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59
제59화 뉴욕 데이트 (4)
동수가 박수진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우와, 사람들이 엄청 많네요?”
“이곳은 타임스 스퀘어 광장이라는 곳이고 저게 바로 유명한 타임스 스퀘어야.”
원래 이곳은 범죄와 마약의 온상이었지만 뉴욕시장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려 지금은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과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변해 있었다.
시티투어 버스와 다양한 차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이국적이고 신기했다.
“내일은 어디로 가볼까?”
“내일은 센트럴파크를 가 봐요.”
“센트럴파크 좋지. 뉴욕은 구경할 곳들이 많아서 하루에 몇 곳씩 둘러보는 것으로 하면 좋아.”
찰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배불리 먹고 나서 곧장 거주지로 이동하지 않고 소화도 시킬 겸해서 이렇게 서로 손을 잡고 천천히 걷고 있는 거였다.
동수 곁으로 10명의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덕분에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가 있었다.
“어, 저기 스타워크 커피가 있어요.”
“그렇군.”
스타워크 커피전문점이 뉴욕에만 수십 개나 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년에 기업공개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도 폭풍 성장을 하고 있었기에 내년에 기업공개를 한다면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거였다.
마음 같아서는 지분을 처분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업공개를 위해서는 일부 주식을 내어놓아야 했다.
2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보유하고 있는 주식 일부 즉 40%의 지분 중에 10%만 내어놓아도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었다.
1992년 커피 회사 최초로 기업공개를 하여 나스닥에 상장하여 세계 최고의 커피 전문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2천만 달러를 투자했었다.
갤럭시 투자회사의 부사장 로드리게즈와 직원들은 이런 동수의 투자에 의문을 가졌지만 상관없었다.
얼마 후에 파인애플사와 마이크로사, 델리 컴퓨터사에 각각 1천만 달러씩 주식을 매수했다.
여기에 할리우드 영화제작에도 4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자본금 1억 달러 중에 무려 9천만 달러를 써버렸다.
갤럭시 투자회사의 직원들은 너무 무모한 투자가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었다.
사장인 동수의 투자는 안정적이지 않고 위험이 높은 매우 불안한 투자였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파인애플사와 마이크로사의 주식이 상승하였지만 매도하지 않고 계속 보유했다.
“당장 팔아야 해.”
“보유한 주식이 내려가면 안 되는데 말이야.”
“빨리 매도하지 않고 뭐하는 거지?”
갤럭시 투자회사의 직원들은 동수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곧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이 내려갈 거 같았는데 아니었다.
계속 치고 오르기만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델리 컴퓨터사였다.
파인애플사와 마이크로사의 주식은 30%이상 상승하여 수익률이 좋았지만 델리 컴퓨터사는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주식이 210%나 상승했다.
당장 매도해도 3천만 달러 이상이기에 2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믿어지지 않아.”
“놀라운 수익률이야.”
직원들이 보기에 동수가 델리 컴퓨터사의 주식을 매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놀라운 것은 엄청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지금도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
현재는 매수 가와 비교하면 400%가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동수가 투자했었던 할리우드 영화제작의 영화들도 개봉을 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정도가 아니라 크게 흥행에 성공하여 막대한 수익률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갤럭시 투자회사의 직원들도 사장인 동수의 탁월한 투자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였다.
결과가 대신 말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충분히 구경을 하였으니 그만 거주지로 돌아갈까?”
“좋아요. 가요.”
거주지인 스페이스 타워로 돌아왔다.
층수가 무려 60층이나 되었는데 55층에 거주하였기에 전망이 탁 트여서 좋았다.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샤워를 마친 박수진이 거실 창가에 서서 센트럴파크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동수가 다가와 뒤에서 안아주었다.
박수진의 머릿결에서 향긋한 샴푸 냄새가 났다.
“이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거 좋지?”
“예, 좋아요.”
둘은 다정하게 안은 상태에서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방해하지 않으려고 가사 도우미들과 경호원들이 물러갔다.
자연스럽게 박수진이 살짝 고개를 틀자 동수가 박수진의 입술에 키스했다.
