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114
제114화 무모한 접근 (4)
퍼억 퍽퍽퍽!
“우욱! 크윽!”
“똑바로 엎드려!”
윤 회장이 골프채를 휘둘러 엎드리고 있는 아들 윤현식 상무의 엉덩이를 때렸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은 윤 회장이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치욕적인 것은 처음이었다.
상대가 겨우 30살에 불과한 애송이라 할 수 있었지만 애송이가 아니라 거인이었다.
60대의 태양그룹 윤 회장이 어떻게 상대할 수도 없는 그런 거인 말이다.
다른 일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할 수 있지만 황당하게도 아들이 미친 짓을 한 거였다.
어떻게 수습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하룻강아지가 호랑이에게 덤빈 꼴이니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수습이 되지 않았다.
온갖 치욕을 겪고 굴복하여 어쩔 수없이 계열사 3개, 즉 태양전자와 태양 제약, 태양 물산에, 자회사 7개, 즉 태양 화장품, 태양 신소재, 자동차용품 제조업체인 태양 에이텍, 태양 리조트, 스쿠터와 바이크를 생산하는 태양 바이크, 태양 호텔, 태양 모직, 이렇게 7개를 넘겨주게 되었다.
또한, 윤현식 상무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만월까지도 넘겨줘야 했다.
만약 이것을 거부했다가는 그야말로 태양그룹이 작살날 수도 있었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 화가 치밀었다.
11개의 은하수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태양그룹의 주식들 중에 인도해야 하는 10개의 회사들 주식은 제외하고 나머지 회사들 주식들은 인도받기로 했다.
물론 회사를 넘겨주면서 정산을 해야 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헐값에 10개의 회사들을 넘겨줘야 했다.
“아들, 어디 미친 짓에 대한 변명이라도 해 보거라.”
“죄, 죄송합니다.”
“비슷한 상대이거나 하찮은 자였다면 무시를 해도 되겠지만 상대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호랑이에게 덤볐으니 죽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야. 알아?”
“예, 죄송합니다.”
“어차피 태양전자도 넘겨줘야 하니 상무 자리도 사표를 내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 만월도 넘겨주고.”
“예, 알겠습니다.”
“태양 건설 부산지사로 발령을 낼 테니 당분간은 그곳에서 근신하고 있어라.”
“······”
“왜 대답이 없어?”
“아, 알겠습니다.”
“너의 미친 짓 때문에 계열사 3개와 자회사 7개해서 10개의 회사가 날아갔어. 그리고 네가 소유하고 있던 중소기업 만월까지도 말이다.”
“······”
윤현식 상무도 할 말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
말을 꺼내봐야 자신만 바보가 될 거였다.
무슨 말로도 변하지 않을 사실이 되어 버렸다.
그동안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아래로 보고 망나니 같은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지만 이번에 제대로 상대를 만나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부산으로 내려가서 조용히 근신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도 복수의 좋은 밑거름이 될 수도 있었다.
‘두고 보자. 언젠가는 복수를 할 테다.’
윤현식 상무는 동수를 이제 원수로 생각했다.
이런 윤현식 상무와 윤 회장의 생각을 동수가 모르지 않았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진짜 문제는 한국에 외환위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거였다.
냄비에 새우를 넣고 불을 붙이면 서서히 삶아지기에 그것을 느꼈을 때에는 늦게 된다.
돌이킬 수도 없고 말이다.
어쨌든 동수의 치명적인 공격으로 인하여 태양그룹은 치명상을 입고 쪼그라들었다.
남아 있는 회사들을 정비하고 정상화 시키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1997년에 한국의 외환위기가 찾아올 테니 제대로 막을 수 없을 거였다.
동수는 태양그룹을 일단 살려두었지만 외환위기 상황에서 끝장을 내버릴 생각이다.
다만 그것을 겉으로 내보이지 않아서 동수 자신만 아는 일이지만 말이다.
동수가 보낸 실무자들이 나서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회사들을 넘겨받았다.
보유하고 있던 태양그룹의 주식들도 넘겨주면서 깔끔하게 정산했다.
태양그룹의 중역들과 직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그렇지만 이들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냥 멍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온갖 치욕을 겪고 굴복하여 어쩔 수없이 회사 10개를 넘겨주게 되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소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태양그룹에서 계열사 3개와 자회사 7개를 은하수 기업에 넘겨주게 되었다.
