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Instruction Manual RAW novel - chapter (1599)
회귀자 사용설명서 1599화
중원무림빙의(4)
“그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낳은 아이이니 제가 기를 것입니다. 오라버니.”
확신을 담는 것이 당연했다.
그야….
[꼬물이의 상태창과 잠재능력을 확인합니다.] [이름-꼬물이] [별호-꼬물이] [경지-없음] [나이-0] [성향-없음] [직업-없음] [직업효과-없음] [능력치] [근력-0 / 성장한계치 전설 이상] [민첩-0 / 성장한계치 전설 이상] [체력-0 / 성장한계치 영웅 이상] [지력-0 / 성장한계치 신화 이상] [내구-0 / 성장한계치 영웅 이하] [행운-9 / 성장한계치 신화 이상] [내공-0 / 성장한계치 신화 이상] [무공-없음] [유전특성] [광음(光陰)의 자안-초신화 등급] [두 초월자에 의해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마안입니다. 총 5가지의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2가지의 능력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사용자가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능력들이 해금됩니다.] [1. 시간팽창(時間膨脹)의 감각 -사용자에게 절대적인 시간의 개념을 일부 부정할 수 있게 느끼도록 합니다. 광음의 자안은 사용자가 느끼는 시간을 빠르거나 느리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2. 낮과 밤(Day and night) -빛과 그늘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페널티 없이 두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페널티 없이 두 속성에 대한 친화력이 상승합니다. 페널티 없이 두 속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현재 사용자의 경지가 낮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4. 현재 사용자의 경지가 낮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5. 현재 사용자의 경지가 낮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이런 걸 본다면 누구라도 녀석의 어머니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꼬물이를 빼앗아가려고 하는 모용율이라는 녀석에게 분노마저 치솟을 지경이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이 새끼가 감히 어딜… 내 아들을 지가 키우려고 그래? 너도 마음의 눈 있어?’
“…….”
‘이건 내 보물이야. 시바… 내가 키울 거라구….’
다시 한번 살펴봐도 눈을 비비게 된다. 눈을 비비고 확인을 해봐도 지력과 행운, 내공의 성장한계치가 신화 이상이라고 쓰여 있다. 전설 이상이 아니라 신화 이상 말이다.
애초에 성장한계치가 신화 이상이라고 써져 있는 걸 지금까지 본 적도 없다. 지금 초월자의 경지에 오른 이들도, 그러니까 김현성과 희라 누나, 하얀이 같은 이들도 성장 한계치가 전설 이상이나, 전설 이하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녀석이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지 설명이 된다.
평범한 필멸자는 날 때부터 신화 등급을 나고 태어날 수 없다는 거다.
물론 노력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놈들도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말하면 위 세 명도 처음부터 초월자의 계단에 발을 들일 것이라는 도장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꼬물이는 다르다.
‘그냥 예비 초월자라고 배너를 건 수준이야. 이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꼬물이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등급이 신화 이상이라는 것은 성장 한계치가 없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성장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어쩌면 별다른 노력 없이 금방 초월자의 반열에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아예 날 때부터 신화 수저자너…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자너.’
심지어 체력과 내구력을 제외하면 전부 다 전설 등급이다.
저 영웅 이하의 내구력과 영웅 이상의 체력은 모용가의 핏줄이 섞이며 생기게 된 어쩔 수 없는 현상 같은 것이겠지만 다행히 민첩, 근력은 전설 이상에 랭크되어 있다. 전설 등급 말이다.
이 정도만 봐도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인데….
‘아직도 안 끝났자너… 이게 진짜 자너….’
무려 초신화 등급의 유전 특성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광음의 자안.
‘원래… 원래… 눈깔 특성은 사기자너… 눈깔 특성은 사기인 게 근본이자너….’
실제 눈에 보이는 것도 사기성이 짙다. 특성 하나에 무려 5가지의 기능이 달려 있으시다.
그중 3개는 아직 꼬물이의 레벨이 낮아 닫혀 있었지만, 2개만 봐도 입을 벌리고 경악하게 될 정도였다.