서로의 혀가 왕래하는 깊은 딥 키스를 하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동수가 박수진을 안아들더니 침실로 들어갔다.
살며시 침대에 박수진을 눕히고는 키스했다.
“우와, 좋다.”
“나도 좋아.”
동수와 박수진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센트럴 파크를 걸었다.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는 미국 최초의 인공 공원이다.
코스모폴리탄 속에 만들어진 최고의 숲이라 할 수 있었다.
도심 속에 살고 있는 뉴요커들에게는 오아시스나 정원 같은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자기, 뉴욕 맨해튼의 중심부에 이런 대규모 공원이 있다니 놀라워요.”
“그건 맞아. 나도 들었는데 공원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돌로 가득 차 있던 습지였다고 해.”
“그랬어요?”
“그러니까 놀라운 거지. 도시가 팽창됨에 따라 쉴 만한 공간이 점점 부족해지자 거대한 공원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고 개발한 거지.”
“내가 보기에도 이곳에 센트럴 파크를 만든 것은 아주 현명한 결정 같아요.”
박수진의 말에 동수가 머리를 끄떡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센트럴 파크에서 나와 인근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칠리로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고 다양한 요리들을 주문했다.
파스타와 피자가 대표 요리이기는 하지만 샐러드와 빵, 수프까지 주문하였더니 푸짐했다.
제대로 만들었는지 아주 맛있었다.
“맛있어요.”
“예전에 한번 와서 먹어보았는데 괜찮았기에 이곳으로 온 거야.”
“그랬군요. 이정도면 만족스러워요.”
“식사 후에는 소호거리에 가서 쇼핑하자.”
“쇼핑? 좋아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쇼핑을 좋아한다.
남자들은 필요한 것들만 구입하지 쇼핑 자체를 즐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수는 쇼핑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보통 남자들과는 달랐다.
천천히 소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즐길 거였다.
옆 테이블에서 피자를 먹던 한기는 동수와 박수진의 데이트가 너무 부러웠다.
“나도 귀국하면 미팅이라도 해야겠어.”
요즘 동수와 박수진이 붙어 다니고 데이트를 하는 것을 보고는 옆구리가 너무 허전하다고 생각되었다.
백인 경호원 4명도 동양 미녀들은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박수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금발 미녀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자리에서 일어난 동수와 박수진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칠리를 나와 경호원들과 함께 소호거리로 이동했다.
길 양쪽으로 각종 럭셔리한 매장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에 박수진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럭셔리한 루이 매장부터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일단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것부터 살펴보았다.
확실히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라서 그런지 럭셔리하고 멋있었다.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과 손에 들고 있는 핸드백이 인상적이었다.
“자기, 멋있지 않아요?”
“수진이가 하면 잘 어울릴 거 같아.”
“정말요?”
“그럼. 저 신상 핸드백은 수진이를 위해 만든 거처럼 보일 정도야.”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무슨 소리. 딱 수진이 거구만.”
동수의 달콤한 말에 박수진이 미소를 보였다.
루이 매장으로 들어갔더니 몇 명의 손님들이 있었지만 한산했다.
고가의 물건들이라서 그런 모양이었다.
스카프와 원피스, 신상 핸드백, 장지갑 등을 선택하자 어머니와 수정이의 것까지 구입했다.
보통은 고가의 물건이라서 핸드백 하나 정도 구입하는데 동수는 아니었다.
10만 달러가 넘게 많이 구입했다.
그런데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동수와 박수진은 루이 매장을 나와 다른 명품 매장의 쇼윈도를 먼저 보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쇼핑백은 경호원들이 대신 들어 주었다.
“어, 저 브랜드는 독특해 보이네요?”
“그럴 거야. 까르텔 백작이라고 하는 브랜드인데 몇 년 전부터 뉴욕에 등장했는데 인기라고 하더군.”
“그럼 우리도 들어가 봐요.”
박수진이 호기심을 보이자 매장으로 들어갔다.
손님들은 몇 명 없었는데 여직원들 대부분이 한 여자에게 붙어서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핑크색상의 미니원피스에 핑크 하이힐을 신은 금발의 미녀였는데 몸매가 좋았다.