태양그룹의 계열사 3개는 태양전자와 태양 제약, 태양 물산이었으며, 자회사 7개는 태양 화장품, 태양 신소재, 자동차용품 제조업체인 태양 에이텍, 태양 리조트, 스쿠터와 바이크를 생산하는 태양 바이크, 태양 호텔, 태양 모직이었다.
또한, 윤현식 상무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만월까지도 넘겨주었다.
이렇게 인도받은 10개의 회사들은 태양이라는 이름을 때고 은하수로 붙였다.
그러니까 은하수 전자와 은하수 제약, 은하수 물산, 은하수 화장품, 은하수 신소재, 은하수 에이텍, 은하수 리조트, 은하수 바이크, 은하수 호텔, 은하수 모직이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만월은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만월로 유지했다.
이렇게 인수와 인도가 깔끔하게 이루어졌다.
동수가 정산을 해본 결과 약 4500억 원의 이익을 보았다.
원래는 더 이익이지만 인수한 회사들의 가치가 떨어진 상태라서 이렇게 계산된 거였다.
은하수 기업과 태양그룹의 전쟁이 일방적으로 은하수 기업의 승리로 끝이 났다.
태양그룹의 윤 회장은 각종 모임에 당분간 참석하지 않았다.
윤현식 상무는 태양전자에 사표를 내고 태양 건설 부산지사로 발령받아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물론 김 대리도 따라가야 했다.
재계 서열 33위의 태양그룹이 허무하게 패하면서 74위로 추락했다.
그나마 지주회사이면서 모기업인 태양 건설이 있고, 12개의 회사들이 더 있어서 그룹이라는 이름은 유지할 수 있었다.
은하수 기업은 11개에서 이번에 11개의 회사를 인수 받았기에 22개로 늘어났다.
곧 은하수그룹으로 출범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만약 은하수그룹이 출범하게 된다면 재계 서열이 바로 20위권 안으로 들어올 거였다.
정확하게는 따져봐야 하겠지만 예상으로는 재계 서열 17위가 유력했다.
이번에 은하수 기업에서 인수한 11개의 회사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동안 무사안일주의로 일하던 간부들이 대거 해고가 되었다.
그리고 비리가 있는 간부들과 직원들도 찾아내어 한꺼번에 날려 버렸다.
헤드헌터 업체의 도움을 받아 유능한 인물들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직원들을 채우려고 사원모집을 공고했다.
가장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급의 만월은 제외하고 10개의 회사들은 간부급은 100명을 영입하게 되었으며 신규 사원들을 250명씩 무려 2500명이나 모집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생산직 사원들은 무려 2만 명이나 모집하게 되었다.
중소기업 급의 만월에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간부들과 비리 직원들이 해고가 되었다.
새로운 인물들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빠르게 11개의 회사들이 정상화되고 있었다.
어느새 1995년의 연말이 되었고 동수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한해를 마무리했다.
1996년 새해가 밝아왔다.
예상대로 되었다면 11개의 회사들은 정상화가 되어야 했지만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만약 11개의 회사들이 정상화가 되었으면 은하수그룹으로 출범을 했을 거였다.
아쉽기는 하지만 3개월 정도 미루게 되었다.
1월에는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있다.
갤럭시 전자회사에서는 부스를 마련해 두었으며 갤럭시 3 핸드폰을 선보일 거였다.
이노베이션 전자회사에서도 부스를 마련해 두었다.
에어 멀티 플라이어 선풍기와 무선 전공청소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것을 위하여 동수는 아내 박수진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출국하여 미국으로 날아갔다.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태백그룹의 한혜원과 친분이 생기면서 다른 그룹의 회장 부인들과 만나는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다.
서로 친분을 나누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식사도 하면서 말이다.
태양그룹과의 전쟁에 관한 것도 궁금해 하였기에 자세하게는 이야기하지 않고 큰 줄기로만 알려주었다.
그것만으로도 태양그룹이 먼저 도발을 했고 결국 치명상을 입고 11개의 회사를 넘겨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는 거였다.
3월말이나 4월초에 은하수그룹으로 출범하게 될 거 같다고 알려주었다.
“어머, 정말이세요?”
“예, 그럼요. 이런 일을 내가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건 그렇지요.”
“최 여사님, 정말 대단하세요.”
회장 부인들이 서로 최미영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
그걸 모를 최미영이 아니었지만 은근히 이런 것을 즐겼다.
사돈인 백두그룹의 회장 부인인 김효민도 있었지만 실세는 태백그룹의 한혜원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최미영에게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곧 은하수그룹이 출범하면 바로 재계 서열 17위가 유력하다고 했다.