특히나 시간 팽창의 감각이라는 걸 내가 가끔 느껴본 적이 있었기에 더욱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본인에게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감각이 전투에서 얼마나 유리한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남들에게는 찰나의 시간이 녀석에게는 몇 분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
“…….”
‘무서운 건 시바 이것보다 더한 기능이 몇 개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광음(光陰)은 햇빛과 그늘이라는 뜻이지만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말장난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시간 팽창이라는 특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자니 말장난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남은 세 개의 특성 중 시간과 관련이 있는 특성들이 꽂혀 있다면 벼락 로또를 맞은 셈이나 다름이 없다.
페널티 없이 두 속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물론 낮과 밤이라는 하위 특성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이쪽도 희생과 부활과 색욕과 영면을, 빛의 연금술사와 역병군주를 스왑해서 쓰고 있는데, 이 꼬물꼬물한 아기 녀석이 두 가지 속성을 한꺼번에 아무런 페널티 없이 사용할 수 있단다.
‘천관위란 아들내미는… 명함도 못 내밀겠자너….’
녀석이 가지고 있었던 안개화와 안개화살은 이 광음의 자안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초라하고 필멸자 같다. 솔직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리 꼬물이에게 실례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너무나 반갑고 신기한 소식이기는 했지만….
‘아니, 시바 도대체 어떻게 얘가 이렇게 태어난 거지?’
같은 의문이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돌고 있기는 했다.
진가의 망나니와 모용화란이 가챠를 돌렸다고 해서 이런 SSR급 꼬물이가 튀어나오지 않았을 것이 분명, 마음의 눈에서도 두 초월자에 의해 탄생했다고 기술되어 있었으니 어떤 방식으로든 이 몸 안에 들어온 영혼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서 내가 출산한 아이였으니 내 영향을 받았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이미 한참 전에 임무가 끝난 진가 망나니의 그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무언가 오류가 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거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간에 좋은 게 좋은 거기는 하자너.’
당연히 연구 의욕도 샘솟는다.
‘진 군사 DNA라도 몰래 뽑아 와야 되나?’
“…….”
‘호문쿨루스 연구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 정도면 못 먹어도 가야 될 것 같은데… 마침 흑색마탑도 만들어지고 있으니까… 손절하기도 편하고….’
“…….”
‘이런 애들 딱 300명만 더 있으면 진짜 차원 한번 뒤집어 놓을 수도 있겠자너….’
“…….”
물론 지금은 어째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인지 생각할 여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꿈과도 같은 호문클루수 연구에 깊게 생각할 시간도 없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대륙의 연금공방이었다면 곧바로 스케치를 그려봤겠지만 12차원에서는 이런 종류의 연구를 할 시간도, 자원도 없었으니까.
애초에 연금술이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은 세계관이었으니 연구를 할 수조차 없다.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일어날 일이어서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우연치 않게 일어난 기적 같은 생명이었지만, 지금은 이 꼬물이가 12차원의 미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 중요했다. 할 일도 많았고 말이다.
‘금이야 옥이야 키워야 되자너. 절대로, 시바 단 한 치의 허점도 있으면 안 되자너. 인성 교육도 빡세게 하고, 마마만 생각하면 눈물 질질 흘리게 만들어야 되자너. 애 아빠한테도 연락하고, 괜찮은 무공심법도 구해다 주고, 아영이 오면 무기도 만들어주고… 너무 무식하면 안 되니까 글공부도 당연히 시켜야지.’
꼬물이를 노리는 모용율을 밀쳐내고 다시금 소중한 꼬물이를 바라본 것은 당연지사.
내 표정이 제법 아련해 보였는지, 시비들이 화들짝 놀라며 내게 꼬물이를 안겨준다.
어처구니없지만 조금 감동받았다는 표정이기도 했다.
모용화란이 그래도 시비들에게는 친절한 것 같기는 했지만 평소에는 제법 냉랭하게 지냈던 것 같은 느낌이었던지라 다시 한번 꼬물이를 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실제로 내가 처음 꼬물이를 안았을 때 계속해서 무표정을 보여줬으니 그리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고 있는 표정은 다르다.