신장은 170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데 하이힐까지 신어서인지 178센티미터는 되는 거 같았다.
낯이 익었기에 유심히 금발 미녀를 쳐다보았다.
4명의 건장한 백인 경호원들이 곁에 서 있었다.
호기심에 박수진도 금발 미녀를 쳐다보았다.
“아, 이제야 누구인지 알겠군.”
“예? 저 금발 미녀가 누구인데요?”
“호텔 드와이트의 상속녀인 패리스 드와이트야.”
“호텔 드와이트는 들어 보았기는 했지만 상속녀요?”
“나도 보기는 처음이지만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있어.”
“자기, 궁금하니 설명해줘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호텔 드와이트의 회장과 부회장이고, 딸이 3명이나 있는데 패리스 드와이트는 장녀이고 밑으로 2명의 여동생들이 있는데 모두 미녀이고 제법 유명해.”
“그랬군요.”
“호텔 드와이트는 미국 전역으로 50개나 되고 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에도 있으니 전부 합하면 120개도 넘을 거야.”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 호텔 그룹이네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패리스 드와이트가 신상 핸드백을 팔에 걸쳐보다가 동수와 박수진을 쳐다보았다.
어지간해서는 호기심을 보이지 않는데 눈길이 가는 모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잘생긴 동양인에 동양 미녀, 그리고 경호원들이 10명이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4명의 건장한 백인 경호원에 동양 경호원 6명이니 말이다.
동수 일행의 예사롭지 않은 모습에 여직원 2명이 다가와 안내를 해주었다.
독특한 문양이 인상적인 브랜드인데 신상 핸드백에 프린팅을 하였기에 디자인이 나쁘지 않았다.
흰색 신상 핸드백과 녹색의 신상 핸드백을 집어서 박수진에게 건 내었다.
자연스럽게 박수진이 핸드백을 팔에 걸치자 그것을 보고 동수가 머리를 끄떡였다.
“흰색과 녹색의 신상 핸드백이 잘 어울리는데 어때?”
“나도 좋아 보여요.”
“그럼 두 개다 사자.”
“알았어요.”
크게 망설이거나 하지도 않고 빠르게 결정하여 선택하자 여직원들도 살짝 놀랐다.
보통 손님들은 핸드백을 하나 구입하더라도 많이 고민한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결정하니 신기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동수는 박수진과 함께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다른 물건들도 살펴보았다.
패리스 드와이트의 경호원 한 명이 동수에게 다가오자 경호원들이 가로막았다.
몇 마디 주고받더니 동수에게 다가 올 수 있었다.
“저희 아가씨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래요?”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동수가 흔쾌히 승낙했다.
매장이 넓어서 한쪽에 앉아서 잠시 쉴 수 있는 티 테이블과 소파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동수와 박수진은 패리스 드와이트와 마주보고 앉았다.
여직원이 커피를 가져와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났다.
비록 테이크아웃이지만 스타워크 커피였기에 동수가 컵을 들어서 커피를 마셨다.
박수진도 따라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패리스 드와이트가 쳐다보았다.
“반가워요. 패리스 드와이트에요.”
“이스트 김입니다. 이쪽은 나의 여자 친구 수진 박입니다.”
“관광객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혹시 뉴요커세요?”
“뉴욕에 살고 있으니 뉴요커는 맞기는 합니다.”
“사업을 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요?”
“흐음, 상당히 예리하시군요. 맞습니다. 갤럭시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투자회사? 아, 이제야 알겠군요.”
뉴욕에서 최근에 암암리에 제법 유명해진 투자회사가 바로 갤럭시 투자회사였다.
스타워크 커피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할리우드 영화제작에도 4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흥행에 성공하면서 수억 달러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거였다.
높은 수익률이기에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갤럭시 투자회사의 직원들 입소문도 한몫 거들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곳에서 갤럭시 투자회사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호텔 드와이트에서도 할리우드 영화제작에 투자를 하고 있었기에 이 정보를 입수하고는 갤럭시 투자회사에 관하여 조사를 했었다.
그 영향으로 패리스 드와이트도 알고 있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