이곳에 모인 회장 부인들의 그룹들은 30위권 밖이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백두그룹은 34위이고 태백그룹은 37위였다.
소명그룹은 재계 서열 42위이고 한설그룹은 46위, 미래그룹은 49위였다.
그렇기에 사실상 은하수그룹이 재계 서열 17위이면 가장 상위 그룹이었다.
11개의 은하수 기업이 태양그룹을 작살내고 11개의 기업을 빼앗아 와서 22개가 되었다.
그 영향으로 은하수그룹으로 출범하게 되었으며 재계 서열 17위라니 놀라웠다.
미국과 멕시코에 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지분이 10%나 되며 이것들은 제외하고라도 말이다.
은하수그룹이 재계 서열 10위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였다.
재벌 회장 부인들이기에 나름 알아보고 정보도 듣고 하기에 눈치는 빠르다.
누구와 가까이 하고 친하게 지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은하수 회사들과 아들, 딸을 제외하고 최미영 자신의 개인재산만 하더라도 천문학적이었다.
재벌 회장 부인들이 놀란 것은 최미영이 전용기가 있고, 서울 도심 곳곳에 보유하고 있는 빌딩들이 수백 개나 되었다.
조금이라도 좋은 위치에 있는 빌딩은 과감하게 인수를 했다.
물론 아들 동수의 조언을 받고 인수하지 그냥은 인수하지 않았다.
딸 수정이도 부동산에 욕심이 많아서 빌딩과 땅을 매입하는데 집중했다.
“우리 이럴 것이 아니라 내일 당장에라도 일본으로 가서 온천욕을 하고 맛있는 스시도 먹고 올까요?”
“예? 일본을요?”
“예, 여권은 있을 테니 비자만 발급받으면 전용기가 있으니 바로 일본으로 날아가서 놀다가 돌아오면 되지요.”
“그래도 며칠 지내려면 눈치가 보이는데?”
“며칠 지낼 필요가 없어요. 오전에 일본으로 날아가서 온천욕을 하면서 맛있는 스시를 먹고 오후에 돌아오면 되니까요.”
“아, 그럼 문제없겠어요.”
이렇게 하여 최미영의 제안으로 모두들 일본을 다녀오기로 했다.
최미영은 그냥 자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로 재벌 회장 부인들과 함께 김포공항에서 대기해 있는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우와, 이게 전용기?’
‘아주 럭셔리하게 꾸며 놓았군.’
‘정말 대단해.’
‘스튜어디스도 항공사보다 더 미인들이야.’
경력자에 미녀들만 뽑았으니 당연했다.
이미 비서가 예약까지 해놓았기에 편하게 온천욕을 즐기면서 마사지도 받았다.
그런 다음에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스시집에서 고급 스시를 먹으면서 즐기다가 다시 전용기를 타고 귀국했다.
물론 모든 비용은 최미영이 깔끔하게 계산했다.
값비싼 선물들도 하나도 아니고 5개씩이나 선물했다.
“감사해요.”
“고마워요.”
“역시 통이 크셔.”
이번 일로 인하여 최미영이 확실하게 모임의 리더가 되었다.
백두그룹의 김효민이나 태백그룹의 한혜원조차 반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혜원이 최미영에게 반발하지 않은 것은 아들 오정수가 수정이와 사귀게 되어 데이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서로 결혼이라도 한다면 현재그룹이나 삼송그룹도 부럽지 않았다.
백두그룹은 사돈이고 김효민도 한혜원에게 들어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기에 최미영이 모임의 리더가 되더라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저의 집을 구경시켜 드리고 아들집과 딸집은 더 넓고 좋으니까 그곳도 구경시켜 드릴게요.”
“어머, 정말요?”
“아들집과 딸집이 넓고 좋나요?”
“예, 나야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 74평형이지만 아들의 신혼집은 한남대교가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압구정동의 20층짜리 스카이 타워 빌딩의 19층과 20층을 복층으로 개조하여 실내를 아주 럭셔리하게 꾸몄어요. 한 층이 450평인데 복층이니까 900평형이죠. 특급호텔 스위트룸보다 더 럭셔리하게 꾸몄는데 복층 펜트하우스라서 넓고 좋아요.”
“어머, 그래요?”
“우와, 900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라니 놀라워요.”
재벌 회장 부인들이라서 저택이나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900평은 아니었다.
저택조차 절반인 450평도 되지 않았다.
어쨌든 900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가 아들 신혼집이라니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