 그러거나 말거나 단검을 어니스트의 얼굴에 가져갔다.
기왕이면 비명을 지르는 걸 듣고 싶었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라도 해야 분이 풀릴 텐데.
그러던 그때였다.
쿠쿵!
갑자기 거대한 압력이 브론 패거리를 내리눌렀다.
“끄으으윽!”
“으윽…….”
“큭!”
화살에 맞아 쓰러진 두 녀석도 마찬가지.
마치 중력이 몇 배나 되고, 그 위에서 한 번 더 거대한 손이 누르는 듯한 무언가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뭐, 뭐야. 갑자기 이게 무슨…….’
그때 브론의 머릿속으로 스치는 하나의 가능성.
설마-
“역시 너희들이었군.”
데인 소그레스였다.
한 손으로 두 개 지역에 4체인급의 중력 마법과 압력 마법을 동시에 시전시킨 뒤, 지금 걸어오고 있는 사람.
스릉.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검까지 뽑았다.
무척이나 싸늘한 표정으로.
“너희들, 차라리 죽고 싶게 만들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