약간의 애정.
조금의 죄책감.
갑작스레 생겨난 책임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다짐까지.
어차피 지금부터 모용화란이 보여줄 행보는 지금까지의 모용화란과는 많이 달라질 테니 지금부터 각성한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
“아씨….”
“흐윽… 흐으으으으윽… 아씨….”
“아… 아씨….”
이 작은 아이가 모용화란을 달라지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
‘한 박자 쉬고,’
“이… 아이는….”
‘두 박자 쉬고,’
“…….”
진심과 신념을 담아 또렷하게 오라비를 쳐다본 이후에 말을 잇는다.
“제가 키울 것입니다.”
당연히 여동생을 사랑해 마지않는 모용율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모용화연을 일깨워 준 건 고맙기는 할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은 달라진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는 짐 덩이처럼 비칠 수도 있을 테니까.
녀석의 입장에서는 꼬물이는 신경 쓰지 않고 모용화연이 새 인생을 살아가며 좋은 곳에 시집가고, 좋은 것들을 많이 보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하겠지만… 도저히 신념을 굽히지 않을 것 같은 눈을 보고서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래, 네 뜻이 그러하다면… 전적으로 너를 응원하마… 가주님께도 내가 잘 말씀드려 보마.”
“아니요.”
“…….”
“제가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라버니.”
‘아예 이렇게 우물쭈물거리지 말고 담판을 지어버려야 하자너.’
“그 말이 정말이냐… 지금… 직접 아버지의 얼굴을 보겠다는 말이냐?”
아무래도 사건이 터진 직후에 모용화연과 모용세가의 가주는 얼굴도 마주친 적이 없었던 모양이다.
‘둘 다 고집 레전드네 진짜. 한 사람도 양보 안 하자너.’
기쁜 것인지, 불안한 것인지 조금 애매한 표정의 모용율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이 일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미지수였지만 조금이라도 부녀관계에 진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다시 한번 예전의 둘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은 얼굴.
“그래. 잘 생각해 주었다. 일, 일단은 지금은 몸조리를 잘하거라. 내가 먼저 아버님께 운을 띄워 보마. 너도 따로 준비할 것이 있을 테니… 아, 아이를 돌보기도 해야 하니 말이다.”
“…….”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안다. 네 성격에 지금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겠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 아니겠느냐. 네 건강이 또 안 좋아질까 걱정이 되어 하는 잔소리다. 지금은… 지금은 일단 이 오라비를 믿고 기다려 주지 않겠느냐.”
“…….”
“…….”
“네. 오라버니의 말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이냐… 참 잘 생각해 주었구나. 잘 생각해 주었어… 그래. 이왕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내 아이의 이름도 가문 내에서….”
“아이의 이름은 이미 정했습니다.”
“…….”
“진천.”
“…….”
“밝을 진(殄)에 하늘 천(天), 모용진천이라고 부를 것이옵니다.”
‘이제부터 온 세상이 네 이름을 속삭이게 될 거야.’
“그래… 모용진천… 네 이름은 모용진천이란다.”
아직도 미세하게 꼬물꼬물거리는 꼬물이를 꽉 껴안는다.
남부럽지 않게 키울 거라고, 온갖 사랑을 주겠다고 다짐하는 척하기는 했지만….
“…….”
“…….”
“…….”
“…….”
“응애애애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목청도 시바 신화 등급 이상이자너…’
“응아아아아아애애애아아아애애애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에에에!!!”
‘시바. 꼬물아… 꼬물거리지 좀 마. 다른 건 몰라도 초유는 무조건 먹어야 된다고… 영약이라고… 아니, 젖병도 한 번 안 물어본 애가… 갑자기 왜 이래?’
“꾸으아애에에애애애애에에앵!!!!”
“시… 시바… 시… 시바….”
“으아아아애에애애애애애애애에에에에에에엥!!!”
애 하나 키우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